지역 정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 경쟁이 '컷오프' 논란을 빚었던 중진 의원들을 포함한 '6인 대결' 구도로 확정됐다. 현역 의원이 4명이나 이름을 올려 이들 간 각축전과 함께 원외 인사들이 어느 정도 존재감을 보여줄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공천 경쟁에서 탈락한 6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강력 반발, 향후 어떤 방향의 길을 걸을지도 관심사로 꼽힌다.◆중진 윤재옥·추경호 '안도'22일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대구시장 후보 예비경선 참여자 6명을 발표하며 4선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3선 추경호(대구 달성) 등 중진 2명을 포함했다. 이정현 위원장은 그간 여러 차례 중진 컷오프를 공언해 왔으나 다수 지역민의 우려 목소리 등을 감안, 이들의 이름을 명단에 넣은 것으로 풀이된다.지역 정가에서는 초선, 원외 일부 인사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낙하산 인사 공천' 가능성이 소문으로 나돌았으나 우려가 현실이 되진 않았다.이 외 현역 초선 유영하(대구 달서구갑)·최은석(대구 동구군위갑) 의원도 예비경선 진출 기회를 얻었다. 유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다시 시장 도전에 나섰고 최 의원은 대기업 CEO 경력을 앞세워 광역단체장의 부푼 꿈을 구체화하고 있다.원외 인사로서 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대구 달서구갑에서 국회의원을 재난 홍석준 전 의원도 시장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게 됐다.◆본선 2자리 경쟁, 누가 웃을까이날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들 6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토론회, 예비경선을 거쳐 2명의 본경선 후보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대구시장 국민의힘 공천을 받기 위해선 우선 3대 1의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는 얘기다.경찰 출신으로 4선 의원, 당 원내대표 등 경력을 보유한 윤재옥 의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던 경쟁 후보 2명이 컷오프 돼 본경선 진출 가능성을 바짝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그간 여러 여론조사에서 높은 순위에 있었던 추경호 의원이 어떤 성적을 낼지도 지역 정가의 관심을 끈다. 그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3선 의원,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당 원내대표 등 이력을 갖춰 대구시장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유영하 의원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서 쌓아온 이력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어 향후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 움직임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경쟁력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이정현픽'이라는 뒷말로 마음 고생을 한 최은석 의원은 이날 공관위 발표를 환영하며 "대구 시민의 CEO, 유능한 경제시장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천 내홍 속에 쌓인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고 초선 의원으로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는 게 본경선 진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대구시장 재도전에 나선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경우 컷오프 위기를 넘어서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대구시 관료 출신인 홍석전 전 의원은 그간 보여온 강성 보수 이미지를 바탕으로 컷오프된 이진숙 전 위원장 지지를 끌어올 경우 해볼만하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주호영·이진숙은 강력 반발이날 공관위 발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주호영 의원, 이진숙 전 위원장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그간 이정현 위원장과 날선 공방을 이어왔고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내비쳐 온 주호영 의원이 어떤 결심을 할지에 따라 시장 선거 판세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나설 것이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주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할 경우 보수 표심 일부를 잠식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어서다.이진숙 전 위원장의 경우 애초 광역단체장보다 국회의원 재·보궐 공천 인사로 적절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당이 향후 다른 제안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대구시장 후보로 현역 의원이 공천받을 경우 비게되는 자리에 이 전 위원장이 나서는 게 아니냐는 뜬소문이 끊이지 않은 바 있다.이들의 컷오프를 발표한 이정현 위원장은 "두 후보는 이미 각자 영역에서 대한민국 정치 중심을 지켜온 분들"이라며 "국회와 국가정치 전반엥서 더 크게 쓰이는 게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국힘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 이철우 vs 김재원 맞대결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이 현역 프리미엄으로 조직력이 강점인 이철우 현 지사와 4번의 최고위원 등 높은 인지도를 앞세운 김재원 후보 간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이 지사의 대세론에 맞서 김 후보가 탈락 후보 지지세를 흡수하는 등 맹추격하고 있고, 경선 일정도 4월 중순까지 늘어나면서 지역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앞선 5파전 예비경선을 제압한 김 후보는 3선 의원 경험과 4번의 최고위원, 높은 인지도 등을 강점으로 부각한 것이 본경선 진출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본경선에서는 지난 8년간 도정을 이끌어온 이 지사의 조직력을 상대로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2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애초 3월 말까지 경선 결론을 내려던 방침 대신 4월 중순까지 선거 일정을 늘리기로 했다. 김 후보 측은 선거운동 기간이 늘어나면서 현역 지사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지역 바닥 조직을 다질 시간을 벌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또 늘어난 기간만큼 여론전을 위해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산 책임론과 이 지사를 향한 각종 의혹 검증 등 파상 공세를 펼칠 전망이다.이에 이 지사는 '의원군단' 총출동으로 맞불을 놨다. 지난 21일 선거캠프 개소식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김천)와 김정재(포항북), 임이자(상주문경), 김형동(안동예천), 임종득(영주영양봉화), 조지연(경산), 이달희(비례) 등 의원들이 참석하면서 대세론을 과시했다.