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기초의원 10선' 이재갑 안동시의원 민주당 입당
전국 최초 기초의원 10선 기록을 보유한 이재갑 안동시의원이 12일 전격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선언했다.1991년 초선 이후 36년간 정당공천제에 비판적 입장을 유지해 온 이 의원의 선택은 안동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이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당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안동의 미래를 선택한 것"이라며 "정치적 입장을 바꾼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책임의 방식을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그동안 "지방의원은 중앙정치의 대리인이 아니라 주민의 대변자여야 한다는 소신 아래 무소속 노선을 걸어왔으나, 인구 감소와 고령화, 산업기반 약화, 청년 유출 등 안동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여당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안동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고향 안동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최근 한일 정상회담을 안동에서 개최하는 등 지역 발전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을 입당 배경으로 제시했다.이 의원은 "지금이야말로 안동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결정적인 시기"라며 "정부와 국회, 중앙당과 긴밀히 협력해 안동 발전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최근 지역사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시정 운영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이 의원은 "시민들에게 실망과 우려를 안겨준 일련의 사건들은 안동의 명예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과 책임 회피가 아니라 변화와 혁신"이라고 밝혔다.이재갑 의원의 민주당 입당으로 안동시의회는 민주당 8석, 국민의힘 7석, 무소속 2석, 녹색당 1석으로 재편되면서 민주당이 원내 제1당이 됐다.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 기초의회 가운데 민주당이 원내 다수당을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정치권에서는 이번 입당이 단순한 당적 변경을 넘어 향후 제10대 안동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구성과 각종 현안 처리, 나아가 민선 9기 안동시 집행부와 의회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이재갑 의원은 "36년의 의정 경험과 전국 최초 10선 의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안동 현안을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국가 예산과 정책을 지역 발전으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오직 시민만 바라보며 걸어가겠다"고 밝혔다.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은 "이재갑 의원의 입당은 오랜 현장 경험과 깊은 지역 신뢰가 더불어민주당과 만나 안동과 경북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는 뜻깊은 결단"이라며 "앞으로 이재갑 의원과 함께 안동의 민생을 챙기고 경북의 변화를 만들며 지방자치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겠다"고 환영했다.
울릉도 사동터널 인근지역서 대형 차량 충돌… 3명 중경상
13일 오후 4시 20분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터널 인근에서 대형 차량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울릉경찰서와 목격자에 따르면, 이날 사동터널 내에서 통구미 방향으로 살수 작업을 하던 살수차를 뒤따르던 펌프카 차량이 터널을 지나 추월을 시도하다 맞은편에서 오던 15톤 덤프트럭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덤프트럭 운전자 A씨와 펌프카 운전자 B씨, 현장 인부 C씨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됐다. 살수 차량은 마라톤대회를 앞두고 터널 내에 청소를 진행하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여파로 터널 일대 교통이 약 3시간 동안 마비돼 경찰은 교통을 통제하며 사고 수습에 나섰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장동혁 "재선거, 특검, 제도 개혁, 선관위 개혁이 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명을 두고 "무능과 무책임, 무감각과 무모함의 결과는 불법과 부정"이라며 선관위 개혁과 재선거를 촉구했다.장 대표는 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을 의심해야 한다. 부실을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것이 바로 부정"이라고 밝혔다.그는 선관위를 향해 "중요한 증거도 당당하게 '버렸다'고 하고, 뒤늦게 발견되면 '증거 가치가 없다'고 한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에는 '우연'이라고 하고, 재선거 요구에는 '재판받고 오라'고 한다"고 비판했다.이어 "이것이야말로 선관위의 무능과 무책임, 무감각과 무모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장 대표는 부정선거 의혹 제기를 음모론으로 비판하는 여권 등의 지적에도 반박했다.그는 "기말고사에서 한 학급 학생 전체가 만점을 맞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를 우연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라며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입틀막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한참 지났다"고 했다.그러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계속 커지고 있고, 그 누구도 어떤 겁박으로도 이를 막을 수 없다"며 "재선거, 특검, 선거제도 개혁, 선관위 개혁이 답이다. 하나도 빼놓을 수 없고 타협도 없다"고 강조했다.장 대표는 "이 모든 것은 국회가 나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재선거 요구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현장과 관련해 "여야 모두 올림픽공원에 올인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민주 "국힘, 투표용지 사태 정쟁 악용…눈살 찌푸리게 해"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힘을 향해 "구태를 즉각 중단하고 자중하라"고 요구했다.