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대통령, 보수 이혜훈 장관 발탁에…野

    李 대통령, 보수 이혜훈 장관 발탁에…野 "야권 갈라치기"

    현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보수 정당 중진 출신인 이혜훈 전 국회의원이 발탁되자 인선배경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여권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소신인 실용·통합 기조가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를 내놨다.하지만 야권에선 내년 6월 실시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분열을 촉진하려는 고도의 정략(政略)이 내포된 인사일 수 있다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8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자 인선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은 통합과 실용, 두 축인데 이번에도 그 원칙을 지켰다"면서 "(이 후보자가) 경제·예산 분야에 누구보다도 전문가들로 꼽히는 분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이날 인사에선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지낸 김성식 전 국회의원이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임명됐다.여권에선 현 정부 들어 단행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유임) 인사와 같은 '결'을 유지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그러나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권의 야권 갈라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국민의힘 내부의 노선투쟁이 격화하고 있고 상황에서 현직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을 입각시키는 강수가 동원됐기 때문이다.또한 전국 단위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 인사들의 이탈이라 더욱 신경이 쓰인다.국민의힘의 한 중진은 "이번 인사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야권 단일대오 구축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면서 "국민의힘을 이른바 '극단적인 오른쪽'에 고립시키기 위한 전략이 아닌지도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정청래·장동혁 무안서 만나나…여객기 참사 추모식 참여

    정청래·장동혁 무안서 만나나…여객기 참사 추모식 참여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맞아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리는 추모식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모두 참석한다.정 대표는 29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맞아 사고 현장이었던 전남 무안을 찾는다. 이날 오전 무안군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다.이후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리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항공사고 재발 방지를 다짐할 예정이다.정 대표는 지난 10월 국회에서 참사 유족을 만나 "유가족이 납득할 만큼 진실이 규명되지 않았고 진실 규명 작업도 더딘 것 같다"며 국정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한 바 있다.국민의힘의 장 대표도 이날 당 대표 취임 이후 두 번째로 호남을 찾는다.장 대표는 이날 오전 정부가 주관하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남 무안을 방문하며, 오후에는 전남 지역 전력·에너지 관련 사업 현장을 점검한다.장 대표가 연초 외연 확장을 공언한 상황에서 이번 연말 호남행은 변화와 쇄신을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30일에는 새만금 일대에서 정책 간담회를 연 뒤 새만금33센터를 방문하고 이날 오후 원불교를 예방할 계획이다.장 대표는 지난달 6일 취임 후 첫 호남 일정으로 5·18국립묘지 참배에 나섰으나 일부 시민단체 반발에 발길을 돌린 바 있다.당시 장 대표는 "앞으로 매달 호남을 방문해 긴밀히 소통하고 지역 현안을 누구보다 앞장서 해결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밝혔다.한편,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이 숨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이날 1주기를 맞는다.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면서 국내에서 벌어진 항공기 참사 중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사고로 기록됐다.추모식은 참사 발생 시각인 오전 9시3분부터 1분간 광주·전남 전역에 추모사이렌이 울리며 시작된다. 행사는 국토교통부와 유가족협의회 주관으로 오전 10시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다.

  • 트럼프

    트럼프 "우크라 종전 95% 합의…잘 되면 몇 주 내 타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회담을 마친 후 "종접 합의에 95% 수준으로 가까워졌다"고 말했다.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3시간 넘는 대화를 마친 후 "우리는 훨씬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매우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도중 유럽 정상들과도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이 "잘 되면 아마 몇 주 안에" 타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종전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돈바스 지역 등 영토 문제에 대해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많이 접근했다"고 밝혔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완전히 군대를 철수하고 돈바스 지역 영토를 할양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기를 원한다. 미국은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우크라이나가 일부 통제하는 도네츠크에 비무장지대와 자유경제구역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쟁점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선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그것을 가동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그는 매우 협조적"이라고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종전에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고 소개했다.또 회담에 앞서 진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를 전하면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재건을 도울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잘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푸틴 대통령 및 유럽의 정상들과 통화해 회담 결과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 北, 서해상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 발사…김정은 참관

    北, 서해상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 발사…김정은 참관

    북한이 서해상에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29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조선중앙통신은 "전략순항미사일들은 1만199초(s), 1만203초(s) 간 조선서해상공에 설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타격"했다고 보도했다.통신은 이번 훈련이 "장거리미사일구분대들의 반격대응태세와 전투능력을 검열하고 미사일병들을 기동과 화력 임무수행 절차에 숙달시키며 해당 전략무기체계의명중 타격 신뢰성을 점검하는데 목적"을 뒀다고 설명했다.김 위원장은 "우리의 전략적 반격 능력의 절대적인 신뢰성과 전투력에 대한 실천적인 검증이고 뚜렷한 과시"라고 훈련 결과를 평가하며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김 위원장은 "핵 억제력의 구성 부분들에 대한 신뢰성과 신속 반응성을 정상적으로 점검하고 그 위력을 지속적으로 과시하는 것 자체가 각이한 안전위협을 받고 있는 현 정세 국면에서의 책임적 자위권 행사"라며 "전쟁 억제력 행사"라고 강조했다.이어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앞으로도 국가 핵전투무력의 무한대하고 지속적인 강화발전에 총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전날 오전 8시께 평양 인근 순안 일대에서 발사된 미사일 수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군 관계자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북한이 추가 미사일 시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 대구 자영업자 1인당 빚 3억8천만원…경쟁 속 수익성 악화