정치권에서는 현역 지역구 의원의 영향력은 책임 당원 투표가 50%를 차지하는 본경선에서 상당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이 지사는 조직력에 더해 지난 8년간의 도정 성과와 공항 이전 등 굵직한 현안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본경선은 당심(黨心)을 서로 만만치 않게 가진 후보들의 대결인 만큼 유동층 표심이 승부를 가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조직력이 강점인 만큼 이 지사가 지역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지만 보수 진영 인지도에서는 김 후보도 강점을 보이면서 팽팽한 상황이다. 이에 늘어난 경선 기간 속 상호 비방전과 의혹 검증에 따라 움직이는 표심이 결정적일 수 있다는 것.국민의힘 관계자는 "탈락 후보들을 지지했던 표심이 실제 김 후보에게 온전히 흡수될지 아니면 이 지사에게 쏠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與 "김부겸 '대구시장 출마' 여부 이번주 결론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여부를 이번 주 내 결론으로 사실상 못 박았다. 대구경북(TK) 통합신공항 등 굵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여당과 소통이 가능한 김 전 총리 같은 '힘 있는 적임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총리의 출마 여부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긴밀히 소통 중이고, 이번 주 내로는 가부간 결론을 내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 전 총리의 결단에 맞춰 대구시장 후보 추가 공모를 논의할 예정이다.조 총장은 30년 가까이 지역 내 총생산(GRDP) 최하위권인 대구 경제를 거론하면서 국민의힘 후보로는 미래를 개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구 발전 동력을 끌어내고, 공항·공공기관 이전 등 현안 해결을 위해 대통령, 중앙정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힘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김 전 총리를 부각하는 것을 두고, 험지인 TK선거를 후보 한명으로 전체 판을 흔들 수 있는 만큼 가장 효율 좋은 선택이라는 의견이다.다만 총리까지 지낸 만큼 결과에 대한 부담도 크고, 출마 자체가 체급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적어도 정부여당 차원에서 대형 국책 사업을 속도감 있게 밀어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해야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상황이다.지역 정가에서는 집권 여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시장 후보라는 이미지가 생길 경우 국민의힘 공천 난맥상 속 시민들이 실용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대야소가 한동안 계속되는 만큼 대구에서 정부 지원을 확실히 끌어낼 수 있는 카드로 김 전 총리를 고를 수 있다고 분석한다.과거 대구경북은 집권 혹은 원내 지도부를 배출하면서 각종 지역 현안을 풀어왔던 바 있다. 여권 유력 주자인 차기 시장에 지역 현안 처리 기대감을 걸어볼 수 있다는 것.또 국민의힘이 후보 공천을 놓고 계속 불협화음을 노출하면서 정치적 피로감도 치솟는 상황이다.민주당 관계자는 "김부겸 전 총리는 지난 출마 때보다 더 강력한 정부와 여당이 있는 상황"이라며 "확실한 지원까지 고려하면 시민들도 한 번쯤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 민심이 국민의힘의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공천 농단을 결국 멈춰 세웠다. 이정현 공천관리위발(發) 특정 후보 '내정설'과 맞물린 '현역 중진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방침에 대한 지역 반발이 거세게 일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대구를 찾아 '공정 경선'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지역 정가에서는 "보수 텃밭이라도 대구시장 공천은 시민의 것"이라는 교훈을 남기며 지난 30여 년간 이어온 '상향식 대구시장 선출'의 가치를 지켜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대구 국회의원 12명 전원과 함께 연석회의를 갖고 그동안의 혼란과 관련, "모든 것이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 생각한다. 당 대표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천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장 대표는 "시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는 공천이 되도록 역할을 다하겠다"며 "지지자들의 표심이 갈라지거나 분산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공정한 경선이 되도록 대표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공천 논란에 침묵을 지키던 장 대표가 "시민 공천"을 언급하며 수습에 나선 것은, 공천 논란을 더 방치할 경우 선거 패배로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천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전 국무총리 차출설이 기정사실화되고, 주호영 의원(6선·대구 수성구갑)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나오며 대구 민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정현 공관위의 특정 후보 '내정설'까지 거론되자, 그간 '상향식 공천'을 통해 후보를 선출해온 대구 시민들의 자부심을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도 연석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한 당원이 공천 방식에 대해 항의해 소동이 빚어졌으며, 국민의힘 대구시당 자문위원과 핵심 당원들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특정인을 염두에 둔 공천이나 중앙당 공관위의 일방적인 결정에 절대 반대한다"고 성토했다. 장 대표의 대구 방문을 기점으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은 '낙하산 공천', '내정설'로 얼룩졌던 선거전에서 윤재옥(4선·대구 달서구을), 추경호(3선·대구 달성군), 유영하(대구 달서구갑),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갑) 의원과 이재만 전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 등 6명 경선 구도로 재편됐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원장에게 대구에서 있었던 일을 전달했고, 결국 대구에서 말했듯 시민들이 직접 유능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하는 '시민 공천'이 되게 해 달라는 민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지역민 여론 반영' 국힘 대구시장 공천 기조 선회 배경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중진 의원 컷오프 등 인위적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민 여론을 수렴한 경선'으로 선회하면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낙하산 인사 공천 분위기에 '상향식 대구시장 공천 원칙'이 흔들리자 지역민의 거센 반발이 이는 것은 물론 당의 오만을 심판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진 점이 이유로 꼽힌다.