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보여주고 있는 인사 난맥상이 불경기로 시름하는 국민들의 정치 피로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부적합 여론이 상당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기세인 데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하 중수청장) 후보자를 두고 자중지란까지 벌이고 있어서다.더불어민주당은 17일 김승원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며 인사 난맥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각종 의혹으로 부적합 여론이 상당하지만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승원 후보자 역시 낙마할 경우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여겨진다.여의도 정가 관계자는 "애초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후보자를 내세웠으면 문제가 될 게 없지 않느냐"면서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함량 미달 인사를 내세워 위기를 자처한 셈"이라고 했다.이 대통령이 자신의 재판 공소취소 모임을 주도했던 김승원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해 '사적 목적'에 활용하려 한다는 의구심도 상당하다.인사의 난맥상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주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검증을 거쳐 초대 청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가 여권 일각의 임명 반대 여론에 재검증에 나서는 등 '촌극'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당장 다음달 2일 중수청 출범 일정을 고려하면 후보자 교체가 어렵지만 이를 무시한 채 서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선을 추구하며 집안싸움을 벌이는 꼴이다.법조계 안팎에서는 "가뜩이나 여권이 일방 추진한 검찰 해체로 형사·사법 체계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기관 출범마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며 한탄이 나온다.이 같은 여권의 인사 난맥상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만성적인 경기 침체, 고용 한파, 물가 상승 등으로 시름하고 있으나 정작 정부·여당은 이와 무관한 정치 공방에 매몰돼 있다.정가 한 관계자는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논란이나, 검찰 수사권 폐지 공방이나, 일반 국민 입장에서 그게 당장 피부에 와닿는 이슈라고 볼 수 있겠느냐"면서 "먹고 사는 문제, 서민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치열한 고민을 해도 모자를 시간에 정부·여당이 소모적 논쟁만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각한 여권 분열…李 지지율 하락 속 검찰개혁 갈등 겹쳐
검찰청 폐지와 형사소송법 개정 후속 작업을 둘러싼 여권의 내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검찰개혁의 세부 방향과 인선을 두고 당내 주류와 비주류가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데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내놓으면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린 여권 내 균열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를 검사 등이 면담해 녹화한 영상의 증거 활용을 일부 인정하는 방향으로 성폭력범죄처벌법 개정안을 수정해 본회의에 올렸다. 전날 법안심사1소위에서 처리된 안에는 검사 면담 영상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지만 당내 반발이 나오면서 하루 만에 손질된 것이다.소위에서는 김남희 민주당 의원과 김용민 민주당 의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정면 충돌했다. 김남희 의원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영상 증거 활용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반면, 김용민·박은정 의원은 검찰에 사실상 수사 기능을 다시 열어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며 회의가 정회되기도 했다.여권에선 강경파의 고집이 피해자 보호 등 현실적인 쟁점까지 밀어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 "검찰개혁이 지나치게 원리주의적으로 흐르고 있는 게 아닌지 국민 눈높이에서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번 충돌 역시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부터 이어진 여권 내부 갈등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당시에도 공소기각 사유 확대를 둘러싸고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막판에 조항을 추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충분한 숙의 없이 형사사법 체계를 바꾸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여권 내부의 파열음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앞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검찰개혁과 내란 세력 대응 문제를 두고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자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 도지사의 발언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할 것 같다"고 맞받았다.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윤건영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이반 현상이 심각하다"며 "어느 정도 버티는 계기가 있어야 하는데 속절없이 무너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방선거 결과가 어쩌면 경고의 예고편이라고 말했는데 본편이 너무 빨리 왔다"고 했다.윤 의원은 지지율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신뢰'를 꼽았다. 그는 "정책을 잘못했을 때 수정·보완을 하면 지지율이 회복될 수 있지만 신뢰가 무너진 건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이제는 신뢰를 철회하는 단계까지 가버렸다"고 말했다.
119센터 이송 병원 지정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통과
중증 응급 환자의 이송 병원이 신속히 정해지지 않는 경우 119구급상황관리센터도 이송 병원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이 17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또한 본회의에서는 여권 주도로 검찰 개혁 후속 법안들도 무더기로 처리됐다.국회 보건복지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을 가결했다. 개정안은 응급의료기관이 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 이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알리도록 하고, 응급의료를 거부·기피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했다. 시설·장비·인력이 모두 가동 중이거나 수술 일정 등이 겹쳐 새로운 중증환자에게 즉시 진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경우 등이 포함됐다.중증 응급환자의 이송 병원이 신속히 정해지지 않을 경우 중앙응급의료상황실뿐 아니라 119구급상황관리센터도 이송 병원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응급의료기관의 환자 수용 능력과 진료 기능도 실시간으로 공유하도록 했다. 응급의료 과정에서 환자가 사상한 경우 의료진에 대한 형사처벌 감면 규정도 강화됐다.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출범에 따른 형사사법체계 후속 법안 51건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됐다. 법안에는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 등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에 대해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에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검사 면담 영상의 증거능력을 둘러싸고 여당 내 충돌이 빚어졌던 성폭력범죄처벌법 개정안도 수정 끝에 통과됐다. 영상의 증거능력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문구는 삭제하고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검·경이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국민의힘은 검사 수사권을 박탈하는 개정 형사소송법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후속 입법 형식이 부칙이 아닌 별도 법안들 개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민주당이 수용함에 따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는 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검찰개혁 후속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거나 표결에 불참했다.법사위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 토론에서 "70년 형사사법 체계를 바꾸면서 후속 정비를 시행 보름 전에 부실투성이로 이렇게 몰아서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을 과연 제대로 된 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냐"며 "오늘의 투표 결과는 분명 훗날 역사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날 본회의에서는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 불법 주·정차를 무인장비로 단속할 수 있도록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대규모유통업자의 납품대금 지급기한을 단축하는 법안 등도 함께 통과됐다. 금융사의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기한 연장과 의용소방대원 정년 연장, 통·이장 활동수당 지급 근거 마련 등의 민생법안도 처리됐다.
