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싱가포르 총리, 중동 리스크·에너지 협력 확대 논의
2일 정상회담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두 나라를 둘러싼 안팎의 '도전과제'가 유사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공동대응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먼저 양국 정상은 무역의존도가 높고 석유를 비롯한 주요 자원이 부족한 두 나라로서는 미국의 이란 공격이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대응 과정에서 두 나라가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밤 싱가포르 현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은 중동 정세가 글로벌 안보와 에너지 공급망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기를 바란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면서 "중견 국가로서 양국 간의 협력이 긴요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말했다.아울러 양국 정상은 두 나라가 직면한 국내 현안과 관련해서도 서로에게 도움을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이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 기간 중 부동산 정책에서 성공을 거둔 싱가포르의 모범을 면밀히 살피겠다는 의중을 밝혔다.이 대통령은 2일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싱가포르가) 좁은 국토에서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뤄냈으면서도 부동산시장이 전혀 사회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싱가포르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많이 배워 가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아울러 두 정상은 국가의 존립과 직결된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공유했다.위 안보실장은 "(정상회담에서는) 저출산 문제 논의도 있었는데 우리가 최근에 상황이 좀 나아져서 합계출산율이 0.8정도 되고 싱가포르는 그보다 조금 나은 것 같습니다만 싱가포르도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해서 그 사안에 따른 대처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두 정상은 인공지능(AI) 기반 첨단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전력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국토가 넓지 않은 양국으로선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도 확인했다.위 안보실장은 "(전략수요 확보를 위해선) 원자력발전을 대규모로 확보해야 하는데 싱가포르가 공간의 제약이 있어서 소형모듈 쪽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면서 "우리나라가 소형모듈에 약간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한국수력원자력과 싱가포르 간 MOU를 체결했고 이 사업을 계속 진전시켜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한편 위 실장은 "최근의 중동 상황과 관련해선 대통령님께서 어제(1일) SNS를 통해서 분명히 말씀하셨듯이 지나치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되겠다"면서 "정부는 실물 경제, 금융, 군사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철저히 대비하고 있고 대통령실 또한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싱가포르에서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최민희도 '재명이네 마을' 강퇴…발단은 '악수' 영상?
이재명 대통령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이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강제탈퇴 시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을 강제 탈퇴 처리한 데 이은 세 번째 사례다.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 매니저는 지난 2일 "주민투표를 종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최 의원에 대한 강제탈퇴 찬반 투표 결과, 총투표수 1천328표 중 강제탈퇴 찬성 1천256표, 반대 72표가 나와 최 의원을 재가입이 불가능하도록 강제탈퇴 처리한다고 밝혔다.카페 매니저는 "투표 시간 4시간이 채 안 됐지만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판단돼 종료하겠다"며 "투표 진행 약 3시간 50분 만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해당 카페 매니저는 같은 날 오후 12시 15분쯤 최 의원이 "KTV 이매진, 사실 확인 중입니다. 최민희입니다"라는 글을 '딴지게시판'에 올린 뒤 최 의원에 대한 강제탈퇴 투표를 추진했다.강제탈퇴 조치의 발단은 '악수 영상'이었다.앞서 최 의원은 해당 글에서 KTV 국민방송의 유튜브 채널인 'KTV 이매진'에 올라온 이 대통령 성남공항 출국 직전 동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악수 장면이 담기지 않은 이유를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방송인 김어준 씨 등 정 대표 지지층 일각에서 '의도적 삭제'라는 뒷말이 이어지자 그는 "이런 일에 대표실이 나서기도 힘들겠고 당 공조직이 나서기도 어려워 보여 저희 의원실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최 의원이 딴지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 매니저는 "악수 장면이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통령 영상기록 채널을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겠다는 과방위원장(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행태는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며 강제탈퇴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했다.재명이네 마을 카페는 지난달 22일에도 "분란만 만들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며 투표를 거쳐 정 대표와 이 최고위원을 강제탈퇴시켰다. 이들의 친청계(친정청래계) 인사들에 대한 강퇴 조치는 최근 지지층 내부에서 커지고 있는 뉴이재명 그룹과 친정청래(또는 친김어준) 그룹과 충돌로 빚어졌다.'재명이네 마을'과 디시인사이드 '이합갤'(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 등은 '뉴이재명' 그룹의 주요 활동 무대다. 뉴이재명'은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으나,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하게 된 이들을 일컫는다.지난달 26일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를 통해 한 언론사의 ''뉴 이재명'은 죄가 없다'는 제목의 칼럼을 공유하기도 했다.