더불어민주당 측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라는 중량급 인사가 버티고 있어 자칫 '보수의 심장' 대구의 시장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매일신문이 지난주 연속 보도를 통해 심상치 않은 지역 분위기를 신속히 전달해온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22일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 정당으로서 원칙에서 벗어나 궤도를 이탈하려는 것을 대구시민의 힘으로 바로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텃밭을 향한 당의 오만이 보수 정당에 대한 지역민의 애정을 실망으로 바꾸는 것을 넘어 '심판론'으로 번질 위기였으나 한시름 놨다는 것.가뜩이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계파 갈등, 지지율 정체 등으로 위기를 겪는 국민의힘이 핵심 지지층마저 잃고 표류할 수 있었으나 이를 막아낸 의미도 적지 않다.'이정현 공관위' 출범 후 벌어진 대구시장 공천 잡음은 국민의힘이 대구경북(TK)을 어떻게 여기는지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과정이었다. 장기간 시정 공백으로 차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가운데 경륜을 갖춘 다수 인사들이 경쟁에 뛰어들자 지역민들은 어느 때보다 경선이 뜨거울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는 곧 실망으로 변했다.이정현 위원장이 뜬금 없이 대구를 혁신의 대상으로 규정한 뒤 중진 컷오프를 공언하더니 일부 원내·외 인사를 낙점한 낙하산 공천을 시도한다는 온갖 뒷말이 나온 탓이다.지역 정치권은 '대구가 호구냐', '작대기를 내세워도 표를 줄 것이라 여기느냐'는 격앙된 반응과 함께 시민 의견 수렴도 없이 대구시장 공천을 좌우할 수 있다는 당의 '오만' 앞에 "황당하다", "실망했다"는 등 지적을 쏟아냈다.민선 1기부터 30여년간 지켜온 상향식 대구시장 공천의 관행이 재소환되며 당의 민주주의 역행에 대해 "공당이 맞느냐"는 비판까지 제기됐다.그럼에도 이정현 위원장이 뜻을 굽히지 않자 국민의힘의 오만을 표로 심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역 정가에 급속히 퍼졌다. 과거 진보 정당 바람이 불었던 2018년 지방선거 때보다 더 파장이 클 것이란 관측과 함께 대구시민의 수동형 투표 성향이 호남 유권자처럼 능동형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었다.때론 국민의당을, 때론 조국혁신당에 힘을 실으며 더불어민주당에 경고장을 날렸던 호남 민심과 마찬가지로 TK도 보수 정당에 회초리를 드는 첫 지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민주당에 김부겸 전 총리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지역민에게 대안 선택에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요소이기도 했다.힘 있는 여권 후보로 김 전 총리가 경륜이 충분한 데다 실제 산적한 지역 현안 해결을 공언하고 굵직한 선물 보따리를 내놓고 나설 경우 '대구가 디비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이러한 지역 분위기는 지난주 연일 이어진 매일신문 지면(18일 자 '상향식 경선 원칙 파괴한 국힘, 민주정당 맞나', 19일 자 '국힘의 오만, 대구 표심 돌아서나', 20일 자 '국힘 대구 홀대, '공천≠당선' 본때 보여야' 등)을 통해 신속 보도됐고 당 지도부, 지역 정치권 등 움직임을 압박했다.대구 지역 의원들은 수시로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고 장동혁 대표의 이날 대구 방문과 경선 기조 등 변화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은 "지역 언론 1면이 매일 당을 향한 비판으로 채워지니 압박이 될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면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드라마틱한 경선을 한다면 김부겸 전 총리가 오더라도 어찌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창종 전 헌재관 "재판소원제, 현 인력으로 감당 어렵다"
헌법재판관(2012~2018년)을 지낸 김창종 변호사(69·사법연수원 12기)는 법원의 확정판결을 헌법재판소가 재판단하는 재판소원제 시행에 강하게 우려를 표했다. 남발성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 인력으로는 업무 부담이 불가피하고 사건 처리 기한만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김 변호사는 지난 20일 매일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재판소원 도입으로 사건 접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판소원의 대상이 '확정된 재판'으로 규정됨에 따라 판결뿐만 아니라 각종 결정과 명령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 변호사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사건 접수가 대폭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 헌법재판소 자체 분석에 따르더라도 최대 1만5천건이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며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한 6년간 모든 헌법소송 건수가 1만3천건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접수 건수인지 짐작이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재판소원제의 대상이 되는 '재판'에는 보석불허가결정·기피신청기각결정부터, 1·2심에서 확정된 판결도 포함되기 때문에 사건 접수 건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그는 또 지정재판부에서 이뤄지는 사전심사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현행법상 사전심사 기간이 30일에 불과한 상황에서, 현 인력으로는 급증하는 사건 접수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김 변호사는 "최근 헌재에서 재판소원 사전심사 전담 인력으로 헌법연구관 8명을 배치했다지만, 이는 임시조치에 불과하다"며 "헌법연구관 대폭 증원 없이 과연 수많은 재판소원 사건을 사전심사 기간 안에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했다.이어 "재판소원제 등 사법체계를 크게 바꾸는 제도는 충분한 연구와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거쳤어야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법과 '조작기소 국정조사' 요구를 야당의 거센 반대에도 본회의에서 강행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최악의 개악'이라며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까지 펼쳤지만 중과부적을 드러냈다.민주당은 22일 공소취소 논란을 빚은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계획서 승인 안건을 야당 불참 속 통과시켰다. 조작기소 국정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대장동 개발비리, 쌍방울 대북송금 등 7개 사건의 검찰 수사·기소 과정을 대상으로 한다.조사 기간도 본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고, 조사 대상 기관도 대법원, 감사원, 법무부, 대검찰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경찰청 등 광범위하게 다루게 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국정조사가 이 대통령 공소 취소를 위한 '빌드업'이라며 강하게 반대해왔다.