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 상환 5대5 배분…"최선의 투자, 최대의 수익"
정부는 29일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타결하면서 국익 관철을 위해 최선의 방안을 추구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우리 기업과 정부의 대미투자 과정에서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프로젝트에만 투자를 함으로써 우리의 미국 투자가 최대의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는 장치를 확보하는데 가장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정부와 기업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층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면서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MOU 문안에 명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정책실장은 "상업적인 합리성이란 투자 금액을 충분히 환수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고 투자위원회가 선의에 따라 판단하는 투자를 의미한다"고 양국이 합의한 상업적 합리성의 정의까지 설명했다. 이번 한미 합의에 따라 우리가 투자한 프로젝트의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은 각각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기로 했다. 더불어 20년 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할 수 있도록 양측이 양해했다. 또한 우리가 투자한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프로젝트에서 같은 손실을 보존할 수 있도록 특수 목적 법인의 구조를 엄브렐라 방식의 SPC로 설계해 손실 리스크를 크게 낮추기도 했다. 엄브렐라 방식은 여러 하위펀드를 하나의 상위펀드(엄브렐라펀드) 아래에 두고, 투자자 자금을 통합 관리·운용하는 간접투자 구조다. 이와 함께 미국 측이 양국이 참여하는 투자협의위원회의 검토나 협의와 달리 일방적인 투자를 요구할 경우 추후에 미국과 협의를 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확보했다. 김 정책실장은 "미국은 우리기업의 투자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가급적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업체를 선정하고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기로 했다"면서 "미국 정부는 각 사업 추진에 필요한 연방 토지의 임대, 용수, 전력의 공급, 구매 계약 개선 및 구제 절차 신속 진행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역 경제계에선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해 온 한미 관세협상이 29일 타결되자 가뭄에 단비가 내린 것 같은 반응이 나온다. 자동차 관세를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일본·유럽과 같은 수준인 15%로 인하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 지역의 부품 업계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64일만에 재회한 韓美 정상, 李대통령 '황금빛 선물'
29일 개막한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이 역대 최단기간 내 상호 방문을 이룬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황금빛 선물보따리'를 받아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높은 격식의 환영식과 함께 함께 세심한 선물을 준비하며 양국 사이 놓인 난제를 매끄럽게 풀어내려는 노력을 선보였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쯤 한미 정상회담장인 국립경주박물관에 미리 나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반갑게 맞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147일 만에 성사된 역대 최단기간 한미 정상 상호 방문이자, 지난 8월 26일 워싱턴DC에서의 정상회담 이후 64일 만의 재회였다.이 대통령은 의장대 사열 및 대표단 인사 교환 등 공식환영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로 안겼다.상훈법상 국내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은 대통령과 그 배우자 및 우방국 원수, 그 배우자 등에게 수여할 수 있으며 미국 대통령 중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초 수훈자다.김태진 외교부 의전장은 수여에 앞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의 물꼬를 터주신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면서 평화와 번영에 미리 감사하는 마음으로 훈장을 드린다"고 취지를 설명했다.이 대통령은 곧이어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특별히 제작된 천마총 금관 모형도 선물했다. 금관은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 신성함은 물론 한반도에 장기간 평화를 가져온 신라의 정신, 한미동맹 황금기를 상징하는 의미를 모두 담아낸 선물이었다.백악관 집무실을 황금빛으로 꾸미는 등 황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수행원에게 선물 받은 금관 모형을 가리키며 "특별히 당신이 잘 챙겨라, 내 박물관 맨 앞줄에 소장하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과 미국 간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하다(excellent)"며 감사의 뜻을 재차 표했다.금관 증정이 끝나고 두 정상은 밝은 표정으로 악수했으며, 박물관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함께 신라 금관을 관람하기도 했다.양 정상은 이후 양국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이어갔다.경주박물관 내 오찬장은 평화를 상징하는 꽃인 '피스 릴리'로 꾸며졌으며, 식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향인 뉴욕에서 유래한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이 가미된 전채요리, 경주햅쌀로 지은 밥, 미국산 쇠고기 등을 식재료로 한 한식이 3코스로 올랐다.이날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저녁 만찬까지 다른 6개국 정상과 함께하며 경제협력을 논의한다. 만찬으로는 경주 천년한우 등심, 영월 오골계 등을 활용한 최고급 양식 코스요리를 제공, 각 정상을 극진히 예우한다는 방침이다. 만찬주로는 트럼프 대통령 아들 에릭 트럼프가 운영하는 와이너리의 술인 트럼프 샤르도네, 트럼프 카베르네 소비뇽이 오른다.
