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檢 정치화 단절해야…국민 납득할 논의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열린 국무회의에서 '검찰의 정치화'를 막아야 한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정부가 12일 공개한 8월 28일 국무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비공개회의 도중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 당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이 대통령은 "마치 샅바싸움을 하듯 '법무부냐 행안부냐' 논쟁하거나, 행안부 산하에 두자고 주장하는 사람을 나쁜 사람인 것처럼 얘기하기도 하던데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이어 법무부나 행안부 산하에 뒀을 때 어떤 문제가 예상되는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두고 토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이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중수청을 행안부에 뒀을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을 언급하며 '법무부 산하' 의견에 힘을 실었다.정 장관은 우선 "어떻게 제도를 설계하더라도 강력한 독재자가 나와서 (수사기관을) 맡게 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갖는 것과 달리 행안부 장관은 수사에 대한 지휘권이 없는 상황에서, 행안부 밑에 수사기관을 집중시킬 경우 한 사람의 '독재자'에 의해 수사기관이 장악될 우려가 있다는 게 정 장관의 주장이었다.그는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대통령은 행정권의 일부인 수사권에 대해서도 방향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구조가 단절된 상태에서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기반해 지휘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면) 중수청장으로 이상한 자가 나타나 자기 멋대로 할 경우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이에 이 대통령은 "독재자가 나타나 나쁜 짓을 하면 시스템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은 옳은 얘기다. 이 같은 문제를 더 쉽게 초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검찰의 정치화'였다"며 "일단 이를 단절해야 한다"고 정 장관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줬다.다만 이 대통령은 "문제는 그 얘기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민이 보는 곳에서 합리적으로 논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토론 말미에는 조원철 법제처장이 "(현 상황은) 합리적인 토론이 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법무부 내 검찰의 역할을 축소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조 처장은 "'한번 검사는 영원한 검사'라는 말이 있고, 저도 (이런 분위기를) 많이 느꼈다"며 "검사들이 법무부를 장악하는 것을 일단 막아야 한다. 이를 '법무부의 문민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 법무부에서 검사의 역할을 검찰국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편 이날 토론 과정에서 정 장관이 "(검찰 수사 사건 가운데) 정치 관련 특수부 사건은 사실 0.1% 정도"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그런데 그것이 나라를 들쑥날쑥하게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민주당 "항명해도 파면되지 않는 검사징계법 폐지할 것"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항소 포기 결정을 두고 반발하고 있는 검사들을 겨냥해 "항명 검사장 전원을 즉시 보직 해임하고 이들이 의원면직을 하지 못하도록 징계 절차를 바로 개시하라"고 촉구했다.12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항명에 가담한 지청장과 일반 검사들도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김 원내대표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강력하게 요청한다"며 "정치검사들의 반란에 철저하게 책임을 묻겠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정치검찰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이어 "민주당은 법적, 행정적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정치검사들의 반란을 분쇄할 것"이라며 "다른 공무원과 달리 항명 해도 파면되지 않는 검사징계법을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항명 검사들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해임 또는 파면의 징계를 받도록 하겠다"며 "세상에 어떤 공무원들이 조직 내부 문제를 의사결정 과정에서 논의하지 않고 (내부) 업무망 등을 악용해 외부에다 발산하면서 언론 플레이를 하나. 우리나라 공무원 중에 그렇게 해놓고 살아남은 공무원이 과연 몇이나 되나"라고 일갈했다.이어 "그런 공무원들이 아무 차별을 받지 않거나, 처벌을 받지 않거나 오히려 승승장구하는 조직이라면 그 조직은 폐지하고 새로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정의로운 척하는 정치검사들에게 묻겠다. (대장동 사건) 항소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검사장, 지청장, 일반 검사까지 이렇게 떼 지어 나서서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는 진짜 이유가 뭔가"라고 반문했다.그러면서 "혹시 당신들이 반발하는 그 기준은 검찰 개혁을 했느냐 안 했느냐인가"라며 "그런 자들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무죄를 받았을 때는 왜 항소를 포기했나. 왜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어떤 검사도 한마디도 안 하나"라고 꼬집었다.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진실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즉각 돌입하겠다"며 "국정조사에서 위법 사실이 밝혀지면 특검을 통해 엄단하겠다. 그동안 정치검사들에 의해 저질러졌던 각종 조작 수사와 기소의 진실, 정치검사들의 항명을 빙자한 반란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특검, '내란선동 혐의' 황교안 전 국무총리 체포영장 집행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한 체포를 시도 중이다.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황 전 총리 자택에 진입해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집행에 나섰다.앞서 특검팀은 황 전 총리에게 조사를 위해 세 차례 출석 요구를 했으나 불응한 것으로 파악됐다.황 전 총리는 내란 선전·선동 혐의를 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황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 지금은 나라의 혼란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적었다.내란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비상계엄 선포 건의 및 구금시설을 마련하거나 내란 목적의 살인, 예비, 음모 및 내란을 선동, 선전했다는 범죄 혐의 사건을 수사할 수 있다.