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무려 17시간 동안 이어진 필리버스터를 통해 이번 국정조사의 부당함을 국민 앞에 조목조목 고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미 조작이라는 잘못된 이정표를 받아놓은 조사는 국정조사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민주당은 앞서 공소청법과 중수청법도 처리하면서 기존 검찰청의 기소·수사 기능을 각각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넘기는 검찰 개혁도 완료했다.이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검찰에 대한 적개심 하나로 대한민국 사법 체계를 완전히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굉장히 크다"고 지적했다.송 원내대표는 "검사 조직을 완전히 해체하는 작업"이라며 "검사 파면도 가능하게 돼 있기 때문에 권력자에 대한 수사는 더 이상 힘들 것이다. 오히려 권력의 칼이 돼서 야당과 국민만 상대로 칼춤을 추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정치권 관계자는 "사법체계의 큰 틀을 바꾸는 중차대한 법안을 야당과의 합의 없이 단독으로 처리한 것은 큰 오점이 될 것"이라며 "국정조사도 공소 취소 논란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진하는 건 국민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큰 고비 없이 무난하게 끝날 것으로 보여 청와대 임명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박홍근 후보자를 두고 신상 부문, 도덕성 등을 두고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어서다. 박 후보자가 임명되면 올해 1월 출범 후 석 달 가까이 지속된 기획예산처의 수장 공백 사태가 마침표를 찍는다.22일 정치권에 따르면 23일 열리는 박홍근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도덕성 의혹보다 추경이나 재정 정책 등 정책 질의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세 가족이 서울 중랑구 전용면적 15평 아파트에 25년째 살고 있어 고위 엘리트층 이미지와 대비되는 데다 4선 의원을 지내며 사회적 약자 중심 입법에 주력해온 점 등 신상 부분에서 문제 삼을 여지가 없는 분위기다.이에 부처 운영 방향, 재정 정책 기조, 미래전략 수립 복안 등 정책 현안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중동 사태에 따른 추경안 편성 방안도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박 후보자가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중진 의원인 데다 재정, 예산 관련 상임위 경험도 적지 않아 신설부처를 조기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읽힌다.실제 취임 할 경우 당장 현안은 추경이 꼽힌다. 정부는 중동발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추경 편성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3월 말 제출이 목표인 만큼 박 후보자 임명이 속도를 낼 경우 자신이 직접 추경안 발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국민의힘이 추경안을 두고 지방선거용이라고 부정적 의견을 내고 있어 중진 의원으로서 관록을 발휘하는 등 활약이 필요한 여건이기도 하다. 기획예산처가 미래전략 컨트롤타워 역할도 해야 해 박 후보자가 예산 업무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긴 시야의 미래전략 기능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포항시장 컷오프(공천 배제) 결과를 두고 다양한 억측이 쏟아지고 있다. 본경선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부 후보들이 재심 신청에 나서며 반발하는 가운데 지역 시민단체는 오는 23일 국회에서 삭발식까지 예고하고 있다.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9일 문충운·박대기·박용선·안승대 후보 4명을 본경선 진출자로 발표했다. 포항시장 공천신청자가 무려 10명에 달했으나 6명을 컷오프시킨 것이다.컷오프 결과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팽배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던 1~3위 후보가 모두 떨어진 데다, 공식 발표 3일 전부터 이미 본경선 후보자 명단이 사실상 유출되는 등 경선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본경선 후보자 4명 중 포항 지역구를 둔 2명의 국회의원이 선택한 후보들이 포함돼 대리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쏟아지고 있다.포항시장 공천권을 지역 도당이 아닌 중앙당이 행사한 것도 결과적으로 패착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역 사정을 모르는 이들이 공천 과정을 주도하다 보니 오히려 '깜깜이 컷오프'만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공천신청자들이 컷오프 결과에 납득하지 못하면서 당분간 여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컷오프 된 후보들 중 일부는 당의 결정에 재심 청구뿐 아니라 법원 가처분 신청까지 나선 상태다.지역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포항바로세우기신철본부는 지난 20일 국민의힘 서울 당사 앞에서 '컷오프 반발'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오는 23일 국회에서는 삭발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범여권 정당 등이 일제히 개헌 드라이브를 걸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여권은 계엄 통제권 강화를 개헌에 담아 내란 종식 프레임을 앞세울 경우 친한(한동훈)계 등 국민의힘 내 균열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은 오는 30일 개헌 추진을 위한 2차 연석회의를 연다. 이들은 지난 19일 열린 1차 회의에서 개헌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우 의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권 강화, 5·18 민주화 운동과 부마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지역 균형발전 정신 반영 등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 17일 단계적·점진적 개헌을 준비하자며 동조했다.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국민투표로 이어지려면 재적 의원 295명 중 3분의 2 이상인 19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161석의 민주당, 범여권 군소 정당 전체 18석, 개혁신당 3석, 무소속 5석까지 포함하면 187석에 그친다. 107석의 국민의힘에서 최소 10명이 찬성으로 돌아서야 한다. 국민의힘은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지선 동시 처리엔 반대한다. 정치 일정과 맞물린 졸속 추진이고 계엄 통제권 문제를 넣은 건 '내란당' 프레임을 씌우려는 정략적 의도로 보고 있다. 하지만 6선 조경태 의원, 소장파 김용태 의원 등 일부는 개헌 논의에 함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다. 일부 이탈표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계엄 통제권 조항을 고리로 계엄 해제에 앞장섰던 친한계 등 의원들이 개헌에 동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동훈 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 정권은 헌법 파괴하고 무시하며, 지키지도 않는 헌법을 뭐하러 개정하려 하나"며 여권의 개헌 추진을 비판했다.