    대구 자영업자 1인당 빚 3억8천만원…경쟁 속 수익성 악화

    연중 최대 대목인 연말이 다가왔지만 지역 골목상권에선 연말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어졌다. 치솟는 물가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소상공인들은 대목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다.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중화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9) 씨는 "주변 상인들과 얘기해 보면 작년 연말보다 못하다고들 한다. 통상 연말이면 11월부터 예약이 들어와야 하는데, 올해는 영 조용한 분위기"라며 "직장인 회식이 많이 줄어든 데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모임을 잡는 이들도 줄어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대구경북 한 달에 4천명 폐업불경기로 경영 환경이 나빠지면서 창업자는 줄어드는 추세다. 국세청 '월간 경제지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가동사업자는 전국 1천36만명, 이 중 개인사업자는 898만명(86.6%)으로 집계됐다. 가동사업자는 1달 전보다 2만명 늘었고, 개인사업자는 1만6천명 증가했다. 대구경북 가동사업자는 88만4천명으로, 개인사업자(78만5천명)가 88.7%를 차지한다.반면 지난 10월 사업을 시작한 신규 사업자는 8만2천명으로 전월보다 1만9천명 줄어들었다. 신규 개인사업자의 경우 7만3천명으로 1달 전보다 1만7천명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10월 폐업한 사업자는 5만명, 이 중 개인사업자는 4만7천명에 달했다. 1달 전과 비교하면 폐업사업자는 9천400명,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7천6명 각각 줄어든 수준이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같은 기간 사업자 4천111명, 개인사업자 3천917명이 폐업 결정을 했다.국세청 관계자는 "소매업・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신규 창업이 감소했으나 폐업사업자 수도 동반 감소하면서 가동사업자 수는 전월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업종 중 폐업사업자는 소매업(1만4천명)에서 가장 많았고, 음식점업(9천명), 부동산업(5천명), 도매 및 상품 중개업(3천명), 건설업(2천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인건비 상승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재료비 상승, 배달 수수료 등 부담이 가중되면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폐업이 이어진 상황으로 해석된다.◆자영업자 부채 늘고 공실 증가자영업자 부채 규모는 계속해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발표한 지역경제 보고서를 보면 대구 자영업자 부채는 지난 2024년 2분기 말 기준 55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구 자영업자 1인당 대출액은 3억8천만원으로, 여타 광역시 평균(3억4천만원)을 웃돌았다.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부채 규모는 5년간 1.4배(15조1천억원), 차주 수는 1.5배(4만8천명) 뛰었다. 대구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4년 상반기 평균 2.7%로, 코로나19 발생 초기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3년부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했다.금융업권별로 보면 자영업자 부채는 은행에서 완만하게 늘었으며 비은행권에선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량차주 감소 등으로 자영업자의 은행권 대출 여력이 축소되면서 비은행권 차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자영업자 수익성이 기울면서 빈 상태로 놀리는 점포 또한 쌓여가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 3분기 대구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7.5%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16.5%, 2분기 17.4% 등으로 상승세다. 대구 핵심 상권인 중구 동성로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3.3%로 지난 1분기 20.8%에서 연속 상승했다.한은 관계자는 "대구는 영세자영업 비율이 높고 영세성도 심화되고 있다"며 "자영업자 간 경쟁이 격화하고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자영업자 폐업률이 높아졌으며, 부진한 내수 상황을 고려하면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 현황- 대구 : 2024년 3분기 15.5%→ 4분기 15.9%→ 2025년 1분기 16.5%→ 2분기 17.4%→ 3분기 17.5%- 동성로 : 2024년 3분기 19.8%→ 4분기 20.8%→ 2025년 1분기 20.8%→ 2분기 21.8%→ 3분기 23.3%〈자료: 한국부동산원〉

