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는 고립, 경북은 질병… 노년 건강의 두 얼굴

    대구는 고립, 경북은 질병… 노년 건강의 두 얼굴

    대구와 경북 지역 노인들의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운대학교가 질병관리청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를 활용해 대구, 경북, 부산 지역 65세 이상 노인 16,931명의 건강 실태를 분석한 결과, 대도시와 광역·농촌 지역 간의 뚜렷한 건강 격차가 확인됐다◆활동적인 경북의 아이러니경북 노인들은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몸을 많이 움직였다. 주간 신체활동량은 평균 328.06분으로 조사 지역 중 가장 높았다. 친구·이웃과의 교류 수준을 의미하는 사회적 관계망 점수 역시 19.70점으로 가장 높았다.논밭일·마을 공동체 문화·경로당 중심 생활 등 농촌 특유의 생활 방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경북 농촌 지역에서는 "집에만 있는 날이 거의 없다"는 노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밭일을 하고, 이웃 집에 들르고, 마을회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생활 자체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된다.하지만 경북 노인들의 질병 경험은 더 많았다. 의사 진단을 받은 질병 경험 점수는 0.79점으로 조사 지역 중 가장 높았다. 반면 건강지식 수준은 7.51점으로 가장 낮았다. 몸은 가장 많이 움직이는데, 정작 만성질환 예방이나 관리에 필요한 정보 접근성은 떨어지는 셈이다. 연구진은 농촌 지역 특유의 의료 접근성 한계를 원인으로 꼽았다. 읍·면 지역은 의료기관이나 보건 자원이 부족하고, 디지털 정보 접근도 상대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혼자 운동 안 한다"… 대구 노인의 고립반면 대구 노인들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주간 신체활동량이 평균 184.61분으로 조사 지역 중 가장 낮았다. 사회적 관계망 점수 역시 16.96점으로 가장 낮아, 친구나 이웃과의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시 특유의 '혼자 사는 노년' 풍경이 데이터에도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대구에 사는 80대 채양금 씨는 "운동을 해야 하는데 혼자 나가기 귀찮다"며 "아는 사람이 없으니 집에만 있게 된다"고 말했다. 경북 농촌처럼 자연스럽게 몸을 쓰고 사람을 만나는 구조가 약하다는 것이다.흥미로운 건 그럼에도 대구 노인들의 '건강 자신감'은 더 높았다는 점이다. 스스로 평가한 주관적 건강 수준은 대구가 2.86점으로 가장 높았고, 정신건강 지표 역시 가장 양호했다. 안전벨트·헬멧 착용 등 안전의식도 대구가 더 높았다. 연구진은 대구의 촘촘한 의료 인프라와 보건 정보 접근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운동하라"보다 "함께 나오게 하라"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노인 건강 문제를 단순히 개인 습관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같은 노년이라도 어떤 지역에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건강의 모습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이다.연구진은 대구에는 '운동 모임 기반 커뮤니티'를, 경북에는 '찾아가는 건강교육'을 각각 핵심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구는 운동 부족과 사회적 고립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사람을 밖으로 나오게 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운동하세요"라고 말하는 수준을 넘어, 함께 걷고 모일 수 있는 관계 중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단순히 개인에게 운동을 권고하거나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 내에서 이웃과 함께 어울려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 사회적 단절을 해소하면서 활동량을 늘리는 '관계 중심의 개입'이 대구 노인 건강 증진의 핵심 과제다반대로 경북은 이미 활동량은 충분한 만큼, 만성질환 예방과 건강문해력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연구진들은 이미 끈끈하게 교류하고 있는 기존의 대인관계망을 활용해 마을 네트워크 자체를 하나의 '건강증진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의료 인프라가 닿기 힘든 농촌(읍·면)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특정 시설로 노인들을 부르는 대신, 노인들의 생활 터전으로 직접 찾아가는 '이동형 건강증진 서비스'와 '방문형 마을 기반 건강상담'이 필수적이다

  • "등산로에 쓰러진 남자가"…전북서 등산객 심정지 사망

    타지에서 전북 완주 운장산을 홀로 찾아 오르다 쓰러진 남성이 끝내 숨졌다.27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4분쯤 완주군 동상면 운장산 등산로에 "한 등산객이 엎드린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신고자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안내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이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쓰러진 남성을 병원으로 이송했다.하지만 해당 남성은 끝내 숨지고 말았다.이 남성의 신원은 50대 A씨로 밝혀졌다. A씨는 경북 포항에서 완주를 찾아 홀로 등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경찰과 소방 당국은 신고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 "李대통령 자신감 지나쳐" 유시민, 유튜브서 '작심비판'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같다"고 직격했다. 이 대통령의 취임 후 행보가 핵심 지지층의 기대를 저버린 탓에 작금의 지지율 하락 현상이 나타난다는 취지의 비판이다.유 전 이사장은 지난 26일 오후 공개된 친여성향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400회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유 전 이사장은 "이 대통령이 자주 쓰시는 어휘 중에 '모두의 대통령'과 포용·통합이 있다"며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건 바람직하다. 문제는 대통령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빗대 말했다.유 전 이사장은 "3층 집인데 한 층 더 올리는 것, 중도 보수 쪽으로 가는 것은 모두가 오케이였다"면서 "(그런데) 재건축을 하려면 기존 입주자들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증축은 동의받는 절차가 필요 없지만, 재건축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유 전 이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외연 확장을 표방하며 '모두의 대통령' 행보를 보인 이 대통령의 결단이 되레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에게는 불만을 심어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또한 유 전 이사장은 김씨의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추세를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지금 상황은 자가면역 질환"이라고 답했다. 이른바 '뉴이재명' 계열이 전통적인 민주당 인사와 지지층에게 대립각을 세운 것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그는 "면역세포가 밖에서 들어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물리쳐야 하는데 자기 자신의 정상적 세포를 공격하는 것이 1년간 지속됐고, 그 결과 신진대사 이상이 나타난 것으로 진단한다"고 부연했다.유 전 이사장은 이날 이 대통령에 대한 작심 비판을 꺼낸 이유와 관련 "평론가로서 정치인 이재명을 5년 간 지지했는데, 진영을 대변하는 비평가로서 책임 있는 설명을 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도 말했다.유 전 이사장은 "청와대에 왜 다 '예스맨'만 있냐"며 "전직 대통령을 비방하는 행위가 당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6개월 넘게 진행돼 왔는데 그에 대해 아무도 정면으로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는 거다. 민주당의 문화적 전통을 보면 납득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아울러 "소위 '문까산점'이라는 말이 있다"며 "문재인(전 대통령)을 까(비판하)면 가산점을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유 전 이사장은 이 대통령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그는 "(나는) 이 대통령에게 꽤 괜찮은 지지자라고 생각한다"며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이 대통령이 이재명을 응원하고 함께 싸웠던 그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와서 다시 했으면 좋겠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한동훈

    한동훈 "김어준이 삼성·SK 대주주인가"…김용범 '맹폭'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26일 친여성향 유튜버 김어준씨의 방송에 출연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향해 "김어준이 삼성, SK대주주냐"고 27일 쏘아붙였다.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권에 묻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수백만 주주들도 모르는 투자 문제를 왜 공무원 김용범 정책실장이 김어준에게 먼저 가서 보고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김 실장은 지난 2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는 29일로 예정된 정부 국민보고회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 바 있다.해당 보고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 핵심경영진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사가 이날 수백조원 규모에 달하는 호남권 반도체 산업 투자계획을 공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김 실장은 "정부와 기업이 같이 노력해 만든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자리"라며 "반도체와 아주 거대한 기가와트 단위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를 건설하는 계획, 그리고 피지컬AI·로봇까지 3대 분야"라며 발표될 투자 분야를 설명했다.그러면서 "나오는 숫자들이 매우 낯설 것"이라며 이날 발표될 투자 계획이 천문학적 규모임을 시사했다.