CEO 서밋 개막 李 "모두를 위한 AI, 뉴노멀 자리잡길"
이재명 대통령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역사를 설명하며 "그 중심에 기업인이 있었다"고 국내 경제인들을 치켜세웠다.이 대통령은 29일 오전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특별연설을 통해 이렇게 밝히고, 세계자유무역 기조의 최대 수혜국인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역내 신뢰와 협력의 연결고리를 회복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이 대통령은 "20년 전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의장국인 대한민국이 발표한 부산 로드맵에는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체제를 지지하는 회원 여러분의 단합된 목소리가 담겨있었다"면서 "대한민국이 다시 APEC 의장국으로서 위기에 맞설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특히 이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며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시대, 협력과 상생, 포용적 성장이란 말이 공허하게 들릴지 모르겠다"며 "그렇지만 위기의 상황일수록 역설적으로 연대 플랫폼인 APEC의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AI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겠다고 예고했다.이 대통령은 "혁신은 미래 성장 기반이자 핵심 수단"이라며 "오늘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혁신 핵심은 바로 인공지능(AI)"이라고 규정했다.그러면서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의 비전이 APEC 뉴노멀로 자리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APEC 정상회의에서 AI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가 신라의 수도였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천년왕국 신라는 패권경쟁과 외세의 압박 속에도 시종일관 외부 문화와의 교류와 개방을 멈추지 않았다. 그 힘으로 분열을 넘어 삼국을 통일하고 한반도에 통합의 새 시대를 열었다. 날마다 새로워지며 사방을 아우른 신라의 정신이야말로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주제인 '연결·혁신·번영'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李대통령 '핵잠수함' 제안에 트럼프 "후속 협의 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주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승인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면서 후속 협의에 착수하기로 뜻을 모았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회담 직후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잠수함 건조 등 여건 변화에 따라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데 공감을 표하면서 후속 협의를 해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동맹 현대화, 한반도 평화, 지역정세, 한미 간 조선제조업 협력 등 포괄적 의제에 대해 논의했다. 위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역내 안보환경 대응을 위해 국방비 증대와 함께 핵 추진 잠수함 도입 문제를 협의, 자주국방 역량 재고로 미국의 부담을 덜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께서 결단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요청했다.이 대통령은 "우리가 핵무기를 적재한 잠수함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디젤 잠수함이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을 추적하는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서 우리 한반도 동해·서해에 해역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상당히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또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부분에 대해 실질적인 협의가 진척될 수 있도록 지시해 주시면 좀 더 빠른 속도로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이에 대해 위 실장은 "동맹 현대화를 위한 여러 전략적 현안에 대해 미국 측의 적극적 협조 의사를 확인한 것이 핵심 성과"라며 "기존의 한미 원자력 협정은 군사 분야에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조정해야 절차가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입에 세계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국내 주요 대기업과 협업을 맺고 AI 생태계를 구추하는 '윈윈' 전략을 채택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29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황 CEO는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에 참석하기 전 삼성전자·현대차그룹 등에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신규 계약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력 계약은 주요 AI 컴퓨팅 센터로 거듭나고자 하는 한국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원하는 황 CEO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황 CEO는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GTC)에서 이번 발표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 국민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두 정말로 '기뻐할 만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그러면서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를 보면 모든 한국 기업 하나하나가 깊은 친구이자 훌륭한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협약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시장 확대를 목표로 이전부터 국내 주요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는 대만의 TSMC와 함께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삼각 동맹'의 주역으로 가파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또 삼성전자는 현재 5세대 HBM 제품인 'HBM3E 12단'이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해 납품을 앞두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오픈AI, 소프트뱅크와 함께 추진 중인 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전방위 협력을 약속하면서 SK·삼성과 연계를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이에 따라 AI 연산 효율 혁신을 위한 삼성전자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AI 반도체가 공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재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 구축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APEC이 한국 경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켜라" 높이 4m 구조물로 꽉 틀어막힌 힐튼호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미국 대표단 숙소인 힐튼호텔 경주가 외곽부터 숨 막히는 보안 속 '국가 보안시설급'로 운영되고 있다.◆특급 작전지역29일 오전 힐튼호텔 경주 정문. 입구에 세워진 4m 높이의 임시 구조물 사이로 차량이 천천히 통과하고 있다.출입 비표(식별 표시)가 있더라도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차량은 입구조차 지나갈 수 없다.이날 식자재를 실어 나르는 차량 역시 정문을 통과하지 못해 입구 옆 작은 출입구에서 경찰 입회 하에 손수레를 이용해 물건을 주고받았다.정문에는 경찰을 포함한 경호 인력이 10여명으로 전날에 비해 2배 이상은 증가했다.호텔 주변 산책로마다 검문소와 경찰이 배치됐으며, 호텔 뒤편 호수에는 해경 경비정이 24시간 감시 태세에 들어갔다. 경비정으로는 보기 드물게 완전 방탄소재에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까지 가능한 특수장비이다.APEC 관련 비표가 있다면 정문 입구는 통과할 수 있지만 고작 100m도 가지 못해 마주치는 두 번째 바리케이트(차단막)가 또 한 번 걸음을 멈추게 한다.여기서부터 숙박 인원이나 경호 인력, 호텔 직원 등 관계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 경호 인력들이 두꺼운 서류 뭉치를 들고, 출입하는 사람들의 사전 등록 여부를 체크하기 때문이다.안쪽에서도 눈에 띄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호텔 앞 공원 주변에 경호 인력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사복을 입은 채 계속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고, 멀리 보이는 호텔 로비에는 4m 높이의 임시 차단 스크린이 설치돼 외부 시야를 완전히 가린 상태였다.경호 관계자는 "VIP 등 특수 경호 대상과 관련해서는 엘리베이터부터 모든 동선이 완전히 분리된다"며 "안전이 최우선 과제로 지시됐다"고 귀띔했다.평소 관광객으로 붐비던 보문호수 산책로는 이날 사람 한 명 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공원 곳곳에 통제선이 쳐졌고, 경찰들이 4~5명씩 무리 지어 서 있었다.힐튼호텔과 약 300m 떨어진 경주월드(놀이공원)도 바로 전날까지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가득했지만, 이날은 운영을 중단한 채 무거운 적막감만 가득했다.경주월드는 29일부터 이번 APEC가 진행되는 동안 임시 휴업한 채 경찰 등 경호인력의 주차 및 대기공간으로 활용된다.◆미국 경호처 '2조원대 방호장비'호텔 앞 광장에서는 미군으로 보이는 건장한 청년들이 금속막대기를 들고 수시로 오가고 있었다.보안관계상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미국 측이 호텔에 설치한 방호장비만 약 2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금속탐지기부터 드론 탐지 시스템, 도청 방지 장치 등이 미 대통령 경호처 차원에서 직접 설치됐다.트럼프 대통령이 묵는 객실은 아예 식사며 각종 음료들이 미국 측이 별도 준비했고, 창문에는 미사일조차 막는 특수장비가 둘러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별 경호를 위해 인근 포항에 기지를 둔 미 해병대 '캠프무적' 병력들이 힐튼호텔에서 상주 중이다.한 관계자는 "미국 측이 벌써 한 달 전부터 호텔에 묵으며 방호장비를 설치해 왔다. 무게만 수톤(t)에 달하는 최소 2조원을 넘는 장비라고 들었다"면서 "24시간 긴장의 연속"이라고 했다.