  • 기댈 곳 없는 자영업…대구경북 월 4천명 눈물 폐업

    기댈 곳 없는 자영업…대구경북 월 4천명 눈물 폐업

    연중 최대 대목으로 꼽히는 연말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대구 지역 골목상권은 깊은 '패닉'에 빠졌다. 환율 1천500원에 육박한데 따른 고물가·고금리·내수 침체라는 삼중고 속에서 인건비와 고정비 상승 부담까지 떠안은 자영업자들은 "올해는 연말 특수라는 말 자체가 사라졌다"고 절규했다.특히 정부와 여당이 '노란봉투법' 강하게 밀어붙이는 등 조직을 갖춘 노조의 요구만 잇따라 수용하는 사이, 지역 골목상권에서 생존을 이어가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정책 논의 테이블에서 사라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매일신문이 26~28일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한결같이 "연중 최대 대목으로 꼽히는 연말을 앞두고도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며 "소비자들은 치솟는 물가에 지갑을 닫았고, 회식과 모임 문화는 눈에 띄게 위축됐다"고 하소연했다.여기에 노동 관련 규제 강화와 불확실한 정책 기조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은 고용을 줄이거나 폐업을 고민하는 악순환에 내몰리고 있다. 대구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동성로를 비롯해 연말이면 불야성이었던 들안길, 광장코아 등은 손님 대신 '임대' 현수막만 눈에 띄게 늘었다.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4만7천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대구·경북에서도 개인사업자 3천917명이 문을 닫았다. 한 달에 4천명 가까운 자영업자가 지역에서 사라지는 셈이다. 반면 신규 창업자는 감소세가 뚜렷하다.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구 자영업자 부채는 55조9천억원으로,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억8천만원에 이른다. 연체율도 2.7%까지 상승했다. 수익성 악화는 공실 증가로 이어져 대구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7.5%, 동성로는 23.3%까지 치솟았다.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을 향한 자영업자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지난 26일 '노란봉투법'의 해석지침을 제시하는 등 노동계의 요구에만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야당 역시 '내란정당' 논란에 휩싸이며 당내 수습에 매달린 채, 자영업자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영세 자영업자 채무 조정 확대 ▷상가 임대료 안정 장치 ▷플랫폼 수수료 규제 ▷상권 재편과 문화·체험형 소비 유도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강기천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저성장과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는 회복을 전제로 한 대출과 비용 구조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며 "금융·임대료·인건비 부담을 동시에 완화하는 패키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오늘도 공쳤네…" 송년회 줄어들자 대리콜마저 뚝 끊겼다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어서 일거리만 있으면 대리운전 그만두려고요..."자영업자에 머물던 불경기 여파가 대리운전 기사들의 밤거리로까지 번지고 있다. 송년회 등 연말 모임이 눈에 띄게 줄면서 대리기사들이 체감하는 호출량도 급감했다. 매일신문은 연말 대목이 실종된 현장을 따라 움직이는 대리기사 김상엽(58·가명) 씨의 하루를 밀착 취재했다.◆ 얼어붙은 밤거리, 콜도 멈췄다한파주의보가 내려진 25일 크리스마스 오후 7시쯤. 수성구 들안길에서 만난 상엽 씨는 집에서 가장 두툼한 패딩부터 방한바지, 발열조끼까지 껴입은 모습이었다. 강풍과 한파 예보를 확인하고 단단히 대비했지만,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져 있었다.상엽 씨가 켠 애플리케이션 화면에는 반경 1㎞ 내에 대리기사만 10명 가까이 몰려 있었다. 콜이 뜨면 목적지와 거리를 순식간에 판단해야 한다. 잠시라도 머뭇거리면 콜이 다른 기사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30분 넘게 기다린 끝에 서구 내당동으로 운행하는 첫 콜을 수락했다. 상엽 씨는 휴대전화를 귀에 갖다 대며 "차량까지 5분 정도 걸린다"고 손님에게 알렸다.금방 도착한다고 덧붙여도 마음은 늘 불안하다. 소요 시간을 안내하고 예상 시간보다 늦어지면 손님이 콜을 취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전동휠이나 킥보드는 이동 시간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상엽 씨는 동료가 장비를 타다 큰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부터 두 발로만 움직인다. 그렇게 환갑을 앞둔 그는 골목과 샛길을 가리지 않고 달렸다. 어두운 길에서 연석에 걸려 넘어지는 일도 잦다.20여분 운행 뒤 손에 쥔 돈은 수수료 20%를 제외하고 1만6천원. 여기서 지난해 경미한 사고 이력으로 붙은 보험료 1천400원가량을 빼면 주머니에 들어오는 건 더 줄어든다.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상엽 씨가 찾은 곳은 비교적 젊은층이 많은 달서구 광장코아 일대였다. 1차 술자리를 끝낸 취객들이 제법 나올 법한 시간이었지만 스마트폰 화면은 깜깜하기만 하다."얼마라도 벌려고 나왔는데 이렇게 시간만 낭비하고 있으면 속상해요. 평소에 2~3개밖에 안 피우던 담배를 대리운전할 때는 한 갑 가까이 핍니다."하는 수 없이 또 다른 번화가인 '수성못'으로 움직였다. 운이 좋게 도착하자마자 북구 검단동으로 향하는 콜을 잡았다.그러나 상엽 씨의 표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검단동처럼 주택가가 밀집한 곳은 상권이 없어 다음 콜을 기대하기 어렵고 다른 번화가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다. 대리기사들을 실어 나르는 사설 셔틀차량은 한 번 탑승에 5천원이 들어 선뜻 내키지 않는다.그나마 가까운 상권인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에서 콜이 보였으나 고객이 있는 곳까지 4㎞ 이상 걸려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아무리 뛴다고 해도 1㎞ 이상 되는 거리를 갈 수는 없어요. 최대 800m 정도 되는 콜 위주로만 잡는 수밖에요."◆ "하루에도 수십 번, 그만둘까 고민해요."얼어붙은 날씨는 대리기사들에게도 얄궂다. 몸을 녹이기 위해 편의점이나 무인사진관을 찾는 것도 익숙해진 풍경이다. 동료 기사와 2인 1조로 움직이면 차 안에서 쉴 수라도 있지만 수입은 반 토막이 난다.상엽 씨는 자정이 가까워질 무렵에는 경북대 북문과 교동 일대를 옮겨 다니며 상권을 살폈다. 술집 안 손님 수와 주차된 차량을 확인하는 것도 오랜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다. 유동인구가 없다고 판단하면 콜 수요가 있을 법한 번화가로 서둘러 이동하고 있다.그는 콜이 끊길수록 장거리 운전을 기다리게 된다고 말했다. 김천이나 포항, 창원으로 향하는 콜은 한 번에 8만~10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장거리 운전이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이틀 전 포항으로 향했던 상엽 씨는 대구로 돌아오는 콜을 잡지 못했다. 결국 포항에서 대리운전을 하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침 첫 차로 돌아와야만 했다.새벽 운전은 또 다른 부담이다. 졸음이 몰려와 눈을 부릅뜨고 운전해야 한다. 인사불성이 된 취객을 상대하는 일도 버겁다."한 번은 취객이 '왜 대답을 안 하냐'며 욕을 뱉었어요. 신천대로를 달리고 있다 보니 꾹 참다가 이후에 경찰을 불렀죠."만취 고객이 잠에서 깨지 않으면 경비실을 찾아 차량 번호까지 알려주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돼 다음 콜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상엽 씨는 해를 거듭할수록 경기가 더 가라앉고 있다고 느낀다. "밤 11시면 들안길 일대에 불이 다 꺼져요. 최근에는 편의점 두 곳이 문을 닫을 정도였는데 얼마나 유동인구가 줄었는지 실감합니다."연말 모임이 사라진 상황에서 새벽 콜을 기대하는 건 더욱 어렵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상엽 씨가 잡은 콜은 5건, 수입은 8만원 남짓이었다.담배를 깊게 빨아들이던 상엽 씨는 '오늘도 공쳤다'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떠날 채비를 마쳤다."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줄고 수입은 늘 들쭉날쭉이에요. 주변에 있는 대리기사 10명 모두 낮에 소일거리라도 생기면 다 그만두고 싶다고 해요."

  • 경제 전문가

    경제 전문가 "내수 부진·소비 위축, 자영업 전반에 직격탄"

    고물가·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1% 안팎의 저성장에 머물 가능성이 큰 가운데, 내수 부진과 소비 위축이 자영업 전반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강기천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국제무역론·미시경제학 전공)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보기 드문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자영업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수 소비 위축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짚었다.이어 "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하고 글로벌 경제 환경도 불안정해 소비 심리가 쉽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코로나19 당시 늘어난 대출 부담 역시 자영업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인건비 상승과 온라인 유통 확산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강 교수는 "경기 회복을 전제로 금융 지원이 이뤄졌지만,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환 능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폐업 압력이 구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최저임금 인상과 고정비 부담, 대형 플랫폼·해외 이커머스와의 경쟁 심화로 특히 일반 소매업과 영세 제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소비 위축의 구조적 배경으로는 '소득 대비 높은 물가'가 지목된다.김성숙 계명대 경제금융학과 교수(소비자학 전공)는 "물가는 올랐지만 소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반적인 소비 여력이 크게 줄었다"며 "이로 인해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주 저렴한 가성비 소비나 고급·프리미엄 소비는 일부 유지되는 반면, 그 중간에 위치한 일반 자영업 매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김 교수는 "가성비가 뛰어나거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며 "B2C(기업이 소비자에게 제품·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방식) 중심의 자영업자들은 앞으로도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올해 크리스마스 특수 역시 체감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그는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연말 소비가 크게 살아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코로나19 이후 가족 중심·소규모 소비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외부 소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다만 내년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함께 제기됐다.김대철 대구정책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대구 경제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돼 부진했다"며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평가했다.이어 "실제로 대구의 서비스업은 전체 부가가치의 약 70%를 차지하며, 이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부연했다.그러나 김 센터장은 "중앙정부가 본예산을 전년 대비 약 9% 확대했고, 대구시도 지방채 발행 등을 통해 확장 재정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소비 심리가 올해보다는 다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성추행·인사청탁…내부 의혹 침묵하는 '내로남불 여당'