  • 1시간마다 울리는 기록 알림... MZ의 새로운 일기장

    1시간마다 울리는 기록 알림... MZ의 새로운 일기장

    "로그 남길 시간. 이번 시간의 순간을 남겨주세요".한 시간마다 전화기를 붙잡고 사진을 찍는 MZ들을 본 적 있는가. 목숨처럼 여기는 핸드폰으로 이곳 저곳을 찍는 모습은 익숙해도, 이토록 자주 핸드폰을 드는 일에 의문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 별다른 특별한 일이 없어도, 알림이 울리면 허겁지겁 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비밀은 '셋로그'에 있다. 셋로그는 지난 4월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동영상 앱이다. 한 시간마다 자신의 일상을 찍어 올리는데, 단순 사진이 아니라 2~4초의 짧은 동영상으로 기록한다. 영상과 함께 아주 간단한 메모와 사진을 찍은 시간이 저장된다. 이 영상을 '로그'라 부른다.사진은 때와 장소가 아닌 오로지 '시간'을 기준으로 기록된다. 가령 오후 2시에 로그를 남기기 위해서는 오후 2시부터 2시 59분 사이에 영상을 기록해야 한다. 이 시간을 넘기면 로그를 남길 수 없고, 고장난 티비마냥 회색 노이즈가 낀 화면이 기록된다. 그러니 한 시간에 한 번씩 꼭 놓치지 않고, 어떤 사소한 거라도 찍어서 올려야만 '예쁜 로그'를 남길 수 있다.혼자서도 기록할 수 있지만, 보통 함께 로그를 기록할 그룹을 만든다. 그룹에 초대될 경우, 같은 시간대에 일상을 공유한 친구들의 사진이 세로로 나란히 배열된다. 또 그룹원들끼리만 소통할 수 있는 '대화방'도 열려서, 사진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일상 영상에는 '하트'를 남기며 서로 교류하기도 한다.그룹으로 기록할 경우 컨셉을 정하는 경우도 있다. 오전 8시부터 무지개 색깔로 기록하자고 합의한 뒤, 주변 사물에서 무지개 색을 찾는 놀이다. 혹은 손하트와 같이 특정 포즈로 매번 사진을 찍어 로그의 통일성을 주는 경우도 있다.매시간 꼼꼼하게 기록한 뒤, 이 기록을 재차 공유하는 것까지 유행의 완성이다. 하루 동안 기록한 로그를 분할 화면으로 만들어 새로운 영상으로 만들어낸다. 이 영상을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에 게시한다.MZ세대의 기록법은 점점 짧아지고, 더욱 잦아지고 있다. 하루를 정리하며 일기장에 몇 줄 적던 기록은 SNS 게시물로, 다시 몇 초짜리 영상으로 바뀌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방식으로 오늘을 기록하게 될지 알 수 없다.겉으로 보면 매시간 휴대전화를 꺼내 드는 일이 다소 번거롭고 유난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특별한 순간만 남기기보다 흘러가는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해해 본다면, 셋로그 열풍은 조금 다르게 읽힌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까지 붙잡아 두려는 새로운 세대의 기록 방식인 셈이다.

  • 중·러 군용기 10여대 KADIZ 진입…영공침범은 없어

    중·러 군용기 10여대 KADIZ 진입…영공침범은 없어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7일 "중국-러시아 군용기 십여 대가 동해 및 남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했으며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밝혔다.합참은 "우리 군은 중국-러시아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식별했다"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에 대비한 전술조치 등을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 "홍명보 출입 금지"…남아공전 패배에 분노한 편의점 근황

    지난 25일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해 자력 32강 진출이 무산된 가운데, 한 편의점에 '홍명보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은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6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편의점 출입문에 '홍명보는 출입금지'라고 인쇄된 안내문이 부착된 사진이 확산했다. 해당 출력물은 점주가 직접 붙였는지, 혹은 방문객의 장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편의점 운영사는 본사 지침으로 오인될 수 있어 해당 매장과 게시 경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게시물을 두고 네티즌들은 "(홍명보 감독) 출입금지가 아니라 입국금지를 해야 한다", "돈쭐내러 가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축구 커뮤니티에는 동명이인을 걱정하거나 문구를 패러디한 댓글도 등장했다. 앞서 한국 대표팀은 24일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남아공에 0 대 1로 패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패배로 조 3위가 되면서 다른 조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경기 직후 온라인에서는 홍명보 감독의 전술을 비판하는 여론이 일었다. 한국은 그간 준비해 온 경기 운영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서,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도 아쉬움이 컸다는 반응이 많았다. 더욱이 호주와 파라과이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D조 최종 3차전에서 0대 0으로 비기면서 두 팀은 나란히 1승 1무 1패(승점 4)로 결론이 났다. 두 팀은 모두 최종 1승 1무 1패를 기록했지만 호주가 골 득실차(승점 4, 득실차 0)에서 앞서면서 조 2위로 32강 진출을 확정했다. 파라과이(승점 4, 득실차 -2)는 3위를 차지했다. 호주와 파라과이가 무승부를 거두면서 한국의 32강 진출 '경우의 수'가 또 하나 삭제된 것이다. A조부터 F조까지 총 6개 조의 최종전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각 조 3위 팀 중 스웨덴, 에콰도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파라과이까지 총 4개 팀이 한국보다 우위를 확정했다. 현재 한국이 아래에 둔 팀은 B조의 스코틀랜드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한국은 오는 28일까지 치러지는 나머지 G조부터 L조까지의 최종전 결과에 운명을 걸어야 한다.

  • "어디까지 떨어지나" 韓 32강 진출 확률, 94→69→54%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를 기록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32강 진출 확률이 점차 낮아지는 모양새다. 진출 가능성을 가르는 각 조 3위 팀들의 경기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26일(한국시간)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홍명보호의 32강 진출 확률은 54.45% 수준이다. 당초 옵타는 1차전에서 체코를 잡은 한국의 32강 진출 가능성을 94%로 잡았다. 조 1위 진출 가능성도 44%로 계산했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멕시코와 남아공에게 잇달아 패배하면서 조 3위까지 밀려났다. 그럼에도 진출 확률은 87%에 달했다. 48개국 참가로 확대 개편된 이번 대회부터는 각 조 1·2위 24개 팀과 각 조 3위 중 상위 8개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 25일 각 조 3위팀 중 4위에 위치했으나, 26일 경기결과 이후 집계에서 순위가 한 계단씩 내려가고 있다. 조별리그를 일찍 마무리한 한국은 다른 조 경기 결과에 따라 진출 여부가 갈리게 된 것인데, 이후 비관적인 '세계선'이 이어지고 있다. E조의 에콰도르는 이날 최종전에서 독일을 2대1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1패로 승점 4점을 확보하고도 조 3위가 된 에콰도르에 밀리게 됐다. 32강 진출 확률은 69%로 대폭 낮아졌다.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후 호주와 파라과이의 경기도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다.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호주의 승리나 파라과이의 2골차 이상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두 팀 입장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모두 32강 진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크게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파라과이도 승점 4점을 기록하며 한국에 우위를 점했다. 이에 한국의 진출 확률은 54.45%까지 내려앉았다. 진출 가능성이 여전히 절반 이상인 이유는 득실 차에 있다. 한국의 득실 차는 -1이지만, 같은 전적의 스코틀랜드는 -3으로 진출 확률이 6%에 불과하다. 한편 한국과 함께 조 3위에 속한 12개국 중 아직 조별리그를 마치지 않은 국가는 6개로 절반에 달한다.

  • 법원, 김건희 여사 '매관매직' 혐의 징역 7년 선고

    법원, 김건희 여사 '매관매직' 혐의 징역 7년 선고

    [속보] 법원, 김건희 여사 '매관매직'혐의 징역 7년 선고김건희 여사 '매관매직'혐의 1심 선고 시작…생중계김 여사, 부축 받으며 입정…안경쓰고 정장 차림법원, 김건희 여사 '반클리프 목걸이' 알선 명목 수수 인정法 "2천만원대 그라프 귀걸이도 청탁 대가 수수…금거북이 수수는 국가교육위원장 임명청탁 대가"法 "세한도 복제품 수수도 이배용 인사청탁 명목…사업 청탁 명목 바쉐론콘스탄틴 시계 수수"法 "김 여사 '디올백 수수'도 청탁 명목 인정"