경북 산불 1년, 보상금 빚·생활비로 사라져…그날에 산다
지난해 경북 북부지역을 집어삼킨 '괴물 산불'이 지나간 지 1년. 피해현장은 여전히 '복구'라는 단어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듯 멈춰 서 있었다. 공장 굴뚝에서는 다시 연기가 피어오르고 일부 시설은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의 삶은 여전히 그날의 시간에 머물러 있었다.◆임시주택에 갇힌 일상…"우리는 아직 그날에 산다""불은 꺼졌는데, 우리는 아직 그날에 살고 있니더."지난 19일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의 한 임시주택 단지. 7평 남짓한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박모(90) 할머니는 산불 이후의 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집을 잃은 뒤 받은 보상금은 아들의 수술비로 대부분 사용됐고, 새 집을 지을 여력은 남지 않았다. "집 지을 엄두가 안 난다"는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다.안동시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이재민 임시조립주택 800여 동이 사용 중이다. 당초 공급된 982동 가운데 일부는 떠났지만, 여전히 수백가구가 '임시'라는 이름의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옆 컨테이너에 사는 장모(67) 씨 부부도 사정은 비슷하다. 불에 타버린 사과 과수원을 다시 일구기 위해 묘목 100주를 심었지만 수확까지는 최소 5년,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 이들은 "평당 건축비가 500만~600만원인데 보상금으로는 집 한 채 짓기도 어렵다"며 "1억원을 받아도 빚과 생활비로 금세 사라진다"고 했다.청송과 영덕 지역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청송읍 임시주택 단지는 겉으로 보면 평범한 시골 풍경이다. 장독대와 말린 농산물, 이웃과의 담소까지 일상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임시'라는 시간은 이미 1년을 넘겼다.주민들은 전기요금 지원 기준인 40만원에 맞춰 생활을 조절하며 버티고 있다. 일부는 40만~70만원대 고지서를 받으며 '전기요금 노이로제'를 호소한다.영덕 석리 따개비마을의 이명순(67) 씨는 "방 한 칸짜리 집이 답답해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산불 이후 우울감이 계속된다"고 털어놨다.이재민들에게 주어진 임시주택 거주 기간은 2년. 하지만 현실은 그 이후를 기약하기 어렵다.한 주민은 "공장은 돌아가도 사람은 돌아가지 못했다"며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멈춰 선 문화재 복구…타버린 시간 위에 선 폐허의성군 단촌면 구계리 고운사. 한때 법음이 울려 퍼지던 대웅전 앞마당에는 깨진 범종만이 적막하게 놓여 있었다. 연수전과 가운루, 극락전 등 주요 전각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다.입구를 따라 이어지던 소나무 숲 역시 처참했다. 수백년 수령의 나무들은 검게 그을린 채 서 있거나 잘려 도로변에 쌓여 있었다. 전기톱 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거목은 '자연의 시간'이 무너지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줬다.문화재 복구는 아직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주요 유산 상당수가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공사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청송 파천면 사남고택 터는 사실상 폐허였다. 검게 탄 터 위에는 비닐과 차광막만 덮여 있었고, 수백년을 버텨온 고택은 돌무더기로 남았다. 인근 서벽고택은 가까스로 불길을 피했지만, 담장 너머 몇 걸음 차이로 생과 소멸이 갈렸다.다만, 자연은 조금씩 회복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고운사 일대에는 대나무와 참나무류가 자라나며 초록빛을 되찾고 있다. 인공 조림 대신 자연복원을 선택한 결과다. 하지만 생태계의 회복과 달리 문화재와 사람의 삶은 여전히 더딘 걸음을 이어가고 있다.◆엇갈린 복구 속도…경제는 '재기', 삶은 '정체'산불 이후 복구 속도는 분야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안동 남후농공단지는 대부분의 기업이 재가동에 들어가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4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은 기업들은 여전히 손실을 떠안고 있다.보상 문제에 대한 불만도 여전하다. 농기계는 기종당 1대만 인정되고, 농산물과 비닐하우스 피해는 보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의성 구계2리 김태은 전 이장은 "고추건조기 9대 중 1대만 보상받았다"며 "실제 피해를 반영하지 못하는 제도"라고 지적했다.청송 달기약수터 상가 일대에서는 재건 공사가 한창이지만, 이 역시 순탄치 않다. 과거 '눈대중'으로 정해진 경계가 재측량 과정에서 바뀌며 갈등이 발생했고,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은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이미 재건을 마친 일부 상가는 손님이 몰리며 활기를 되찾았지만, 여전히 빈터로 남은 곳도 적지 않다. 고령 상인들에게는 다시 빚을 내 시작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주민들은 다시 일어서기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사과 묘목을 다시 심고, 무너진 공장을 일으켜 세우며, '다음'을 준비한다.한 주민은 "잊어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며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텨왔다"고 했다.
대전 화재, 14명 사망·60명 부상…李 "원인 철저히 규명"
대전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산업현장의 안전 관리 부실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점심시간 근로자들이 밀집한 상황에서 불길이 급속히 확산되며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고, 연락이 두절됐던 실종자 14명은 화재 발생 약 28시간 만에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쯤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는 10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화재 진압 과정에서 부상한 소방관 2명을 포함해 모두 60명이 다쳤다.불은 근로자 대부분이 휴식을 취하던 점심시간에 발생해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근로자들은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 건물 밖으로 뛰어내리며 긴급히 대피했고, 이 과정에서 골절상을 입거나 연기를 흡입하는 등 부상을 입었다.소방당국은 다수 인명 피해가 우려되자 신고 접수 9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14분 만에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이어 오후 1시 53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전국 단위 소방 인력을 투입했다.화재 현장에는 소방헬기까지 동원되며 진화 작업이 이어졌고, 불길은 같은 날 오후 11시 48분쯤 완전히 잡혔다. 그러나 건물 내부에 있던 근로자 14명과는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불길이 잦아든 오후 10시 50분쯤 구조대가 건물 내부에 진입해 수색을 시작했고, 약 10여 분 뒤인 오후 11시 3분쯤 2층 휴게실 입구에서 40대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21일 오전 0시 20분쯤 2층 복층 휴게 공간에서 사망자 9명이 추가로 발견됐다.해당 공간은 이른바 '헬스장'으로 불리던 직원 휴게시설로 알려졌다. 이후 소방당국은 인명탐지견과 중장비를 투입해 붕괴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갔고, 낮 12시 10분부터 오후 5시 사이 남은 실종자 4명을 모두 발견하면서 화재 발생 약 28시간 만에 수색 작업이 종료됐다.현재까지 소방당국은 건물 1층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길은 계단을 따라 2~3층으로 빠르게 번졌으며, 공장 내부에 쌓여 있던 절삭유와 기름때, 임의로 설치된 복층 구조 등이 화재 확산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화재 참사와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며 "정부는 사고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용률 저조 수성구 DRT…4월부터 노선 변경 '극약처방'