연 5조 비명문화·강제 없는 특례…TK특별법 동력 잃었다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안의 국회 통과가 사실상 무산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지역사회에서는 대구시와 경북도의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법안 자체의 한계로 인해 추진 동력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행정통합의 속도전 속에 그동안 대구시와 경북도가 제시해 온 재정·권한·산업 전반의 청사진과는 괴리가 컸다는 지적이다. 또한 통합의 핵심인 '연간 5조원 재정 인센티브'가 명문화되지 않은 것은 물론 강제성 없는 특례들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도 제기된다.2일 '대구경북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TK행정통합 특별법안)'에 따르면 법안에는 정부가 발표한 재정 지원 인센티브와 관련된 구체적인 언급은 담기지 않았다. 특별법안은 재정·자치권과 관련한 특례인 기준 인건비 예외, 국세 이양, 광역통합 교부금 등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앞서 정부는 지난 1월 행정통합으로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에 대해 연간 최대 5조원씩, 4년간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인센티브 방안을 발표하면서 TK 통합 재추진도 급물살을 탔다.이러한 대규모 재정 지원 방침은 대구시의회가 지난 2024년 12월 행정통합 동의안을 통과시킨 뒤 1년여 만인 올해 1월 경북도의회 최종 의결까지 이뤄내는 데 가장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하지만 법안에는 재정 지원 인센티브가 명문화되지 못한 채 빠졌고, 강제성 있는 재정 조항과 규모,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면서 비수도권이 기대해 온 '재정분권'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왔다.당초부터 정부 지원안이 지방재정 체계의 질적 전환보다는 양적 보상에 초점을 둔 재정 인센티브 성격이 강한 탓에 '자치재정권 확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정작 이마저도 제대로 법안에 담기지 못한 것이다.그동안 통합 논의 과정에서 제기돼 온 핵심 요구가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니라 재정 체계 자체를 바꾸는 '분권형 모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치적 변수 이전에 법안 실효성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지역사회 동력 상당 부분을 상실하게 만든 배경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통합에 따른 행정비용과 갈등을 감수할 만큼의 확실한 보상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특례는 많지만 실익은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회의론이 확산, 지역 지지 기반도 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서도 지역에서는 인공지능(AI)·에너지·금융 등과 연계된 이전을 기대했지만 정부 발표는 '통합특별시를 우선 고려하겠다'는 수준에 머물렀다"며 "이전 기관과 규모도 추후 논의 사항으로 남겨진 데다, 세부적인 재정 지원책도 나오지 않다 보니 추진 동력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통합 불씨 다시 살아날까?…5일 시작 본회의에 실낱 희망
난항을 거듭하며 꺼져가는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의 불씨가 3월 초·중순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역 정치권은 2월 임시국회 시한(3일)까지 TK통합법을 처리하지 못하더라도 곧이어 3월 임시국회가 시작(5일)되는 만큼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다만 애초 정부·여당이 TK 통합에 의지가 없는 채로 야당 분열을 노렸다는 비관론이 적지 않은 데다 쌓여가는 더불어민주당의 추가 요구를 국민의힘이 수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희망고문일 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2일 여야 정치권은 행정통합 이슈가 6·3 지방선거 주요 이슈로 부상하자 치열한 힘겨루기를 하며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국민의힘은 당 지도부, TK 의원, 시·도의회의 찬성 입장 정리에 이어 여당이 요구한 당론 채택까지 마무리하며 통합법 처리의 공을 민주당에 넘기고 있다. 야당은 여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 중이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문제삼자 이를 철회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더는 민주당이 TK통합법 처리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반면 민주당은 시·도의회를 넘어 기초의회, 지자체장 등 의견을 모아 당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한 대구경북에 이어 충남·대전 통합을 위해서도 당론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도 부가했다. 아울러 TK, 충남·대전 통합 무산이 국민의힘의 오락가락 행보의 결과라고 지적하며 장동혁 대표 등의 사과까지 요구하고 있다.여야가 서로에게 공을 넘기며 TK통합법을 둘러싼 국면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이러는 사이 지역 정치권에서는 여야 정치권을 향한 비판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애초 전남·광주 외 다른 지역 행정통합 의사가 없는 채로 지방선거를 위한 정략적 카드로 이를 활용, 시·도민을 우롱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TK를 정치적 심장으로 삼고 있는 국민의힘 역시 여권의 행정통합 이슈에 정밀히 대응하지 못해 지역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는다.여야 모두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정치권이 어떤 방식으로든 출구전략을 찾게 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모든 결정의 핵심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이 귀국한 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대구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대구시당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TK통합법이 완전 무산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인선 시당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2월 임시국회가 3일에 끝나고 5일부터 3월 임시국회가 시작해 12일에 본회의가 열리므로 그때라도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TK 통합법이 법사위에서 보류되고 전남·광주 통합법만 통과시킨 것은 TK 홀대이자 차별"이라며 "민주당은 재논의를 위한 법사위를 개최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농지를 갖고 있으면서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는 소유자를 전국 단위로 가려내는 작업이 처음 시작된다.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농지 투기 문제에 정부가 처음으로 '메스'(수술·해부 등에 쓰이는 작고 날카로운 칼)를 들이대는 것이다.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빠르면 이달 중 전국 농지 소유 실태 전수조사에 착수하기 위해 사전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특정 고위험군을 추려 점검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전체 농지를 대상으로 종합 조사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서 비롯됐다. 이 대통령은 최근 "농지도 투기 대상이 돼 가격이 비싸다"고 지적하며 전수조사 검토를 주문했다.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농지 처분명령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논란이 일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농사를 짓겠다고 속이고 농지를 취득한 뒤 농사를 안 지으면 경자유전 원칙을 존중해 법에 따라 처분하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현행 농지법은 농지를 농업 생산성 제고 목적에 맞게 소유·이용하도록 규정한다. 원칙적으로 자경하지 않으면 소유할 수 없고 임대도 금지된다. 다만 상속 농지, 8년 이상 영농 후 은퇴한 경우, 주말·체험 영농, 60세 이상 농업인이 5년 이상 경작한 농지의 임대 등은 예외로 둔다. 불법 임대나 무단 휴경이 적발되면 처분 의무가 발생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자치단체장이 처분을 명령할 수 있다.문제는 이 같은 규정이 사실상 유명무실했다는 점이다. 관리·감독이 허술했고, 전면 조사 없이 일부만 들여다보는 방식에 의존했다. 