  • "李 소년원 수감" 모스 탄…경찰,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경찰이 이재명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를 비공개 소환 조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탄 교수의 변호인은 26일 언론 공지를 통해 탄 교수가 전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가량 종로구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이와 관련해 변호인은 "조사는 문답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이미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법적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며 "추가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앞서 탄 교수는 애초 24일 소환 조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언론 노출 가능성 등을 이유로 불응한 뒤 기일 변경 신청서를 낸 바 있다.미국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탄 교수는 그간 한국의 부정선거를 주장하거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해온 인물이다.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기자회견 등에서 이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살인사건에 연루돼 소년원에 수감됐다는 취지로 허위 발언한 혐의를 받는다.탄 교수는 6·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달 28일 방한했으며, 경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출국정지된 상태다.변호인단은 "오는 30일 자정을 기해 출국정지 효력이 만료된다며 별도의 연장 조치가 없으면 탄 교수가 출국할 수 있다"며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출국정지 연장이나 위법·부당한 처분이 이뤄질 가능성에도 대비해 필요한 모든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앞서 탄 교수는 지난 24일 오후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국정지 만료 후 거취에 대해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경찰 관계자는 출국정지 연장 요청 여부 등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 李 대통령

    李 대통령 "韓 선박, 타국보다 빨리 호르무즈 탈출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갇혔던 한국 선박과 관련해 26일 "남은 배 5척 중 수리 중인 나무호와 화물 문제로 잔류 의사를 밝힌 1척 등 2척을 제외한 3척도 주말 안에 빠져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한국 선박 8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추가로 탈출했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말했다.이 대통령은 "어느 나라보다 신속하게 안전하게 억류 상선과 선원들이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밤잠을 설치며 소통 협력에 애쓴 외교부와 안보실, 국가정보원의 노력이 크고 주효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관련 부처 공직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여러분께서도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추켜세웠다.한편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중동 전쟁으로 지난 2월 말부터 해협에 갇힌 한국 선박은 총 26척으로 파악됐다. 선박들은 미국과 이란 양국이 종전 합의점을 찾아가면서 현재 순차적으로 해협을 빠져나오는 중이다.다만 지난달 4일 피격된 HMM 나무호는 두바이 항에서 수리를 마칠 때까지 해협을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한동훈

    한동훈 "호남 반도체 투자 압박, 박근혜 미르·K스포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정부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움직임과 관련해 "기업 팔 비틀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비교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한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권은 삼성·SK 총수를 줄줄이 불러들여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에 지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강압에 굴복한 총수들이 그러겠다고 하면 정부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한몫한 미르·K스포츠 재단 사건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냈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한 의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민 다수가 투자하고 있는 상장사라는 점도 강조했다.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백만 국내 개인투자자가 직접 보유한 대표 상장기업이다. 권력이 무섭고 아쉬울 것만 많은 총수만 압박해 결정하면 주주들은 그대로 따라가야 하나"라며 "두 기업의 국민연금 보유분을 생각하면 이런 짓은 우리 국민, 미래세대 전체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또 최근 개정된 상법을 언급하며 기업 경영진의 책임 문제도 거론했다.한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만든 개정 상법에 따르면, 정치 압박에 굴복해 주주 가치를 훼손하면 위법이다. 500만 주주의 피땀 어린 재산을 '명청대전' 총알로 쓰게 하면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위반으로 이사들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이사들이 다수 주주를 위해 이재명 정권의 강압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 그로 인한 정권의 보복과 탄압이 있다면 우리가 앞장서 보호하겠다"고 덧붙였다.한편, 정부는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표되는 투자) 숫자들이 낯설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예고했다.그는 "반도체, AI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분야에서 정부와 기업이 같이 노력해 만든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자리"라며 "나오는 숫자들이 매우 낯설 것"이라고 말했다.정부와 재계는 기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더해 호남권에 제2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투자 계획 역시 이번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김 실장은 "반도체와 아주 거대한 기가와트 단위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를 건설하는 계획, 그리고 피지컬AI·로봇까지 3대 분야"라며 "워낙 규모가 크니까 이게 진짜냐부터 시작해 논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어 "혹자는 정부가 회사들을 쥐어짜서 만드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투자 주체가) 세계 1등, 2등 기업들이다. 쥐어짠다고 하는 기업들은 아니다"라며 "지역별로 릴레이로 가서 보고대회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고민정

    고민정 "정청래가 민주당 적통? 노 전 대통령 인정하실까"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정청래 전 대표의 '민주당 적통' 주장에 대해 "어떤 계파에 서 있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적통인가"라며 "하늘에 계신 그분들(고 노무현 전 대통령 등)께서 그런 것들을 인정하실까"라고 지적했다.고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예를 들어서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 선거를 나섰을 때부터 시작해서 계속 '나는 노무현의 사람이다'라고 얘기하시나. 모두가 다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지난 24일 정 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직 사퇴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역대 대통령들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저는 노사모다. 노무현을 통해 정치 현실에 눈을 떴고 노무현의 정치 개혁과 지역 경선제 도입으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다"며 "저는 노무현 키즈"라고 강조한 바 있다.고 의원은 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적통은, 그러니까 소위 약한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게 민주당의 적통"이라며 "그 시대의 상황과 뭐 이런 거에 따라서 노무현이라는 분이 나타나신 거고 문재인이라는 분이 나타났고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분이 나타나서 민주당의 적통과 전통성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지금 오히려 저희는 민주당의 적통에 대한 싸움을 할 거면 누가 더 민주당스러운 정책과 그 방법들로 민주당을 이끌어 갈 것인지를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베네수엘라 덮친 연쇄 강진…사망자 235명으로 늘어

    베네수엘라 덮친 연쇄 강진…사망자 235명으로 늘어

    베네수엘라 북부를 강타한 연쇄 강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235명으로 집계됐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를로스 알바라도 베네수엘라 보건부 장관은 국영 방송을 통해 이번 지진 사망자가 기존 188명에서 235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 수도 급격히 늘었다. 당국은 기존 약 1천520명이었던 부상자가 현재 4천300명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난 24일 오후 6시 4분쯤 베네수엘라 북부 카리브해 연안 도시 모론 서쪽 지역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후 불과 39초 만에 규모 7.5 지진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피해가 더욱 커졌다. 잇단 강진 여파로 건물 붕괴가 이어졌고 대규모 이재민도 발생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병원 8곳과 베네수엘라 적십자사 본부, 프랑스 대사관 등을 포함해 최소 250개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또 약 200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구호 인력과 장비 투입이 늦어지면서 자원봉사자들이 맨손으로 구조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지에서 운영 중인 실종자 확인 사이트에는 4만6천명 넘는 인원이 행방불명자로 등록돼 있다. 다만 해당 수치는 아직 공식 검증을 거치지 않은 상태다. 국제사회도 지원에 나섰다. 미국은 1억5천만달러(약 2천317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으며, 소방 인력과 의료진, 구조공학 전문가, 탐지견 운용 인력 등으로 구성된 구조팀을 현지에 보내기로 했다. 중국 외교부도 베네수엘라 요청에 따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과 중남미 인접 국가들 역시 군 병력을 포함한 구조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피해 복구 지원 차원에서 다음 달 25일까지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무료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선고, 다음달 24일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선고, 다음달 24일

    이른바 '세기의 재산분할'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선고가 다음달 24일 내려질 예정이다. 재판부의 SK주식 공동재산 인정 여부와 재산 분할 시점 판단에 따라 분할 가액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6일 양측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2회 변론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로 변론 절차를 종결하고, 선고일을 내달 24일 오후 2시로 잡았다.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날 직접 재판에 출석했다. 재판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5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노 관장은 오전 9시 44분쯤 법원에 도착했다. 노 관장은 '합의에 진전이 있다고 보나', 'SK주식 가격 산정 기준 시점은 정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원에 들어갔다.최 회장은 오전 9시 51분쯤 입정했다. 최 회장은 'SK주식이 분할 대상인 공동재산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다투는 것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잘 마치고 오겠습니다"라고 답했다.두 사람은 재판을 마친 뒤에도 별다른 답변 없이 법원을 떠났다.이날 재판은 지난 15일 조정이 무산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정식 변론일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은 직접 발언까지 나서면서 재산 분할 규모와 방법 등에 관해 각자에게 유리한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재판부는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입각한 선고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은 이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도 있다.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이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되는지와 재산분할 기준 시점이다.최 회장 측은 SK주식이 상속·증여로 형성된 특유재산인 만큼,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노 관장 측은 양육 등 가사노동을 도맡으며 경영을 뒷받침한 만큼, 이를 분할 대상인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또한 재산분할 기준 시점을 이혼소송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지난 2024년 4월 16일로 잡을지, 현재 진행 중인 파기환송심의 변론 종결일로 설정할지에 따라 분할 가액이 5배 이상 차이날 수 있다. 2년 새 주가가 5배 이상 급등한 영향이다.앞서 사실심 변론 종결일 당시 SK 주가는 16만원이었다. 이때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 가액은 약 2조700억원이었다. 최근에는 SK주가가 80만원선까지 뛰어올라 그 가액 역시 대폭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한편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지난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지만, 지난 2017년 최 회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한 것을 시작으로 9년째 소송전을 이어오고 있다.이혼·재산분할 소송 1심 재판부는 지난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액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2024년 5월 최 회장이 지급해야 할 위자료를 20억원, 재산분할액을 1조3천808억원으로 대폭 늘려 판결했다.이는 재판부가 SK그룹의 성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고 보면서 최 회장의 SK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다만 대법원은 지난 10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불법 자금이므로, 이 돈이 SK에 유입됐다고 해도 재산 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파기환송했다.