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3일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 참정권 보호에 국회가 온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국민의힘이) 국가적 사태를 이재명 정부 흠집 내기용 정쟁으로 악용한다"고 비판했다.이 원내대변인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위철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무대행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고시 동기라고 지적한 것과 관련 "선관위원장 사퇴 이후 직무대행 체제가 가동된 것은 행정상 불가피한 절차"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런데도 사적 인연을 운운하며 대통령까지 걸고넘어지는 것은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지적했다.국민의힘 내부에서 부정선거론에 동조하거나 재선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점도 문제 삼았다.이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소모적인 공세를 멈추고 부정선거론에 동조하거나 재선거를 요구하는 당내 난맥상부터 정리하라"며 "선관위가 야기한 국민참정권 침해는 기구의 존립 의무를 다하지 못한 명백한 잘못이지만, 그것이 부정선거론자 주장의 정당화 근거는 될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이번 사태를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쇄 사망' 포스코이앤씨 '고강도 압색·감독' 긴장감 고조
정부가 회사 압수수색과 전국 시공현장 기획감독 등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서겠다고 초강수를 두자 포스코이앤씨 내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포스코이앤씨는 공사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책하는 등 이미 당국의 특별 관리 대상에 올라 있었던 만큼, 이번 추가 조치 예고로 인해 전방위적 고강도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됐다.◆포스코이앤씨 공사 현장서 사망사고 반복…전국 현장 불시 감독고용노동부는 11일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본사 압수수색을 포함한 강제 수사와 전국 시공현장 기획 감독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오후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서울 관악구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하청 근로자 A(35)씨가 케이블 트레이 설치를 위한 개구부 확장 공사 중 15m 밑으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스위스 제네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 중인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신속하고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한 특단의 조치를 지시했다. 그는 "위법 사항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 재발 방지를 위해 포스코 그룹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신안산선 건설 공사에서 포스코이앤씨 시공 구간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는 3건에 달한다.지난해 4월 11일에는 경기 광명시 일직동의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에서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져 1명이 숨졌다. 당시 크게 다친 근로자도 1명 있었다. 또 12월 18일에는 여의도역 신안산선 4-2공구에서 철근 다발이 무너지며 하청업체 소속 펌프카 기사 1명 유명을 달리했다.이밖에 지난해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지난 4월 대구 중구 사일동 주상복합 건설 현장에서도 추락해 각각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해 7월에는 경남 의령 함양울산고속도로 공사현장 끼임 사고로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노동부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2023년 1명, 2024년 3명, 작년 5명에 달한다.노동부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신안산선 복선철도 건설현장(7곳)에 대한 안전관리 상황 감독에 나선다. 특히 포스코이앤씨에 대해선 신안산선을 포함한 전국 모든 공사 현장에 대한 불시 감독을 진행한다.◆1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적발 403건…포스코그룹 차원 대책 주문이번 수사와 관리 감독은 역대급 강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지난해 포스코이앤씨 공사 현장에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본사와 현장에 대해 전면 감독에 나섰다. 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적발 건수가 403건에 달하는 등 포스코이앤씨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전면에 드러났다. 이후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주문했으나, 여전히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노동부는 이번 사망 사고와 관련해 포스코이앤씨를 압수수색하는 등 신속한 강제 수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밝혀내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사항에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 본사에 대한 기획 감독도 추진한다.김 장관은 "기본적인 안전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발생하는 떨어짐 등의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포스코이앤씨가 일터에서의 안전을 위한 실효성 있는 재해예방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고 짚었다.김 장관은 포스코 그룹 전체의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포스코이앤씨에서는 10명, 포스코에서 4명 등 포스코그룹 전체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그는 "강도 높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위법 사항에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중대재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포스코그룹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전했다.