    성추행·인사청탁…내부 의혹 침묵하는 '내로남불 여당'

    정권 교체 후 여권 의원들의 각종 일탈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상대 진영 의혹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던 더불어민주당이 내부 문제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각종 논란에 대해 당 차원의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의혹의 당사자들도 책임 있는 해명이나 거취 표명 없이 시간을 보내는 데에만 집중하는 형국이다. 일부 의원들은 의혹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지난 11월 술에 취한 국회 보좌진을 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피해자와 전 남자친구의 데이트 폭력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추행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명 과정에서 장 의원은 자신을 고소한 여성의 직업과 전 남자친구의 신상 정보를 일부 공개하며 '2차 가해'를 하기도 했고, 피해 여성을 상대로 무고죄 고소도 했다.장 의원의 이 같은 행동은 과거 언행과 대비된다. 장 의원은 과거 성폭력특별법에 '무고죄'를 신설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두고 "성폭력특별법에 무고죄 조항을 넣는 것 자체가 꽃뱀론 소위 이런 것들이 깔려 있는 인식 아닌가요? 저급한 인식 아닙니까"라고 발언했고, 성범죄 피해자 신원과 사생활 공개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 발의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지금은 본인이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과거 국민의힘 인사의 성폭행 의혹 당시 "피해자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신속히 조사받으라"고 촉구한 민주당은 장 의원에 대해선 잠잠한 분위기다. 진상 조사에 착수한 민주당 윤리감찰단도 경찰 수사를 지켜보며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민주당 지도부의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당 윤리감찰단 조사조차 머뭇거리고 있다. '원내 사령탑'인 김병기 원내대표와 그의 가족들과 관련된 비위 의혹이 연일 쏟아지고 있으나 당 차원의 후속 조치는 전무하다.앞서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의 '인사청탁' 논란이 불거질 때도 민주당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문 수석부대표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당시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대학 동문의 인사를 청탁한 바 있다. 청탁을 받은 김 비서관은 곧장 사의를 표명했으나 정작 청탁을 부탁한 문 수석부대표는 "진상조사를 지시할 성격은 아닌 것 같다"는 지도부 판단에 따라 당직을 유지하고 있다.당 차원에서 별다른 조치가 없자 의혹의 당사자들이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대한항공에서 160만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을 받아 이용한 것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걸 왜 물어보나. 상처에 소금 뿌리고 싶나"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김 원내대표는 제공받은 숙박비용도 당사자에게 반환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지난 8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이름으로 주식을 거래하다 들켜 주식 차명거래 의혹에 휩싸여 민주당을 탈당한 이춘석 무소속 의원은 최근 금융실명법 위반·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공직자윤리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송치됐다. 이 의원은 재판 결과에 따라 다음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복당할 것으로 전망된다.여의도 정가에서도 민주당의 도덕성 문제가 연일 화제다. 한 관계자는 "집권 여당의 권력형 비리가 잇따르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를 외면한 채 교묘히 상황을 덮어가고 있다"며 "점점 내부 일탈을 봐주는 행위가 이어지다 보면 앞으로도 내부 처벌과 관련해서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스스로 공당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 인요한 사퇴 막후는?…정해용