'직무유기' 조태용 전 국정원장 구속…"증거 인멸 우려"
직무유기 및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구속됐다.12일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조 전 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앞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지난 7일 조 전 원장에 대해 정치 관여 금지의 국정원법 위반, 직무유기, 위증, 증거인멸,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국회 증언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조 전 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전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았음에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았다.계엄 선포 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계엄군이 이재명·한동훈 잡으러 다닌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 또한 국회에 알리지 않았다.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이처럼 국가 안전 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미리 알았음에도, 국회에 즉시 보고해야 하는 국정원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조 전 원장은 계엄 당시 홍 전 차장의 동선이 담긴 국정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만 제공하고, 자신의 동선이 담긴 영상은 더불어민주당 측에 제공하지 않아 국정원법상 명시된 정치 관여 금지 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있다.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국민의힘 측 의도를 알면서 CCTV를 제공하고, 본인 동선 CCTV를 제출하라는 민주당 요구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거절한 것이 정치 관여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허위 증언을 하고, 국회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 등에 허위 답변서를 제출한 혐의도 영장에 기재됐다.조 전 원장은 앞서 증언과 답변서 등을 통해 계엄 선포 이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포고령 등 계엄 관련 문건을 보지 못했고, 다른 국무위원들이 문건을 받는 것도 못 봤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이후 공개된 대통령 집무실 CCTV에는 국무위원들이 포고령 등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받아 보고, 조 전 원장이 집무실을 나가면서 종이를 양복 주머니에 접어 넣는 모습이 포착됐다.조 전 원장은 작년 3월 '삼청동 안가 회동' 참석 멤버로, 국회와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안가 회동 당시 '비상한 조치'를 언급한 적 없다고 증언했으나 특검팀은 이 역시 허위라고 판단했다.조 전 원장이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에 관여했다는 혐의(증거인멸)도 구속영장 혐의에 포함됐다. 홍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과 통화 내역을 공개한 이후 조 전 원장과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 간 통화가 이뤄졌고, 이후 비화폰 기록이 삭제됐다.특검팀은 이날 심사에 482쪽 분량의 의견서와 151장의 PPT를 토대로 혐의 및 구속 필요성 소명에 총력을 기울였다.조 전 원장은 이날 영장 심사에서도 혐의 전반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체포 관련 내용에 대해 명확하게 보고받지 못했으며, CCTV 제공 역시 논란이 된 사안을 설명하기 위한 자료 제공 차원일 뿐 정치 관여 의도는 아니라고 소명한 것으로 파악됐다.다만 계엄 국무회의 당시 문건을 받지 않았다고 위증하고 허위로 답변서를 제출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양측의 주장을 검토한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조 전 원장의 손을 들어줬다.특검이 '내란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 주요 인사를 구속한 것은 지난 8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이후 처음이다.이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숨 고르기' 시간을 가졌지만, 이번 영장 발부를 계기로 남은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재해 퇴임식서 '세상은 요지경' 노래 튼 감사위원…왜?
최재해 감사원장의 퇴임식에서 유병호 감사위원이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를 틀어 논란이 일고 있다. 유 위원은 이 노래를 틀고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외치기도 했는데, 최 원장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윤석열 정부 때 감사 과정을 점검하는 TF(태스크포스)를 승인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지난 11일 감사원은 최 원장의 퇴임식을 열었다.헌정사 최초로 감사원장 탄핵소추를 겪었던 최 원장은 4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며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그는 "모든 일이 순탄치만은 않았고 어려움도 많았다.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이 오랜 기간 이어졌으며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둘러싼 오해와 논란 속에 탄핵소추라는 전례 없는 상황도 겪었다"고 돌아봤다.또 "감사원장으로서 맨 앞에서 외풍을 맞으면서도 감사원의 독립성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심사숙고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자평했다.이후 기념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유병호 감사위원이 휴대폰으로 1990년대에 유행했던 '세상은 요지경'을 틀었다. 유 위원은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외치기도 했다.유 위원의 이같은 행동은 윤석열 정부 관련 감사 활동을 되짚는 TF 운영을 승인한 최 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유 위원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TF 구성의 근거와 절차, 활동 내용이 전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유 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제성 조작을 밝혀낸 인물로, 윤석열 정부에서는 각종 감사를 주도했다.최 원장은 비상계엄 직후인 작년 12월 5일 '부실감사·표적감사'를 이유로 국회에서 소추안이 통과돼 탄핵심판에 넘겨졌다. 이후 100일 가까이 직무가 정지됐으나 지난 3월 13일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로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 업무에 복귀했다.최 원장은 2021년 11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다. 1963년 감사원이 개원한 이후 감사원 내부 출신으로 처음 원장직에 오른 사례였다.
10월 취업자 늘었지만…30대 '쉬었음' 33만명 역대 최대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9만명가량 늘었지만, 증가 폭은 석 달 만에 다시 둔화됐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크게 줄었고, 30대 '쉬었음' 인구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12일 발표한 '2025년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취업자(15세 이상 기준) 수는 2천904만 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19만3천명(0.7%) 늘었다. 불법 비상계엄 여파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었던 지난해 12월에는 취업자 수가 5만2천명 줄었는데, 올해 1월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 13만5천명)로 돌아선 이후 10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하지만 증가 폭(19만3천명)은 9월(+31만2천명)보다 크게 축소됐다. 지난 6월(+18만3천명) 7월(+17만1천명) 8월(+16만6천명) 수준이다.산업별로 보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 28만명 늘며 전체 고용을 견인했다.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7만명)과 도소매업(+4만6천명)도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주력 산업인 건설업(-12만3천명)과 제조업(-5만1천명)은 부진이 이어졌다. 제조업은 16개월째 감소세다.연령대별로는 고령층 중심의 고용이 확대됐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지난해 10월보다 33만4천명 늘었다. 30대도 8만명 증가했다. 반면 청년층인 20대 취업자 수는 15만3천명 감소했다. 경제 핵심 연령대인 40대와 50대도 각각 3만8천명, 1만9천명 줄었다.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28만6천명, 임시근로자는 7만9천명 각각 증가했다. 일용근로자는 5만5천명 줄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만9천명 증가했으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1만7천명 줄었다.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크게 늘었다. 지난달 258만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13만5천명 증가했다. 특히 30대 '쉬었음' 인구는 2만4천명 늘어난 33만4천명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70.1%로 1년 전 같은 달 대비 0.3%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6%로 1.0%p 하락했다. 18개월 연속 하락세다. 실업률은 2.2%로 지난해 10월보다 0.1%p 하락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5.3%로 0.2%p 떨어졌다.지역별로 보면 지난달 대구경북의 고용률도 나란히 상승하며 고용시장이 일부 개선됐다.이날 동북지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고용률은 58.1%로 1년 전보다 0.1%p, 경북은 66.5%로 1.5%p 각각 올랐다. 대구는 사업·공공서비스업 중심으로 취업자가 2천명 증가했고, 경북은 제조업과 건설업 중심으로 3만6천명 늘었다.다만 대구 제조업(-1만1천명)과 건설업(-1만1천명) 일자리는 여전히 감소세를 보였다. 경북은 실업률이 1.0%로 내려가며 1년 전에 비해 0.7%p 개선됐다.동북지방통계청 관계자는 "대구는 여성 취업자가 늘며 고용을 견인했고, 경북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확대가 두드러졌다"고 했다.