"진단은 냉정하게, 방향은 분명하게, 실행은 속도 있게 추진하겠습니다."추경호 대구시장이 지역 산업 대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민선 9기 3개월 차를 맞아 첨단산업 분야 외부 전문가와 지역 연구기관을 한자리에 모아, 올해 안에 대구 경제를 이끌 미래산업의 핵심축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대구시는 17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대구 경제 대개조를 위한 '대구첨단산업발전전략자문회의'를 발족했다.자문회의는 대구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강점과 한계를 분석해 미래 전략을 제시하는 한편, 주요 사업과 실행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자문하는 전문가 기구다.의장은 추경호 대구시장이 맡았다. 반도체·로봇·모빌리티·인공지능(AI)·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 외부 전문가 10명과 대구정책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 지역 주요 산업·연구기관장 11명을 포함해 모두 22명으로 구성됐다.자문회의는 출범 첫날부터 대구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전략을 놓고 속도감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경북대와 대구정책연구원이 대구 주력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추 시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대구 산업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나아갈 방향과 전략을 새롭게 그려가는 출발점"이라며 "대구의 강점과 한계를 정확히 짚고 어디에 집중할지 전문가들과 함께 큰 그림을 다시 짜겠다"고 말했다.이어 "현재 대구 경제는 단순한 경기 부진을 넘어 산업구조의 노후화와 성장동력 약화라는 구조적 전환기에 직면해 있다"며 "기존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둔화되는 반면 신산업은 아직 확고한 중심축으로 자리 잡지 못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추 시장은 기존 기계·부품·소재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로봇과 미래모빌리티, 반도체 등 첨단산업으로 산업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수를 늘리는 접근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연구개발과 인재양성, 투자와 사업화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도록 판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외부 전문가들에게 글로벌 산업 흐름 속에서 대구의 방향이 적절한지 냉철하게 진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역 연구기관에는 개별 기관의 역할을 넘어 대구 전체 산업 생태계의 연계와 협력 방안을 당부했다.전문가들도 기존 주력산업의 기반을 활용하되 로봇·AI·모빌리티·바이오 등 신산업 간 융합을 통해 대구만의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기존 자원을 핵심 분야에 집중하고 연구개발과 인재, 기업, 투자 등을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박철우 한국공학대 부총장은 "대구의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기존 주력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연계 전략이 중요하다"며 "특히 로봇에 AI를 결합한 '피지컬 AI'를 집중 육성한다면, 핵심 가치사슬인 소재·부품 등 기존 주력 산업의 혁신 성장까지 함께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학부 교수는 "센서와 로봇, AI, 자동차를 융합하고 구미의 관련 기반과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신산업의 핵심인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한 지원과 기업·대학 간 연계도 제안했다.박구선 케이메디허브 이사장은 대구 산업의 구조를 분석한 뒤 명확한 성장 목표와 산업 전환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GRDP가 17위라고 했는데, 몇 년 내 몇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명확한 비전 보여야 한다"라며 "신약 하나만 개발하면 대구 GRDP 맞먹는 시장 갖출 수 있다. 모빌리티와 로봇, 반도체 등 전략산업 기업들을 연결해 초대형 산업을 만들어내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대구시는 이날 논의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자문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대구 산업의 경쟁력과 한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등 산하 상시 운영하는 '실무기획단'을 구성해 올해 안에 미래산업의 핵심축과 구체적인 실행과제를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가 편법 상속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가업상속공제 개편을 놓고 대구경북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지역 공제 사례 3건 중 2건이 새로운 원칙인 '30년 경영'에 못 미치는 가운데 정부는 대상 기업이 얼마나 줄어들지 추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로 넘어간 '2026년 세제개편안'은 피상속인의 최소 경영기간을 원칙적으로 10년에서 30년으로, 상속인의 사후관리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0년 이상 경영한 경우에도 공제를 허용하지만, 30년에 부족한 기간만큼 사후관리가 추가돼 최장 20년간 요건을 지켜야 한다.17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재정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업상속공제 257건 중 경영기간 30년 미만은 173건(67.3%)이었다. 또 91건(10년 이상 20년 미만)은 개편안의 최소 경영기간에 미달하고, 82건(20년 이상 30년 미만)은 공제를 받더라도 사후관리 기간이 추가되는 구간으로 나타났다.지역 산업계는 개편안이 가업 승계를 더욱 어렵게 한다고 보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의 가업상속공제 결정은 모두 18건으로, 가업 영위기간별로 보면 10년 이상 20년 미만 4건, 20년 이상 30년 미만 8건, 30년 이상 6건으로 집계됐다. 대구만 보면 8건 가운데 7건이 30년 미만이었다.조성래 세무사는 "경영기간과 사후관리, 업종 요건을 한꺼번에 강화하면 정상적으로 회사를 이어가려는 중소기업까지 승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업종 전환까지 막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북 주민 무제한 접촉 허용?…'신고 거부 삭제' 입법 찬성
정부가 우리 국민이 북한 주민과 접촉하려고 낸 신고를 선별해 거부할 수 있도록 한 법적 근거를 폐기하는 입법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실제 입법시 민간 차원에서의 남북 교류가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가운데 국가안보 위협 등을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북한 주민 무제한 접촉 허용17일 통일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이 발의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작년 6월에 국회에 제출된 해당 개정안은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 3항의 삭제를 골자로 한다.이 조항은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 접촉하려면 통일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하도록 하며, 통일부 장관은 남북교류와 협력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거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통일부가 해당 조항을 근거로 북한주민 접촉 사전신고를 거부한 사례는 2022년 4건, 2023년 44건, 2024년 25건, 2025년 16건 등이다.통일부는 김 의원의 개정 취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작년 7월 통일부 내부 지침인 '북한주민 접촉신고 처리 지침'을 폐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만약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이후 36년 만에 남북 주민의 접촉을 제한하던 규정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있다.