대구 수성구 범물동 주거지역에 운행 중인 수요응답형 대중교통(DRT·매일신문 1월 26일 보도 등)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바뀐 노선 대로 운행된다. DRT 운영 초기부터 승객 수가 적어 곤혹을 겪어온 범물동에 이용률 견인 효과가 나타날지 주목된다.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국토교통부는 '규제샌드박스' 사업 심의를 거쳐 시에 승인을 통보했다. 올 초 DRT 운영기관인 교통공사는 범물동 주거지역 DRT 노선을 변경하기 위해 국토부에 스마트시티 규제샌드박스 스마트 실증(대구형 DRT 운행 실증) 사업 계획 변경을 신청한 바 있다.사실상 노선 변경의 최종 관문인 국토부 승인이 나게 되면서, 범물동 DRT 운행 노선 변경 작업에 속도가 나고 있다. 현재 범물동 일대에 운행 중인 DRT는 보성송정아파트~범물성당~수성하늘채르레브~도시철도 3호선 용지역 노선으로 운행 중이다. 변경된 노선은 범물성당에서 보광사로 우회, 범물우방미진아파트까지 지나도록 해 주택밀집지역 안쪽까지 들어가 운행 범위가 보다 확대된다.대중교통 취약지 주거지원형 DRT는 지난해 6월부터 수성구 범물동과 북구 연암서당골 일대에 각각 15인승 쏠라티 2대씩 모두 4대가 평일 운행되고 있다.사업초기부터 승객이 하루 100명을 넘어섰던 북구와 달리, 수성구의 경우 30~50명 머무르는 등 이용률이 저조했다. 지난해 6월 1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9개월 간 수성구(범물동 일대)와 북구(연암서당골)의 하루 평균 승객 수(교통카드 데이터 기준)는 각각 74.4명과 139.8명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 난다.지난해 주거지역 DRT 운영을 통한 운송 수익은 수성구는 641만5천원에 그쳤고, 북구의 경우 989만2천원 가량이다.그간 수성구는 DRT 노선 결정권을 가진 대구시에 '범물동 주거지 노선 확대 조정'과 '진밭골 노선 주말 운행'을 요구하는 등 이용률 제고를 위한 대책을 제시한 바 있다.시는 추가 비용 부담과 북구와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주말 운행에 대해서는 단호한 거부 입장을 이어왔지만 노선 변경에는 찬성했다.남은 행정 절차는 한정면허 권한을 가진 대구시 승인으로, 시 역시 조정된 노선대로 운행하는 게 이용률을 견인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이달 중 승인을 한다는 방침이다.수성구청은 범물 1·2동 1만 2천 세대에 홍보·안내 전단을 배부하는 한편, 변경되는 노선 이용 편의를 위해 주거지와 진밭골 일대 등 횡단보도 2곳 신설도 추진 중이다.우재관 수성구청 교통과장은 "노선 변경에 따라 기존 수성하늘채르레브 아파트 정문 앞에 있던 정류장을 후문 건너편으로 옮기면서 횡단보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수성경찰서에 심의를 요청해둔 상태로, 조만간 예정된 경찰서 교통안전 심의에서 의결되면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프로 야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경찰이 암표 매매 집중 단속에 나섰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표를 대량 구매한 뒤 되파는 행위는 범죄이지만 경찰이 일일이 이용 여부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대구 경찰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0월 말까지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조직적 암표 매매 행위를 집중 단속 중이다.경찰에 따르면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스포츠 경기 티켓과 공연 입장권 대량 구매 행위는 적발이 어려운 구조다. 온라인 상에서 저가에 손쉽게 다운로드 받아 이용할 수 있고, 개인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쓰기 때문에 실시간 추적이 힘든 탓이다.수사 개시는 통상 구매자 첩보나 의심 신고를 통해 이뤄진다. 경찰이 먼저 적발해 수사를 개시하기 보다 역추적을 통해 범인을 검거하는 게 대부분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티켓 판매처에서는 대량 구매 의심 건 등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판매처에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는 경우도 드물다.현재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 구매·판매 행위는 형사 처벌 대상이다. 국민체육진흥법 또는 공연법에 저촉되는 행위로, 스포츠경기·콘서트·공연 등 티켓 내용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질 뿐 형량은 비슷하다.오는 8월 28일부터는 개정된 법률이 시행돼 매크로 이용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형태의 부정구매 및 판매 행위가 금지된다.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입장권 등 부정판매로 취득한 이익 몰수·추징 등 제재 조치도 한층 강화된다.경찰은 입장권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정가 대비 몇 배의 웃돈을 붙여 되파는 암표 거래 행위를 대표적인 '민생물가 교란 범죄'로 선정하고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스포츠 구단, 티켓 판매·예매처와는 협업을 통해 입장권 부정 유통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나간다.경찰 관계자는 "매크로는 온라인 상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고 코딩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제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이용 여부 적발은 쉽지 않다.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게 대부분"이라며 "암표 거래 게시글을 발견할 경우 경찰에 적극 신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4월 1일부터 경북 경주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어린이·청소년 요금이 전면 무료화된다.22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열린 경주시의회 제29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경주시 어린이·청소년 대중교통비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원안 가결됐다.이 조례는 어린이·청소년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학부모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됐다.이에 따라 만 6세 이상 18세 이하 어린이·청소년은 교통카드를 이용해 경주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소요 예산은 약 31억원이다.기존 어린이·청소년 교통카드를 그대로 사용하면 요금이 전액 지원된다. 어린이·청소년 교통카드는 편의점 등에서 구입한 뒤 생년월일을 등록해 사용하면 된다.다만 현금으로 승차할 경우에는 기존 요금(어린이 800원, 청소년 1천200원)이 적용된다.경주시 거주 어린이·청소년은 지난해 말 기준 2만2천664명이다. 지난해 기준 시내버스 이용 실적은 어린이 18만2천959건, 청소년 163만2천298건으로 집계됐다.최혁준 경주시장 권한대행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교육·문화 접근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시행 초기 혼선이 없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고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마다 새로운 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전자기기 시장에도 '레트로'(과거를 재현하는 문화) 열풍이 불고 있다. 