한동훈, 항소 포기 토론 제안 "조국, 도망가지 말고 나와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사태와 관련한 공개토론을 정부 및 범여권 인사들에게 제안한 가운데, 특히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콕 찝어 토론에 응하라고 촉구했다.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5분쯤 페이스북에 앞서 조국 전 비대위원장이 자신을 향해 김규현 변호사와 토론을 붙으라고 한 SNS 발언을 가리켜 "조씨, 구질구질하게 누군지도 모르는 대타 내세우고 도망가지 말고 본인이 토론 나오시라"고 요구했다.앞서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12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라고 민주당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거나 현임이며 모두 '정치인'이기도 한 인사들에 한데 '법무부 장관'이라는 직함을 달아 지목, "(이들) 중 누구라도 대장동 일당 불법 항소취소에 대해 저와 국민 앞에서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이어 "언제든, 김어준 방송 포함, 어느 방송이든, 한명 아니라 여럿이라도 저는 좋다"고 토론 방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여기서 '김어준 방송'이란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채널은 범여권 정치인들의 주요 정치 플랫폼 기능을 하고 있다. 즉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싸움도 응하겠다고 한 셈이다. 또한 1대3 등 구도의 일종의 다면기(多面棋,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상대로 동시에 바둑 대국을 하는 것) 토론 역시 가능하다고 덧붙인 것.그러면서 "이 세 분(정성호 장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국 전 위원장)은 이미 각각 대장동 일당 불법 항소취소에 대해 저와 공방을 벌이셨으니, 공개토론을 피하실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최근 SNS를 통해 한동훈 전 대표와 3인이 온라인 설전을 벌인 것도 가리켰다.이어 3인 가운데 조국 전 위원장을 토론 상대로 지목한 맥락이다. 인지도와 정치 커리어 등을 보면 가장 체급이 높은 상대를 고른 뉘앙스이기도 하다.두 사람은 공개석상에서 한 공간에 자리한 적이 없다.한편, 조국 전 위원장은 오는 11월 23일 열리는 조국혁신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당 대표 선거 후보는 1인, 즉 단독 출마를 한 것으로 당선이 유력하다.
회의 안건·증인 채택 충돌…법사위 개회 38분 만에 정회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국민의힘 요구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으나 여야 간 상반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맹탕으로 마무리됐다.회의 안건과 증인 채택 등을 두고 양당의 입장이 갈리자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개회 38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전체회의에선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현안질의 개최의 건'이 상정되지 않아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이 주를 이뤘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에 관한 현안질의를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찰의 항소 포기는 불법적 지시이며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 차원의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위해선 관계자가 모두 나와서 정상적인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곽규택 국민의힘 의원 "민주당의 주장대로 대장동 사건이 조작된 기소라고 주장하려면 법사위를 정상적으로 열어야 한다"며 "서로 간에 말도 안 맞는 이야기를 하면서 비정상적이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추미애 위원장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항소 포기가 타당하며 검찰의 기소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항소 포기 결정과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재판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 사건은 이 건과 별개로 기소돼 있으나 현재는 불소추특권으로 재판이 중지된 상황이다.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이 대통령이 나중에 재판을 받아도 이번에 항소포기로 인한 영향은 안 미친다"며 "추징금은 국민의힘 소속 시장이 있는 성남도시공사에서 진행하는 손해배상청구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이날 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은 안건 채택 없이 회의를 연 추 법사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그러자 추 위원장은 나 의원에게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고, "오늘 안건과 일정 등에 관해 국민의힘이 협의거부를 해왔다"며 회의 안건과 진행 등을 여야가 협의하라는 조건을 달고 정회를 선포했다.이후 나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 간부 4명과 수사·공소 검사 4명을 부르자고 하니 이를 거부한 건 민주당"이라며 "(추 위원장이) 국회법에 따른 국회의 개의 요구에 대해서 억지로 시늉만 하며 진실을 가리고 싶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사위는 12일 오전에도 회의가 예정돼 있다.
국힘 "李대통령 탄핵"…정부여당 압박 강도 최대치 고삐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를 고리로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쥐고 나섰다. 야당은 11일 대검찰청과 법무부 앞에서 잇따라 현장 규탄대회를 열고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한 데 이어, 12일에는 국회 본관 앞에 대규모 인파를 집결시켜 압박 강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예정이다.11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 40여 명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와 과천 법무부 청사 앞에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관련 규탄대회를 잇따라 열고, 국정조사 및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항소포기 규탄 사법정의 암매장', '검찰항소 멈추게 한 진짜 윗선 누구입니까'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손에 든 이들은 '정권방탄 정의파괴, 정치검찰 각성하라' 등 구호도 외쳤다.장동혁 대표는 "단군 이래 최대의 개발 비리 범죄가 일부 무죄가 선고됐는데도 항소를 포기했다"며 "지금 엉망으로 망가지는 대한민국을 구하는 방법은 딱 하나, 이 대통령을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뿐이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맹공을 가했다.송언석 원내대표도 "(항소 포기로)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고 범죄자들이 떵떵거리는 '범죄자 주권 국가'를 만들고야 말았다"면서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파괴시킨 장본인은 결코 대한민국의 법무부 장관으로 자리를 지킬 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며 정성호 장관 사퇴를 요구했다.야당은 이재명 정부의 인적 구성이 공정성과 독립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구조적 문제도 꼬집었다.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의 비서관 4명 중 3명, 법무부장관 정책보좌관, 법제처장, 심지어 국정원 기조실장까지 모두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사건의 주요 피고인인 정진상을 비롯해 김용, 이화영을 특별면회까지 하면서 입단속과 회유를 시도한 인물"이라고 꼬집었다.최보윤 수석대변인도 "항소 포기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대장동 일당과 이재명 대통령뿐이다. 대통령실이 몰랐다는 것이 오히려 비상식적"이라며 "책임은 항소를 뒤집으라고 압박한 사람에게 있다. 대통령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국민 앞에 나와 직접 설명하라"고 촉구했다.국민의힘은 오는 12일에는 국회 본관 앞 중앙계단에서 소속 의원 및 보좌진, 주요 당직자는 물론 당협위원장, 광역기초의원, 일반 당원들까지 참여하는 '대장동 범죄 수익금 국고 환수 촉구 및 검찰 항소포기에 대한 외압 규탄대회'를 열고 공세를 이어간다.