김계리 "尹 징역 30년에 운 것 아냐…간첩 암약 무서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른바 '평양 무인기 의혹' 사건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변호인단 소속 김계리 변호사가 선고 직후 눈물을 보인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김 변호사는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울었던 건 대통령께서 30년 선고를 받아서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그는 "내란우두머리 사건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을 때도 울지 않았다"며 "변론을 준비하면서 울었던 때는 민주노총 간첩지령을 분석하면서 우리 사회에 뿌리깊이 박혀 암약하고 있는 간첩들이 너무나 많다는걸 깨달아서 소름끼치고 무서워서였다"고 했다.김 변호사는 이번 재판이 공개적으로 진행됐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저는 이 사건이야말로 중계되고 기록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판이 중계되고 공개되었다면 감히 유죄를 선고할 수 없었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또 "윤석열 정부의 안보관과 우리 군의 애국충정을 깊이 볼 수 있어서 몰아치는 변론을 하면서 힘들었지만 즐겁게 임했다"고 덧붙였다.김 변호사는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직후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 변론을 준비하면서 한 번도 유죄가 선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또 "특검이 대통령의 통치 행위를 이적죄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는 일반이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징역 30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는 징역 15년이 각각 선고됐다.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등이 비상계엄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북한을 자극하는 군사작전을 활용하고, 이를 통해 군사적 긴장 고조나 국지전 가능성을 유도하려 했다고 판단했다.또 이 같은 행위가 국민과 군의 생명·재산에 위험을 초래했으며, 국가안보와 국토방위라는 본래 목적과 무관하게 군사력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직장 동료와 외박? 같이 죽자" 여친 흉기 협박 20대 '집유'
연인이 직장 동료들과 외박했다는 이유로 흉기로 위협하고, 경찰의 접근 제한 조치 이후에도 수십 차례 연락을 이어간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13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단독 정종건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재물손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과 함께 스토킹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 사회봉사 80시간도 명령했다.A씨는 지난해 7월 연인 관계였던 B씨(31)가 직장 동료들과 외박한 일을 두고 말다툼을 벌이다 주방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같이 죽자"는 취지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이후에도 A씨의 위협은 계속됐다. 약 2주 뒤에는 B씨에게 외박 당시 함께 있던 남성의 신원을 알려달라고 요구하며 "그 남자를 죽이고 감방에 가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자해 장면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일로 A 씨는 경찰로부터 분리조치와 긴급응급조치 결정을 받았다.그러나 A씨는 이를 지키지 않고 이틀 동안 전화와 문자, 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시지 등을 통해 모두 91차례 B씨에게 연락한 것으로 파악됐다.이후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을 하지 말 것'을 내용으로 하는 긴급응급조치 결정을 받은 후에도 또다시 메시지 등을 5회에 걸쳐 전송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으며 과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사정"이라면서도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피해자를 반복적으로 협박했고, 경찰의 분리조치와 긴급응급조치를 어긴 채 스토킹 행위를 이어간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iM뱅크 창립 59주년 김준성 초대은행장 흉상 영구 안치