국정원과 법무부는 그간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국회 외통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해 9월 "수리 거부 요건 삭제는 남북간 교류질서 문란 행위에 대한 관리 통제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존재하며, 특히 간접 접촉 신고 폐지로 북한 대남공작 활동에 악용될 위험성이 높아지는 등 국가 안보상 위협을 초래하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법무부도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죄의 예방과 차단 측면에서 거부 사유를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국회에 밝혀왔다.그러나 안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과 법무부는 지난 2월 통일부 주도 관계부처 협의에서 법 개정 '수용'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불법 대북송금 우려"일각에서는 민간 대북 접촉이 전면 확대되면 '불법 대북송금' 등이 발생해도 걸러낼 안전장치가 사라진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안 의원실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북한 주민 접촉 관련 법령 위반으로 총 33건이 적발돼 과태료 부과 10건·서면경고 23건 등 조치가 이뤄졌다.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 관계자를 신고 없이 접촉했던 사례도 5건 있었다.안 의원은 "민간 교류를 확대하는 것과 국가의 눈을 감는 것은 전혀 다르다"라며 "국정원과 법무부는 법적 안전장치 삭제에 왜 찬성으로 돌아섰는지, 자체 검토를 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정부는 위험성이 명백한 접촉까지 사전에 막을 법적 권한을 없애기 전에 구체적인 대책부터 국민께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개정안은 현재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상태로, 여당이 동의하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찬성 227표
김성수(57·사법연수원 24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김성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전자 무기명 투표에 올려 재석 의원 268명 중 찬성 227명, 반대 28명, 기권 13명으로 가결했다. 대법관 임명동의안은 헌법에 따라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전날 김성수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다만, 보고서에는 김성수 후보자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적격 의견과 국민의힘의 부적격 의견이 함께 담겼다. 국민의힘은 당론을 정하지 않고 본회의 표결 자율투표 방침을 수립했다.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8월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각각 노태악·이흥구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동시에 임명 제청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서는 "실질적 협의 없이 제청됐다"며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의 재제청을 요구했다. 1987년 개헌 이후 처음 발생한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 있다. 반면 청와대가 "협의를 거쳐 의견이 모였다"고 밝힌 김성수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와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까지 비교적 순조롭게 통과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 절차를 마치면 김성수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래 첫 취임 대법관 사례가 된다. 김성수 후보자는 1968년 전남 함평 출생으로 광주 인성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4기를 거쳐 1998년 광주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심의관, 제주지법 부장판사, 청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등을 지낸 뒤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해왔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을 제치고 '신뢰하는 정치인'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7일 나왔다.한국갤럽이 시사인 의뢰로 지난 6~8일 만 18세 이상 전국 거주 남녀 1천13명을 대상으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활동하는 여야 정치인 중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이 누구인지 주관식으로 물은 질문에 '없다·모름·응답 거절' 비율이 39.3%로 가장 높았다.이를 제외하면 응답자 11.4%가 한 의원을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으로 꼽았다. 2021년 이후 1위 자리를 지키던 이 대통령이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이 대통령을 '불신한다'는 응답이 50.4%로 '신뢰한다'는 응답(35.9%)을 앞질렀다. 0~10점으로 측정한 신뢰도 점수에서는 4.19점을 기록해 지난해 5.54점에 비해 1.35점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51.2%)가 불신(34.1%)보다 높았다.여당 신뢰도 역시 가파르게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 신뢰도는 3.74점으로 지난해보다 1.19점 떨어졌다. 2012년 정당 신뢰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전년 대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민주당 신뢰도가 3점대로 내려앉은 것은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국민의힘은 2020년 창당 이래 최저 신뢰도를 기록한 지난해(2.96점)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3.12점으로 여전히 '불신' 구간에 머물렀다.이 같은 결과에 한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국민만 보고 좌고우면하지 않고 가겠다"며 "저는 정말 국민께 더욱 신뢰받고 싶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조사는 가구 유선전화 RDD 및 휴대전화 RDD를 병행한 전화 면접조사(CATI) 듀얼 프레임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8.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지현, 李 향해 "성평등가족부, 부총리급 컨트롤 타워로"
이재명 대통령의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 쓴소리를 낸 정치권 인사들 중 한 명인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정부 성평등가족부 위상 조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지난 13일 이뤄진 후보자 사퇴를 계기로 단순히 새 장관을 다시 찾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성평등가족부를 '부총리급 컨트롤 타워'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박지현 전 위원장은 17일 오전 11시 27분쯤 페이스북에 '성평등가족부, 부총리급 컨트롤 타워로 거듭나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그는 우선 지난 13일 후보직에서 물러난 용혜인 전 후보자를 언급했다. 용혜인 전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지명된 지 14일 만에 사퇴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것은 강선우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 이어 2번째 사례.박지현 전 위원장은 이를 두고 "출범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성평등가족부가 어떤 의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지금 장관에게 어떤 전문성이 필요한지에 대한 깊은 논의 없이 청년층 지지율 회복 같은 정치적 수단으로만 인선을 거듭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성평등은 이미지가 아니라 정책이고, 장관은 실력으로 인선해야 하며, 부처는 구호가 아닌 국민의 삶을 바꾸는 실행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성평등가족부는 지난해 10월 1일 여성가족부를 확대 개편해 출범했다. 당시 정부도 성평등 정책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한 '컨트롤 타워'를 개편 방향으로 제시한 바 있다.