농지가 투기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반복된 배경이다.농식품부는 이번 전수조사에서 농지 소유·거래·이용·전용 전 과정을 확인한다. 소유자의 실제 영농 여부, 무단 휴경, 불법 임대차를 전면 점검한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와 관외 거주자가 취득한 농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전문가들은 이번 조사에서 상당한 규모의 위법 사례가 드러날 것으로 내다본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부분적으로 진행된 농지 이용 실태조사에서만 7천722명이 처분명령을 받았다. 적발된 농지는 917㏊로 대구 달성공원 면적(12.6㏊)의 72배를 웃돌았다.일각에서는 전수조사 착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농사를 짓지 않는 소유자들이 서둘러 농지를 처분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의 이란 공습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면서 국제사회는 전쟁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공습 시작 15시간 만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폭사를 확인한 터다. 궁극적인 전쟁의 목표인 이란 정권의 교체까지 염두에 둔 미국이지만 장기전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북한 등 미국과 각을 세운 반미 정권들이 핵 개발에 집착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압송과 알리 하메네이 암살 등 미국의 전격적인 작전 실행이 어떤 결말로 이어졌는지 확인된 탓이다. 핵 확산 위험성이 고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성공적 작전 자평, 4주 소요 예상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對) 이란 군사 공격 작전인 '장대한 분노'(Epic Fury)와 관련한 주요 언론 인터뷰에서 긍정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눈길이 쏠리는 전쟁 기간에 대해서는 한 달(4주) 정도라고 예측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데일리메일과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공격이 길어지면 4주 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항상 4주 과정이었다. 우리는 4주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란이) 큰 나라인 만큼 4주 정도, 아니면 그보다 짧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새로운 이란 지도부와 가질 대화 시점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그들도 대화하길 원한다. 하지만 나는 이번 주가 아니라 지난주에 대화했어야 한다고 말해왔다"고 했다.국내 여론 전환에 힘을 쏟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CNBC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계획보다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공습 초반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포함해 핵심 지도부 48명을 제거하는 등 작전 성과가 예상한 것보다 일찍 나오고 있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상황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아무도 우리가 거두고 있는 성공을 믿지 못할 것이다. 한 번의 공격으로 48명의 (이란) 지도자가 사라졌다"고 밝혔다.이란 내부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MS나우 방송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그는 "하메네이 제거 후 그곳(이란)의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시사주간지 애틀랜틱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애틀랜틱은 "그들은 대화를 원하고, 나는 대화에 동의했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 대화할 것"이라는 발언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이란 지도부와 대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그러나 외교적 해법을 위해 공격을 중단하고 협상을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이란이 미국의 요구 조건을 만족한다면 중단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그들은 그러질 못했다"며 여지를 남겼다.NBC방송 인터뷰에서도 "좋은 결과는 많이 있다"며 "첫 번째는 그들을 제거하는 것, 살인자와 폭력배들로 이뤄진 전체 집단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해 이란 지도부 축출이 이번 작전의 주요 목표 중 하나임을 명시했다.◆반미 정권, 핵에 집착할 듯'까불면 다친다'는 구호를 실현하며 기세등등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작전이다. 그러나 길게 봤을 때 핵 확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차하면 정권이 전복된다는 우려가 커진 반미 정권들이 외교적 협상 참여를 주저하며 핵 개발에 진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1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조지프 로저스 핵문제 프로젝트 부소장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단기적인 이란 핵 확산 위험을 중대하게 줄였을 수 있지만 새로운 유형의 확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그는 이란이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60% 농축 우라늄 400kg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이란의 핵·미사일 연구진이 이번 사태 와중에 여기저기로 흩어지면서 핵 개발에 관심 있는 국가나 비국가 세력과 접촉하게 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이란에 대한 미국의 관여가 더 관리하기 어렵고 더 광범위한 갈등으로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에반 쿠퍼 연구원도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외교를 명백히 거부하고 무력 사용을 택하면서 핵 확산을 부추기는 한편 적대국으로 하여금 대미 협상 참여를 주저하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핵무기를 먼저 개발해 정권 전복의 위험을 피하고, 핵무기를 내세워 협상을 압박하는 방식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협상이 시간을 벌고 정보를 수집해 정권 교체를 도모하는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적대국들이 미국과의 외교에 덜 나서려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한편 북한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후안무치한 불량배적 행태를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냈다. 하메네이 제거를 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에 더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김 위원장 참수 작전을 구상한 적이 있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기 행정부 회의에서 "북한군이 열병식을 할 때 그들 군대를 전부 제거하면 어떨까"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해 참모들을 놀라게 한 적 있다고 밝힌 바 있다.