'경주APEC' 트럼프 방문 찬·반 시위·집회 8건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한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경주를 방문한 29일 보문관광단지 주변 도심에선 트럼프 방한을 둘러싼 8건의 찬·반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국제민중행동) 일행 2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경주시 동천동 구황교 부근에서 트럼프 방한 규탄 시위를 가졌다.진보성향인 이들은 '한국은 머니머신이다',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켰다', '기후 위기는 역대 최대 사기극이다' 등의 말풍선을 붙인 트럼프를 포승줄로 묶은 퍼포먼스를 갖고 "굴욕적 대미관계와 미국의 경제수탈에 대한 강력 투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또 "트럼프는 세계 각국에 대한 관세 폭탄과 경제 수탈은 물론 노동·자원·인권을 수탈하며 자기 입맛대로 쓰고 버렸다"면서 "이번 APEC 정상회의는 트럼프 잔치로 시작해 트럼프 잔치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국제민중행동은 이후 금속노조 한국옵티컬지회 등 37개 참여단체와 합세해 시위를 이어갔다.이날 오후 2시쯤에는 경주 동궁과 월지 인근에서 트럼프 반대 집회를 열고 행진하던 시위자 30여명이 신고된 행진 경로를 벗어나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국립경주박물관 100m 직전까지 같다가 경찰 제지에 막혔다.진보학생단체 소속으로 알려진 이들은 한 때 정지선을 막던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으나 다행히 별다른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트럼프 방한을 찬성하는 보수성향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이날 오후 4시쯤 경주 신라대종 앞에선 보수성향으로 알려진 자유대학 및 대구투쟁본부 회원 1천여명이 모였다.이들은 "반미·친중·종북 세력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망치려 한다"며 "이들 세력의 파괴 공작을 막기 위해 (경주로) 집결했다"고 밝혔다.자유대학 공동대표 A씨는 "자유를 위해 싸웠던 선배 세대들이 세운 이 나라가 아직도 자유와 정의가 살아있는 대한민국이냐"며 "무너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표현의 자유, 우파 시민들에 대한 탄압 해소와 자유 쟁취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포함해) 모두가 힘을 합쳐 바로 세우자"고 주장했다.이들은 오후 5시부터 경주 신라대종을 출발해 천마총, 미추왕릉 등을 경유하는 도보 행진을 이어갔다.경찰당국은 "집회 및 시위에서 발생한 위법행위 등에 대해선 채증 후 사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양호 연구원장 "TK신공항 건설, 국방부 주축 당연"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이 "지지부진한 대구경북(TK) 신공항 사업을 국가가 주도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 원장은 29일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국가 안보'와 '국가 균형 성장'이 TK신공항 사업의 두 축이다. 이것은 국가가 당연히 선도해야 하는, 그 중에서도 국방부와 기획재정부가 중심으로 주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이러한 주장은 최근 지역 정치권에서 힘을 얻고 있는 이른바 'TK신공항 사업 국가주도 전환론'과 일맥상통한다. 사업 규모 자체가 큰 데다 본질인 '군 공항 이전'은 국가 안보 사업에 해당되니 대구시가 아닌 국가가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취지다.박 원장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기재부가 국방부에 TK신공항 특별회계를 만들어 국방부가 주도해 (사업비를) 선 투자할 필요가 있는데, 그러기 위해선 현재 TK신공항 특별법을 개정해야 된다"며 "후적지 개발은 국방부 또는 국방부의 위탁을 받은 대구시가 맡든지, 아니면 국방부와 대구시가 병행해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대구 발전을 위해선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 공약이기도 한 '인공지능(AI) 로봇 수도 이룩'을 특히 강조했다.박 원장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항대행에게 듣기로는 5년 전에 비해 대구의 세수가 6천억원이 줄었다. 대구는 현재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이어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AI와 로봇이 융합된 첨단 도시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경북대 AI연구소, 계명대 미래모빌리티 연구소 등 산·학·연이 힘을 합쳐 AI 종합연구센터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우리 대구정책연구원 차원에서도 AI 관련 국내외 기업들 동향을 분석하고 중앙 정부와 대구시에 알리자는 취지에서 내달 초쯤 AI 전략 연구센터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IBK기업은행과 데이터산업진흥원 등 2차 공공기관의 대구 이전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박 원장은 "우리 연구원에서 혁신도시에 있는 (이전해 온) 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이들 중 어떤 기관이 지역 중소기업 등과 밀접한 네트워크를 형성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두 차례 용역을 진행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 기관 중 특히 신용보증기금이 지역 중소기업들의 성장에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그 무엇보다 금융기관이 알짜배기라는 것"이라며 특히 IBK기업은행의 대구 이전을 강조했다.