  • "감방 좁아 정신적 고통"…수용자들 국가 상대 소송 패소

    교정시설 내 과밀 수용으로 인해 인간다운 생활이 어려웠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수용자들이 법원에서 패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28단독 김양호 판사는 교정시설 수용자 A씨 등 24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3천95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소송 비용 역시 원고 측이 부담하도록 했다. A씨 등은 수감 생활 당시 기본적인 생활 공간조차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교정시설 운영 과정에서 일정 부분 수용자의 기본권 제한은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수용자 1인당 도면상 면적이 2㎡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사회 통념상 참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위법 상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특별한 사정 없이 과밀 수용 상태가 지속될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수용자의 존엄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일시적인 수용률 급증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단기간 이뤄진 경우에는 예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 원고 측 주장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김 판사는 "각 교도소장 등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를 포함한 모든 증거들에 의해서도 수인한도를 넘는 과밀 수용이라는 원고들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 40만원 환불 안하려고 김앤장 선임한 트립닷컴

    40만원 환불 안하려고 김앤장 선임한 트립닷컴

    고객 4억 명, 매출 12조원 육박, 시가총액 약 40조 원 규모의 중국계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이 한 한국인 고객에게 50만원도 안 되는 비행기삯을 환불해 주지 않고 배짱 영업을 하다 민사 소송을 당했다. 트립닷컴은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선임해 이 한국인을 막아서려 했지만 그의 고집을 말릴 순 없었다. 그가 좀 남다른 '반골기질'의 변호사였기 때문이었다. 재판부는 이 한국인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 한국인은 멈추지 않았다. 이 중국기업의 위법한 영업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까지 했다. 결국 트립닷컴은 1천만원 과태료까지 물었다. 그는 이 처분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이 사건의 주인공 홍웅기 법무법인 소울 변호사는 25일 매일신문 유튜브 '금요비대위'에 출연해 "내가 신고해 벌어진 공정위 조사로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액이 '바우처 환불' 건만 31억 원이다. 바우처 환불 외 파악 안 된 피해액은 31억 원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약관을 핑계 삼아 환불 자체를 거부한 사안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홍 변호사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일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에게 현금이나 카드 결제 취소 대신 바우처로 대금을 돌려준 트립닷컴에 시정명령과 보고명령을 내리고 과태료 1천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트립닷컴이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소비자에게 바우처로 환급해 준 금액은 31억5천500만 원에 달했다.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자는 소비자가 결제한 수단 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단으로 대금을 환급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하면 불법이다. 문제는 통상 공정위가 대기업의 악행에 부과하는 매출 비례 '과징금'은 한 푼도 물리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공정위는 1천만원이 이 사건에 부과할 수 있는 최대치 '과태료'고 트립닷컴이 과징금을 내야 할 만한 위법 행위를 한 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홍 변호사는 "사실 이해가 안 된다. 피해 규모와 지속성을 고려하면 과징금까지 검토할 만한 사안이었다고 본다. 솜방망이 처분이었다"고 했다. 지난 1월 기준 이용자수가 269만명에 달하는 트립닷컴은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가운데 국내 이용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 트립닷컴은 국내 진출 이후 지난해까지 통신판매업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소비자에게 불리한 불공정 환불 정책을 유지해 왔다. 공정위는 트립닷컴이 소비자에게 바우처로 환급해 준 약 31억 원 가운데 소비자 피해 회복 조치가 이행된 규모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도 파악하지 못했다. 그는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를 만난 적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말하길 국내 여행사는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좀 해주려고 하는데 트립닷컴은 말이 전혀 안 통하는 곳이라더라"며 "외국에 본사를 둔 기업 가운데 특히 트립닷컴은 '법 감정'이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 나름의 문화와 법 감정을 우리가 뭐라고 하겠나. 그런데 중국 소비자를 상대로 영업을 그렇게 하면 아무도 뭐라고 안 하지만 대한민국 소비자를 상대로 영업을 해서 돈을 벌어간다면 응당 대한민국 법을 따라야 한다. 대한민국에 와서 대한민국 소비자를 상대로 돈을 벌어가면서 정작 법은 지키지 않겠다는 건 이율배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태는 홍 변호사가 지인과 2023년 말 트립닷컴에서 베트남 다낭행 항공권을 예약했다가 취소하며 벌어졌다. 트립닷컴은 현금 환불을 거부하는 동시에 6개월 내에 써야 하며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바우처 환불을 일방적으로 홍 변호사에게 통보했다. 홍 변호사는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본사와 고객센터 존재조차 함구하는 등 트립닷컴의 납득할 수 없는 태도에 홍 변호사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가액은 고작 46만원이었다. 트립닷컴은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무려 4명이나 선임해 이에 대응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인 루트와 비공식적인 루트로 계속 "합의하자"는 요청을 해 왔다. 하지만 그는 트립닷컴이 이미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홍 변호사는 끝까지 가기로 결심했다. 결국 2024년 7월 서울서부지법(2023가소349988)은 홍 변호사 손을 들어줬고 트립닷컴은 항소를 포기했다.

  • 구윤철

    구윤철 "하반기 전기 가스요금 등 주요공공요금 동결"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전기·가스 요금 등 주요 공공요금을 하반기에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발표 예정인 7차 석유최고가격과 관련해선 "현행 수준에서 인하하지만, 석유류 소비자가 가격이 안정화될 때까지 (제도를) 유지한다"고 말했다.구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이같은 방안을 밝혔다.그는 "정부는 민생경제 안정과 회복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중동전쟁 이후 경제 정상화와 재도약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며 "중동전쟁과 우리 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비상대응 조치를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어 "고유가 소상공인 지원에 1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는 등 총동원해 하반기 소비자 물가를 3% 이내 관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구 부총리는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신선란 수입 물량도 6배 이상 확대한 2억개를 추가 수입하겠다고 밝혔다.내달에는 노르웨이에 특사단을 파견해 노르웨이산 고등어 2천t을 직수입해 저가로 공급하고 국내산 수출 물량은 정부가 직접 수매해 소비자에게 반값으로 제공하겠다고 예고했다.

  • 주택 공급 확대 9·7 대책, 수도권 65만㎡ 되레 묶었다

    주택 공급 확대 9·7 대책, 수도권 65만㎡ 되레 묶었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내세워 지난해 내놓은 '9·7 대책'이 수도권 핵심 주택용지를 오히려 묶어버린 채 공공 개발도 제때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매각 예정이었으나 9·7 대책으로 매각이 중단된 공동주택용지는 총 17개 지구 27필지, 약 65만㎡(약 19만6천625평)에 달한다. 용도별로는 주상복합용지 14필지, 분양아파트용지 12필지, 기타 분양용지 1필지다. 해당 용지 상당수는 수원·성남·하남·남양주·동탄 등 주택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경북 경산 대임지구 주상복합용지(1만4천㎡)도 매각 중단 대상에 포함됐다. 9·7 대책은 민간에 매각 예정이던 공동주택용지를 LH가 직접 개발·공급하겠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그러나 LH 사장 인선이 장기간 지연되고 조직 개혁안 발표도 늦어지면서 이들 용지에 대한 사업 추진은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이에 '공공이 직접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던 정책이 공공 공급과 민간 공급을 동시에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동주택용지 매각 중단은 LH의 재무 건전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지방공기업 재무 현황 분석'(매일신문 6월 8일 보도)에서 LH에 대해 "부동산 개발 부문 수익으로 공공임대 부문 손실을 보전하는 교차보전 구조를 갖고 있으나, 최근 부동산 개발 부문에서도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둔화되면서 이 같은 교차보전 구조를 통한 수익성 유지 여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LH는 2009년 통합 이후 약 16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 6천413억원, 당기순손실 918억원을 기록했으며, 작년 기준 부채 규모는 173조6천567억원에 달한다. 이 의원은 "공급을 늘리겠다며 내놓은 9·7 대책이 오히려 수도권 핵심 주택용지 등 65만㎡를 묶어놓는 결과를 낳았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민간의 팔다리는 꽁꽁 묶어 놓고, 공공은 손을 놓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집값 안정의 해법은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이념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실제 시장에 주택이 공급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기조를 바꿔 민간과 공공이 함께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언제쯤 반등하려나" 조선주 하락에도 '장밋빛 전망' 계속