中·日·홍콩 증시, 비트코인도 휘청…'오일쇼크' 재발하나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글로벌 자산 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당장 이란의 보복 공격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다.유가 급등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2일 오전 개장한 아시아 증시부터 일제히 하락하는 등 중동발 충격파가 전세계 금융권으로 확산하고 있다.글로벌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급등세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넘어설 경우 '오일쇼크' 재발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유가 급등…자산시장 출렁외신 등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개인 투자자용 거래 플랫폼 기준 브렌트유는 전장 종가(73.21달러) 대비 약 11.4%(8.36달러) 급등한 81.57달러로 출발해 장중 82.37달러까지 치솟았다.글로벌 에너지 전문가들은 로이터 통신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상 교통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석유 시장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긴장 완화 신호가 신속히 나오지 않는다면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유가 급등세가 장기화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이 같은 우려가 커지면서 2일 오전 개장한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선전성분지수, 홍콩 항셍지수, 일본 닛케이지수 등 아시아 증권시장은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에 따른 원유 가격 급등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7분쯤 156.7엔대까지 치솟으며 엔화 약세를 보였다. 이는 이전 거래일 종가(156.08엔)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유사시에 대비한 달러 매입 수요가 엔화 가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또 통상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질 때 투매 현상이 나타나는 비트코인의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직후 6만4천달러 선까지 무너졌다가 지지선을 회복한 상태다.◆"오일쇼크 재발할 수도"글로벌 전문가들은 앞으로 관건은 사태 장기화 여부라고 분석한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롬바드오디'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새미 차르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첫번째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일부 혼란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경우이고, 두번째는 분쟁 장기화와 확전이 오일쇼크로 이어지는 경우"라고 밝혔다.이어 "지금은 첫번째 시나리오가 진행 중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만약 두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원자재, 채권 금리, 통화, 석유에 민감한 주식 섹터, 인플레이션 전망, 통화정책 경로,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의 경우엔 경제성장까지 다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도 "호르무즈 해협의 불가항력 상태 기간이 전 세계 전략비축유(SPR) 재고 일수(3~5개월)를 넘으면 배럴당 100달러로 상승할 수 있다"며 "1980년 이란-이라크전과 같은 오일쇼크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여러 지정학적 충격에도 세계경제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과도한 공포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동 7개국 방문 취소하라"…외교부, 여행 경보 격상
외교부는 2일 오후 6시를 기해 중동 지역 7개국에 한시적 특별여행주의보(2.5단계)를 발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번 특별여행주의보 대상 국가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다. 최근 중동 정세가 악화되면서 우리 국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이에 따라 해당 국가에 발령돼 있던 1단계(여행유의) 및 2단계(여행자제) 여행경보 지정 지역이 모두 특별여행주의보(2.5단계)로 격상되며, 3단계(출국권고) 지정 지역은 그대로 유지된다.특별여행주의보는 단기적으로 긴급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발령된다.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 이상, 3단계(출국권고) 이하에 준하는 행동 요령이 권고된다.국가별로 보면 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은 그동안 여행경보가 발령되지 않았으나, 이번 조치로 전역에 특별여행주의보가 내려진다. 바레인은 기존 1단계에서 전역 특별여행주의보로 상향된다. 쿠웨이트와 요르단 역시 1·2단계 지역이 모두 특별여행주의보로 전환된다.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지역별 2단계(여행자제) 구역은 특별여행주의보로 격상되며, 기존 3단계(출국권고) 지역은 기존대로 유지된다.외교부는 "해당 지역 방문을 계획 중인 국민은 가급적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달라"며 "현지에 체류 중인 국민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한 추가 조치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기초의회 합의' 이중잣대, 지역 갈라치기 논란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여당 주도로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반면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는 사실상 좌초되면서 거센 논란을 낳고 있다. 단순 입법 지연을 넘어 그간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비수도권 전체의 과제로 논의돼 온 행정통합이라는 중대 의제가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 지역 간 갈라치기 문제로 비화하는 모양새다.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특별법 일방 처리를 지적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대구경북 통합법을 처리할 수 없는 이유로 일부 기초의회 반대를 핑계 대는데, 기초의회는 광역 단체 통합에 대해 당사자 적격이 없다. 또 전남·광주 통합법의 경우도 함평군 등 일부 기초 단체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통과시켰다"며 "이런 모순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이어 "민주당이 광역단체와 광역 의회가 일제히 반대하는 충남·대전 통합법을 당장 추진하자는 건 '기초의회 반대로 대구경북 통합법을 처리할 수 없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상충한다"며 "이런 모순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설명하라"며 민주당 논리를 비판했다. 민주당이 TK 특별법 처리 불가 사유로 '경북 일부 기초의회 반대'를 제시한 데 대해 동일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TK특별시 출범 근거가 담긴 특별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한 상태다. 전날 국민의힘이 5박6일간 이어오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전격 철회하며 TK 특별법 처리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거절했다.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의 필버 철회 입장이 나온 뒤 "경북 8개 의회 의장단은 또 (통합을) 하지 말라고 발표했는데 국민의힘이 (당내) 의견을 모아보라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기초의회 반발로 인한 지역 내 의견 불일치를 근거로 든 셈이다.그러나 이 같은 논리는 전남광주 사례와도 비교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무안군의회는 지난 1월 전남도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주청사 문제 등을 이유로 통합 추진을 중단을 촉구했고, 함평군의회 역시 지난 2월 통합이 군민 현실을 외면한 속도 중심의 형식적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하는 입장문을 낸 바 있다.지역 정가에서는 정부·여당의 통합 추진 시점이 6·3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었다는 점도 혼선을 더욱 키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 일정과 맞물린 속도전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통합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지역 정가 관계자는 "20조원 규모의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전남광주를 제외한 지역의 민심을 못 움직인 것은 통합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것"이라며 "통합 논의가 정쟁의 장으로 옮겨가면서 지역사회 혼란도 가중된 영향이 크다"고 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여당의 '내 편 챙기기'가 노골화되고 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특별법만 핀셋 처리하며 예산과 공공기관 이전 등을 몰아주는 사이, 통합법이 보류된 대구경북은 정치·경제적 고립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민주당은 2일 전날 밤 본회의에서 처리한 전남·광주 행정통합특별법을 성과로 내세우며 자찬을 쏟아냈다. 각종 특례에 국비 지원과 지역 현안을 담았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매년 5조원씩 4년간 20조원' 규모의 정부 지원 패키지를 담보하고, 통합 시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도 약속한 유례 없는 규모의 지원을 얻어냈다는 것이다.