iM뱅크(아이엠뱅크)가 12일 수성동 본점 iM뱅크 금융박물관에서 故 김준성 초대 은행장의 흉상 설치 행사를 열었다. 오는 10월 창립 59주년을 앞두고 마련된 행사로,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과 고인의 장남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김세민 ㈜이수 대표이사 등 직계 가족이 자리를 함께했다.故 김준성 초대 은행장은 1967년 대구 지역 상공인들과 함께 국내 최초 지방은행인 대구은행(현 iM뱅크)을 창설하고 초대 은행장에 취임한 인물이다. 당시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 기조 아래 지방은행 설립이 추진됐으며, 고인은 '대구의 돈을 대구은행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역 경제인과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었다.대구은행은 1967년 10월 7일 첫 영업을 시작했다. 고인은 2004년 발간한 자전 에세이 『두 대의 양말 기계가 놓인 풍경』에서 "첫 번째로 젊은 남자 손님이 들어서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개점 당일의 소회를 밝혔다.고인은 1975년 대구은행을 떠난 뒤 제일은행장·외환은행장·한국산업은행 총재를 거쳐 1980년 제13대 한국은행 총재에 취임했다. 이후 제11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1982~1983년)을 역임하며 국가 경제정책을 총괄했다. 공직 퇴임 후에는 삼성전자 회장, ㈜대우 회장 등 재계 요직을 두루 맡았고, 1995년부터는 이수화학 회장으로서 이수그룹 성장에 기여했다. 2007년 별세 때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 겸 원로자문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이날 본점 금융박물관에 영구 안치된 흉상은 조각가 김승국(前 영남대학교 교수)의 작품으로, 2007년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후 팔공산 소재 iM뱅크 연수원에 보관되며 신입 행원 교육 자료로 활용돼 왔다. 이번에 창립 59주년을 계기로 더 많은 임직원과 방문객이 접할 수 있는 본점 금융박물관으로 이전됐다.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은 "2026년의 iM뱅크는 1967년 김준성 행장님이 대구에 심어주신 씨앗에서 단단히 뿌리를 내려 울창한 나무로 자리잡은 것"이라며 "흉상을 금융박물관에 영구 보관하는 것은 뿌리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임과 동시에 한국 경제의 축, 나아가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 천명"이라고 밝혔다.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은 "올해 이수그룹이 출범 30주년을 맞는 만큼 iM뱅크와 함께하는 자리가 뜻깊다"며 "iM뱅크와 이수그룹이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45.6㎞ 끝에서 만난 이름 없는 묘… '한티 가는 길' 순례
돌아보는 길이 끝났다면, 이제는 비워내고 뉘우친 뒤 용서와 사랑으로 다시금 채우는 일이 남았다. '한티 가는 길'의 남은 구간은 총 4개다. 이 중 꼭 들러봐야 할 곳들 위주로 걸어봤다.◆ 사기점 공소첫번째와 두번째 구간을 이겨낸 순례자는 사기점 공소에 도착할 수 있다. 이곳은 두 번째 구간을 닫고, 세 번째 구간을 열고 있다. 공소는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 기도하던 곳으로, 성당의 대체 공간이었다. 사제들은 여러 공소를 순회하며 가르침을 이끌곤 했다.공소 근처에는 박해를 피해 온 천주교인들이 모여 살았다. 신나무골 사람들이 으레 그러하듯, 사기점 공소도 옹기와 사기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했다. 만들기도 쉬운 데다가 재료가 많이 필요하지 않아서, 포졸이 들이닥치면 챙겨야 할 세간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특히 이곳은 질 좋은 모래가 나와 사기를 굽기가 좋았다. '사기점'이라는 이름 역시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실제로 사기점 공소와 창평지 근처 땅은 붉고 무른 흙으로 이뤄져 있다. 