카메라와 스트리밍 서비스, 게임기, 전화까지 사실상 모든 휴대 전자기기의 기능을 흡수한 스마트폰 출현 이후 자취를 감췄던 디지털카메라, MP3 플레이어가 다시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듀얼, 트리플 렌즈가 기본인 최신 스마트폰이 아닌 흐릿하지만 특유의 색감을 지닌 구형 모델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이런 소비 성향은 단순히 과거를 떠올리는 매개체를 넘어 실용성을 갖춘 새로운 모델의 출현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도하게 복잡한 기능을 탑재한 최신 기기와 달리 하나의 목적에 집중한 제품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흐릿함의 미학…디지털카메라·구형폰이 바꾼 '사진 문화'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디지털카메라 감성을 살린 게시물을 SNS에 올리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노이즈에 과다한 플래시, 색 번짐 등 기존에는 결점으로 여겨졌던 요소들이 오히려 차별화된 표현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이는 현재 스마트폰이 구현하는 초고해상도 이미지가 일상화되면서 지나치게 선명한 사진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K팝 스타들도 '디카 감성'을 살린 사진을 찍으면서 디지털카메라 중고 거래도 활성화되는 추세다. 지난해까지 불과 2만~3만원 선에 거래되던 일부 모델은 최근 10만원을 넘어섰고 일부 인기 모델은 30만~40만원로 가격이 뛰었다.신형 디지털카메라 보급도 반등하는 모습이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카메라 출하량은 858만 대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 이후 급격히 축소됐던 콤팩트 카메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고성능 DSLR이나 미러리스가 아닌 CCD 센서를 탑재한 저가형 모델도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흐릿한 사진에 대한 선호도는 스마트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출시된지 10년이 넘은 훌쩍 넘은 아이폰 6 거래가 활발하다.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 표현으로 유명세를 탄 아이폰X·XS 시리즈도 '서브 카메라'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SNS 중심의 콘텐츠 소비 환경에서 완벽한 화질보다 분위기와 감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스마트폰 사용하기 이전에 물려받아서 쓰던 제품은 보관하다 최근에 다시 꺼내서 사용하는 중"이라며 "이전 세대에 대한 향수도 있지만, 제품 특유의 개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스트리밍 피로감 속 'MP3의 귀환'…소유형 음악 소비 부상음악 소비 시장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감지된다. 글로벌 음악 산업은 실시간 스트리밍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로 재편됐으나 최근에는 이 같은 일회성 소비 환경에 대한 피로감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추천에 의존한 음악 감상, 광고 노출, 지속적인 데이터 연결 등이 오히려 이용자 경험을 제한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내가 선택하고 저장하는 음악'에 대한 수요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과거 아이리버, 애플의 아이팟으로 대표되던 MP3 플레이어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1~10월 이베이에서 아이팟 클래식 검색량은 전년 대비 25%, 아이팟 나노는 20% 증가했으며 리퍼비시(재정비) 제품 판매도 상승했다. 일부 모델은 중고 시장에서 가격이 오르며 프리미엄이 붙는가하면 제조사들은 과거 디자인을 재현한 '복각'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아티스트의 신곡을 MP3 플레이어 형태의 디바이스에 담아 판매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단순 음원 스트리밍을 넘어 기기를 '소유하는 경험'을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용자가 직접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고 기기 내에 저장해 감상하는 경험은 온전히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평가를 받는다.일각에서는 독립된 기기의 사용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받는 각종 알림과 메시지로부터 분리된 일종의 '디지털 디톡스' 수요를 충족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능이 많을수록 좋은 시대에서, 목적이 분명한 단순한 기기가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며 "레트로 전자기기는 감성을 넘어 하나의 독립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대구에서 한 병원이 3대에 걸쳐 같은 자리에서 진료를 이어가는 보기 드문 기록을 세웠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문을 연 개인의원이 지역 대표 종합병원으로 성장하고, 다시 손자로 이어지며 '가업을 넘어 의료 철학을 계승하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주인공은 70여 년 역사를 이어온 곽병원이다.곽병원에서는 설립자인 고(故) 곽예순 박사에 이어 아들인 곽동협 병원장, 손자인 곽일훈 정형외과 과장이 진료에 나서며 대구에서는 드물게 3대 의료 가문이 한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곽병원의 시작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 곽예순 박사가 대구 중구 수동에 문을 연 '곽외과의원'이 현재 병원의 전신이다.1919년생인 곽 박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독학으로 의학을 공부해 1946년 의사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대구에서 곽외과의원을 개업하며 지역 의료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하며 인술을 실천한 의사로 지역 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1963년 병원을 확장해 종합병원인 곽병원을 새롭게 개원했고, 병원은 이후 지역 의료기관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곽 박사는 2002년 별세했다.현재 병원을 이끌고 있는 곽동협 병원장은 곽 박사의 셋째 아들이다. 경북대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졸업한 뒤 곽병원 내과 과장과 의무부원장을 거쳐 1999년부터 병원장을 맡아 병원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여기에 곽 병원장의 아들인 곽일훈 정형외과 과장이 지난 9일부터 진료를 시작하면서 병원은 3대를 잊는 의료 체제를 갖추게 됐다.곽 과장은 경북고와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외래교수와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과장을 역임했다. 곽병원에서는 관절 및 외상 분야 진료를 담당할 예정이다.곽병원은 지난 70여 년 동안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와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며 지역을 대표하는 2차 종합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대구에서 순수 민간 자본으로 설립돼 종합병원으로 성장한 의료기관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병원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3대 진료를 이어가게 된 곽일훈 과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평생 지켜온 병원에서 진료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선대가 이어온 의료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선진 의료 시스템을 도입해 병원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에너지 공기업 통합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광해광업공단을 둘러싼 구조 개편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정부는 통합 추진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어 실제 실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20일 정치권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가 마련 중인 공공기관 개편 논의 과정에서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을 통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희토류 등 자원 개발과 비축, 공급 기능을 하나로 묶는 종합 에너지 공기업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이 같은 논의는 미·중 패권 경쟁과 자원 무기화, 지정학적 갈등 등으로 에너지 공급망 안정성이 핵심 국가 과제로 부상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자원 시장이 흔들리면서 분산된 기능을 통합해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가스공사가 중심이 돼 석유공사와 광해광업공단을 흡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공기업 통합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통합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처음 본격 검토됐으며 외부 컨설팅까지 동원됐지만 무산됐다.