집권여당이 호남권 표심을 겨냥해 전남·광주 통합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며 재정지원과 공공기관 이전 등 막대한 '선물 보따리'를 준비한 것과 달리 대구경북은 고립무원인 처지다.민주당은 여대야소 우위 속에 대구경북과 충남·대전 행정통합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일방적으로 보류시키고, 국민의힘이 단일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처리에 선을 긋고 있다.대구경북의 경우 지역 반대를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보수 안방인 만큼 실익이 없다는 점과 여당의 최우선 과제인 충남·대전 통합이 국민의힘 반대로 지지부진하며 대치하는 것이 영향을 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대구경북 통합이 기약없이 표류하는 사이 전남·광주 통합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전남·광주 특별법에 담긴 특례에 대형 지역 사업들에 대한 국비 지원 의무도 명시돼 있어 통합이 이뤄지면 현안 해결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또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은 인공지능(AI)·반도체·첨단전략산업 클러스터 육성을 위한 국비 지원 등을 규정했다. 기존 석유화학·철강·조선 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국가 책무도 명시하는 등 지역 주력 산업에 대한 배려를 담았다.지방채 초과 발행 허용, 통합특별시 내 균형발전기금 설치·운영, 개발사업 추진 시 지방세 감면 등에 대한 근거 조항도 포함해 재정 분권을 강화했다. 개발사업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의 특례도 추가하면서 숙원이었던 낙후 지역 개발을 지자체가 직접 주도할 수 있게 됐다.또 공공기관 이전 우선 고려에 대한 특례를 통해 2차 공공기관 이전 경쟁에서 유리함을 가져가게 됐다. 통합 시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을 주는 것이 정부 방침인 만큼 향후 국책은행이나 대형 공기업 유치전에서 경쟁 지역도 없어 정부가 밀어주기 좋은 상황이다. 대구경북은 통합 무산 시 개별 지자체 자격으로 유치전에 뛰어들어야 한다.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부가 특혜를 제공하겠다고 한 상태에서 통합이 안 되면 재정 지원과 공공기관 이전 등에서 당연히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며 "지역 내 반대는 전남·광주도 있는데 대구경북만 물고 늘어지는 것은 정략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 5극 3특인데 실제론 전남·광주만 특별하게 챙기는 셈"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이른바 사법 3법(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 도입·대법관 증원)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이를 규탄하는 대국민 호소 도보 행진에 나서기로 했다.여당 주도의 일방적 법안 처리가 반복된 데다 대구경북(TK) 행정통합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에서 좌초되는 등 여건에서 야당이 장외로 나서며 대여투쟁의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여의도 정가 분위기가 경색됨에 따라 대미 통상 문제 걸림돌 해결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과정도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 3법을 '사법파괴 3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사법파괴 3대 악법 모두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정권은 본인들이 감옥 가지 않기 위해 온 국민을 사법파괴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며 "(거부권 행사가) 대통령에게 주어진 헌법 수호 책무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며 앞으로 장외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민주공화정 수호 투쟁 제1탄으로 내일(3일) 사법파괴 악법 철폐를 위한 대국민 호소 도보 행진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뜻을 함께하는 많은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우리 도보 투쟁에 함께해 주시기를 바라겠다"고 했다.전날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과 뜻을 모은 장외투쟁과 관련, 그 방식을 도보 행진으로 구체화해 확정한 셈이다.이처럼 국민의힘이 대여투쟁 의지를 강화하면서 대미 관세협상 후속 입법 작업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관련 입법을 논의하는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3일 활동을 재개할 예정인데, 특위 위원장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 서구)이 맡고 있어서다.여야가 초당적 협조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나 여당의 국회 독주가 반복되는 여건에서 야당이 순순히 법안 심사에 협조하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민주당은 특위 활동 시한인 오는 9일까지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에 힘을 싣고 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이 대미투자특위 의사진행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법안 처리를 위한 중대한 결단을 내리겠다"며 야당을 압박했다.그는 "특위 활동 기한까지 일주일 남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기한 내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오는 3월 27일부터 '지역돌봄 통합지원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지역 관계 기관들이 바쁘게 준비에 나서고 있다. 지역사회 중심 돌봄 체계인 통합돌봄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과 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대구시가 장기요양 등급인정자와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등 통계를 바탕으로 추산한 통합돌봄 대상자는 약 12만명 규모로, 법 시행 한달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지만 현장 일손 부족과 재정 부담 문제는 과제로 남아있다.◆일손 부족·예산 부담…현장 불만2024년 3월 제정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내달 시행됨에 따라 전국 지자체가 막바지 준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더딘 인력 충원과 예산 확보로 지자체 부담이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통합돌봄을 본격 시행하는 올해 대구시가 확보한 관련 예산은 약 66억원이다. 이중 3할에 해당하는 21억7천800만원은 공무원 132명분의 6개월치 인건비에 해당한다. 당초 대구시가 보건복지부에 통합돌봄 사업을 시행하는 데 필요하다고 요청한 235명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대구시는 올해 통합돌봄 사업을 위해 사회복지직과 행정직 등 150명 규모 채용을 단행한다고 밝혔으나, 아직 인력 충원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정원 내에서 2~8명 상당의 인력을 재배치해 통합돌봄 업무를 진행 중인 구·군청에서는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한 기초단체 통합돌봄 관계자는 "현재 소수 인원으로 대상자 발굴, 신규 사업 발굴 등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각 행정복지센터에서도 기존 복지 담당자가 통합돌봄 업무를 추가로 맡는 등 일손이 상당히 부족하다"며 "기존 업무도 과중한데, 새로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 사전 준비부터 우려된다"고 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에서 내려준 사업임에도 예산 부담과 운영은 모두 지자체가 떠안고 있다"며 "통합돌봄은 대상자가 취약계층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되는 만큼 기존 서비스에 편입되지 못하는 대상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신설해야 하는데, 이 역시 지자체 부담"이라고 비판했다.