걷는 이들이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면, 밑으로 푹 빠질 정도로 고운 모래들이었다.이 같은 역사를 이어받아, 현 가실성당 자리가 아닌 사기점 공소 자리에 본당을 세우려 하기도 했다. 다만 당시 이 지역에 살던 양반들의 반대로 적당한 땅을 구할 수가 없었다.사기점 공소에서 창평지를 둘러 나가며 시작되는 '뉘우치는 길'은 대부분 급경사다. 어려운 길을 헤쳐나가며 지금까지 인생에 있었던 굴곡진 일들을 반추하라는 의미다. 과거 있었던 행위를 반성하고, 더 나은 인생을 살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하는 산행이 시작된다.구간과 구간을 잇는 숲길은 결코 쉽지 않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고개를 오르다보면 숨이 가빠와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늦춘다. 얼굴로 달려들며 비명을 지르는 날벌레들은 그 꼴을 두고 보지 않는다. 벌레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가장 큰 적은 역시 더위다. 줄줄 흐르는 땀은 눈앞을 흐리게 만든다. 벅벅 눈을 비비다가 따가움에 소리를 지를지도 모른다. 마시려고 가져온 물은 어느새 땀을 씻어내는 데 다 써버린다.◆ 동명성당구불구불 숲길과 임도를 반복해 걷다 보면, 반가운 도심을 만난다. 편의점과 3차로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3구간의 종점인 동명성당에 도착한다.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다'라는 문구 뒤에는 붉은 벽돌로 지어진 작은 성당이 순례자들을 맞이한다.196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은 자그마한 공소였다. 반복되는 박해와 6·25 전쟁으로 공소의 흔적조차 사라지기 시작했을 때, 동명성당은 건축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문을 연 건 1979년이었다. 그 해 12월, 동명성당은 어엿한 '본당'으로 승격하게 됐다.동명성당의 순례자의 집은 '한티 가는 길'을 걷는 이들에게 단비 같은 장소다. 물을 마실 수 있는 작은 카페는 물론이고, 예약 시 이용할 수 있는 숙소도 제공한다. 기나긴 1~3구간을 걷느라 퉁퉁 부은 발을 잠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다.◆ 한티순교성지삶을 돌아보고, 비우고, 뉘우친 이들은 끝내 한티순교 성지에 다다른다. 한티순교성지는 신나무골과 마찬가지로 신자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해발 600m 이상 높은 곳에 있다. 높은 산지는 포졸들의 눈을 피하기 쉬웠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산을 타고 올라오는 포졸을 눈치채기 쉬웠다. 게다가 한티는 대구와도 멀지 않았다. 먼저 붙잡힌 천주교인들이 대구 경상감영에서 옥살이를 하고 있어, 교인들은 대구와 한티를 바쁘게 오가며 옥바라지를 했다.영원한 비밀은 없었다. 신자들의 아늑한 은신처는 결국 발각됐다. 경신, 병인박해를 거치며 한티에서는 많은 순교자가 나왔다. 앞서 신나무골 성지에 이장된 이선이 순교자가 경신박해 당시 목숨을 잃은 장소도 이곳이었다.한티순교성지에 묻힌 순교자는 모두 37명, 이 중 신원을 밝혀진 이는 4명뿐이다. 나머지는 신원도 제대로 알지 못할 정도로 제대로 수습되지 않았다. 당시 포졸들은 닥치는 대로 신자들을 죽이고, 시체를 팔공산 자락에 방치한 채 떠났다. 결국 나중에 찾아온 다른 신자들이 순교 장소에 그대로 매장할 수밖에 없었다.순교자들의 묘지를 보기 위해 마저 순례길을 걸었다. 조그마한 안내판이 다음 묘지로, 또 다음 묘지로 안내하고 있었다. 이름은 없고, 묘를 구분 짓게 하는 번호표와 십자가만이 묘를 지키고 있었다. 박해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아기'라고 적힌 묘 앞에서는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종점에 다다를수록 순례를 마쳤다는 성취감에 들뜬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한티에서 마주한 이름 없는 십자가와 묘역은 그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순례길 내내 겪은 고통은 어느새 중요하지 않았다.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신앙을 지키다 숨진 이들의 삶 앞에서, 돌아보고 뉘우치며 사랑을 실천하라는 순례길의 가르침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왔다.