지난달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화재 여파로 안전신문고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한 달이 넘도록 불법 주정차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속건수 중 안전신문고를 통한 주민신고 비중이 적잖은 상황에서 시스템 복구가 늦어지며 도로 안전이 방치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29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삼덕동에 있는 한 아파트 상가. 상가 앞 편도 2차로 도로 중 하나가 통째로 불법주정차 차량에 점령당해 있었다. 도로 모퉁이 부분 가장자리에는 주·정차를 절대 금지한다는 의미의 이중 황색 실선이 그어져 있었지만, 차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를 세운 채 떠났다. 사실상 한 차선으로만 통행하게 된 차량들은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했다.대구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28일까지 9개 구군에서 단속된 불법 주정차 건수는 2만3천466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만2천821건이 단속된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불법 주정차 단속이 급감한 이유로는 국정자원 화재로 불법 주정차를 신고할 수 있는 안전신문고 앱이 먹통이 된 점이 꼽힌다. 실제로 상업지구와 구도심이 밀집한 중구의 경우 이달 들어 접수된 불법 주정차 관련 주민신고는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민신고를 통한 불법 주·정차 단속이 2천160건에 달한 것과는 대조적이다.주거단지가 밀집한 달서구도 이달 주민신고를 통한 불법 주·정차 단속 사례는 한 건 뿐이었다. 해당 사례는 신고자가 안전신문고가 아닌 상담민원 사이트에 직접 사진을 올려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주민들은 국정자원 화재로 불법주정차 신고를 할 수 있는 안전신문고 서비스가 먹통이 된 이후 위법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이 사실상 주민 신고 수단이 막혔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달서구 주민 김모(47) 씨는 "구청과 보건소에 있는 장애인 주차구역, 구급차 주차 자리에도 일반 차량이 차를 댄 모습을 최근 들어 자주 보고 있다"며 "안전신문고는 사진 찍고 인적사항만 기입하면 바로 신고가 됐는데, 구청으로 신고를 하려면 담당자와 연결되는데도 오래 걸리고 전화로 설명하는데도 시간이 소요돼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불법주정차 단속 권한을 가진 구·군은 CCTV 확대 단속보다는 방문을 통한 민원 수기 접수, 임시 창구 안내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한 구청 관계자는 "지난달 화재 이후에는 단속카메라나 구청에서 별도로 마련한 대체민원 사이트로 민원을 접수받고 있다"며 "CCTV의 경우 단속구역이 정해져 있다보니 안전신문고를 통한 단속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곧바로 CCTV 단속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2023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팔공산이 전국 상위권의 탐방색 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운영·관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비례)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탐방객수는 215만9천129명으로 ▷북한산(557만2천836명) ▷한려해상(281만7천314명) ▷경주(279만113명) ▷지리산(241만2천817명) 등 국립공원에 이어 5위로 집계됐다.하지만 운영·관리 인력은 57명으로 전국 국립공원 평균(83명)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팔공산과 비슷한 규모의 탐방객이 방문하는 무등산(194만7천973명, 102명) 국립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그나마 연간 투입 예산이 ▷2024년 125억1천600만원 ▷2025년 195억1천600만원 ▷내년도 예산안 160억3천700만원 등으로 공원별 평균(2024년 85억1천만원, 2025년 72억800만원, 2026년 51억2천500만원)을 상회했지만 올해 공원시설 구축사업(탐방로 등) 예산(96억4천만원)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김위상 의원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명산인 팔공산은 국립공원 승격을 계기로 전국적 위상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몰려드는 탐방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운영·관리 인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쟁 구호 미담 사업 시의원 제동, 경산 지역 '발끈'
한국 전쟁 직후 미국 선교사의 구호 활동을 기리는 사업에 제동을 거는 주장이 나와 경산 지역 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시의원이 제기한 반대 주장에 동료 시의원은 물론 시청과 교계까지 발끈하고 나서는 등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경산시의회 민주당 소속 양재영 시의원은 지난 20일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메노나이트 선교사들이 활동한 기간은 180년도 아닌 18년뿐인데 이를 근거로 260억원의 사업비는 과도한 지출"이라며 "학술 용역 연구책임자가 '메노나이트 보존회 법인' 이사장이라는 점도 이해 충돌 사항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그가 지적한 메노나이트는 아나뱁티스트라고 불리는 재세례파 운동 분파 중 하나이다.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MCC)는 6·25전쟁 이후 대구 지역으로 17만 명 가까이 모인 피난민을 구제하기 위해 선교사를 파송, 전쟁 미망인과 고아를 교육하고 원조한 바 있다. 경산에는 이들이 활동한 유적지(신천동 산 11번지 일원)가 있다.양 시의원의 문제 제기에 경산 지역 사회 전체가 나서 반발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소속 김인수 경산시의원은 27일 "전쟁의 상처 속에서 희망을 심어 준 20년간의 활동 기간을 어찌 금전의 잣대로만 평가할 수 있겠느냐"며 "온갖 반대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추진한 삼성현역사문화공원(사업비 430억원)처럼 근대 역사 문화 유적으로 남겨도 될 만큼 중요한 사업"이라고 했다.이해 충돌 방지 지적과 관련해선 시청이 해명에 나섰다. 경산시 문화복지국 관계자는 28일 "(양 시의원은) 지난 2022년 추진한 용역을 문제 삼고 있으나,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올해 2월 별도 주체가 추진한 새로운 용역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이해 충돌 문제와 관계없음을 분명히 했다.교계도 내심 불쾌감을 드러냈다. 메노나이트 직업학교 교목으로 사역했던 두레공동체대표 김진홍 목사는 "메노나이트 선교사가 한국에서 헌신한 방식은 그들 삶 자체였다. 