통합돌봄에서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민간 영역의 부담도 상당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방문진료를 담당하는 재택의료센터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세 명으로 팀을 꾸려야 해 인건비 부담과 인력 확보 어려움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경북도 관계자는 "지역 의료 인프라 부족을 어떻게 채워야 하나 고민이 많다"며 "이미 공공의료 부분에서 적자가 나고 있는데, 재택의료센터를 하겠다고 자원하고 나서는 의료기관이 잘 없어서 시군별로 1곳 이상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김창곤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는 "의원급인 1차 의료기관이 대부분 재택의료센터를 운영하게 될 텐데, 이런 소규모 기관에서 간호사와 사회복지사를 추가로 채용하기에는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민간에 돌봄 업무를 맡기다 보니 서비스 질 평준화 문제나 방문 진료 중 병원 내 진료 공백 등 비효율도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김 홍보이사는 "통합돌봄 모델이 된 일본의 경우 정부가 지자체와 민간에 지역 맞춤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재정 지원과 함께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모습이었다"며 "장기적으로 통합돌봄 확대에는 동의하나, 현재 사업은 충분한 논의 없이 급박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분주히 준비…특화 사업 개발도'지역돌봄 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지자체들이 분주히 준비 중인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준비지표 달성률이 9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관련 조례 제정 ▷전담 조직 설치 ▷전담 인력 배치 ▷사업 신청 ▷서비스 연계 등 사업 운영 경험 지표 달성률은 전국 평균 91.9%다.대구는 평균을 다소 웃도는 97.8%로 나타났지만, 경북은 18개 시도 중 두 번째로 낮은 77.3%로 집계됐다.각 시군구는 지표에 따라 조례 제정, 전담팀 신설, 재택의료센터 확충, 사례자 발굴 및 서비스 연계 등에 나서고 있다. 대구의 경우 오는 3월 전담 조직을 신설할 예정인 군위군을 제외한 모든 구·군이 5개 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경북은 1월 기준 22개 시군 중 8곳이 조례 제정을 하지 못했고, 절반 이상인 13곳이 서비스 연계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도 차원의 통합돌봄 TF 구성이 올해 초에 이뤄진 만큼 사업 시행에 대한 지자체 독려가 늦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지자체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른 병원 동행, 가사 지원, 운동 지원 등 신규 서비스뿐 아니라 특화사업 시행도 준비하고 있다.달서구는 민간 협력 형태로 한의사 협회와 협약을 맺고 한의사들이 대상자 자택에 방문해서 진료하는 '달서한의방문진료' 사업과 노인·주민·복지기관·대학생·아동 등이 통합돌봄 서비스에 참여하는 '달서가 돌봄단' 사업 등을 진행한다.북구는 생애 말기 환자를 의료기관에서 연계 받아 대상자로 선별하는 사업 등을 구상 중이다. 남구는 LH를 통해 퇴원 환자에게 임시 주택을 지원하는 '돌봄 보금자리' 사업과, 장기요양 등급 외 대상자에게 협약을 맺은 민간 한·양방 의료인과 간호·사회복지직을 매칭해 방문진료하는 '방문의료센터' 사업을 협의 중이다.이재홍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통합돌봄의 핵심은 살던곳에서 누리는 건강한 노후"라며 "대구시는 어느 한 분도 소외되지 않는 빈틈없는 돌봄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일 로렌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사이의 화해화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두 정상은 자국 이기주의 심화로 공급망 불안에 이어 세계 곳곳에서 무력 충돌까지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국제정세를 '초불확실성 시대'로 규정하고 더욱 힘을 모으기로 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싱가포르 정부 청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오늘날 초불확실성 시대의 격랑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며 신뢰할 수 있는 진정한 동반자가 더욱 절실하다"고 전제했다.이어 "재임 중 총리님과 함께 한국-싱가포르 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기를 기대한다"면서 "오늘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통해 양국이 상호 신뢰와 비전을 공유하는 전략적 동반자가 됐음을 확인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을 견인해온 통상 투자 분야에서의 협력을 고도화하고 인공지능(AI), 에너지, 녹색전환, 경제안보, 방위산업 등 미래 전략산업 분야에서 협력의 깊이와 범위를 심화·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에 웡 총리는 "한국과 싱가포르는 유사 입장국으로서 자유무역을 수호하고 규칙 기반의 질서를 수호하는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나아갈 길이 무궁무진하다"며 공감을 표시했다.또한 웡 총리는 "오늘의 만남은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이후 처음 만난다는 점에서 국제정세가 불확실한 시점에서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건설적이고 많은 성과로 이어지는 대화가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하기도 했다.양국 정부는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하고 정부 간 양해각서(MOU) 5건을 체결할 예정이다.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가 교착상태인 남북관계를 호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구체적으로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는 2018년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뜻깊은 장소"라며 ""8년 전 싱가포르는 대화와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평화를 향한 탁월한 외교력을 보였다"고 북미대화를 거론했다.특히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해 준 웡 총리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부탁했다.한편 두 나라는 안보 분야에서 방산기술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국방역량 강화 방안을 꾸준히 논의하기로 했다.싱가포르에서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이재명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이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꼽히는 성남시장 출마를 선언해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민주당 인사임에도 그간 매일신문 유튜브 '금요비대위'에서 활약하며 보수 성향 구독자들에게도 얼굴을 알려온 인물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난달 27일 매일신문 서울지사에서 만난 김 대변인은 "2024년 총선이 끝난 뒤 대통령께 '성남에서 제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이재명에 업혀서 사는 게 싫고 내 정치를 하고 싶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회사원 생활을 하다 2000년대 중반 판교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입주예정자협의회 사무국장을 맡아 지역 일을 하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는 2008년 그가 분당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당시 낙선운동(?)을 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이 대통령이 오히려 김 대변인을 찾아 성남시장 출마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를 수락하며 '이재명 사람'의 길을 걷게 됐다.그는 2016년 김병욱 전 의원 캠프 멤버 및 국회 비서관을 거친 뒤 2018년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선거를 돕기도 했다. 이번 성남시장 경쟁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모셨던 김병욱 전 의원(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다.김 대변인은 "당선될 경우 성남시를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일 잘하는 사람을 우대하고 일 못하는 사람을 멀리 하면 조직 전체가 다 열심히 하게 된다"고 했다.