    인요한 사퇴 막후는?…정해용 "대화 실종 정치권에 경종"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비례대표)이 지난 10일 국회의원직에서 전격 사퇴하며 정치권을 향한 각성을 촉구했다. 대선 등 선거 출마를 위한 사퇴나 비리 의혹에 따른 퇴진과는 성격이 다른 선택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정치권 안팎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사퇴의 당사자인 인 의원은 짧은 '사퇴의 변'을 남긴 뒤 수많은 인터뷰 요청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매일신문은 지난 25일, 1년 6개월 동안 그의 의정활동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정해용 수석보좌관을 통해, 사퇴에 이르기까지의 막후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시절 혁신위원으로 만난 이후 1년 6개월 간 의정생활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다. 사퇴까지 어떤 일이 있었나.▶당 혁신위원장이 되고 (정치에) 참여하게 된 배경은 대한민국 근대화에 기여한 선교사 집안 4대째 후손으로서 본인 역시 대한민국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통일 이후의 사회 같은 것들을 염두에 두고 일해 왔다. 그런데 계엄이 터지며 큰 충격을 받았고, 현실에 대한 좌절이 커졌다. 그 와중에도 외교나 통일 관련 사안이나 핵연료 재처리 문제 같은 큰 주제를 가지고 고민해 왔는데, 야당이 필리버스터, 피켓 시위 같은 것 외에는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결심을 하신 거다.-답답한 속내가 종종 드러났겠다.▶사퇴 한달쯤 전에도 '도저히 내가 이제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이 없고, 사회에서 다른 일을 찾겠다'고 하셨다. 주변에서는 '원래 정치가 그런 거고, 국회의원이 그렇다', '버티는 것도 정치의 영역이니 좀 참으시라' 얘기했는데 마지막 정기국회 모습을 보면서 특히 실망을 많이 하셨다. 상식이 통하는 대화는커녕 타협의 여지가 없이 싸움만 하니까. 약속이 잡혀 있던 몇가지 일정을 미루자고 하신 후에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예약을 하시는 걸 보고 사퇴를 직감했다.-당내에서 만류 목소리가 컸던 걸로 들었다.▶평소에 소통이 잘 되던 의원들 여럿이 '조금만 더 생각해보시라'면서 많이 말렸으나 이미 결정했다면서 번복하지 않으셨다.- 기자회견에서도 짧은 입장만 밝히고 떠나셨다. 수석보좌관에게 전화가 많이 왔을 것 같다.▶사퇴 직후에 전화를 100통 정도 받았다. 언론사뿐만 아니라 유튜브 같은 곳에서도. 그런데 의원님은 한사코 안 하겠다고 하셨다. 더 이상 많은 얘기를 하는 게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하셨는데 말씀 많이 안하시는 게 맞다고 본 것 같다.-임기가 한참 남은 상태에서 사퇴하셨다.▶정치권에 울림을 주고 싶고 경종을 울리려는 건데 그렇게 정치라는 게 호락호락 하지 않은 것 같다.-대구시 경제부시장까지 지내고 국회 보좌관으로 가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혁신위원회 때 인연으로 인요한 의원이 삼고초려 했다. 6개월도 좋으니 도와달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시작과 끝을 함께 했다.-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인 의원은 어떤 사람인가.▶본인 말씀대로 '순천 촌놈'이다. 지역 발전, 기독교적 유산에 대한 애착이 많고, '한국형 앰뷸런스'를 도입한 의사이기도 하다. 사회에 꼭 필요한 정치를 한번 해보겠다고 국회로 오셨다. 일례로 구급차 내 운전석과 침대 사이에 응급처치에 필요한 70㎝ 이상 공간을 확보하도록 하는 응급의료법 개정안, 일명 '구급차법'을 통과시켰다. 20년을 묵은 논의였다. 그런데 요즘의 정치라는 것이 '아무것도 되는 게 없으니' 스스로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하시는 거다.-지금은 뭘 하고 계시나?▶쉬면서 생각을 정리 중인데, 아직까지는 전화기도 꺼놓고 계시다.-정치적 대척점에서는 '친윤의 퇴장이다' 같은 혹평도 있었다.▶국회의원 뱃지 달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만 임기 2년 6개월 남기고 자기 손으로 먼저 던지고 나가는 사람이 있나. 그 고심을 생각해야 한다.-덩달아 여의도 생활을 마치셨다. 대구시 경제부시장까지 역임한 이후에 국회로 가셨는데, 중앙에서 바라본 대구는 어떻게 보였나.▶야당에게는 이미 잡힌 물고기라고도 하지만, 동시에 여당에게는 그물을 던져도 잡히지 않는, '바람과 같은 존재'다. 단적으로 통합신공항 건설에 필요한 공자기금 융자나 그 이자 지원 예산조차 못 받지 않았나. 대통령이 대구 시민과의 대화에서도 잘 해보겠다고 얘기했는데, 결과적으로 립서비스에 그쳤고 안타까운 상황이다.-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현 상황에서 대구에는 어떤 단체장이 필요할까▶대구에 대한 애정을 갖고 깊이 천착할 수 있는 사람, 전문가적 면모가 있는 사람이 와야 될 것으로 본다. 대구시장은 지금 거론되는 분들이 많은데, 이 분들이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민심도 수렴하는 과정이 됐으면 좋겠다.-이미 묵은 과제가 쌓여 있다.▶그렇다. 공항이나 취수원 같은 의제가 이미 20년 가까이 된 것들이다. 동남권 신공항 이슈가 2006년에 나왔고, 취수원 이전 얘기는 2008년쯤 본격화했다. 그 이후 대구시장 공약집 자료를 살펴보면 '대기업 유치'처럼 여전히 유효한 공약들이 많다. 이런 현안들도 잘 풀어야 하지만, 달리 보면 대구는 지금 미래를 내다보는 어젠다가 새롭게 더 나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내년 지방 선거에 나오시나▶동구 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구청장) 리더십의 부재로 구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지역에서도 새 인물을 찾고 계시는 것 같다. 당 사무처 공채 4기 출신으로 중앙당, 대구시당에서 정치를 배웠고, 국회 전문위원, 대구시의원, 대구시장 정무특보, 경제부시장도 했다. 행정, 정치에 대한 이해는 물론 의회, 국회와 협업할 수 있는 틀도 갖췄다. 말하자면 '4박자'를 다 갖춘 사람이 '잃어버린 4년'을 수습할 수 있다고 본다.-동구에서 할 일은 뭔가▶신공항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서 후적지 개발 및 주변지역 발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동대구역 주변은 동부소방서 후적지를 개발해 첨단 산업과 스타트업의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 기업 지원기관은 동대구로에 몰려 있는데, 아직 획기적으로 활성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혁신도시와 첨복단지도 당초 조성 때 기대에 못 미친다. 기업 유치 및 지원으로 대구의 성장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대구가 지난 10여년 동안 도심 관광 활성화에 힘을 썼으면, 이제는 팔공산이나 금호강변을 중심으로 하는 자연 관광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그 풍부한 발전 잠재력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정해용(54) 인요한의원실 수석보좌관경북 영천 출생. 경주고, 경북대 사회학과 및 동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1995년 국민의힘 전신인 민주자유당 사무처 공채 4기로 합격해 당직자로 정치권과 연을 맺었다. 2006~2014년 대구 동구 제3선거구에서 제 5·6대 재선 대구시의원을 지냈다. 2014년 7월부터 6년간 대구시 정무조정실장, 정무특보로 재임했고, 2021년에는 역대 최연소 대구시 경제부시장에 올랐다. 2021년에는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 2023년에는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혁신위원으로 발탁됐다.

  •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론?…국힘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론?…국힘 "시기상조" 일축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론'에 선을 긋고 자강에 더 힘을 실었다. 당내의 변화와 혁신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구상으로, 이를 위한 대규모 쇄신안을 내년 초 내놓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다.장 대표가 자신 앞에 놓인 주요 과제인 당원게시판 논란, 지방선거 공천룰 공방, 윤석열 전 대통령 절연 문제 등을 어떻게 돌파할 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장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른바 장한석 범보수 연대 구상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장 대표는 "우리가 당내 혁신과 변화,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어떻게 변화하고 혁신할 지에 대한 방안도 말씀드리지 못했고 우리는 더 노력해야 하는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면서 "벌써 연대에 대해 자꾸 논의하는 것은 스스로 변화와 쇄신할 시간을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장 대표가 당장 보수 진영 내 연대에 나서기보단 자강을 우선 추진한 뒤 단계적으로 외연 확장을 할 것이란 구상을 밝힌 것이다.그는 내년 초 자강을 위해 그간 구상해 온 쇄신안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정강·정책 변경, 당명 개칭, 파격적 인재 영입 등을 통해 자신의 당 미래 비전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이는 이른바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통해 장 대표가 존재감을 과시했고, 국민의힘TV 구독자수 50만명 돌파,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 수 100만명 돌파 등으로 자신감을 얻은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다만 당 지지율이 20%대 박스권에 갇힌 상태여서 결국 지선 승리를 위해선 '산토끼' 공략도 절실한 여건이다.이에 대해 장 대표는 "지금까지 국민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고 저희가 달라져야 한다는 데 깊이 공감한다"며 "저희가 조직과 인적 쇄신을 하고 여당보다 더 유능한 정책 정당으로 바뀐다면 국민 지지는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여의도 정가에서는 장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게시판 사태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방선거 공천룰을 여론보다 당원 중심으로 변경하자는 요구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윤 전 대통령과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지에 따라 '변화 의지'의 진정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장 대표는 새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당 안팎 원로들을 만나 당의 쇄신과 혁신 방향에 대한 조언을 구할 예정이다.