우리가 받은 섬김과 사랑을 기억해 한국교회의 사명을 감당한다"고 말했다.사업비 국비 확보와 사업 추진 주체 역할을 맡게 될 국민의힘 조지연 국회의원과 조현일 경산시장은 사업 추진 찬성 입장이다. 조 의원은 "지역에 볼거리가 적으니 종교 및 산업 근대화의 일부분인 메노나이트 복원 사업에 반대만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고, 조 시장은 "합법적 절차에 따라 강력히 추진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감 증인 채택이 여야 합의 실패로 불발됐다.국회 운영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에서 다음 달 6일 대통령실 대상 국정감사에 김 실장을 비롯한 주요 일반증인 채택 문제를 논의했으나 여야 간 합의를 보지 못해 기관증인만 채택한 채 회의를 마쳤다.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각종 의혹을 물어봐야 한다"며 김 실장 증인 채택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김 실장이 총무비서관 시절 권한을 넘어 산림청장, 해양비서관 등 인사에 실질적 영향력 행사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에 반드시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다.같은당 김은혜 의원도 "(김 실장이) 총무비서관 권한을 넘어선 인사개입, 이재명 대통령과 직결된 김용·이화영 재판 사법방해 의혹을 받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가 의전서열 3위인 대법원장은 불러내서 조롱하고 호통하면서 왜 1급 비서관이 오는 것을 이렇게 쩔쩔매고 눈치를 보느냐"고 꼬집었다.더불어민주당은 "정쟁용이자 꼬투리 잡기"라며 김 실장 증인 채택에 반대했다.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부부에 대해 할 말이 없으니 잘 알려지지 않은 대통령 참모 하나를 끄집어내 제1야당에서 총력을 다해 언론 플레이하고, 온갖 음해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느냐"고 반박했다.같은당 채현일 의원도 "야당의 무더기 증인 요구와 스토킹 수준의 증인 요구는 국정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오로지 정쟁하겠다는 꼬투리 잡기에 불과하다"며 "김 실장의 배우자까지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건 선을 넘는 정치 공세"라고 비판했다.한편, 민주당은 대통령실 국감에 '12·3 내란' 진상 규명을 사유로 들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50명가량을 일반 증인으로 부르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임명 배후에 김 부속실장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인호 산림청장과 김 부속실장의 배우자인 세무사 최모 씨,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설화로 사퇴한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1차관 등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는 보수 꼴통, 극우 심장" 발언 권칠승 인권위 조사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요즘 대구는 보수 꼴통, 극우의 심장으로 불리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권칠승 의원의 '대구 비하 발언 인권위 진정 사건'에 대해 조사관이 배정돼 조사에 착수했음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경북 성주 출신인 이 시의원은 대구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영남대 공대를 졸업했다.이 시의원은 지난 28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의원의 발언은 대구시민들의 인격권을 짓밟은 끔찍한 사회적 테러다. 희대의 지역 비하이자 끔찍한 시대착오적 지역감정 조장"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앞서 지난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권 의원은 '박정희 기념사업 폐지 조례안'이 대구시의회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해 "대구는 전태일과 조영래의 고향이며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성지였다. 요즘 대구는 보수 꼴통, 극우의 심장으로 불리고 있다"며 "행정에서 정치적으로 중심을 잘 잡아달라"고 하며 문제의 발언을 했다.국민의힘 소속 행안위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박 전 대통령 동상 설치를 두고 절차상 문제 등을 지적할 수 있지만 시민 다수가 갖는 역사적 존경심을 정치적 잣대로 평가해 '꼴통 보수'라고 하는 건 대구시민을 깎아내리는 것이다.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최민희 청문회' 전락한 과방위 국감장, 국힘 "사퇴하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는 '최민희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국민의힘이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하며 집중 공격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최 위원장 엄호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여야 의원들은 국감장에 출석한 피감기관 관계자들에게 감사 대신 최 위원장 딸 결혼식 참석과 축의 여부 등을 따져 물었다.29일 열린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는 시작 전부터 여야 의원들의 기싸움이 펼쳐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언론보도 직접개입 상임위원장 사퇴하라', '딸 결혼식 거짓해명 상임위원장 사퇴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노트북 앞에 붙이고 자리에 앉았다. 이들은 국감이 시작된 이후엔 잇따라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저는 최 위원장을 과방위원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최 위원장의 '잘못 18가지' 사항을 일일이 거론했다. 최 위원장이 본인의 보도를 문제 삼아 방송사 간부를 국감장에서 퇴장시킨 것과 국감 도중 딸 결혼식을 치르며 축의금을 받은 것, 과방위 직원 3명이 과로로 입원한 점 등이 언급됐다.국민의힘 의원들의 지적에 최 위원장은 "여러 문제를 제기해 주셨지만 오늘은 확인 국감이기에 국감을 하겠다"며 "국감이 끝나고 나면 지금 하신 모든 문제 제기에 대해 사실만 확인해 페북(페이스북 글)을 올리겠다"며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때 최 위원장은 발언 도중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이날 국감장에 출석한 피감기관 관계자들을 향한 질의들도 최 위원장 딸 결혼식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상휘 의원(포항 남구울릉)은 참석한 기관 증인들에게 최 위원장으로부터 청첩장을 받았는지, 축의금을 냈는지 일일이 묻자 청첩장을 못 받았고 안 낸 관계자들도 있었으나 일부 기관 관계자들은 비서실을 통해 모바일로 청첩장을 받았다고 답하기도 했다.