경북도가 포항·구미를 '국가첨단전략산업 로봇분야 특화단지'로 지정하기 위해 본격 나선다. 지역의 양대 산업도시인 포항·구미를 거점으로 제조AX 혁신 기반의 휴머노이드 로봇 특화단지를 육성해, 지역 제조산업 구조 혁신과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게 목표다.2일 경북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로봇·방산·이차전지 분야 대상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신규 지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신청 접수를 마쳤으며, 검토·평가 등을 거쳐 올 상반기 내로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도는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제품개발 30종 ▷로봇기업 150곳 육성 ▷전문인력 3천명 이상 양성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업 성장 효과와 1조4천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 2천300명 이상 고용창출 등이 전망된다.포항·구미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대구 국가로봇테스트필드와 연계해 로봇 실환경·가상환경 실증, 성능평가·인증, 데이터 활용 및 AI고도화 등 전주기 검증체계 공동활용이 가능해진다.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의 제조산업 생태계 구축과 AI기반 자율제조 확산 등 대구경북 권역 제조업 구조 전환 등의 길이 열리는 셈이다.이미 경북은 로봇의 핵심 요소이자 수요처인 반도체(구미), 이차전지(포항), 바이오(안동·포항) 특화단지가 지정돼 있어 향후 로봇분야까지 전략산업 확장 또한 가능해진다.도는 국가첨단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포항·구미를 축으로 'K로봇 메가클러스터' 모델을 제시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구미는 선도기업, 참여·협력기업 등 88개사를 중심으로 로봇부품 생산생태계를 구축한다. 풍부한 연구역량과 철강·이차전지 등 산업이 집적돼 있는 포항은 로봇 완제품 생산 및 실증에 최적지다. 앞으로 혁신기관·협력기업 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술실증과 상용화에 집중할 계획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로봇 특화단지는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이 아닌, 제조업 혁신과 지역의 미래를 여는 전략 프로젝트"라며 "구미의 제조 역량과 포항의 기술력, 선도기업과 혁신기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가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고소득층이 번 돈을 쓰지 않고 있다. 소득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지만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은 것. 남긴 돈은 2년째 400만원대를 넘어섰다.2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54.6%로 집계됐다. 4분기 기준으로 2021년 52.6%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2024년 4분기보다 0.4%포인트(p) 내렸다.소득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기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936만1천원으로 전년보다 5.0% 증가했다. 전체 소득분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대기업 상여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근로소득이 8.7% 급증했고, 이는 2019년 통계 개편 이후 가장 큰 폭이다.그러나 소비는 따라오지 못했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511만원으로 4.3% 느는 데 그쳤다. 전체 가구 소비지출 평균 증가율 3.6%는 웃돌았지만, 소득이 늘어난 속도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번 돈의 절반 가까이가 소비로 나가지 않으면서 월평균 흑자액은 425만원으로 5.9% 불었다. 2년 연속 400만원대다.이 같은 현상은 일회성·임시 소득 증가가 일상 소비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소득층(4~5분위)의 한계소비성향(MPC·늘어난 소득 중 실제 소비에 쓰는 비율)이 2020~2021년 0.11에서 2022~2023년 0.07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기존에도 다른 분위보다 낮았던 고소득층의 MPC가 최근 들어 더 낮아지는 추세다.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네 집 중 한 집, 벌이보다 지출 많았다…6년 만에 최고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 네 집 중 한 집꼴로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았다.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2일 국가데이터처가 운영하는 국가통계포털(KOSIS)과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1인 이상 전체 가구 가운데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적자가구' 비율은 25.0%로 집계됐다. 4분기 기준으로 2019년 26.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적자가구 비율은 2020년 23.3%까지 낮아진 뒤 2021~2023년 24%대를 유지했다가 2024년 23.9%로 소폭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1%포인트(p) 상승하며 다시 25%를 넘어섰다. 누적된 고물가로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지출이 더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가계수지 여건이 재차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저소득층일수록 타격이 컸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58.7%로 1년 전보다 1.8%p 높아지며 60%에 육박했다. 2년 연속 오름세다. 소득 2분위도 22.4%로 1.3%p 상승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7.3%로 0.9%p 낮아져 소득 계층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최근 주식시장 호황에도 적자가구는 투자 여력이 부족해 자산가치 상승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이자 부담도 기록적 수준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13만4천원으로 전년보다 1만3천원(11.0%) 늘었다. 분기 통계가 작성된 2019년 이후 4분기 기준 최대치다. 누적된 가계대출 잔액이 이자 비용을 끌어올린 결과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3만200원으로 처음 3만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2천400원(8.5%) 증가했다.다만 데이터처 관계자는 "적자가구 비율은 일시적인 내구재 소비 등에 영향을 받는다"며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추석 명절이 포함돼 관련 지출이 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도심형 산불 제로화"…대구시, 2030년까지 1608억 투입
기후위기로 산불이 대형화·연중화되는 가운데, 대구시가 '도심형 산불 제로화'를 목표로 한 전면적인 대응 전략을 내놓았다. 주거지와 산림이 밀접하게 맞닿은 도시 구조상 산불은 단순한 산림 재해를 넘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도시형 재난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구시는 기존의 계절적·산지 중심 대응을 탈피해, 평상시 예방부터 발생 직후 초동진화, 장기·대형 산불에 대비한 특수진화까지 단계별로 이어지는 입체적 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이번 대책은 지난해 4월 발생한 함지산 산불을 전환점으로 마련됐다. 당시 강풍과 건조한 기상 여건 속에서 산불이 빠르게 확산되며 도심 인접 지역까지 위협했던 경험은, '초기 30분'의 중요성과 함께 기존 대응 체계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냈다. 대구시는 이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2030년까지 총 1천608억원을 투입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고, 이를 통해 산불 대응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도심형 산불 대응체계 전면 강화대구시는 '대구 도심형 산불 대응역량 강화대책'을 통해 감시·예방·진화·대피 전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 시스템을 구축한다. 우선 산불감시 ICT 플랫폼과 연계된 감시카메라를 기존 115대에서 200대 추가 확충해 총 300여 대 규모의 촘촘한 감시망을 완성한다. AI 기반 영상분석 기술을 접목해 연기와 불꽃을 자동 감지하고, 이상 징후 발생 즉시 상황실과 유관기관에 전파하는 체계를 고도화한다.산림 구조 개선도 병행한다. 500㏊ 규모의 내화수림대를 조성하고 5천㏊에 달하는 산불예방 숲가꾸기를 추진해 가연성 물질을 줄이고 불에 강한 숲으로 전환한다. 이는 단순 조림을 넘어 산불 확산을 지연시키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산림·재난·협업 부서와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통합 진화훈련을 정례화해 복합재난 상황에서도 일사불란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대비태세를 끌어올린다.주민대피 체계도 개편한다. 