  • '김건희 특검' 180일 대장정 마무리…강압·편파 논란도

    '김건희 특검' 180일 대장정 마무리…강압·편파 논란도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출범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80일간의 대장정을 28일 마쳤다. 특검팀이 끝내지 못한 수사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몫으로 남게 됐다.지난 7월 특검팀 초기 수사는 '3대 의혹'으로 불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선거개입,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집중됐다.특검팀은 8월 6일 김 여사를 전격 소환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다섯 차례 내리 소환해 조사한 뒤 8월 29일 구속기소했다. 전·현직 영부인이 수사기관에 공개 소환된 것도, 구속된 것도, 구속기소된 것도 헌정사상 처음이었다.이후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다른 범죄 의혹들을 파헤쳤다. 대표적인 사건이 김 여사가 공직 등을 대가로 고가 귀금속을 받았다는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이었다. 특검팀은 지난 2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으며,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 수사는 이로써 마무리됐다.다만 특검팀은 적잖은 난관에 부닥치기도 했다. 지난 9월 특검 파견 검사 40명 전원이 검찰청 폐지를 언급하며 "수사를 마무리하고 원래 소속된 검찰청으로 복귀시켜달라"는 입장문을 냈다. 경기 양평군 공무원이 지난 10월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관련 피의자 조사를 받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상사도 발생했다.최근에는 특검이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 측도 통일교에서 부정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으면서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편파 수사' 의혹까지 제기됐다.

  • "생산성 높이고, 원가↓…로봇, 인력난·경기침체 해결사"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차부품 기업 A사는 올해 프레스 및 품질 검사 공정에 로봇을 도입해 자동화 공정을 구축했다. 협동로봇 3대와 고정 이동용 직교 로봇 2대를 설치해 생산성을 25%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특히 A사는 기존 작업자의 육안으로 확인하던 품질 검사에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금속의 특성상 반사로 인한 판단 착오가 있었지만 AI비전은 검출 신뢰도를 95%까지 끌어올렸다. 이전이 판독이 힘들었던 미세한 차이도 확인할 수 있어 품질을 향상시키는 성과를 이뤘다.반도체 공장에 공급하는 기자재를 생산하는 B사는 반복 작업이 필요한 공정에 다관절 로봇을 투입했다.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설비 조작 전반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과부하를 방지하고 생산성을 높였다.B사 관계자는 "표준 공정모델을 활용해 납품까지 소요기간을 단축시켰다. 기술인력의 숙련도를 향상시켜 투입인원을 점감하는 동시에 고객에 대한 신뢰도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대구 지역 제조기업들이 로봇 기술을 활용한 경쟁력 향상에 나서고 있다.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은 첨단제조로봇 실증 사업을 통해 제조기업과 로봇SI(시스템 구축) 기업의 협력을 강화했다. 공단 관계자는 "올해도 기업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인력난과 경기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경북ICT융합산업진흥협회도 지역 전기전자 부품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로봇을 도입해 공정을 개선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해당 기업은 표면 실장 기술(SMT) 공정에 로봇을 배치해 불량률을 낮추고 원가를 절감했다. 아울러 실시간 데이터 수집을 통해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정부는 로봇을 포함한 제조현장의 AX(인공지능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M.AX(제조업의 AI 전환) 얼라이언스 제1차 정기총회를 열고 제조 데이터 공유사업 등 내년도 5대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올해부터 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현장에 투입되기 시작했고 내년에도 실증사업 확대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 AI로봇을 학습시킨다는 계획이다.류지호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본부장(원장 직무대행)은 "지역 제조업계는 인력난이 가장 심각한 현안"이라며 "이를 해소하면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바로 로봇이다. AI 기술과 시너지를 높이는 로봇이 실질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 "현대제철 등 하청 파업 가능" 원청 교섭권 인정한 중노위

    현대제철과 한화오션의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 회사들을 상대로 교섭에 응하라고 낸 조정 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가 26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재계에선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아직 시행도 되기 전인데, 중노위가 하청 노조의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권과 파업권을 모두 인정해 줬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중노위는 이날 주문에서 "당사자 간 주장 차이가 커서 조정안 제시가 어렵다고 판단돼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조정을 종료한다"고 밝혔다.또한 "조정을 통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노사 자율적으로 교섭을 타결하거나 위원회의 사후조정제도를 권고한다"고 했다.현대제철과 한화오션의 하청노조는 원청의 교섭 의무를 주장하며 이 사건 조정 신청을 냈지만, 원청 두 회사는 이날까지 세 차례 조정회의에 모두 불참했다.중노위는 2022년 재심 결정과 같은 해 서울행정법원 판결을 토대로 이번에도 사용자성을 재차 인정하며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2022년 서울행정법원은 현대제철에 대해 산업안전 보건 등, 한화오션에 대해 성과급과 학자금 지급, 노동안전 등의 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중노위의 이번 결정으로 현대제철과 한화오션의 하청노조는 정당하게 파업할 권한을 얻게 됐다.이번 사건은 내년 3월 10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을 앞두고, 중노위가 원청 기업의 하청노조와의 교섭 의무를 폭넓게 인정할지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주목받았다.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결과적으로 하청의 원청 상대 교섭권이 확대되는 건 사실이지만, 법이 시행도 되기 전에 이 같은 결정이 나온 것에 반발했다.1심에서 노조가 승소했더라도 확정 판결 전에 중노위가 교섭권과 파업권을 모두 인정하는 취지의 조정 중단을 한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경총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에 경총은 "노동위원회는 내년 3월 10일부터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과 교섭단위 분리 등을 일차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중요한 기관"이라며 "중노위의 무리한 결정은 공정한 판단을 의심케 해 기업들의 수용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경총은 중노위 결정과 관련한 절차적인 문제점도 지적했다. 경총은 "한화오션을 대상으로 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정사건은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담당해야 하는데도 노조가 전국단위 산별노조라는 이유로 중노위가 조정을 맡았다"면서 "아울러 현대제철과 한화오션은 교섭단위 분리가 없었기 때문에 (두 하청노조는) 조정신청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 李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보수 인사' 이혜훈 발탁