    최근 국내 조선주가 국내 증시의 강세에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등 대형주 쏠림 장세와 차익실현 매물에 밀린 영향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대형 해외 방산 수주와 AI 인프라 관련 신사업 확대 등을 근거로 업황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가 반등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조선 TOP 10' 지수는 최근 1주일(17~25일) 동안 16.49%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2.33%)·코스닥(-12.85%) 지수 수익률을 하회하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8개 테마형 지수 중 하위 5위다.같은 기간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종목 모두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한국카본이 –20.76%로 낙폭이 가장 컸으며 ▲한화오션(-18.27%) ▲대한조선(-17.16%) ▲HD현대마린엔진(-16.67%) ▲HD현대중공업(-16.62%) ▲HD한국조선해양(-16.53%) ▲한화엔진(-15.35%) ▲삼성중공업(-15.30%) ▲HD현대마린솔루션(-11.35%) ▲HJ중공업(-10.89%) 등이 뒤를 이었다.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조선 관련 종목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레버리지 상품인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레버리지'는 1주일 새 30.04%나 급락했고 ▲SOL 조선기자재(-16.68%)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조선TOP10(-16.46%)' ▲SOL 조선TOP3플러스(-16.32%) ▲삼성자산운용 'KODEX 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16.28%)'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조선해운(-15.36%)' 등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이처럼 최근 조선주 약세의 배경에는 반도체 등 대형주 쏠림 장세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부담이 맞물린 영향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조선주는 LNG 운반선과 군함, 해양플랜트 수주 기대감에 더해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사업 기대까지 선반영하며 가파르게 올랐지만, 최근 시장 수급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로 이동하면서 기관을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된 모습이다.실제 주요 투자 주체 가운데, 기관은 조선주를 대거 팔아치운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순매수세를 보였다. 이 기간 기관투자자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HD현대중공업(-2562억원), 한화오션(-913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개인은 한화오션(1040억원), 삼성중공업(911억원) 등을 담았고 외국인도 HD현대중공업(3146억원), 한화오션(943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735억원) 등을 사들였다.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이후 조선주들은 크게 약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AI로의 시장 쏠림과 기존 주도주 차익실현 등 때문"이라고 해석했다.다만, 가파른 주가 하락에도 조선업을 둘러싼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은 쏟아지고 있다.먼저 캐나다의 총사업비 60조원 규모 CPSP(차세대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한 기대감이다. CPSP는 기존 빅토리아급 노후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3000톤급 신형 재래식 잠수함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국내에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팀코리아'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시장에서는 CPSP가 한국 잠수함이 아시아·남미를 제외한 글로벌 대형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 이벤트라고 강조했다. 수주 시 국내 조선업 밸류에이션은 상선 중심의 사이클 업종에서 수상함·잠수함·MRO를 포함한 글로벌 해양·방산 플랫폼으로 확장될 전망이기 때문이다.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팀코리아는 납기와 생산능력, 실전 운용 경험을 모두 갖춰 경쟁국 대비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캐나다가 중시하는 산업·기술협력(ITB)까지 폭넓게 제안한 점도 수주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또한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사업이 확장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AI 전력수요 팽창의 첫 수혜는 4행정 발전 엔진(HiMSEN)이었지만, 신규 육상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해 부지·전력망, 냉각수, 인허가 절차의 어려움 문제가 대두되며 FDC 사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50MW(메가와트) 규모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기반 FDC가 최초로 공개되며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를 알렸다.LS증권 연구원은 "FDC는 선체 형태의 부유식 플랫폼에 서버 장비를 싣고 해수로 냉각하며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자체 발전까지 시행한다. 바다는 열린 부지이자 사실상 무한한 해수 냉각원이며, 설치·운영 형태에 따라 인허가 절차 또한 간소화할 수 있다"며 "이는 현행 육상 데이터센터 신규 공급 병목에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중국 조선사의 LNG선 수주 확대는 한국 조선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장난조선과 후동중화의 LNG선 11척 수주는 악재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최광식 연구원은 "COSCO-Shell, Adnoc L&S, NLNG 등 일부 물량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며 "아무리 국수국조의 LNG선 발주라고 해도 중국의 M/S는 드디어 LNG선으로도 침투하고 있고 이는 중장기 한국 조선업의 부담"이라고 말했다.

  • 물가 3.1% 껑충…정부, 계란·고등어·쌀값 잡기 총력전

    물가 3.1% 껑충…정부, 계란·고등어·쌀값 잡기 총력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를 넘어서며 서민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계란·고등어·쌀 등 민생밀접 품목 가격을 집중적으로 낮추기 위한 대규모 지원책을 내놨다. 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민생물가 안정 및 서민부담 경감방안'을 확정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전쟁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2% 급등한 데다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던 농축수산물도 2.2% 상승으로 돌아섰다. 항공·숙박요금 중심의 서비스 물가도 2.8% 올랐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을 각각 2.7%로 예측하고 있으나, 이른 장마·고온 등 기상 악화에 따른 상방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계란·고등어·쌀…먹거리 전방위 가격 인하 이번 지원책에서는 먹거리 가격 안정에 가장 큰 화력이 집중됐다. 정부는 오는 7~8월 역대 최초로 농축수산물 전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를 펼친다. 기존에는 쌀·계란·고등어 등 22개 품목에 한해 1인당 주 1만원까지 할인을 지원했지만, 이번에는 품목 제한 없이 1인당 최대 3만원까지 할인 폭을 넓힌다. 계란의 경우 현재 30구 특란(XL)에만 1천500원을 깎아주던 방식에서 전품목 20% 할인으로 바꾸고, 할인지원 대상 전체 마트에서 의무 시행한다. 쌀은 20㎏당 할인액을 기존 5천원에서 6천원으로 늘린다. 공급 측면에서도 숨통을 틔운다. 정부는 그동안 수입한 신선란 3천만개에 더해 2억개를 추가 수입하는데, 이는 기존 수입물량의 6배를 웃도는 규모다. 다음 달 7~17일에는 수산물 특사단을 파견해 노르웨이산 고등어 2천톤(t)을 직수입, 소비자에게 저가로 공급한다. 국내산 고등어 수출물량도 정부가 직접 수매해 반값에 직공급하고, 갈치·오징어 등 물가 상승 품목도 직접 수매 후 할인 방출한다. 계란 납품단가 인하는 오는 27일부터 9월 말까지 농협 출하 전체 물량을 대상으로 30구당 3천원씩 확대 지원된다. 유통 과정의 비용 절감 조치도 병행된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할당관세는 냉동과일·바나나·망고·계란가공품 등 13개 품목의 적용 기간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고, 기타과실주스·자몽·레몬농축액 등 9개 품목을 신규 추가한다. 액화석유가스(LPG)와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하반기 할당관세율은 기존 계획보다 낮은 0%로 인하하고, 발전용 LNG 개별소비세도 7~12월 한시 감면한다. ◆통행료·에너지 지원부터 소상공인 대출까지…생계비 부담도 경감 생계비 부담 완화 조치도 구체화됐다. 에너지바우처 수급 가구 가운데 등유·LPG를 사용하는 22만 가구는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14만7천원을 추가로 받는다. 도시가스보다 에너지 비용이 40% 가량 비싼 이들 가구를 집중 지원하는 것이다.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은 기존 본인 소유 차량에서 세대원 명의 장기임차·대여 차량으로 확대되며, 다자녀가구에 대한 주말·공휴일 통행료 할인은 내달 28일부터 시작된다. 3자녀 가구는 20%, 2자녀 가구는 8월 22일부터 10% 할인이 적용된다. 소상공인 지원도 두 배로 늘어난다. 고유가·물류비 상승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이 신청할 수 있는 '소상공인 희망Dream' 대출 한도가 기존 1조5천억원에서 3조원으로 확대된다. 착한가격업소에서 지역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할 경우 추가 캐시백 할인도 강화된다. 수도권 기준 일반가맹점 8%에서 착한가격업소 13%로, 비수도권은 10%에서 15%로, 인구감소지역은 12%에서 17%로 각각 높아진다.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물가안정법 개정을 추진해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에 이익의 2배 또는 최대 40억원의 과징금을 신설하고 이행강제금 부과 조항도 만든다. 정유사·주유소·페인트·폴리염화비닐(PVC) 등 중동전쟁 관련 품목의 담합 혐의는 현재 조사 중이며, 전분당(관련 매출액 6조2천억원)과 산업용 윤활유(2조원) 담합 건은 다음 달 이후 심의가 예정돼 있다. 정부는 이러한 대책을 속도감 있게 시행해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다.