단계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재난문자와 안내방송을 신속히 발송해 혼선을 최소화한다. 산불소화시설은 5개소에서 61개소로, 산불비상소화장치는 13개에서 250개로 대폭 확충해 골든타임 내 초기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취약분야' 집중관리대구시는 최근 10년간 산불 134건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농로·성묘·작업·생활·사찰을 '4+1 취약분야'로 지정하고 맞춤형 관리에 나섰다. 입산자 실화뿐 아니라 소각 부주의, 화목보일러 취급 소홀, 산업현장 작업 중 불티 등 생활 속 요인이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산림 인접 마을 362개소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해 화목보일러 602가구 전수조사, 영농부산물 306t 조기 수거·파쇄를 완료했다. 화목보일러 재처리 용기와 소화기 506개를 지원해 화재 위험을 낮췄으며, 농막 전열기구 사용 실태와 소화설비도 집중 점검했다. 771명으로 구성된 홍보·단속반이 농로 주변 불법소각을 차단하고, 공동묘지 14개소와 사찰 주변 합동 단속도 병행한다.오는 3월부터는 20명의 산림재난예방점검단이 가가호호 방문해 취약시설을 데이터화하고 상시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대구시는 현수막, 대중교통 안내방송, 라디오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민 인식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특수진화대 전진 배치산불 대응의 성패는 초기 30분에 달려 있다. 대구시는 초동 대응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재난안전기동대와 산림재난대응단을 각각 30명, 190명까지 확충하고, 담수량이 기존 대비 2.5배 많은 다목적 산불진화차 26대를 도입한다. 임차 헬기 4대의 담수용량도 8천ℓ로 확대하고 달성과 군위에 임시 계류장을 확보해 재출동 시간을 단축한다.특히 남부지방산림청 구미국유림관리소 소속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13명이 대구 산격청사에 상주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급경사지·야간 산불 등 고난도 현장에 투입되는 최정예 인력으로, 경산·청도까지 아우르는 광역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0억원의 국비 지원 효과와 함께 현장 대응의 전문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이번 조치는 앞산과 팔공산 국립공원 등 도심과 맞닿은 핵심 산림자원을 지키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박희준 대구시 재난안전실장은 "도심형 산불은 시민의 일상과 직결된 재난이다. 예방부터 특수진화까지 빈틈없는 대응으로 산불로부터 가장 안전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산림청, 지자체, 소방이 합동으로 24시간 산불 상황관리 및 지휘체계의 일원화, 진화자원의 집중을 통해 산불의 예방부터 대비·대응까지 통합관리 할 수 있는 권역별 산불전담조직인 국가산불방지센터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리외방선교회 소속의 선교사로 한국에 파견돼 제주도에서 활동을 하면서 식물을 채집했던 10여년째 타케 신부의 발자취를 추적하며 신부가 남긴 식물표본을 찾고 있는 에밀타케식물연구소 정홍규(70·천주교 대구대교구 원로사제) 이사장은 지난달 도쿄대 총합연구박물관에서 1908년 4월 14일 타케 신부가 채집한 제주 왕벚나무 표본(채집번호 4638번)을 직접 확인했다.에밀 타케(1872~1052) 신부는 1897년 24세의 나이로 조선에 파견된 프랑스 출신으로, 13년 동안(1902~1915) 제주도에 선교활동을 하면서 약 2만여 점의 한국 식물을 채집해 유럽과 미국, 일본의 식물학자들에게 보냈다.타케 신부가 어떤 식물 최초 발견자로서 식물학에 대한 공적을 기려 학명에 '타케티(taguetil)'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도 125종이다.특히 타케 신부는 1908년 4월 14일 제주 한라산 해발 600m 지점에서 자생 왕벚나무를 발견하고 채집한 표본(채집번호 4638)을 1912년 독일 베를린대학 쾨네 교수에게 보내 제주 왕벚나무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알리게 됐다.정 이사장은 베를린대학에 있던 이 제주 왕벚나무 표본(holotype·국제식물명명규약에 따라 새 종을 발견할 때 저자가 유일하게 지정한 1개의 대표 표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불에 타 사라진 것을 2024년 확인했다.하지만 다행히 holotype과 같은 개체에서 나온 복제표본이 영국 에든버러왕립식물원, 일본 교토대학식물원, 러시아 코마로프식물연구소 등 3곳에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정 이사장은 타케 신부가 당시 일본의 대학 식물학자들에게 식물표본을 보내면서 교토대 이외 다른 대학에도 보냈을 것으로 생각하고 확인 작업을 계속했다. 지난해 도쿄대학 관계자에게 연락을 했지만 '찾고 있는 표본을 소장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하지만 정 이사장은 교토대학에 있으면 도쿄대학에는 더 많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하고 방문 의사를 편지로 보냈으나 답변이 없었지만 직접 방문해 부딪혀 보기로 하고 비행기표를 끊어 지난달 무작정 도쿄대 총합연구박물관을 방문했다.하늘이 이를 감동한 듯 드디어 이곳 박물관 관계자가 수납장에서 꺼내 온 표본 중에서 'Koehne'라는 라벨과 'Pruus yedoensis…'라는 학명을 정 이사장은 두 눈으로 확인했다.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었다. 비록 대표 표본은 아니지만 아이소타입 (isotype·홀로타입과 같은 채집번호, 같은 날짜, 같은 장소에서 나온 중복 표본)으로 가치가 매우 있다.정 이사장은 "도쿄대 소장 제주 왕벚나무 표본(4638번)은 현재까지 확인한 표본 중 최상급 표본으로, 일본 재배종인 동경벚나무와 달리 제주도 왕벚나무는 제주도 자생종임을 확실하게 밝혀주는 표본으로 식물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그는 "우리나라 벚꽃 명소에는 재배종인 동경벚나무가 많다"면서 "그렇다고 모두 베어낼 수는 없으니 생물다양성과 식물주권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앞으로는 우리 왕벚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수 대구FC 감독 "축구는 만만치 않았다" 말 뜻은?
"2부라고 해도 축구는 만만치 않았다. 열심히 뛰지 않으면 고비를 만난다고 생각한다" 김병수 대구FC 감독이 지난 1일 K리그2 첫 경기 승리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말한 경기 총평 중 한 부분이다. 대구는 K리그2 강등 후 첫 경기에서 화성FC를 만나 1대0으로 기분좋게 승리를 가져갔다. 하지만 경기를 복기해 보면 마냥 기분좋은 마음으로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이 드러난 경기였기 때문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건 K리그2 경기 스타일에 대한 적응이다. 첫 경기에서 대구는 화성의 중원 방어선을 쉽게 뚫지 못하기도 했고 화성의 이종성과 데미트리우스, 페트로프 등의 저돌적인 플레이와 스피드를 이용한 역습에 쉽게 노출되는 약점을 보였다. 이 때문에 박대훈과 최강민이 부상을 입고 교체되는 등 전력 측면에서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화성 전에서 그나마 대구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측면 돌파나 역습에 있어 수비가 비교적 견고했고 화성의 마무리가 세밀하지 않았던 데 대한 반사이익이 컸다. 전반적으로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K리그2의 패스 플레이를 선수들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김병수 감독은 "빠른 볼 터치가 필요한데 선수들도 이에 대해 점차 적응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점유율 축구'를 표방하는 김 감독의 축구 스타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 발생한 과제는 선수들이 공격 루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원활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화성전에서 볼 점유율은 대구가 58%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이 "백패스가 너무 많았고 미드필더들이 볼을 앞으로 운반해주는 과정이 미흡했다"고 반성에 가까운 평가를 내릴 정도로 화성 진영을 뚫고 들어가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세라핌의 활용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보인다. 세라핌은 여러 번 화성의 측면을 돌파해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골은 번번이 실패했다. 공을 골문 앞까지 끌고 오는 능력은 확실했지만 마지막 득점으로 이어지는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세징야와의 호흡도 더 맞춰봐야 할 부분이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첫 경기라 경직된 분위기 있었다"며 "부족한 부분 보완 잘 해서 다음 경기 나은 모습 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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