박지현 전 위원장은 젠더폭력과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디지털 성범죄, 경력단절과 성별 임금격차, 돌봄 부담, 일·가정 양립, 한부모·다문화가족 및 청소년 정책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열거했다. 그는 "국민들은 아직 간판을 바꾼 실질적 이유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성평등가족부는 청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수단이나 범여권의 정치적 연대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직면한 성평등 문제를 해결할 전문성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지현 전 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성평등가족부를 부총리급 부처로 승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성평등 정책이 노동·복지·사법·교육 등 여러 부처에 걸쳐 있는 만큼 각 부처 정책을 성평등 관점에서 총괄·조정할 권한을 갖춘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취지다.그는 "노동시장 성별 격차, 젠더폭력 방지, 돌봄의 사회적 책임 등은 타 부처와의 긴밀한 공조와 예산·제도적 주도권 없이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면서 "부총리급의 강력한 수장권을 바탕으로 국가 사회 정책의 판을 바꾸고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실천적 부처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결과적으로 용혜인 전 후보자가 지명 14일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지명 직후부터 인선 재고를 요구했던 박지현 전 위원장의 문제 제기도 다시 눈길을 끌게 됐다.아울러 용혜인 전 후보자에 앞서 강선우 전 후보자까지 연이어 낙마한 만큼 성평등가족부는 이재명 정부에서 인선 실패 이미지가 거듭 쌓인 부처가 됐다.이런 상황에서 박지현 전 위원장이 제안한 '부총리급 격상'은 단순한 후임 장관 인선을 넘어 부처의 위상과 역할 자체를 다시 세우자는 처방으로 읽힐 수 있다. 실제 용혜인 전 후보자 지명 당시에는 진보진영·2030·여성층 결속을 염두에 둔 인선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기대했던 효과보다 논란이 커졌다는 평가도 뒤따랐다.성평등가족부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경우 정부가 관련 정책 의제를 다시 전면에 세운다는 상징적 메시지는 줄 수 있다. 다만, 그게 실제 여성층이나 성평등 의제에 민감한 지지층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김건희 명품백' 신고 안 한 尹, 청탁금지법 위반 추가기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와 관련해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반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김진용 부장검사)는 17일 윤 전 대통령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고가의 가방 등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청탁금지법이 정한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김 여사는 2022년 6월부터 9월 사이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과 179만원 상당의 샤넬 화장품 세트, 40만원 상당의 양주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이 사건은 앞서 한 차례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검찰은 2024년 10월 김 여사가 받은 가방 등에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고,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에게도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혐의없음 처분했다.이후 김건희 특검이 사건을 다시 수사했고, 잔여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청 '3대 특검 인계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올해 6월 윤 전 대통령을 검찰에 송치했다.검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기존 판단을 뒤집었다.검찰은 "가방을 공여한 최재영의 법정 증언과 김건희의 알선수재 사건 재판부가 올해 6월 직무 관련성을 인정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했다"고 설명했다.이어 "피의자 윤석열의 배우자가 명품 가방을 수수한 것은 청탁금지법상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고, 피의자 윤석열이 이런 사실을 인식했음에도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돼 불구속기소 했다"고 부연했다.한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형원 부장검사)는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와 관련해 '특정인에게 주식 거래를 일임했다가 손실을 보고 절연했다'는 취지로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아왔다.하지만 검찰은 해당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검찰은 "대부분 피의자(윤 전 대통령)의 결혼 전에 발생한 것으로, 피의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에 해당하거나 관련 자료를 확인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처분 배경을 설명했다.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17일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를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선관위 특검팀이 출범한지 10일 만이다.이날 선관위 특검팀은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시선관위 선거과에 수사관들을 보내 투표용지 인쇄·발급 수량과 선거인 명부 등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대구시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과를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되고 있다"고 밝혔다.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7일 특검팀이 공식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특검팀은 이날 대구선관위를 비롯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기·인천·부산 등 지방선관위까지 모두 9곳을 대상으로 동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특검팀은 선관위 사무실 내부 서버 등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현장에는 특검보 1명과 검사 6명, 수사관 68명, 포렌식 인원 등이 투입됐다.대구에서는 선거 당시 동구 지역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잠시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인천 연수구와 경기 화성 동탄구에서도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대기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선거 직후 중앙선관위 발표에 따르면 부산 북구 등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다.특검팀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당시 투표용지 수량 산정과 인쇄, 발급 및 투표소 배부 과정 전반을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 행정 착오였는지, 선거관리 과정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특검팀은 또 투표 통계 조작 의혹을 비롯해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의 외유성 출장, 부정 채용과 승진 특혜, 수의계약 특혜 및 업체 유착 등 모두 12개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해 수사중이다.특검팀은 그동안 이 사건을 수사해온 검경 합동수사본부로부터 원본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해왔다. 지난 8일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불러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특검팀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추가 압수수색 여부와 노태악 전 위원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 시기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특검팀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은 선관위 특검법에 규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허구역 '세 낀 집' 사도 실거주 최장 3년3개월 유예한다