  • [커버스토리] '녹지율→체류율' 대구 도심 공원의 과제

    [커버스토리] '녹지율→체류율' 대구 도심 공원의 과제

    도시는 늘 바쁘다. 사람들은 출근하고, 약속 장소로 이동하고, 소비하고, 다시 떠나기를 반복한다. 도심은 그렇게 사람을 빠르게 흘려보내는 장치처럼 작동한다. 거리의 속도는 빨라지고, 상점의 간판은 더 밝아지지만, 정작 잠시 앉아 숨을 고를 틈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좋은 도심은 사람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잠시 붙잡고, 앉히고, 쉬게 한다. 마치 침실처럼 편히 눕히기도 한다. 빌딩숲 사이 작은 잔디밭 하나가 도시의 표정을 바꿀 수 있다. 이제 공원의 가치는 초록의 면적만으로 따지기 어렵다. 얼마나 많은 나무가 심겼느냐보다, 그곳에서 시민이 얼마나 오래 또 편안히 숨을 고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도심의 잔디는 풍경이기 전에, 바쁜 하루 중 굳어진 몸과 마음을 잠시 풀어주는 공간이다. 이 질문은 대구 도심 공원을 향해서도 던져볼 수 있다. 도쿄와 교토, 뉴욕의 작은 잔디공원들이 보여준 장면은 대구에도 유효한 질문을 남긴다. 도심 공원은 이제 보는 녹지를 넘어, 머무는 장소가 될 수 있을까. ◆도심 속 무장해제 평일 낮이었던 지난 4월 21일 오후 방문한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역 인근 미나미이케부쿠로공원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학교 운동장 만한 크기 공원에서 점심시간 또는 업무 중 휴식을 즐기는 학생과 직장인들, 하원·하교한 자녀를 데리고 여가를 즐기는 부모들, 그리고 겉모습만 봐서는 어떤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는지 알 수 없지만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건 분명한 시민들까지. 더욱 놀라운 건 돗자리를 깔거나 아예 몸 그대로 잔디밭에 앉고 누운 사람들이 상당수였다는 점이다. 한국이라면 평일 일과 후 또는 주말에나 인기 공원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 공원 주변은 같은 도쿄의 신주쿠역·시부야역과 함께 일본 최상위권 혼잡도를 보이는 이케부쿠로역을 비롯한 대형 건물로 가득한 빌딩숲이다. 그 속의 라운지 같은 공원이 미나미이케부쿠로공원이다. 낮이면 도심을 채우는 수많은 인구가 일과 중 틈을 내 이 공원을 찾아 잔디밭 위에서 무장해제를 하는 셈이다. 한달 뒤였던 5월 31일 오후 찾은 일본 교토 릿세이광장에서도 똑닮은 풍경을 확인했다. 역시 학교 운동장 규모의 공원 인조잔디 위에 남녀노소 교토 주민들이 앉거나 누워 있었고, 관광지 교토 도심 한복판에 있는 만큼 여행 중 들러 아무렇게나 몸을 뉘이고 인증샷을 촬영하는 관광객들도 볼 수 있었다. 불과 몇 걸음 밖은 주민과 관광객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뒤섞이지만, 이곳은 비록 인조잔디이기는 하나 땅도 푸르고, 뻥 뚫린 하늘도 푸르며, 광장 바로 옆에 흐르는 하천인 다카세가와의 푸르름까지 더한, 도심 속 오아시스였다. 이들 장면을 이름 붙이면 '도심형 짧은 피크닉'이다. 텐트를 치고 하루를 보내는 주말 나들이가 아니다. 점심시간 30분, 업무 중 빈틈, 여행 동선 사이 잠깐의 휴식이다. 잔디 위에 앉거나 눕는 행위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도심 생활의 일부가 된 풍경이다. ◆보는 녹지→쓰는 녹지로 두 공원은 도쿄와 교토 도심 한복판 '작지만 똘똘한 도심 공원'의 대표 사례다. 공통점은 단순히 잔디의 존재에 있지 않다. 공원이 도심 생활권 한복판에 있다. 공원 중앙에 사람들이 앉거나 누울 수 있는 잔디광장이 있고 공원 가장자리에는 카페·벤치·보행로·그늘·상업시설이 붙어 있다. 즉 '보는 녹지'가 아니라 '사용하는 녹지'다. 학계 표현을 빌리면 빽빽한 나무가 그늘과 산책로를 만드는 수림형 공간이라기보다는, 중앙부가 열린 잔디 공간이 휴식과 모임을 받아내는 오픈론(open lawn) 또는 퍼블릭 그린(public green)에 가깝다. 같은 도시 내 대형 수림형 공원과 구분된다. 도쿄의 경우 신주쿠교엔·요요기공원은 넓은 숲을 산책이나 정적 휴식의 용도로 쓰는 성격이 강하다. 반면 미나미이케부쿠로공원은 역세권 도심의 일상 속에서 잠깐 들어가 쉬기 좋은 공간이다. 교토 릿세이광장 역시 관광도시 교토의 번잡한 상가와 골목 사이에 있는 작은 마당이다. 1951년 문을 연 도쿄 미나미이케부쿠로공원은 부지 면적 7천818.5㎡의 작은 도심 공원이다. 2016년 4월 리뉴얼 오픈 후 '도심의 거실' 같은 장소로 자리 잡았다. 처음부터 이런 공간이었던 것은 아니다. 원래 노숙인들이 머물고 치안 이미지도 좋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자 도쿄 도시마구는 공원다운 공원을 다시 만드는 것은 물론, 공원 관리비 증가와 이케부쿠로역 동쪽 노상 자전거 문제까지 함께 풀고자 대규모 리뉴얼에 나섰다. 지상에는 잔디광장과 카페를 배치했다. 카페 수익 일부는 공원 유지 관리에 쓰고, 구청·주민·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미나미이케부쿠로공원을 좋게 하는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공원 지하에는 변전소를 유치하고 대형 자전거 주차장을 마련해 수익성과 지역 문제 해결을 결합했다. 그러면서 미나미이케부쿠로공원은 치안, 상권, 유지 재원 등의 문제를 함께 풀어낸 도심 공원 경영 모델이 됐다. 교토 릿세이광장은 폐교 운동장 도시재생 사례이기도 하다. 1869년 개교한 옛 릿세이초등학교는 1993년 문을 닫았다. 이후 지역 행사 거점으로 쓰이다 2020년 '릿세이 가든 휴릭 교토'라는 복합시설로 재탄생했다. 전체 부지 약 4천900㎡에서 옛 학교 건물은 호텔과 도서관, 상업·문화시설로 재생됐고, 운동장은 인조잔디가 깔린 열린 광장이 됐다. 주민들은 폐교 부지를 큰 마당으로 선물 받은 셈이고, 관광객에게는 교토 도심의 숨은 쉼터다. ◆원형은 브라이언트 파크 두 시설의 더 유명한 원형을 탐색하면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 약 3만9천㎡ 규모의 공원, 브라이언트 파크가 나온다. 뉴욕공립도서관과 고층 업무지구 사이 녹색 가득 잔디광장이 상징인 이 공원은 1970년대만 해도 범죄와 방치의 이미지가 강했다. 반전은 1980년대에 추진된 공원 재생에서 나왔다. 재정비 후 1992년 다시 문을 연 브라이언트 파크는 높은 울타리와 시야를 가리던 요소들을 걷어내고 음식점을 배치했다. 이제는 공원의 상징이 된 2천개 이동식 의자도 들였다. 브라이언트 파크 역시 같은 뉴욕 도심의 센트럴 파크와 구분된다. 센트럴 파크가 맨해튼 북쪽의 거대한 수림형 도시공원이라면, 브라이언트 파크는 미드타운 업무지구의 짧은 쉼을 제공하는 오픈론형 공원이다. 미나미이케부쿠로공원, 릿세이광장, 브라이언트 파크 셋 다 일상 동선 안에서 잠깐 들어가 앉고 눕기 편리한 공원이다. 잔디는 조경 장식이 아니라 몸을 놓는 바닥이고, 가장자리는 벤치와 그늘과 카페가 있는 생활의 테두리다. ◆녹지율→체류율 필요한 대구 이어 살펴본 대구 도심의 공원들은 아쉬움을 남긴다. 대구 도심에도 나무와 녹음은 있다. 문제는 시민들이 잠시 앉고 눕고 먹고 쉬는 도심의 거실은 좀 부족하다는 점이다. 도심 공원이 과거 나무 심기에 치중하며 '녹지율'의 시대를 상징했다면, 지금 요구받는 건 '체류율'의 시대다. 물론 대구에도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 수성못, 신천 둔치처럼 돗자리를 펴고 쉴 수 있는 야외 휴식 공간은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목적지형 공간에 가깝다.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 시간을 내 이동해야 한다. 해외 사례들이 보여준 건 다르다. 앞서 말한 도심형 짧은 피크닉, 즉 점심시간 30분, 약속 전 20분, 장을 보거나 출근하는 길의 빈틈에도 가능한 잔디 위 휴식이다. 문제는 잔디밭을 좋아하느냐, 숲길을 좋아하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대구 도심, 특히 동성로 일대가 요즘 직면한 난제가 공동화와 상가 공실, 유동인구 감소다. 상권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건 더 많은 간판과 이벤트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도심에 와서 곧장 소비만 하고 떠나는 게 아니라, 잠시 머물고 쉬고 기다리고 만나는 시간을 뒷받침하는 기반시설, 바로 공원이다. 잘 설계된 도심 공원은 상권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다. 각종 상점들 사이에 작은 잔디와 그늘, 의자와 물길이 놓이면 도심 방문의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다. 체류가 늘어야 산책이 생기고, 산책이 생겨야 우연한 소비와 만남도 생긴다. ◆대구도 '오픈론' 활성화? 사실 대구 안에서도 바뀐 도심 공원 트렌드를 반영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 남구 옛 캠프워커 헬기장 반환부지에 조성 중인 '대구평화공원'이 최신 사례가 될 전망이다 오는 8월 준공이 목표인 이 공원은 조감도에서도 드러나듯이 2만8천374㎡ 면적의 핵심인 4천600㎡ 규모의 잔디광장이 공원과 도서관 이용객, 주변 유동 인구를 모아 머물게 하며 오픈론형 공원의 면모를 강조할 전망이다. 최근 젊은층의 이용 문화와 도심 체류 수요를 보면, 그리고 해외 성공 사례도 참고하면, 오픈론형 공간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대구평화공원은 역시 과거에 비해 확장된 잔디광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구 서구 이현공원 등과 함께 그러한 변화를 대구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진행형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은 2.28기념중앙공원도 지난해 재단장을 통해 공간 일부를 나무를 줄여 탁 트인 잔디광장으로 조성, 오픈론형 공간에 대한 요구를 소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공원 내 잔디광장은 컬러풀대구페스티벌 등 행사 땐 인파가 몰리지만 평소엔 여전히 관상용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커버스토리] 현대인이 원하는 '작지만 똘똘한 도심 공원'