"아들 청첩장에 본인 계좌"…민주당의원, 또 경조사 논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태순 안산시의회 의장 아들 결혼 청첩장에 박 의장 명의의 계좌번호가 함께 기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11일 매일신문이 입수한 박 의장 아들 결혼식 청첩장을 보면 '마음 전하실 곳' 문구 아래 신랑 측 계좌란엔 신랑 본인 계좌와 함께 신랑 아버지인 박 의장 명의의 계좌번호가 함께 기재돼 있었다.이를 두고 "공적 지위를 가진 인사가 자신의 아들 청첩장에 자기 계좌번호를 기재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뒷말이 나왔다. 박 의장이 안산시의회를 대표하는 최고 책임자로 조례 제정 및 예산 의결권을 갖고 있어서다.현행 공무원 행동강령 제5조는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공직자가 직무 관련자 또는 직무 관련 공무원에게 경조사를 알리거나 금품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청탁금지법상 경조사비 한도는 5만 원(화환 포함 시 10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이에 대해 박 의장은 "잘 모른다"며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유사한 논란은 최근 민주당 내에서 반복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육동한 춘천시장의 장모상 부고장에 시장 계좌가 기재돼 논란이 됐고 9월에는 최민희 의원 딸의 결혼 청첩장에 카드결제 링크가 포함돼 있다 비판 여론 이후 삭제된 바 있다.
"피해 상인이 아니었다"…전가협, 전문 시위꾼 동원 발각
11일 MBC 신사옥 앞에선 최근 프랜차이즈 기업을 겨냥해 '전문 시위꾼'을 계속 등장 시킨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 기자회견이 열렸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방송 출연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다.전가협은 이날도 가맹점주가 아닌 전문 시위꾼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이번엔 이에 더해 '예산시장 피해상인'이라는 사람을 발언자로 섭외했다. 그런데 이 인물은 상인이 아니라 예산시장 현대화 사업 전 구(舊)시장을 주물렀던 '상인회 사무국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시장 현대화로 신(新)시장 내 영향력을 잃은 인물을 백종원 압박 시위에 섭외한 것이었다.전가협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앞에서 참여연대와 민변 소속 변호사,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등과 함께 백 대표 방송 복귀 편성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MBC가 최근 백 대표 출연 예정인 '기후환경 프로젝트-남극의 셰프' 편성을 확정했는데 이 방송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많은 논란에 휩싸인 백 대표가 방송으로 자칫 미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전가협이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가협은 기자회견에 다양한 피해자를 발언자로 모았는데 예산시장 피해상인 자격으로 이상식 씨라는 사람도 섭외했다. 그런데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이 씨는 상인이 아니라 더본코리아의 예산시장 현대화 사업 전 예산시장 상인회 사무국장을 맡으며 시장 상인을 상대로 각종 명목으로 '돈'을 걷던 사람이었다.이 씨는 예산시장 현대화 전엔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예산시장이 현대화되며 젊은 상인과 외부인이 많이 모여 '상인회 회계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힘을 잃었다.이 씨가 돌파구로 찾은 것은 다름 아닌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였다. 그는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도 아니고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을지로위 소속 박주민·김남근·김윤·민병덕·이강일 의원이 지난해 9월 주최한 더본코리아 브랜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간담회에 참여했다. 더본코리아를 겨냥한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간담회를 찾았던 그가 이번엔 전가협과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의 공동 기자회견에도 손을 뻗은 것이다.다만 이 씨는 실제 집회에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전가협이 급작스레 발언자를 교체해서였다. 교체된 건 김남순 씨였다. 김 씨는 이 씨의 동거인으로 확인됐다.김 씨의 발언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김 씨가 "나는 백종원 피해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마자 옆에서 맞불집회를 연 예산시장 진짜 상인들이 "당신이 무슨 피해를 봤냐"고 물어서였다.김 씨는 우물쭈물 답을 하지 못했다. 전가협은 바로 기자회견을 중단 시키고 다음 발언자에게 서둘러 마이크를 넘겼다. 김 씨는 시위대 맨 뒷줄로 몸을 숨겼다.매일신문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전가협에 "이 씨는 상인도 아닌데 애초 왜 피해 상인으로 섭외했는가" "발언자가 김 씨로 갑자기 교체된 이유는 무엇인가" 등을 물었다. 전가협은 "인터뷰를 거부한다"고 답했다. 이에 "기자회견인데 왜 기자 질문을 안 받냐"고 물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한편 시위 현장엔 송명순 전가협 공동의장도 있었다. 송 의장은 국회 토론회와 언론 인터뷰에서 "은퇴 뒤 프랜차이즈를 차렸는데 월 100만원 벌기도 어렵다"는 취지 발언을 계속 해온 사람이다. 그는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를 타고 다니며 나흘 전인 7일엔 서울 을지로에서 던킨도너츠 점주 자격으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 캠프에서 일했고 이번 국정감사 땐 프랜차이즈 불공정행위를 증언하겠다며 가맹점주 자격으로 이정문 민주당 의원의 참고인 호출을 받기도 했다.문제는 그가 가맹점주가 아니라는 점이다. 송 의장은 여러 차례 전화 인터뷰 요청을 거부해 온 사람이었다. 이날 매일신문은 송 의장에게 직접 다가가 "가맹점주가 아니면서 계속 전가협 활동을 하고 시위에 참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물었다. 그는 답을 회피했고 전가협 측은 취재진을 막기만 했다.전가협은 던킨도너츠 등 SPC 브랜드를 상대로 최근 활발한 압박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단체다. 지난해부턴 연돈 볼카츠 사태에 뛰어들며 더본코리아 압박에 나서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담당 일진'으로 불린다. 전가협은 배달비가 너무 비싸다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 운영사를, 가맹점주 노조화를 방해한다며 BBQ와 BHC를 압박하기도 했다.한편 이날 맞불집회를 열었던 예산시장 상인들은 "예산시장은 처음엔 백 대표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관광지처럼 자리 잡았다. 저 사람들만 아니면 예산시장은 백 대표와 관련이 없다. 예산시장이 부정적으로 비춰질 때마다 묵묵히 장사하는 상인들만 피해를 본다"고 했다.예산시장 상인들과 함께 맞불집회에 참여한 홍콩반점점주협의회장은 "전가협은 왜 연돈볼카츠 점주 5명 말만 듣나. 저들 때문에 3천여 명의 더본코리아 점주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왜 다수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소수 점주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이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부정적 내용이 보도되면 매출이 체감상 25~30%가량 감소한다. 오죽하면 장사하다가 뛰어 나왔겠나"라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94억 챙겨"…캄보디아 송환 53명 구속기소