특히 대규모 부채와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석유공사의 재무구조는 통합 논의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재무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가스공사에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복돼 왔다. 가스공사가 상장사라는 점 역시 주주 가치 훼손 논란으로 이어지며 통합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노동조합과 지역사회 반발 역시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적자 상태인 공기업을 떠안을 경우 재무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본사가 있는 대구 중심 체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역사회 불안도 확산되는 분위기다.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 등 관계 부처는 "공기업 통폐합 관련 정부 방침은 정해진 바 없다"며 "운영 효율성과 대국민 서비스 제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가 지역사랑상품권 '대구로페이' 운영 방식을 조정한 이후 사용액이 빠르게 증가하며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18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3일 대구로페이 운영 계획이 조정돼 상반기 발행 규모가 기존 1천500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확대되고 개인 보유 한도가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줄었다. 충전 즉시 10%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대구로페이는 지난달 2일부터 발행이 재개됐다. 올해 총 발행 규모는 3천억원으로 상·하반기에 각각 1천500억원씩 나눠 발행할 계획이었다. 실제 지난달 말 판매액이 1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발행 초기부터 호응이 이어졌다.문제는 판매액 대비 사용액이 저조한 점이었다. 지난달 23일 기준 판매액은 1천15억원으로 상반기 발행액의 상당 부분이 이미 소진됐지만 실제 사용액은 412억원에 그치며 소비 진작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시는 이번 조정을 통해 판매 중심 구조에서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유도했다. 기존에는 보유 한도가 50만원으로 설정돼 이용자가 충전만 하고 사용하지 않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보유 한도를 30만원으로 낮추면서 재충전을 위해 기존 금액을 먼저 사용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조정 이전보다 사용액이 확실히 증가했다"고 말했다.대구시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대구로페이 발행액은 약 1천694억원 수준이며 사용액은 1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한도 조정 이전에는 판매액 대비 사용액 비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현재는 사용 비중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지난해 업종별 대구로페이 이용 현황을 보면 사용처는 음식점이 1천846억원(34%)으로 가장 많았고, 정육·농축수산 688억원(13%), 슈퍼마켓 490억원(9%) 순으로 나타났다. 병의원과 학원·교육, 약국, 편의점, 의류 등 생활 밀접 업종에서도 고르게 사용이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소비가 음식·식료품 중심으로 집중되며 소상공인 업종 위주로 활용된 것이 특징이다.시는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상반기 발행분 2천억원도 조기 소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이르면 4월 안팎에 상반기 물량이 대부분 판매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구시는 상반기 발행이 끝난 이후 하반기 발행(1천억원 규모) 시점을 별도로 정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추석 명절 이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대구시 관계자는 "보유 한도 조정 이후 소비가 늘어나는 등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대구로페이를 통해 지역 소비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 매출 증가로 이어지도록 운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단종 지키려 한 충신 '육신사에 사는 남자' 유튜브 눈길
대구 달성군이 단종 복위 운동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유적지 '육신사'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패러디 영상으로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달성군은 이 영상을 달성군 유적지와 참꽃문화제 홍보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22일 달성군에 따르면 군은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 '달성사이다'에 1분가량 분량의 영상 '육신사에 사는 남자(육사남)'를 올렸다. 이 영상에는 '2026 공직자 SNS 서포터즈' 소속 군청 공무원들이 직접 출연했다. 이들은 영화 속 단종·엄흥도·막동어멈·이천댁 등으로 변신해 실감 나는 연기를 선보였다.달성군 관계자는 "이번 영상은 달성군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인 하빈면 묘리 육신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육신사는 조선 세조 때 단종 복위 운동을 벌이다 목숨을 잃은 사육신 박팽년·성삼문·이개·유성원·하위지·유응부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육신사가 있는 묘골마을은 박팽년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순천 박씨 집성촌이기도 하다.이처럼 육신사는 목숨까지 바쳐 단종을 끝까지 지키려 한 충신들의 의로운 정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장소다. 왕위를 잃고 유배를 떠난 어린 단종의 안타까운 삶을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와도 떼놓을 수 없는 장소다.하빈면 묘리의 풍경 역시 영상미를 책임진다. 육신사의 높게 솟은 홍살문, 조선 전기 건축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국가유산 달성 태고정, 묘골마을의 고즈넉한 고택들, 배롱나무가 만개한 여름철 하목정·삼가헌(하엽정)의 모습은 과거를 완벽하게 재현한다.영상의 '쿠키영상' 역시 재미를 더한다. 영상 말미에 등장인물이 참꽃 가지를 들고 오는 4월 17일 개막식과 함께 시작되는 '제30회 비슬산 참꽃문화제' 개최 소식을 알린다. 주인공들이 함께 SNS 챌린지 댄스를 추며 비슬산 참꽃문화제를 홍보하는 숏폼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최재훈 달성군수는 "달성군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계기로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하빈면 묘리 육신사 등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며 "영화를 감상한 분들이 육신사도 방문해 더 많은 단종의 이야기를 만나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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