무주택자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에서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을 매수할 때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 유예조치가 내년 말까지 연장된다. 유예할 수 있는 임차 기간도 기존 임대차 계약에서 갱신계약 기간까지 확대돼 조건에 따라 실제 입주를 최장 3년 3개월 늦출 수 있게 된다.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도입한 토허구역 내 실거주 유예조치의 신청기한을 올해 12월 31일에서 2027년 12월 31일로 1년 연장한다고 17일 밝혔다.정부는 지난 5월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수하는 경우 토지거래 허가 후 즉시 입주해야 하는 의무를 기존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유예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당시 신청기한은 올해 말까지였다. 국토부가 5월 발표한 기존 제도 역시 현재 임대 중인 주택과 무주택 매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시적 실거주 유예 방식이었다.◆올해 말→내년 말…실거주 유예 신청 1년 더이번 조치는 정부의 8·3 세제개편안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완화와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 아파트 세제혜택 단계적 폐지 등 주택 매도를 유도하는 방안이 포함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여당도 지난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제개편에 따라 내년에 주택을 처분하려는 경우 현행 제도상 실거주 유예를 신청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며 신청기한 연장을 정부에 제안했다.정부는 관련 내용을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을 18일 입법예고한 뒤 10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이에 따라 시행일인 10월 1일 현재 임대 중인 주택에 대해 2027년 말까지 15개월 동안 실거주 유예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다만 기존 제도와 마찬가지로 토지거래 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이내에는 주택 취득 등기를 마쳐야 한다. 토허구역 내 주택 매수자에게 허가 후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되 무주택자의 임차인 거주 주택 매수에 한해 한시적 예외를 인정한다는 기본 틀도 유지된다.◆임차인이 갱신 원하면 추가 2년…최장 3년3개월 입주 유예가장 큰 변화는 실거주 유예 인정 범위다.현재는 주택 매수 당시 남아 있는 최초 임대차 계약기간까지만 입주를 미룰 수 있지만, 앞으로는 기존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원하는 경우 갱신계약 기간까지 유예기간으로 인정한다.갱신계약은 1회, 최장 2년까지 인정된다.이에 따라 10월 1일 시행일을 기준으로 유예 신청 가능기간 15개월에 갱신계약 최대 24개월을 더하면 실제 입주 시점을 최장 3년 3개월까지 늦출 수 있다.반면 갱신계약이 없다면 시행일 당시 유지되고 있는 최초 임대차 계약의 종료일까지 실거주가 유예된다. 최초 계약기간을 최장 2년으로 잡으면 늦어도 2028년 9월 30일까지는 입주해야 한다.정부는 집을 산 무주택자의 입주를 위해 임차인이 갱신계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줄여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등록임대·재건축·재개발, 거래 막혀 있었다면 '15개월' 별도 계산매입임대 아파트나 재건축·재개발 주택처럼 법적으로 당장 거래하기 어려운 주택에는 별도 기준이 적용된다.현재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전역과 경기 15개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에도 포함돼 있어 등록임대주택은 의무임대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 거래가 제한된다.또 이들 지역은 투기과열지구이기도 해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부터 이전고시 때까지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이에 따라 의무임대기간 종료나 이전고시 등으로 실제 매도가 가능해지는 시점이 뒤로 밀린 경우에는 그 시점부터 다시 15개월 동안 실거주 유예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조정한다.주택을 팔 수 없는 기간까지 일률적으로 신청기한에 포함할 경우 세제상 매도 유도책을 이용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무주택자만 가능…입주 뒤 2년 의무거주는 유지유예기간은 늘어나지만 매수자의 실수요 요건 자체는 그대로 유지된다.대상은 앞선 5월 조치와 마찬가지로 올해 5월 12일부터 토지거래 허가 신청일까지 계속 무주택 상태를 유지한 사람으로 한정된다. 유예기간이 끝나 실제 입주한 뒤에는 해당 주택에서 2년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한다.정부가 유예기간을 확대하면서도 매수자 자격과 사후 거주의무는 그대로 둔 것은 실거주 목적이 아닌 갭투자로 제도가 활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국토부도 지난 5월 제도를 확대하면서 '현재 임대 중인 주택'과 '무주택 실수요자'라는 조건을 통해 갭투자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은 "이번 조치는 토허제의 실거주 원칙은 유지하면서 임대 중인 주택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보완하고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무주택 실수요자 요건과 입주 후 2년 거주의무는 그대로 유지해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M&A 본격화…대구 영업 4개점 모두 매각 대상
홈플러스가 회생을 위한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 돌입했다. 대구에서 현재 영업 중인 홈플러스 4개 점포도 모두 M&A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미 폐점한 상인점은 부동산 개별 매각이 추진된다. 1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사는 회생계획안에 따라 본사와 온라인사업부문을 포함한 대형마트 67개점 M&A와 폐점 점포 가운데 자가점포 19곳의 부동산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번 주 중 잠재적 인수후보군에 투자안내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에서는 현재 영업 중인 남대구점·수성점·성서점·칠곡점 등 4곳이 모두 67개점 M&A 대상에 포함됐다. 별도로 진행되는 폐점 점포 부동산 매각 대상에는 대구 상인점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홈플러스는 영업 중인 4개 점포가 본사·온라인사업부문과 함께 영업양수도 방식의 M&A를 거치게 된다. 이미 문을 닫은 상인점은 홈플러스가 소유한 부동산을 개별 매각하는 방식으로 처분된다. 앞서 홈플러스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하림그룹 NS홈쇼핑에 매각했다. 이후 남아 있는 사업의 회생 방안으로 ▷폐점 점포 중 19개 자가매장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영업 정상화 및 고정비 절감 ▷잔존 사업부문 M&A를 제시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활용 가능한 자금을 상품 확보에 투입하며 지난달 7일 재개장한 전국 67개 핵심점포의 영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회생절차를 통해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도 약 5천억원 절감했다고 밝혔다. 향후 회생의 관건은 대형마트 사업 M&A 성사 여부다. 매각 계약이 체결되면 홈플러스는 매각대금을 반영해 회생계획안을 다시 작성한 뒤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매각 성사 여부와 대금 규모에 따라 채권자들의 채권 변제 시기가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대구지역에서도 M&A 이후 4개 점포의 영업 지속과 직원 고용 승계, 입점업체와의 계약 관계 등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회생 과정에서 지역 입점업체들이 보증금 반환 지연과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을 호소해온 만큼 새 인수 주체가 결정된 이후 점포 운영과 계약 관계가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
18년 숙원 영일만대교, 해상교량 대신 내륙 우회 가나?