    李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보수 인사' 이혜훈 발탁

    이재명 대통령이 현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보수진영 인사인 이혜훈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발탁했다.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혜훈 장관 후보자 지명을 발표했다.이 수석은 "기획예산처가 국가 중장기 전략을 세심하게 수립해 미래 성장동력을 회복시킬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등용이유를 설명했다.이 후보자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미래통합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미국(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랜드연구소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연구위원 지낸 자타공인 경제전문가다.내달 2일 설립 예정인 기획예산처는 국무총리 산하 중앙행정기관으로 종전 기획재정부의 예산편성·재정기획 기능을 넘겨받았다.이날 이 대통령의 보수 인사 파격 등용을 두고 정치권에선 민생·경제의 영역에서는 이념을 가리지 않고 운동장을 넓게 쓰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로 보고 있다.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29일부터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청와대로 출근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지 3년 7개월 만이다. 이날부터 대통령실의 명칭도 청와대로 바뀐다.이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참모들과 함께 국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 정유미 검사장

    정유미 검사장 "법무부가 오히려 법치주의 망가뜨린다"

    "20여 년 검사 생활 동안 이런 식의 인사는 처음 봅니다. 법무부가 스스로 법치주의를 망가뜨리고 있습니다."사실상 '강등 인사'를 당한 뒤 법원에 부당한 인사라며 가처분 신청을 낸 정유미 검사장(사법연수원 30회)은 28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치주의 망가뜨리는 법무부와 끝까지 싸우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정 검사장은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얼마나 미운 검찰 간부가 많았겠으며, 또 날리고 싶었겠느냐. 그래도 대검검사급(검사장)을 고검검사(차장·부장검사)로 보낸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법무부가 최근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정유미 검사장을 대전고검 검사로 보내는 초유의 인사를 단행했다.법무부는 이번 인사 근거로 검찰청법 제6조를 내세우고 있다. 해당 조항에 검사 직급이 '검찰총장과 검사'로만 구분돼 있으니, 검사장을 부장급 보직으로 보내는 것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이에대해 정 검사장은 "규정 체계상 전혀 맞지 않는 1차원적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단순히 조문에 두 직급만 명시됐다고 해서 검사장을 마음대로 강등시켜도 된다는 해석은 법령의 취지를 완전히 왜곡한 것"이라고 꼬집었다.정 검사장은 법무부가 이번 인사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을 두고 '웃지 못할 촌극'이라고 평가했다.그는 현재 법무연수원 생활관(기숙사)에 머물고 있으며 휴가를 내고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법원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2주 내 끝내겠다고 했지만 법무부가 사실조회를 하는 등 시간 끌기에 나서고 있어 정 검사장이 휴가로 버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그는 "나는 법적으로 싸울 명분이 확실하다"며 "이번 인사가 '정권의 미운털'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개인의 의견 표명을 이유로 인사 불이익을 주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들리지 않는 SOS' 가족돌봄 내몰린 아동·청년 118명 발굴

    '들리지 않는 SOS' 가족돌봄 내몰린 아동·청년 118명 발굴

    매일신문이 기획한 '들리지 않는 SOS, 가족을 짊어진 아이들' 연속보도(6월15일 등) 이후, 대구시가 가족돌봄 부담으로 학업과 일상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청년 118명을 발굴 해 총 2억2천160만원을 지원했다.대구시는 28일 대구시교육청,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구본부, 대구사회복지관협회와 협력해 가족돌봄 아동·청년 118명을 발굴하고, 학습·정서·생활 안정 등을 포함한 맞춤형 통합 지원 181건을 제공했다고 밝혔다.지원 대상은 초등학생 10명, 중학생 41명, 고등학생 45명, 대학생 16명, 기타 6명이다. 이들은 고령, 장애, 질병 등의 가족을 돌보느라 어린 나이부터 돌봄 책임을 떠안아 학업 결손과 정서적 고립을 겪어 온 것으로 파악됐다.그동안 가족돌봄 아동·청년은 제도권 내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대표적인 복지 사각지대였다. 대구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학기 초 각급 학교에서는 집중 발굴 기간을 운영해 가족 돌봄을 수행하는 학생을 선제적으로 찾아냈고, 9개 구·군 종합사회복지관은 발굴된 가구를 대상으로 욕구 조사를 실시한 뒤 학습지원, 정서·심리지원, 생활 안정, 돌봄 연계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했다.그동안 민간 차원에서는 대상자 발굴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번 협력체계를 통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가족돌봄 아동과 청년을 발굴하고, 기업 및 기관 후원으로 마련된 기금으로 1인당 100만~200만원 자기돌봄비를 지원했다. 해당 지원금은 교재비, 심리상담, 자격증 취득, 진로·경험 활동 등 학업 유지와 자립 준비를 위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대구시는 앞으로 가족돌봄 아동·청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는 한편, 관련 조례 및 중장기 계획과 연계해 발굴 체계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또한, 고립 위험가구 등 복지 사각지대 전반을 포괄하는 생애주기별 통합돌봄·교육·청년·고립 예방 정책과의 연계를 강화해 지역 기반의 지속 가능한 돌봄 안전망을 촘촘하게 강화할 계획이다.김태운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가족돌봄 아동·청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과 함께 관련 제도와 정책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한편 매일신문은 지난 6월 초록우산 대구지역본부 도움을 받아 '들리지 않는 SOS, 가족을 짊어진 아이들' 기획 기사 4편을 보도했다. 하루에 반나절 이상을 돌봄에 쓰며 청춘을 반납한 가족돌봄청년들의 삶을 밀착 취재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원제도의 문제점과 해법을 담는 데 주력했다.