캄보디아 등을 거점으로 온라인 사기 행각을 벌이다 국내로 송환된 범죄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12일 대전지검 홍성지청(김현우 부장검사)은 캄보디아·태국 등 동남아에 거점을 둔 기업형 국제 보이스피싱 조직원 53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이 가운데 45명은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해 이민 당국에 구금됐다가 지난달 18일 국내로 송환된 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A(25)씨 등 53명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부건'으로 알려진 총책 B(조선족)씨가 캄보디아·태국 등에서 운영 중인 국제 보이스피싱 조직의 콜센터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에 가담해 피해자 110명으로부터 약 94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조직원 규모는 200여명으로, 총책부터 하부총책, 실장, 상·하급팀장, 피싱팀 등 조직을 갖췄다.피싱팀은 피해자를 유인하는 '채터', 전화 유인을 맡은 'TM', 피해금 입금을 유도하는 '킬러', 수법 교육과 실적을 관리하는 '팀장'으로 운영됐다.특히 동남아 현지에서 활동하는 다른 조직에 조직원을 파견·교육 보내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을 학습하게 하는 등 보다 진화된 형태로 운영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이들은 로맨스스캠부터 검사 사칭 전화금융사기, 코인 투자 사기, 관공서 노쇼 등 다양한 범행을 저질렀다.소개팅 애플리케이션에서 딥페이크 사진과 여성 조직원 목소리로 남성을 현혹한 뒤 "만나려면 사이트 인증 비용이 필요하다"고 속이는 로맨스스캠 사기로는 27억3천만원을 챙겼다.신용카드 발급 중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속인 뒤 검사를 사칭해 총 60억1천만원을, 소규모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이 대형 거래소에 상장될 것처럼 속여 피해자를 유인하고서는 가짜 코인을 지급해 4억7천만원을 챙겼다.지방자치단체 공무원 행세를 하며 인근 상점에 대규모 발주를 넣을 것처럼 접근, 특정 업체 물품을 대신 구매해달라는 수법으로는 1억8천만원을 가로챘다.특히 검찰은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뒤 범죄 수익 약 4억2천만원을 추가로 규명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총책 B씨의 신원을 특정,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 수배했다.현재 법무부와 함께 '보이스피싱 범정부 송환 TF'를 통해 총책 신병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검찰은 전했다.특정 지역의 지인 다수가 이 조직에 가담하는 과정에서 1명당 600달러를 지급하는 '다단계 모집' 정황도 확인됐다.장기간 조직에서 상담원 역할을 하던 조직원이 국내 모집책으로 활동하며 수수료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돼 함께 기소됐다.검찰은 범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추가 적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자금세탁 과정에서 이용될 것으로 의심되는 조직원 명의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 89개에 대한 지급정지 등 동결 조치도 했다.검찰 관계자는 "피고인과 공범의 해외재산까지 끝까지 추적해 범죄 수익을 환수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총책 검거를 위해 대검찰청·법무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신고가 행진…희비 엇갈린 PB·개인 투자자
"올해 고객 계좌 수익률은 SK하이닉스가 있냐 없냐로 갈린다."SK하이닉스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며 지붕을 뚫자 주식 투자 전문가인 프라이빗뱅커(PB)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반도체 쏠림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면서 포트폴리오 구성에 고심 중인 모습이다.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60.86% 급등했던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10.73% 급등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코스피 지수가 19.90% 상승하는 동안 SK하이닉스는 무려 78.13% 치솟으면서 지수 수익률을 4배 가까이 상회했다. 이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고성능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특히 지난 11일 SK하이닉스는 장 중 6%대까지 상승폭을 확대, 주가가 64만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다만 최근 시장은 반도체 대형주의 가파른 상승랠리 속에 상대적 박탈감은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의 수익률은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썩 좋지 못한 분위기다.NH투자증권이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개인 고객 240만1502명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손실 계좌는 131만2296개(54.6%)로 집계됐다. 수익 계좌는 108만9206개(45.4%)에 그쳤다. 손실 계좌의 총 손실액은 12조2154억원으로, 1인당 평균 931만원의 손해를 봤다.SK하이닉스 보유 고객은 전체 고객의 불과 3.8% 정도인 9만2359명으로, 수익 금액 비중은 9.0%였다.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가파른 상승랠리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은 전문가들도 별반 다르지 않는 분위기다.중소형사 한 PB는 "수익률을 보면 극단적 쏠림 현상이 시작된 듯하다. 상대적으로 못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종목들을 담았던 계좌의 수익률은 처참한 상태"라면서 "코스피 지수가 정부 비전대로 5000포인트를 간다에 무게를 둔다면 지금까지 못 오른 종목 중 지수를 이끌고 갈 종목을 고민하기보단 올라온 종목들의 비중을 태우는 게 유효해 보인다"고 밝혔다.한 언론사가 진행하는 유력 투자대회에서의 PB들의 처참한 수익률도 회자되고 있다. 4개월간 진행되는 이 대회의 참가팀 10개팀의 지난주 누적수익률은 -2.17%로, 일부 탈락자들마저 나오고 있다.대형사 한 PB는 "그래도 회사 이름을 건 선수들이 출마하는 투자대회인데 수익률을 보면 불장이 맞나 싶다"면서 "다른 PB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SK하이닉스 보유 여부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토로했다.