경북 포항시민의 18년 숙원사업인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영일만대교)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순수 내륙 우회안' 검토로 좌초 위기에 내몰리면서 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국가도로망 종합계획과 역대 정부 공약에 일관되게 반영돼 온 '해상교량' 대신, 바다를 건너지 않는 2조원대 육상 우회도로가 유력 검토안으로 떠오르자 "18년간 희망고문 끝에 다리 없는 대교를 만들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4조원 원안서 2조7천억 절충안까지…18년 갈팡질팡사영일만 횡단구간 사업은 2008년 정부의 광역경제권 발전 30대 선도프로젝트로 지정되며 첫발을 뗐다. 동해고속도로 포항~영덕 구간 중 단절된 남구 동해면 약전리에서 북구 흥해읍 남송리까지 18㎞를 해상교량(9㎞)과 해저터널 등으로 연결하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지난해 11월 완공돼 개통하는 동안 영일만 횡단구간만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채 동해안 유일의 단절 구간으로 남았다.표류의 가장 큰 원인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업비와 끊이지 않은 노선 갈등이었다. 당초 1조2천억원대였던 총사업비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 등으로 4조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해군 군함 입출항에 따른 마스트 높이 확보와 해상 레이더 차폐 등 군 작전성 논란이 겹쳤고,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B/C(비용 대비 편익)가 0.3~0.4대에 머물며 재정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사업 무산 위기에 몰리자 국토교통부와 경북도는 대안을 모색했다. 군 작전구역을 피해 남포항IC에서 형산강 하구 서측을 거쳐 송도~영일대 앞바다를 잇는 5.8㎞ 해상교량 중심의 2조7천억원대 절충안을 마련했다. 사업비를 1조원 이상 줄여 재정 당국을 설득하겠다는 복안이었지만, 포항시가 "18년 대시민 약속 훼손과 주민 의견 수렴"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면서 노선 확정은 다시 2년 넘게 헛바퀴를 돌았다.◆관료 면피주의와 '누더기 내륙안'의 덫노선 합의가 겉도는 사이 정부 예산도 줄줄이 새나갔다. 2024년 편성된 국비 1천350억원이 불용 처리됐고, 지난해 정부 추경에서는 1천821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올해 어렵게 살려낸 485억원마저 연말 불용 위기에 처했다.이 틈을 파고든 것이 KDI의 '순수 내륙 우회안'이다. 남포항IC에서 대송~연일·이동·우현·양덕을 거쳐 흥해로 우회하는 27.9㎞ 육상 노선으로 사업비는 약 2조원이다. 관가 안팎에서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논란을 겪은 KDI 실무진이 특검·감사 트라우마로 인해 부처나 지자체의 정책 의견을 '외압'으로 규정하고, 책임 면피를 위해 경제성 최우선 잣대만 기계적으로 들이밀어 '최저가 내륙안'을 최적 노선으로 가표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는 2019년 문재인 정부 공식 자료, 2021년 국가도로망 종합계획, 2022년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은 물론 대선 공약까지 일관되게 명시된 '영일만 해상 횡단' 취지를 전면 왜곡한 결정이다.내륙안 굳히기 소식에 위기감을 느낀 포항시는 뒤늦게 총력 수습에 나서고 있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최근 국회를 찾아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을 면담하고 "영일만 횡단 해상노선은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인프라"라며 내년도 국비 증액과 해상안 관철을 공식 건의했다.포항 남·북구 정치권 역시 내륙안 저지와 해상대교 관철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정재 국회의원(포항북구)은 "20년을 기다린 해상노선이 신속히 결정돼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으며, 이상휘 국회의원(포항남구·울릉)도 "KDI 내륙안은 절대 불가하다"며 해상교량 사수에 힘을 보태고 있다.
'18년 표류' 영일만대교…문제 해결 못 한 지역 정치권
영일만대교가 18년 동안 표류하며 '내륙 우회안'이라는 암초를 만난 배경에는 엄연한 정책 현안 앞에서도 해법을 도출해내지 못한 지역 정치권의 '협치와 리더십 부재'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 포항 정가에서는 그동안 국책사업의 돌파구를 열어야 할 유력 정치인들이 저마다의 논리에 갇혀 단일한 전략을 세우지 못했다고 짚는다. 김정재 국회의원(포항북구)이 21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를 지내며 국비 예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이강덕 전 포항시장이 12년간 시정을 이끌었지만, 예산 당국을 설득할 유기적인 정책 공조는 좀처럼 작동하지 못했다. 정치권의 시각차는 '현실론'과 '명분론'으로 갈렸다. 김 의원 측은 4조원대로 불어난 원안만 고집하다간 재정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만큼,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2조7천억원대 절충안이라도 수용해 조기 착공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현실적 판단을 내렸다. 반면 이 전 시장과 22대 국회에 입성한 이상휘 국회의원(포항남구·울릉) 측은 18년간 시민에게 약속한 해상 랜드마크의 상징성과 물류 기능을 훼손할 수 없고, 원안 배제에 대한 설명이나 주민 공감대 없는 일방적 노선 변경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명분을 강조했다. 문제는 현실과 명분의 접점을 찾으려는 정치적 중재와 결단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각자의 명분 속에 협의가 공전하는 사이 국토부는 결정을 미뤘고, KDI는 경제성을 빌미로 2조원대 '순수 내륙안'을 굳히는 빌미를 잡았다. 그사이 2024년 1천350억원 불용, 지난해 1천821억원 추경 삭감에 이어 올해 확보한 국비 485억원마저 연말 불용 위기에 내몰렸다. 다음 달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가 임박하자 포항시와 지역 정치권은 최근 '해상노선 추진'으로 뒤늦게 뜻을 모았다. 하지만 18년 동안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표류를 자초했던 정치권이 이번에야말로 명분과 실리를 아우르는 치밀한 논리로 정부를 설득해 결과물로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항시민 박모(55·남구 동해면) 씨는 "십수년을 정치권이 제각각 목소리를 내며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결국 다리 없는 내륙 도로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 아니냐"며 "벼랑 끝에 몰려 뒤늦게 원팀을 외쳤다면, 이번에야말로 말잔치에 그치지 말고 정부를 설득해 바다를 건너는 해상대교를 기필코 관철해 내는 결과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우 4.5%, 돼지고기 7.6%↑…추석 앞 밥상물가 비상
한우와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이 지난해보다 4~7%대 올랐다. 닷새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1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우 등심(1등급) 소비자 가격은 100g당 1만421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일평균보다 4.5%, 평년 같은 달 일평균보다는 8.4% 높은 수준이다.돼지고기 삼겹살 소비자 가격도 100g당 3천18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일평균보다 7.6%, 평년보다는 11.4% 올랐다.한우와 돼지고기 가격은 하루 전보다 각각 2.1%, 1.1% 내렸다. 다만 최근까지 이어진 상승 흐름에 비해 낙폭은 크지 않다.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이날 대구 수성구의 한 대형마트에는 추석을 앞두고 축산물 할인 행사를 알리는 대형 전단이 붙어 있었지만 소비자 반응은 냉담했다.냉장 진열대에서 '할인 행사' 표시가 붙은 제품은 대부분 외국산 소고기였다. 한우는 국거리와 불고기, 육전, 산적 등 일부 품목만 할인 대상에 포함됐다. 채끝등심과 안심 등 구이용 부위에는 '행사 제외 상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명절 장을 보러 나온 주부 이모(62)씨는 소고기 진열대를 살펴보다 "한우 안심이 200g에 5만원 정도인데 추석에 식구들과 구워 먹으려면 가격이 부담스럽다"며 "차라리 그 돈으로 외식을 하는 게 낫겠다"고 말하며 발걸음을 돌렸다.마트 관계자는 "구이용 한우는 할인 행사 대상이 아니고 국거리, 불고기 등만 할인된다. 행사 품목은 본사에서 정하기 때문에 마트에서 자체적으로 할인폭을 조정할 수 없다"며 "할인 중인 LA갈비를 찾는 손님이 많고, 한우 선물세트도 간간이 판매된다"고 말했다.이번 한우·돼지고기 가격 급등 배경에는 출하 물량 감소가 있다. 한우는 사육 두수 자체가 줄었고, 돼지고기는 올 상반기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풀이된다.정부는 추석 성수기 수요 증가에 앞서 소고기와 돼지고기 공급량을 평시보다 각각 1.3배, 1.4배로 늘렸다. 할인 지원 규모와 기간도 확대했다. 그럼에도 당분간 축산물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김환진 대구축산농협 경제상임이사는 "돼지고기는 내년 초쯤 수급이 안정화될 수 있겠지만 소고기는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가장 큰 문제는 사육 두수 감소"라며 "한우 송아지는 3년은 키워야 출하할 수 있다. 2021~2023년 한우 시세가 나빠 가임 암소를 팔아버린 여파가 지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출하 물량 감소에 더해 수입 사료 가격 상승 등 생산비 상승도 가격을 밀어올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가업상속공제서 빠진 병원…지역 병원 '승계 절벽' 우려