    [커버스토리] 현대인이 원하는 '작지만 똘똘한 도심 공원'

    ◆작을수록 더 치밀해야 '잔디광장'을 킬러 콘텐츠로 배치한 '작지만 똘똘한 도심 공원' 사례는 선진국 곳곳에 있다. 미국 보스턴 금융가의 포스트 오피스 스퀘어는 지하 주차장 위에 만든 작은 잔디광장이자 주변 직장인들의 점심 쉼터다. 일본 오사카 덴노지공원 입구 덴시바(TEN-SHIBA)는 역세권 잔디광장 주변에 카페와 식당, 편의시설을 붙였다. 일본 도쿄 시부야 한복판 미야시타파크는 1953년 만들어진 공원을 1966년 주차장 위 공원으로 탈바꿈시켰으나 시간이 지나며 노후화한 걸 2020년 옥상에 잔디 공간을 깔고 스포츠, 쇼핑, 휴식 기능을 층층이 배치한 사례다. 미국 댈러스 클라이드 워렌 파크는 도심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위에 공원을 얹은 독특한 구조다. 여기에 푸드트럭과 주민 대상 무료 제공 프로그램 등의 콘텐츠를 가미했다. 이들 사례가 말하는 건 하나다. 도심 공원은 면적이 작을수록 더욱 치밀해야 한다는 것. 잔디만으로는 부족하고, 나무만으로도 부족하다. 사람들이 앉는 방식, 먹는 방식, 이동하는 방식, 그늘을 찾는 방식, 낮과 밤의 이용 방식까지 하드웨어와 콘텐츠 가리지 않고 완성도 높게 설계돼야 한다. 그래서 현대 도심 공원은 '녹색으로 남겨둔 땅'이 아니라 '시민의 시간을 받아내는 장치'에 가깝다. ◆서울 도심 곳곳 오아시스 실은 서울 도심에 비슷한 풍경이 연속으로 펼쳐진다. N서울타워가 보이는 남산 백범광장, 롯데월드타워 아래 월드파크 잔디광장,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열린송현녹지광장,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등은 모두 잔디와 피크닉, 인증샷과 체류가 결합되는 공간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하천인 청계천도 사례로 곁들일 수 있다. 청계천은 잔디광장 형태는 아니지만, 도심 속 일상에 작은 피난처를 만든다는 점에서는 같은 계열이고 좀 더 높은 효능을 보이고 있다. 서울 도심을 관통하던 고가도로를 걷어내고 물길과 보행 공간을 되살린 청계천은 사무실과 상가와 도로 사이에서 단 몇 계단만 내려가면 물소리와 그늘, 산책로가 펼쳐지는 공간이다. 꼭 잔디가 아니어도 도심 속 오아시스가 가능하다. 중요한 건 자연의 형식이 아니라 바쁜 도시 생활 중 잠시 몸과 시선을 내려놓을 수 있는 체류의 틈을 만드는 일이다. 청계천 물길은 일본 교토가 잘 보존해 관광 요소로는 물론 도심의 숨통으로도 활용하고 있는 시라카와·다카세가와·오카자키 같은 물길도 떠올리게 하고, 콘크리트로 덮을 때 훗날 복원에 대해선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은 대구의 여러 복개천들도 떠올리게 한다. ◆숫자가 말하는 도심 체류 수요 작지만 똘똘한 도심 공원에 대한 수요는 각종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서울도서관에 따르면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청계천을 책 읽고 쉬는 야외공간으로 바꾼 서울야외도서관은 2024년 4월 18일~11월 10일 약 7개월간 300만명의 방문객을 모았다. 2022~2024년 누적 방문객은 약 5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야외도서관을 찾은 시민 5천521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91.3%가 '만족한다'고 답하는 등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1권 이상 책을 읽은 독서자 비율은 85.4%였다. 한국리서치가 2024년 11월 8~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원 인식 조사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주 3회 이상 가는 공간으로 산책로는 34%, 근린공원은 21%를 꼽았지만, 규모가 큰 공원은 12%에 그쳤다. 일상적으로 가기 쉬운 작은 공원의 이용 빈도가 높다는 뜻이다. 접근성도 차이를 보였다. 소규모 공원에 대해서는 도보로 이동한다는 응답이 80%나 됐고, 자신의 주거지 등에서 10분 이내 접근 가능하다는 응답이 49%였다. 반면 대규모 공원은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간다는 응답이 70%, 이동 시간에 10분이 넘게 소요된다는 응답이 88%였다. 최근 공원 이용 트렌드는 '산책'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구글맵 리뷰를 활용한 한강공원의 이용자 인식과 공간 매력도 연구'(2025, 한국조경학회지)는 서울 망원·반포·여의도·잠실 한강공원의 이용 행태와 공간 인식을 분석했다. 연구는 한강공원이 여가 활동, 휴식, 경관 감상 등이 함께 이뤄지는 대표적 도시여가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봤다. 특히 리뷰 분석에서는 산책, 자전거, 운동 같은 일상적 이용뿐 아니라 돗자리, 텐트, 치킨, 맥주, 라면, 전망, 야경, 일몰 같은 키워드도 함께 나타났다. 공원은 걷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복합적 체험 공간이 됐다. 이 변화는 한강공원만의 특수한 상황으로 볼 수 없다. 연구에선 공원별 이용 행태와 공간 인식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도 짚었다. 결국 좋은 공원은 실제 이용자의 경험과 공간별 매력을 읽어 맞춤형 운영 전략을 세울 때 만들어진다. 추가 조건도 분명하다. '1·2기 신도시 공원 이용자의 만족도와 인식 분석'(2024, 한국조경학회지)은 분당·일산·동탄·광교·운정 등 수도권 1·2기 신도시 9개 공원 이용자 1천800명을 조사했다. 공원 이용자들은 대부분 도보로 접근했으며, 보통 1~2시간 이내로 이용했다. 공원 전체 만족도에는 보행시설, 수목 및 식재, 수경시설, 휴게시설, 문화시설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는 도심 공원을 잔디 중심 체류 공간으로 바꾸자는 말이 곧 아무 데나 돗자리를 펴게 하자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더 정교한 관리가 필요하다. 밤에도 안전해야 하고, 사방으로 시야가 열려야 하며, 화장실부터 크고작은 시설 하나하나가 잘 관리돼야 한다. 앞서 살펴본 브라이언트 파크와 미나미이케부쿠로공원이 노숙인 체류와 치안 이미지를 개선한 사례이고, 릿세이광장이 오후 8시까지만 개방하며 음주를 전면 금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이 머무는 공원으로 도심 한복판의 잔디 공간은 사치가 아니다. 그늘과 의자와 작은 물길도 마찬가지다. 매일 도시의 번잡함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시민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쉼표로 볼 수 있다. 덴마크 건축가이자 도시설계가 얀 겔은 자신의 대표 저서 '삶이 있는 도시 디자인'(Life Between Buildings: Using Public Space)에서 도시설계의 출발점은 건물이나 도로가 아니라 사람의 생활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삶이 먼저, 공간이 다음, 건물은 마지막"이라고 요약했다. 