이어 "개인투자자들은 꽤 많은 돈을 벌었지만 전문가들은 별로 먹은 게 없었던 지난 2023년 2차전지 열풍을 떠올려 본다면 이제라도 추격매수를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시장이 흔들릴 때 추격 매수를 해야 할지, 관망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SK하이닉스를 담고 있는 PB들은 이들대로 고민이 깊다. 주가가 역사적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적절한 차익실현 타이밍에 대한 고민이다.또 다른 중소형사 PB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은 편"이라면서 "단기간에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판단에서 조정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지금 덜어내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솔직히 반도체 종목들로 수익률을 높여줬어도 고객들 입장에선 PB의 역량이라고 보기 판단하기 쉽지 않은 장세"라고 전했다.〈strong〉◆증권가 목표주가 줄상향 속 AI 거품론 제기 … 엔비디아 실적·CPI 확인해야〈/strong〉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을 밝게 점치고 있다. 3분기 호실적과 함께 인공지능(AI)발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증권사들이 제시한 SK하이닉스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9조1449억원과 69조128억원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연간 영업이익이 80조원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증시 전문가들도 SK하이닉스를 놓고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가를 서둘러 높여잡고 있다. 지난 11일 메리츠증권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추정 실적 기준 PBR이 4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67만원에서 91만원으로 높였다.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리더십 유지에 따라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73만원으로 제시, 강세장 시나리오에선 85만원까지 가능하다고 봤다.일각에선 AI 거품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의 10월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며, AI 고점 우려를 재점화하고 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달 성장률(31.4%)에 미치지 못한 것은 물론 지난해 2월(11.3%)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2008년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공매도로 유명해진 헤지펀드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10일(현지시각) 빅테크들이 인위적으로 데이터센터의 내용연수(회계적 사용 기간)를 늘려 감가상각 비용을 왜곡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AI 반도체는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2~3년 단위로 교체가 필요한데도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은 유효 수명을 최대 5~6년까지 연장, 감가상각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회계상 이익으로 조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오는 19일(현지시각)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과 앞으로 전망은 AI 거품론의 확산 여부를 판가름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14일 공개될 예정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확인해야 할 지표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셧다운 중단에 따라 미국 CPI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정상화되고, 오는 20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의 두 가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지표에 따른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 판단과 엔비디아 실적 이후 AI 거품 논란 완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핵심 민간 참여 기업들이 잇따라 발을 빼면서 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도심 지역에서 실제 UAM을 테스트하는 K-UAM 2단계 실증 사업이 최근 마무리된 가운데 핵심 기업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모두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 모두 인공지능(AI) 투자를 우선하면서 초기비용이 막대한 UAM 사업은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기체 개발을 담당하는 제조 부문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에는 아직 UAM의 핵심인 기체를 직접 제작하는 업체가 없고,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세운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자회사 '슈퍼널(Supernal)'마저 최근 인력 감축과 경영진 공백을 겪으며 개발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업계에선 이런 흐름이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 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조 단위로 막대하며, 실증 이후 상용화까지 10년 가까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반면 중국은 이미 한발 앞서 있다. '드론 택시'로 불리는 무인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가 세계 최초로 정부의 공식 인증을 획득, 대량 생산 단계에 들어섰다. 중국 전기차 선도기업 샤오펑(XPeng)의 계열사 에어로HT(AeroHT)는 지난달 대구에서 열린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2025)에 참석해 자신감을 드러냈다.에어로HT의 왕담 부사장은 "다른 기업들이 여전히 시제품이나 콘셉트 단계에 머물러 있는 동안 우리는 이미 상용화가 가능한 제품의 양산 준비를 마쳤다"며 "수십 년 동안 인류가 꿈꿔온 플라잉카의 시대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중앙정부가 실증과 상용화를 동시에 주도하면 절차가 복잡해지고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앙정부는 인증·규제 중심, 실증사업과 상용화 노선 구축은 민간과 지자체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 8월 정부의 도심항공교통 지역시범사업에 선정돼, UAM이 뜨고 내릴 버티포트 등 핵심 기반시설 조성을 추진 중이다.대구시 관계자는 "우리 시가 참여하는 시범사업은 현재까지 일정대로 준비가 진행 중"이라며 "수도권에서 진행된 2단계 실증 사업은 이미 마무리됐고, 일부 해외 기체의 도입 지연이 있었지만 대구 실증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구시는 향후 버티포트 구축과 노선 검증 등 후속 실증을 위해 차근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민간 기업의 역할도 결정적이다. 김현덕 경북대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장은 "대구의 삼보모터스처럼 초경량 비행체를 만들며 기술을 쌓는 기업들이 지금부터 부품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며 "아직 우리나라의 항공 부품 공급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지만, 지금부터 준비하면 향후 국제 공급망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UAM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시기에는 이미 인증을 받은 부품들이 표준처럼 자리 잡게 되고, 그 시점에 대비해 지금부터 관련 기술과 부품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겉으로는 시장이 잠시 주춤해 보이지만, 지금부터 기술력과 인증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누리상품권 환급 "북구 편중"vs"분포 고려" 불공정 시비