정부가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병원을 제외하는 세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대구지역 중소병원의 세대교체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병원계는 특히 응급·중증·분만·소아 등 지역·필수의료를 담당하는 병원까지 일률적으로 제외할 경우 승계 포기와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예외 또는 개별 심사를 요구하고 나섰다.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전문기술과 경영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적용 업종은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기준 727개로 좁히고 병원과 약국,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등은 제외했다. 대신 공제 한도는 현행 최대 600억원에서 경영기간에 따라 최대 1천억원까지 확대한다.개인 소유 병원이 대상에서 빠지면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업상속재산이 50억원이고 다른 재산과 채무가 없으며 일괄공제 5억원만 적용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과세표준은 45억원으로, 현행 세율에 따른 상속세 산출세액은 약 17억9천만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가업상속재산이 100억원이면 약 42억9천만원이다.특히 지역 중소병원은 자산 상당 부분이 현금이 아닌 토지·건물과 수술실, 중환자실, CT·MRI 등 의료시설·장비에 묶여 있다.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받거나 자산을 처분하면 의료기능과 투자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병원계의 주장이다. 의료법인이 운영하는 병원은 건물과 의료장비 등이 법인 소유여서 이번 개편에 따른 승계 부담은 개인 개설 병원에 상대적으로 집중된다.병원계도 대응에 나섰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달 11일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 국회에 의견서를 내고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3천361곳 가운데 개인 개설 기관은 1천928곳으로 57.4%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반 병원급은 1천429곳 중 1천84곳(75.9%)이 개인 개설이다.대한중소병원협회와 대한병원장협의회 등도 지역·필수의료 병원에 대한 제도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병원을 무조건 공제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지역 필수의료 수행과 고용 유지, 실제 경영 승계 여부 등을 따져 공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최소한 심사 대상에는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병원은 지역 환자군의 특성과 의료 수요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전문성과 조직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는 업종으로, 단순히 건물이나 장비를 물려주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병원을 무조건 가업상속공제 대상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말고 지역의료 기여도와 실제 경영·승계 여부 등을 따져 공제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심사받을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올린 美 연준…韓 증시 '강달러·외인 이탈' 어쩌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경한 대응 의지를 드러낸 데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강달러와 외국인 자금 이탈이 국내 증시의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추가적인 지수 낙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4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6717.97)보다 24.11포인트(0.36%) 오른 6742.0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05포인트(0.91%) 상승한 6779.02로 출발한 뒤 장중 6795.53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장중 고점과 비교하면 53.45포인트(0.79%) 낮은 수준이다.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지수 상단을 누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115억원, 기관은 796억원을 각각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294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코스닥도 비슷한 흐름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68포인트(0.33%) 오른 818.66을 기록 중이다. 장중 823.58까지 올랐으나 고점 대비 4.92포인트(0.60%) 밀렸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420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으며 기관과 개인은 각각 77억원, 342억원 순매수 중이다.외환시장에서도 강달러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시간 원·달러 환율은 1378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율은 지난 15일 1363.70원에서 전날 1377.50원으로 하루 만에 13.80원 뛰었으며 이날 장중에도 1379.2원까지 상승했다.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 기조가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국내 증시에서 금리 상승 자체보다 환율 상승을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단기 저점을 기록한 이후 외국인 매도세도 다시 강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앞서 미 연준은 16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7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의 금리 인상으로 투표권을 가진 위원 12명이 모두 인상에 찬성했다.특히 시장의 관심은 이번 한 차례의 인상보다 향후 금리 경로에 쏠린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기존 3.8%에서 4.1%로 높아졌다. 전체 연준 위원 18명 가운데 16명이 연내 추가 인상을 예상했고 이 중 4명은 0.50%포인트 추가 인상을 제시했다.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 역시 기존 3.6%에서 4.1%로 올라가면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워시 의장의 발언도 매파적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현재 금융 여건을 제약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증시가 하락 전환한 점에 주목했다.고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달러 강세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증권은 이번 FOMC를 두고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성장 전망이 강화된 가운데 수요 측 물가 압력에 대한 연준의 경계도 커진 만큼 오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고 미국 성장 낙관론은 상대적인 관점에서 신흥국보다 선진국, 특히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한국·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해 하락 위험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다만, 이번 FOMC가 국내 증시의 추가 급락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미 시장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연준의 경제 전망 자체는 오히려 견조하기 때문이다. 연준은 올해와 내년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각각 0.1%포인트 높이고 실업률 전망은 4.1%로 낮췄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이뤄진 긴축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의미다.