이에 최민희 위원장은 산하기관 관계자에게 "저희는 보낸 적이 없다"며 "저희 의원실이나 저로부터 청첩장을 받았느냐"고 되물었다. 산하기관 관계자는 "비서실에서 인지하고 알려준 것 같다"고 했다.최 위원장의 딸 결혼식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논란이 연일 커지고 있다. 최근엔 최 위원장 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결혼 날짜를 지난해 8월로 표기했던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여권 지도부는 최 위원장의 거취를 두고 고심에 들어간 모습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과방위 국정감사 도중 피감기관 증인을 퇴장시킨 일에 대해서 정청래 대표가 상임위원장과 직접 통화했다.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경위 파악 결과와 향후 지도부 조치 문제는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에 여러 가지 의견을 들어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K-팝이 지닌 '조화의 원리'와 문화예술의 '장벽을 뛰어넘는 힘'을 강조했다.RM은 29일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개회식에서 문화계 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APEC 내 문화예술 산업과 K-컬처의 부드러운 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그는 "문화산업의 잠재적 가치는 모두가 인정할 것"이라며 "저는 전문 기업인이 아니므로 구체적인 수치나 통계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창작가이자 예술가로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운을 뗐다.RM은 K-팝의 힘을 '조화의 원리'로 정의했다. 특별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포용해 창의적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는 "K-팝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조화의 원리'에 있다. 사회적·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K-팝을 매개로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이어 "저는 종종 K-팝을 비빔밥에 비유한다. 한국만의 독특한 제작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되 서양의 힙합 등 외부 문화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특별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새롭고 신선한 것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K-팝의 성공은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면서도 한국 고유의 유산을 간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그는 문화산업의 잠재적 가치는 수치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힘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여 년간 영어권 국가에서 한국어 노래를 듣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느꼈다"며 "한국어 음악이 영어권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까 하는 실험과 같았고, 메인스트림이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하지만 가만히 앉아 기다릴 수는 없었다. 직접 움직였고, 결국 그 장벽을 넘어섰다"며 "그 장벽을 무너뜨린 힘은 바로 저희의 팬덤 '아미(ARMY)'였다. 국경과 언어를 넘어 대화를 이어갔고, 이제 아미는 하나의 공동체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덧붙였다.RM은 마지막으로 APEC에 참여한 재계 인사들에게 문화예술 창작자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APEC 지도자로서 여러분이 수립하는 제도와 정책이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며 "저와 여섯 명의 멤버들은 예술가로서의 상상력을 통해 여러분이 만든 캔버스를 가득 채우고, 음악을 통해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하겠다. 여러분의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올해 첫 얼음과 첫 서리가 동시에 관측됐다. 이달 초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던 중 오히려 평년보다 이른 시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기후변화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29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대구에서 첫얼음과 첫서리가 관측됐다.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첫얼음은 지난해보다 9일 빠르고 평년보다 12일 빠르게 나타났다. 첫서리는 지난해보다 9일 빠르고 평년보다 6일 빨랐다.올해는 10월 초까지 무더위가 이어지다 갑자기 때 이른 한파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29일 아침 대구경북은 북쪽에서 유입된 찬 공기의 영향으로 0℃ 안팎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등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기상청은 해수면 온도 상승 등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갈수록 여름이 길어지고, 봄가을이 짧아지는 등 기후변화를 이유로 꼽았다.무더위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초가을까지 세력을 떨치면서 여름 더위가 가을까지 이어지면서 태풍 발생도 영향을 받았다.기상청의 '태풍발생통계'에 따르면, 올해 한반도는 10월 말까지 단 한 차례도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통상 태풍은 서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해 연평균 3.4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거쳐 간다. 기상청은 올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벽처럼 태풍을 막는 역할을 하면서 인근 일본과 대만, 중국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박경진 대구기상청 기후서비스과 과장은 "올해는 우리나라가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따뜻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 아래 오래 있었다. 