대구에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참여 전통시장 선정 과정을 두고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다. 대구 서문시장연합회가 참여 시장이 일부 지역으로 쏠렸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대구시는 지역 내 점포 분포 등을 고려했다고 반박했다.해양수산부는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전국 125개 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해당 시장에서 국산 수산물을 구매하면 구매금액의 최대 30%(1인당 2만원 한도)를 온누리상품권으로 되돌려 주는 행사다.대구에서는 8개 시장이 이번 행사에 참여한다. 해당 시장은 ▷남구 성당시장 ▷달서구 월촌역시장 ▷북구 팔달신시장 ▷북구 칠성종합시장 ▷북구 농수산물도매시장(매천시장) ▷서구 신평리시장 ▷수성구 신매시장 ▷중구 번개시장이다.이에 서문시장연합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참여 시장 선정 과정의 불공정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개 시장 중 3곳이 북구 지역의 시장인 건 형평성에 어긋나는 데다 칠성시장은 처음 추천 단계에서 빠졌던 곳이라는 것이다. 매천시장의 경우 농수산물 도매시장이어서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도 제기했다.서문시장연합회 관계자는 "구군별로 1개 시장을 추천하기로 했으나 북구에 소재한 3곳이 선정됐다"면서 "처음 추천에서 떨어진 칠성시장을 명확한 기준 없이 선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 "매천시장의 경우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는 곳이어서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세금으로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자격 있는 전통시장은 모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대구시는 구군청 추천을 받아 행사 참여 시장을 결정했으며, 이번에 동구·달성군·군위군에서는 신청이 들어오지 않아 점포 수가 많은 북구에서 추가 추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도매시장의 경우 온누리상품권 사용처가 아니더라도 당초 행사 취지가 소비 촉진인 만큼 환급행사에는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대구시 관계자는 "행사 참여 시장을 정할 때는 가급적 많은 시장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시장 규모와 참여 횟수 등을 고려한다"며 "동구·달성군·군위군은 일부러 제외한 것이 아니라 신청 자체가 없었다. 농산물과 달리 수산물 소비 지원 행사에는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도매시장에서 수산물을 구매하고 상품권을 받은 사람은 다른 시장에서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정부 '검체 검사 제도' 개편 예고…의료계 "현실 외면 정책"
혈액, 소변 등 '검체 검사'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대립하고 있다. 불필요한 할인 관행 등으로 의료기관과 검사기관의 불투명한 거래를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의료계는 현실을 외면한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이 때문에 한의사 X-레이 사용 허용, 수급불안정 의약품 성분명 처방 의무화 등 정부와 의료계가 대립하는 사안들이 계속 발생, 자칫 '제 2의 의정갈등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지난 11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검체검사 제도개편 강제화 중단 촉구 대표자 궐기대회'를 열었다.김택우 의협회장은 "검체검사는 국민건강을 지탱하는 필수의료의 근간"이라며 "정부가 밀어붙이는 개편안은 검체검사 수탁 비중이 높은 1차의료기관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의료계가 비판하는 검체검사 제도 개편안은 한 달 전쯤인 지난달 14일 보건복지부의 발표로 공식화됐다. 복지부는 병·의원에게 지급하는 위탁검사관리료를 폐지하고 병·의원과 검사기관에 보험료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검체검사 건강보험료 지급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현재 병·의원에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를 받게 되면 병·의원은 환자로부터 채취한 혈액과 소변 등 검체를 '검사센터'라 부르는 검사기관에 보낸다. 이 과정에서 건강보험은 혈액검사 등에 드는 비용(검사료)의 110%를 검사를 의뢰한 병의원에 지급한다. 병의원은 이 중 10%의 위탁검사관리료를 제외한 100%를 검사를 진행한 검사센터에 보내주는 것이 원칙이다.정부는 이 과정에서 검사기관이 병·의원의 검체 수탁을 수주하기 위해 검사료의 일부를 되돌려주거나 검사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의 관행이 자리잡았다고 보고 있다. 이 관행의 문제점은 무리한 비용 할인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검사센터들이 최신 장비 도입이나 전문 인력 충원 같은 재투자에 소홀, 검사 품질 저하로 이어져 결국 부정확한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불이익이 갈 수 있다는 점이다.보건복지부는 이번 개편으로 절감되는 재원을 의사들의 진찰 행위에 대한 보상, 즉 '진찰료'나 '상담료'로 되돌려주겠다는 '당근책'도 제시한 상태다.