대신증권은 FOMC 직전 시장이 25bp 인상 가능성을 93.5%까지 반영했던 만큼 금리 인상 자체는 충격 변수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 역시 매파적 통화정책 우려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만큼 코스피 6600선에서 지지력을 확인한 뒤 실적을 중심으로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파적인 FOMC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코스피 6600선 지지력 테스트는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선반영된 매파적인 통화정책 우려를 소화한 이후 본격적인 실적 시즌 돌입에 대비하는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혜경 여사, 중앙아 영부인 초청…삼성폰·K화장품 선물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각국 정상 배우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16일 김 여사가 이날 오후 우즈베키스탄의 지로아트 미르지요예바 여사와 키르기스스탄의 아이굴 자파로바 여사를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했다고 밝혔다.한복을 입고 두 여사를 맞이한 김 여사는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한국 다례를 체험했다. 이어 국립국악원 무용단과 악단이 선보인 공연도 관람했다.김 여사는 "한국과 중앙아시아 모두 춤과 음악을 통해 공동체의 기억과 염원을 이어왔다"며 "오늘 함께 나눈 시간을 계기로 한국과 중앙아시아가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소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앞서 김 여사는 이날 오전 자파로바 여사와 별도의 환담을 갖고 양국의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환담 과정에서 자파로바 여사는 김 여사의 한복에 관심을 보였다. 이에 김 여사는 "한복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한복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안 부대변인은 전했다.한편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각국 정상에게 삼성전자의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물했다. 정상 배우자들에게는 미용 기기와 화장품 세트를 전달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대미 투자 관련 발표 일정이 미뤄진 데 대해 한미 간 이견보다는 "국내 절차적 문제를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 장관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에 이같이 밝히고, 18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갖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대미 투자 문제를 포함한 양국 현안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18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다. 조현 장관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미국 측에 분명하게 설명하겠다"면서 국익에 반하거나 한국 입장과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견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여러 요소를 감안해 검토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국민 안전과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 등을 주요 판단 요소로 검토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JFS)에 포함된 핵추진 잠수함과 원자력 협력 후속 협의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돌파구가 마련될 경우 정부도 환영할 일이라며,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한국 정부가 패싱당할 일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장모 살해 후 캐리어 유기' 조재복…檢, 무기징역 구형
장모를 장시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복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조씨의 장애와 불우한 성장환경까지 검토했지만 반복된 폭력성과 범행의 잔혹성을 고려하면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17일 대구지법 형사13부(재판장 채희인) 심리로 열린 조씨의 살인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무기징역과 전자장치 부착 30년, 보호관찰 3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이날 검찰은 "발달장애인인 피고인에게 어느 정도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깊은 고민이 있었다"며 "피고인의 장애와 유년 시절 불행한 경험까지 최대한 확인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도 장모에 대한 폭행이 장시간 이어졌고, 피해자의 딸이 어머니가 맞아 숨지는 모습을 지켜본 점 등을 구형 근거로 들었다. 검찰은 "피고인의 발달장애를 고려하더라도 과거부터 이어진 폭력적 성향은 교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입장에서는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이에 조씨 측은 조씨의 지적 능력과 정신질환, 성장환경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깊이 생각하거나 법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초등학생 때부터 정신병원 치료를 받았고 부모 이혼 뒤 보육원 생활과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아내에 대한 감금 혐의도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해자가 현관문 카드키를 가지고 있었고 조씨와 함께 칠성시장과 신천변, 동성로 등을 다니며 식사하거나 영화를 본 사실이 확인됐다며 "감금이 성립하는지 면밀히 판단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조씨는 최후진술에서 "장모님과 아내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한 번만 선처해주신다면 다시는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고 착하게 살겠다"고 말했다.이번 사건 선고공판은 다음 달 15일 오후 1시 50분 열린다.
경찰, '74명 사상' 안전공업 화재 대표이사 등 13명 檢 송치
17일 경찰은 앞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 인명피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대표이사 등 13명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대전경찰청은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 등 1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소방시설법 위반, 증거 위·변조 등 혐의로 입건, 이 가운데 13명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자동차 부품 공장인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60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것과 관련, 소방·안전 관리 등을 소홀히 해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화재는 공장 설비 동작 과정에서 발생한 고온이나 금속 간 마찰·불꽃 등에 의해 시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구체적인 공정이나 발화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경찰은 최초 목격자 진술과 화재 양상·연소 형태 등을 볼 때 1층 가공라인 천장 집진 설비 인근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본다.인명피해가 커진 원인으로는 공장 덕트 및 후드 등 설비와 구조물에 장기간 축적된 슬러지가 지목됐다. 아울러 '중이층' 휴게 공간을 불법 증축하며 방화구획이 훼손됐고, 방화문이 상시 개방돼 있어 화염과 불꽃이 2분 만에 휴게실로 유입됐다고 덧붙였다. 이 불법 증축 공간에서는 9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불법 증축된 휴게공간 공사를 맡은 건설업체 관계자에게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경찰은 화재 당시 초기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공장 관계자가 소방 수신기 작동 직후 임의로 경보를 차단했는데, 안전공업은 2017~2018년부터 화재 현장을 확인하기 전에 경보부터 끄도록 자체 매뉴얼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교육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같은 관행 때문에 직원들의 대피가 늦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화재 발생 후 증거를 없애거나 조작한 정황도 확인됐다. 손주환 대표와 법인의 처벌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화재 현장에서 하드디스크를 반출하고, 위험성 평가표 등 안전 관련 서류 15건을 화재 전에 작성한 것처럼 위·변조한 관계자들에게 증거 위·변조 혐의가 적용됐다.안전공업에 인력을 파견한 하청업체 대표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으나 불송치됐다. 경찰은 파견 노동자의 안전관리 책임이 안전공업 대표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전노동청은 해당 하청업체 대표를 불법 파견 혐의로 별도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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