최근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찬 기단으로 인한 급격한 기온 변화가 더욱 이례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며 "9월도 점차 여름처럼 더워지는 추세라 최근 기후 변화에 대한 시민 체감이 더 클 수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3주기…李 대통령 "안전한 나라 만들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3주기인 29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참사 유가족과 국민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이날 오전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주기 기억식에서 영상을 통해 이 대통령은 "3년 전, 서울 한복판 이태원 골목에서 159명의 소중한 생명이 너무나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APEC 참석 중인만큼 영상으로 추도사를 전했다.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16일 세월호·이태원·무안 여객기·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의 희생자 유가족에게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한 바 있다.이날 행사는 정부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함께 연 첫 공식 추모행사다.영상 속 검은 양복 차림의 이 대통령은 "그날, 국가는 없었다"며 "지켜야 했던 생명을 지키지 못했고, 막을 수 있던 희생을 막지 못했다. 사전 대비도, 사후 대응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이어 "국가가 국민을 지켜줄 것이란 신뢰는 사라지고 각자도생 사회의 고통과 상처만 깊게 남았다"며 "이제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언급했다.또한 "미흡했던 대응, 무책임한 회피, 충분치 않았던 사과와 위로까지 모든 것을 되돌아보고 하나하나 바로 잡아가겠다"며 "다시는 국가의 방임과 부재로 인해 억울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으로, 이 기본과 원칙을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고 덧붙였다.아울러 유가족을 향해선 "국가가 또다시 등 돌리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며 "진실을 끝까지 밝히고 국민의 생명이 존중받는 나라,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이 대통령은 "다시 한번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잊지 않겠다. 기억하겠다"고 말하고 또다시 허리를 숙였다.이 대통령은 앞서 사과를 언급할 때와 추모사를 맺을 때 총 두 차례 고개 숙여 사과와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野 "세월호 절단물 팔아 넘긴 李 정부"…與 "가짜뉴스"
정부가 세월호 선체 절단물 일부를 고물상에 넘겼다. 세월호 절단물 판매 가격은 ㎏당 310원이었다.민주당은 이 사실이 알려지자 '가짜 뉴스'라고 낙인 찍었다. 하지만 추가 증거가 공개돼 사실로 드러났다.29일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 받은 '세월호 선체 절단물 재활용 수익 국고 납입 고지서'에 따르면 정부는 7월30일 세월호 선체 절단물 283t을 kg당 310원을 받고 고물상에 넘겼다. 정부가 고물상에 세월호 선체 절단물을 넘기고 받은 돈은 총 8천791만원이었다.이 사실은 지난 15일 강 의원이 국정감사 도중 제기하며 공론화됐다. 이날 강 의원은 "잊지 않겠다더니 이재명 정부는 세월호 선체 절단물 258t을 팔아 수익을 냈다"며 문제제기를 했다.더불어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이재명 정부가 세월호 선체를 팔아 돈을 번다는 가짜 뉴스를 퍼트린다"고 맞섰다.이에 강 의원은 29일 '세월호 유류품 및 적치물 처리방안 협의 결과' 역시 공개했다. 협의 결과에 따르면 정부는 대선이 끝나고 일주일도 되지 않은 지난 6월9일 전남 목포 신항만 인근에서 유가족 단체 등과 만나 유류품 가운데 전시 활용도가 낮은 물품과 선체 절단물을 폐기처리하기로 협의했다.강 의원은 "어제 정무위원회 모 의원께서 '이재명 정부의 세월호 고철 매각' 사건을 거론하며 '가짜 뉴스'라고 국무조정실장을 모질게 다그쳤다는 뉴스를 봤다"며 "이 정부가 세월호의 핵심 증거물을 고철로 팔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문서가 여기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2025년 7월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의 일이다. 그런데도 이를 부인하면 뻔한 거짓말 아니겠냐"며 "거두절미하고 이 대통령이 해명하라"고 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딸 결혼식 축의금 논란을 빚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이 전 위원장은 28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최 의원의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언급했다.그는 최 의원의 사장 여러장을 공유하며 "양자역학 공부하느라 너무나 바빠서 머리 감을 시간도 없는 것처럼, 딸 문자까지 공개한 최민희. 여성들은 다 안다. 이 정도 헤어스타일 만드는 건 미용실 가야지 나오는데, 본인이 머리 안 감고 스스로 스타일 만들었다면 헤어스타일리스트 뺨칠 정도의 실력"이라고 지적했다.이는 앞서 최 의원이 딸 결혼식 논란과 관련해 해명을 언급한 헤어스타일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요즘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밤에 잠을 잘 못 잘 지경이다. 집안 일에 신경을 거의 못 썼다"며 "딸로부터 '전날 머리를 감은 뒤 말린 상태로 와 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제 딸이 평소처럼 부스스하게 나타날 까 걱정했던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이 전 위원장은 "이번 포스팅 만들기가 상당히 힘들었지만, 포인트는 '거짓말'"이라며 "머리 안 감고 이 정도 헤어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이 전 위원장은 앞서 이날 국회 과방위 관련 기관들을 정리한 자료를 올리며 "유관 기관만 몇 백 개는 될 듯한데, 과연 기관장들만 축의금과 화환을 보냈을까. 과기정통부만 하더라도 장관에 차관 두 명, 본부장 한 명, 그리고 국장급만 20명에 가깝다"라고 최 의원 딸 결혼식 축의금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또 지난 25일에도 SNS를 통해 "강제로 잘린 이후로 방통위 업무나 과방위 관련한 이슈에는 언급을 자제하려 했지만, 최근 최 의원의 발언 등을 보고 사실 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쓴다"며 "9월 초중순 무렵, 방통위원장 재직 시기에 어느 직원이 최 의원실 보좌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면서 딸 혼사가 있어 화환을 보내야겠다고 했다. 보내지 않으면 방통위가 보복을 당할까 내 이름으로 화환을 보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이 전 위원장은 "최 의원이 기업이나 피감기관에 청첩장을 전달하거나 연락을 취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가증스러웠고 분노가 솟구쳤다"고 말했다.