의료계는 정책 수립과정의 문제점과 현실을 외면한 행정이라며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의협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의료계와의 공식 협의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방안을 언론보도로 공론화하고 나아가 수가 조정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정부의지대로 강행하려 한다"며 "정부는 의료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와 현실적 여건을 철저히 무시한 채, 제도개편을 행정 명령식으로 강제함으로써 의료의 질 저하와 환자 안전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또 의료계 내부에서는 검사기관의 과열 경쟁을 병·의원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으며 현재의 관리료가 피를 뽑고 검체를 보관하며 결과를 환자에게 설명하는 데 드는 행정 비용과 노력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비현실적인 수가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한 개원의는 "혈액이나 소변 샘플이 변질되지 않게 해서 검사기관에 전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따지면 위탁검사관리료라도 있어야 유지가 가능하다"며 "영세한 1차의료기관은 '돈이 안 된다'며 검체검사를 포기할 수도 있고, 결국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김택우 의협 회장은 "복지부가 (개편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검체검사 전면 중단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한 의료 공백의 모든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협은 오는 16일 국회 앞에서도 검체검사 제도 개편과 성분명 처방 도입 법안, 한의사 X레이 사용 허용 법안 등에 반대하는 대표자 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팔꿈치 수술 딛고 돌아온다…삼성 불펜 필승조 복귀 시동
불펜은 삼성 라이온즈의 약점이다. 불펜 필승조가 잇따라 팔꿈치 수술로 이탈, 올해 더욱 힘든 시즌을 보냈다. 이들 중 최지광과 김무신(옛 이름 김윤수)이 복귀를 준비한다. 마무리 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서서히 몸을 만들고 있다.시속 144㎞. 최근 최지광이 울산에서 열린 KBO 가을리그 경기 때 기록한 구속이다. 지난해 9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이후 첫 실전 등판. 3~4㎞ 더 나오면 좋겠지만 오랜만의 등판치고는 괜찮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하지만 오키나와에서 만난 최지광은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몸 상태가 80~90% 정도 회복됐다. 경기에서 던질 수 있을 정도 상태까진 왔다"면서도 "아직 타자를 이길 수 있는 구위는 아닌 것 같다. 내년 초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구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개막전 복귀도 가능할 듯하다. 하지만 서두르진 않을 생각이다. 최지광은 "라식이나 라섹 수술처럼 워낙 많이들 하는 수술이라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며 "일단 라이브 피칭(실전 상황을 가정해 투구하는 것)을 하면서 복귀 시기를 가늠할 것"이라고 했다.강속구 투수 김무신도 부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위력적인 구위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의 오스틴 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세 번 연속 아웃시킨 장면에 많은 팬이 환호했다. 상승세를 탔다. 한데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2월 수술대에 올랐다.하지만 김무신은 긍정적이다. 그는 "사실 통증을 몇 년 간 달고 다녔다. 차라리 (수술을) 할 때가 됐구나 싶어 홀가분했다"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건 아쉽다. 하지만 때가 아니었던 거라고 마음을 편히 먹었다. 아직 야구를 할 날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먼저 수술을 받은 최지광이 경험을 전해줄 만한 위치. 하지만 최지광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아플 때 쉬어야 하는지, 훈련을 계속해도 되는지 내게 물어봤다"면서도 "사실 무신이가 공을 던지는 걸 좋아해 잘 쉬질 않는다. 굳이 왜 물어봤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최지광의 칭찬처럼 김무신의 장점은 빠른 공. 시속 155㎞를 넘나드는 공으로 상대를 압박한다. 하지만 아직 구속에 욕심을 내는 건 무리다. 일단 원하는 곳에, 일정한 자세로 던질 수 있게 신경 쓰는 중이다. 현재는 70m 롱 토스를 시작한 단계다.김무신이 생각하는 복귀 시점은 4월말이나 5월초. 그 역시 서두르지 않는다. 대신 복귀 전까지 확실한 무기를 장착하고 싶어한다. 김무신은 "지광 선배는 확실한 변화구가 있어 타자와 승부하는 데 유리하다. 스플리터를 꾸준히 연습하겠다"고 했다.둘이 돌아오면 삼성 불펜은 크게 강해질 수 있다. 최지광은 지난해 3승 2패 7홀드, 평균자책점 2.23으로 활약했다. 김무신은 선발로도 뛸 수 있다. 다만 건강하게, 꾸준히 던지는 게 우선. 마무리 훈련지에서 둘은 차분하게 몸 상태를 점검하며 복귀를 준비 중이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필로폰 120만명분 밀반입 총책 태국서 체포…송환 검토
12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하도록 지시한 외국인 총책이 태국 현지에서 검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12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마약 유통 총책인 카메룬 국적의 남성 A(36) 씨가 지난 9월 30일 태국 현지 마약단속청에 의해 체포됐다.앞서 경찰은 A씨의 지시를 받고 필로폰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향정 등)를 받는 태국인 및 내국인 등 모두 10명을 지난해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에서 검거해 구속 송치한 바있다.같은 혐의를 받는 2명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과 올해 6월 모두 2차례에 걸쳐 필로폰 36㎏(120만명 동시 투약분)을 태국에서 국내로 밀반입하도록 유통책들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A씨는 지난해 4월 유통책인 태국 국적의 B(29) 씨에게 밀가루 반죽 기계에 필로폰 19㎏을 숨겨 국제탁송화물로 국내에 밀반입할 것을 지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A씨 검거에 앞서 A씨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 중이던 경찰은 B씨 등 유통책 8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해 이 중 6명을 구속 송치했다.그러던 중 경찰은 태국에 있던 A씨가 올해 6월경 재차 다량의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관련 단속을 강화했다.이후 실제 지난 6월 A씨의 지시에 따라 국제탁송화물을 통해 밀반입된 필로폰 17㎏(시가 560억원·56만명 동시 투약분)이 현장에서 적발됐다.밀반입된 필로폰은 손지갑 189개에 나눠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경찰은 이 마약을 받으려던 태국 국적의 C(35) 씨를 지난 7월 10일 검거하는 등 유통책 4명을 차례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또 C씨의 주거지에서 마약류인 야바 2천21정을 발견하고 압수했다.A씨는 최초 범행이 드러난 지 약 1년 5개월 만인 지난 9월 30일 태국 현지 마약단속청에 의해 검거됐다.경찰은 범죄인 인도 조약을 통해 A씨를 국내로 송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경찰 관계자는 "A씨는 대범하게도 국제탁송화물의 수화물에 마약을 숨겨 정상적인 통관 절차를 거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며 "그동안 국가정보원과 협력하며 A씨를 적색수배하고 태국경찰청과도 공조 수사를 이어왔다"고 말했다.경찰은 A씨와 관련한 마약 유통 경위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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