  • "국보 외면" VS "선후 뒤바껴", 영천 청제비 예산 갈등 확산

    내년도 본예산(안) 증감액을 둘러싼 경북 영천시와 영천시의회 간 정면 충돌(본지 12월 22일 자 12면)이 시민단체의 가세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국보로 승격 지정된 영천 청제비 관련 지원 예산 삭감이 빌미가 됐다.28일 지역 문화계 등에 따르면 청제비 국보 승격 및 청제 사적 지정 추진위원회는 지난 17일 영천시의회가 의결한 내년도 본예산 중 청제비 관련 선양사업 2천100만원과 유네스코 등재 학술용역 2천만원 등 4천100만원의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이 중 청제비 선양사업 예산은 경북도비 900만원을 확보한 상태지만 시비 삭감으로 인해 반납될 처지에 놓였다.추진위원회는 "청제비는 학술적·역사적 가치를 국가로부터 공인받아 국보로 승격됐고 경북도 역시 중요성을 인식해 예산 지원을 결정했는데 영천시의회는 오히려 전액 삭감으로 찬물을 끼얹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이는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 가치를 훼손하고 시민 자긍심을 짓밟는 행위이자 청제 전체의 국가 사적 지정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추진위원장인 서길수 전 영남대 총장도 "청제비를 지킨다는 것은 단지 돌을 보존하는 일이 아니다. 지역의 정체성과 기억을 이어가는 일이다"며 "행정의 무관심과 단 한해의 예산 삭감으로도 그 유산의 숨결을 끊어낼 수 있다. 다시 물어야 한다"고 강력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영천시 금호읍 구암리에 있는 청제비는 신라시대(법흥왕 23년·536년) 축조된 제방 시설로 현재까지 관개 수리 시설로 이용되는 유일한 저수지인 청못과 청제의 축조 및 중수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2기의 비석이다. 1969년 보물 제517호 지정 이후 56년 만인 지난 6월 국보로 지정됐다.이에 대해 배수예 영천시의회 행정문화복지위원장은 "청제비 예산 삭감은 국가 차원의 잠정 목록 등재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네스코 등재를 전제로 한 선후가 바뀐 예산"이라며 "예산 심의 과정에서 자료를 누락하거나 부실하게 제출하고 형식적·비효율적 예산을 편성한 영천시의 정책 판단 착오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 北 '어둠의 은행가' 심현섭, 美 FBI 100억 원 현상금

    北 '어둠의 은행가' 심현섭, 美 FBI 100억 원 현상금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해킹으로 탈취한 암호화폐를 '어둠의 은행가'를 통해 현금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범위한 불법 행위로 획득한 자산을 서방 감시를 피해 현금 또는 물품으로 바꾸는 범행이 이들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법무부의 기소 자료를 토대로 미 연방수사국(FBI)이 자금 세탁·제재 회피 등 혐의로 쫓고 있는 심현섭의 범행을 보도했다. 지난 7월 현상금이 500만 달러에서 700만 달러(약 100억 원)로 오른 심현섭은 1983년 평양 출생으로 추정되며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오른 북한 조선무역은행 소속이다. 그는 주로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활동하는데, 해외에서는 위장 신분으로 광선은행 대표 직함과 '심 알리' '심 하짐'이라는 이름을 썼다고 한다.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들과 해커들은 러시아와 중국, 아프리카 등지에서 매년 수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이들은 벌어들인 돈이나 암호화폐를 디지털 지갑을 여러 차례 거쳐 심현섭에게 보낸다. 심현섭은 다시 UAE·중국 브로커에게 암호화폐를 건네 달러로 바꾼다. 브로커들은 이 돈을 심현섭이 홍콩 등에 설립한 위장회사 계좌로 송금한다. 금융당국의 추적을 어렵게 하려는 술책이다. 심현섭은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김정은 정권을 위한 물품을 구입했다. 지난 2019년에는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헬기를 구입해 북한으로 배송했다. 시티·JP모건·웰스파고 등 미국 은행들도 정상적인 금융거래로 위장한 이 심현섭의 수법에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WSJ은 심현섭이 310건, 7천400만 달러(약 1천96억 원)에 달하는 금융거래를 이들 은행을 통해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절도를 추적하는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심현섭과 같은 북한 은행가들이 몇 년에 걸쳐 탈취한 암호화폐 60억 달러(약 8조9천억 원) 이상을 북한을 위해 세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한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 북한대사관 대사대리는 WSJ에 "심현섭은 영어와 중국어에 능통했으며 추진력 있는 행동가였다"며 "그는 아랍권에서 자금 세탁과 관련된 모든 일에 가장 유용한 인물이었다"고 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 따르면 심현섭 외에도 해외에서 자금 세탁을 하는 북한 출신 어둠의 은행가는 지난해 기준 5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현섭은 유엔(2016년)과 미국(2023년)의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그는 2022년 UAE에서 추방돼 중국 단둥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2023년 3월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법이 심현섭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그를 체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했다.

  • '대송면 vs 신광면' 포항 에코빌리지 조성 사업 유치 2파전

    '대송면 vs 신광면' 포항 에코빌리지 조성 사업 유치 2파전

    포항의 새로운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에코빌리지' 조성 사업(매일신문 지난해 3월 13일 등 보도)에 남구 대송면과 북구 신광면이 유치에 나섰다.포항시는 해당 유치 후보지를 대상으로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내년 12월쯤 최종 선정지를 발표할 예정이다.28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8월 6일부터 12월 26일까지 실시한 에코빌리지 입지 후보지 공개모집에 두 지역이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에코빌리지는 현재 남구 호동에서 운영 중인 호동2매립장 및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을 대체할 복합 환경기초시설이다.포항시는 기존 매립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지난 2022년부터 에코빌리지 조성을 추진했다.그러나 적절한 입지 장소를 선정하지 못해 사업이 지체되면서 지난해 3월 호동2매립장을 재사용하기 위한 '순환이용 정비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에코빌리지는 소각시설과 매립시설을 비롯해 총 6개의 폐기물 처리시설과 주민편익시설이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2034년 준공이 목표이며, 약 30년간 포항 전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게 된다.포항시는 이번 입지 공모 과정에서 시민 이해를 높이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총 23회의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유치 관심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타 지자체 선진시설 견학도 실시했다.아울러 다양한 대시민 홍보를 통해 시설 설치의 필요성을 알리고,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포항시는 다음 달 중 주민대표와 시의원, 관련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2월부터 입지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용역에서는 입지 여건과 경제성, 접근성, 주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분석한다.5월에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에코빌리지 조성에 따른 환경적 영향을 사전 검토하며, 내년 12월까지 입지타당성 조사와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종합해 두 지역 가운데 최적의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최종 입지로 선정된 지역에는 총 450억원 규모의 주민편익시설과 함께 준공 이후 30년간 매년 약 17억원의 주민지원기금이 제공된다.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에코빌리지는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과 시민 생활 편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인 만큼,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오피니언
#이런일 #심층 #기획
人스토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북한이 서해상에서 장거리 전략 순항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2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이번 훈련은 미사일들...
경북 구미시가 정부의 '5극3특' 성장엔진 선정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이 선정에 따라 대규모 투자 보조금과 규제 완화 등의 정...
경북 경산시 한 아파트에서 A씨와 그의 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되어 경찰이 수사 중이며, A씨는 신변을 비관하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한...
일본 나고야시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 동상의 목이 부러진 사건은 한 경찰관이 술에 취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와 함께 북한 김정은 정권..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섹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