인력부족 탓에 작년 응급실 수용곤란 11만건…대구 최다
지난해 응급실 수용곤란 고지 건수가 2023년보다 88% 늘어난 가운데 대구가 지난해 수용곤란 고지 건수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받은 '응급의료기관 수용곤란 고지 건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수용곤란 고지 건수는 5만8천520건이었던 것이 지난해 11만33건으로 88% 증가했다.사유별로 보면 '인력부족'이 4만3천658건을 기록하며 2023년 1만8천750건 대비 2.3배로 늘었고, 진료과 내부 사정이나 이송 전 문의를 요청하는 등 '기타'로 분류된 경우가 2023년 2만6천583건에서 지난해 5만2천50건으로 96% 늘었다.올해 1월부터 8월까지를 보면, 전체 8만3천181건 중 기타가 52.9%(43,985)로 가장 많았고, 인력부족 36.7%(3만504건), 병상부족 9%(7천462건), 장비부족 1.3%(1천62건)가 뒤를 이었다.응급실 수용곤란 고지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대구로 1만548건을 기록했으며 대전(6천532건), 부산(5천605건), 충남(4천752건) 등이 뒤를 이었다.대구 또한 '인력부족'이 가장 많은 수용곤란 사유로 기록됐다. 인력부족은 전체 건수 중 58.4%(6천158건)였으며, 병상부족은 2.7%(280건)이었다. 나머지는 '기타 사유'였다.대구의 한 개원의는 "'진료과 내부 사정'이나 '이송 전 문의 요청'도 따지고 보면 진료과 내 인력 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며 "숨은 인력 부족 건은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서영석 의원은 "응급실 인력난은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응급실 인력 확충·근무환경 개선·이송조정시스템 개편 등 국민이 위급한 순간 거부당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습기살균제' 공표명령 어긴 애경·SK케미칼 검찰 고발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하면서 독성 물질이 있다는 점을 은폐한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이 공정위의 제재를 제때 이행하지 않아 또다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표시광고법 위반에 따른 시정명령을 늦게 이행한 혐의로 애경산업·SK케미칼 법인과 각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앞서 공정위는 2018년 3월 두 회사가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를 제조·판매하면서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과징금 1억2천200만원과 중앙일간지 시정명령 공표명령을 부과했다. 또 전직 대표도 고발했다.두 회사가 제조한 제품은 독성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주성분이다. 이를 흡입하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정보를 은폐한 혐의를 받았다.두 회사는 공정위 처분 직후 법원에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애경산업은 5년 8개월, SK케미칼은 6년 7개월 소송 끝에 대법원에서 사실상 져 제재가 확정됐다.문제는 공표명령이었다. 애경산업은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인 작년 1월까지 해야 했는데, 1년 2개월 지나 올해 3월에야 했다.SK케미칼 역시 파기환송심 판결 선고 이후 작년 7월까지 해야 했는데 약 7개월을 넘겨 올해 3월에 이행했다.공정위도 두 회사가 공표명령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뒤늦게 파악했다. 최초 제재 시점과 최종 판결 사이 시차가 7∼8년으로 크고 집행정지 신청을 반복하다 보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공정위는 SK케미칼에서 인적 분할돼 탄생한 SK디스커버리는 경고 처분했다.2018년 당시 공정위는 SK디스커버리에도 시정조치 연대 책임을 부과했다. 다만 분할계획서 등에 따라 SK케미칼이 공법상 의무를 포괄 승계하고 시정조치 이행업무를 전담하기로 상호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공정위는 "앞으로도 법원 판결로 확정된 시정조치의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이행을 회피하거나 지연하는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추·무값 안정"…올해 김장비 대구 34만원·경북 40만원
올해 평균 김장비용이 작년보다 1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등 주재료 가격이 안정된 영향이다. 지역별로 소비형태에 차이를 보이면서 비용 격차도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29일 한국물가협회가 발표한 '김장비용 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김장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평균 37만8천860원으로 지난해(41만9천130원)보다 약 9.6%(4만270원) 하락했다. 협회가 전국 17개 시·도의 주요 김장재료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배추와 무, 고춧가루, 소금 등 재료 가격이 안정된 영향이 컸다. 이들 4개 품목의 평균 가격은(가중 평균) 작년보다 약 13.7%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이 각각 23.7%, 32.0% 급락해 김장비용 하락세를 견인했으며, 고춧가루(-1.4%)와 천일염(-14.9%)도 내림세를 보였다.올해 배추 시세는 평년 수준의 기상 여건과 산지 출하량 회복으로 공급이 안정되면서 도매단가가 빠르게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폭우, 폭염 등 작황 부진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했다. 무 또한 작황 회복과 생산량 증가, 재배면적 확대, 저장 수요 둔화 등 요인이 겹치며 도매가격이 급락했다.김장비용을 유통처별로 나눠보면 대형마트는 47만7천750원, 전통시장은 37만8천860원으로 대형마트보다 9만8천890원(20.7%) 낮았다. 지역별로는 제주(41만7천520원), 강원(41만5천440원), 세종(41만4천460원), 충남(40만8천390원), 경북(40만4천590원) 순으로 높았다.대구(34만620원)와 경남(34만1천420원), 전남(34만7천20원) 등에선 전국 평균을 밑도는 수준으로 나왔다. 대구와 경북 김장비용은 1년 전보다 각각 13.4%(5만2천750원), 4.09%(1만7천270원) 내려온 수준이다.김기일 협회 생활물가팀 과장은 "지역별 김장비용 격차는 유통구조와 소비형태가 반영된 결과"라며 "비용이 높은 지역은 대형유통 중심의 소비 패턴으로 인해 물류비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반면 산지 인근 지역에선 직거래 혹은 시장 중심으로 거래하는 비중이 높아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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