도심 공원의 성패도 같은 기준으로 따질 수 있다. 얼마나 많은 나무가 심겼는지보다, 그 나무와 잔디와 길 사이에서 시민의 일상이 실제로 머무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머무르기 좋다는 특징이 주로 잔디광장에 매개되고 있는 건 그런 맥락일 터다. 미국 도시사회학자 윌리엄 H. 화이트는 자신이 쓴 '작은 도시 공간의 사회 생활'(The Social Life of Small Urban Spaces) 및 동명의 다큐멘터리에서 뉴욕의 작은 광장과 공원을 관찰한 결론을 밝혔다. 그는 "사람을 가장 끌어당기는 것은 다른 사람"이라고 짚었다. 좋은 공공 공간은 조형물이나 장식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앉고, 보고, 먹고, 대화하고, 다른 사람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느끼는 순간 비로소 살아난다. 브라이언트 파크 운영 경험을 정리한 앤드루 M. 맨셸은 한층 실무적인 결론을 내린다. 그는 책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배우다'(Learning from Bryant Park: Revitalizing Cities, Towns, and Public Spaces)에서 브라이언트 파크의 성공을 거창한 설계 한 번의 결과로 보지 않았다. 맨셸은 1991년부터 10년 간 브라이언트 파크 복원 업무에서 공연, 영화 상영, 공원 임대 등 주요 프로그램을 직접 추진한 인물이다. 그가 보기에 공공 공간을 살리는 일은 완공식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된다. 어떤 의자가 편한지, 잔디가 얼마나 잘 관리되는지, 화장실이 깨끗한지, 음식과 행사가 공원 이용을 방해하지 않고 끌어들이는지 등을 계속 살피고 조정해야 한다. 실제 브라이언트 파크의 성공담에는 프랑스식 녹색 이동식 의자를 고르는 과정, 중앙 잔디를 시험과 실패 끝에 관리해낸 과정, 꽃과 클래식 음악이 있는 화장실, 영화 상영과 공연 같은 프로그램이 모두 포함된다. 설계도면 위의 공원이 아니라 매일 관리되고 운영되는 공원이 사람을 붙잡았다는 얘기다. 맨셸이 전하는 교훈은 잔디광장을 만든다고 곧장 도심의 거실 기능을 수행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시민이 다시 찾는 공원이란 의자 하나, 그늘 하나, 화장실 하나, 프로그램 하나를 계속 손보는 운영의 결과다.

  • [문학 품은 영화] 더 리더…역사적 비극 앞 인간의 나약함

    [문학 품은 영화] 더 리더…역사적 비극 앞 인간의 나약함

    영화는 1958년 독일 베를린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15세의 소년 '마이클'은 우연한 계기로 전차 안내원이었던 36세의 여인 '한나'를 만나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사랑을 나누기 전, 한나는 항상 마이클에게 문학 작품을 소리 내어 읽어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나는 아무런 말도 없이 마이클의 곁을 떠나버린다.수년 후 법대생이 된 마이클은 전범 재판을 참관하던 중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한나를 발견하고 충격에 휩싸인다. 한나는 과거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감시원으로 근무하며 300명이 넘는 유대인 수감자들을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마이클은 재판 과정에서 한나의 판결을 뒤바꿀 수 있는 그녀만의 치명적인 비밀을 알아차리지만, 이를 세상에 밝혀야 할지 깊은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이야기 전반부는 미성년자와 성인 여성의 로맨스라는 점에서 다소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설정이지만, 영화는 마이클이 문학 작품을 읽어주며 두 사람이 정신적으로 유대감을 쌓아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묘사함으로써 불쾌함을 상쇄시키고, 동시에 후반부에 펼쳐질 거대한 비극적 갈등을 훌륭하게 복선화한다.더 흥미로운 점은 1958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이클의 우표수집책에 등장하는 나치 문양이 유일한 상징적 힌트일 뿐이다. 의도적으로 전쟁의 참상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 평화롭고 행복한 사춘기 시절을 묘사한 이유는, '수치심'과 '부인(否認)'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부각하기 위함이다. 초반에 비극을 감추어 두었기 때문에, 후반부 재판 장면에서 폭로되는 전쟁의 잔혹함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다.영화는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수치심'에 대한 일종의 논문이자 거대한 탐구로 변모한다. 독일이라는 국가와 문화가 가진 집단적 수치심을 마이클과 한나라는 두 개인의 고통스러운 관계를 통해 미시적으로 수렴해낸다.마이클은 끔찍한 고통과 잔혹 행위에 가담했던 가해자 여성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사실에서 수치심을 느낀다. 동시에 법정에서 위기에 처한 그녀를 적극적으로 돕지 못하고 방관했다는 죄책감과 자괴감도 공존한다. 이 모순된 감정들은 평생 마이클을 갉아먹으며 그의 결혼 생활을 파탄 내고 딸과의 관계마저 소원하게 만든다.한나는 아우슈비츠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나름의 도덕적 수치심을 느끼고 재판에서 솔직하게 답변하려 하지만, 오히려 이 솔직함이 그녀에게 가장 불리한 독으로 작용한다. 동료 감시원들은 책임을 회피하려 모든 죄를 한나에게 뒤집어씌우지만, 한나에겐 법정의 처벌보다 더 견디기 힘든 치명적인 수치심이 있다. 바로 자신이 글을 읽고 쓸 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문맹이라는 사실이 탄로 나는 것이 두려워, 자신이 직접 현장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거짓 누명을 전부 뒤집어쓰고 종신형을 선고받는다.영화는 원작 소설의 방대한 내용을 효율적으로 압축하고 각색하면서도 정서적 울림을 그대로 유지한다. 특히 인물들을 선악의 이분법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입체적이고 결함이 있는 인간으로 그려냄으로써 전쟁의 비극 속에 담긴 인간성의 어두운 단면을 심도 있게 비춘다.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적 배경 속에서 도덕적 복잡성을 용기 있게 구축해 낸, 이 한 편의 명작이 던져주는 질문들은 점점 더 깊은 내면적 성찰을 요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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