응급 상황에서 생사를 가르는 '골든타임'. 급성 심정지나 중증 외상 환자에게 최종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상급 의료기관까지의 신속한 이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경상북도(전 국토의 약 19%)는 산간 지역이 많고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 중증 응급질환 발생 위험이 큼에도 불구하고 상급 의료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그렇다면 실제 경북도민들이 체감하는 응급의료 접근성은 어느 정도일까. 최근 영남대학교 보건학과에서 지리정보시스템(GIS)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322개 읍·면·동의 응급의료 접근성을 측정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데이터는 행정구역의 경계를 허무는 것만으로도 도민들의 '생명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대구 포함하자 개선효과 '쑥'연구진은 경북 내 응급의료자원만 고려한 '경북 단독 모형'과 인접한 대구광역시의 인프라까지 포함한 '경북·대구 통합 모형'을 비교 분석했다결과는 뚜렷했다.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권역응급의료센터까지 30분 이내 도달 가능한 경북 인구는 '경북 단독 모형'에서 63.30%(약 161만 명)에 그쳤다. 도민 10명 중 3~4명은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권역 센터에 도착하기 어렵다는 의미다.반면 대구의 상급 의료기관을 분석에 포함하자 30분 이내 도달 가능 인구 비율은 79.28%(약 201만 명)로 무려 16%p 급증했다. 이는 행정구역에 얽매이지 않고 가장 가까운 대도시 상급 병원을 이용하게 될 때 응급의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는 점을 보여준다.특히 대구와 인접한 경북 남부권의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기초지자체별 평균 도달 시간을 보면 경산시는 기존 48.84분에서 15.79분으로 약 33분 단축됐다. 고령군도 52.75분에서 27.25분으로 약 25분 줄었고, 청도군 역시 46.10분에서 25.60분으로 감소했다. 사실상 남부권 주민들이 대구 의료 인프라에 실질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데이터로 확인된 셈이다.◆북부·동해안은 여전히 취약사실 경북 남부권 주민들이 응급 상황에서 대구 병원을 찾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연구진은 경산·고령·청도 등 남부권 주민들이 이미 생활권 차원에서 대구의 상급 의료 인프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문제는 현실과 행정 체계 사이의 간극이다. 주민들의 의료 생활권은 이미 대구·경북을 넘나들고 있지만, 응급의료 시스템은 여전히 행정구역 단위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행정구역 경계와 실제 의료 생활권 간 불일치"라고 지적했다.즉 환자들은 이미 가장 가까운 병원을 향해 움직이고 있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광역 응급의료 연계 시스템은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하지만 대구 의료 인프라를 포함해도 해결되지 않는 지역도 있었다. 경북 북부와 동해안 외곽 지역은 구조적인 응급의료 취약지로 나타났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접근성을 기준으로 보면 울진군 북면은 평균 이동 시간이 96분에 달했고, 죽변면 92분, 울진읍 88분, 봉화군 석포면 77분 등 일부 지역은 1시간을 훌쩍 넘겼다.특히 청송·영양·봉화·울진 등은 대구 의료 인프라 통합 효과조차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간 지형과 장거리 이동이라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결국 지역 간 응급의료 접근성 격차가 심각한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광역 응급의료 체계 구축 필요연구진은 단일 지자체 중심의 의료 정책을 넘어서는 '광역 응급의료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 공동 응급의료기관 운영, 환자 이송 프로토콜 표준화, 광역 응급의료 정보 공유 체계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또 청송·영양·봉화 같은 산간 내륙 지역은 육로 중심 체계만으로는 골든타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차세대 항공 이송 체계(AAM)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울릉군이나 울진군 등 해상 접근 의존도가 높은 지역 역시 첨단 해양 모빌리티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이송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병상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디에 살든 적절한 시간 안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응급의료망'을 구축하는 일이 지역 의료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임 앞둔 정몽규 회장 "대표팀 역전승 일군 투지에 박수"
사퇴 의사를 밝혔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서 체코에 승리한 태극전사들을 격려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체코와 1차전에서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오현규(베식타시)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정 회장은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등과 함께 이날 귀빈석에서 체코전을 직접 지켜봤다. 경기 후에는 직접 그라운드로 내려가 선수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역전승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지구 반대편 멕시코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우리 대표팀이 첫 경기를 값진 승리로 장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먼저 실점을 허용하며 경기 초반 고비를 맞이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강한 정신력으로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며 역전승을 일궈냈다"며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의 압박감을 멋지게 이겨내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준 선수들의 투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첫 단추를 멋지게 꿰어낸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이국땅 현지와 한국에서 시차를 잊은 채 뜨거운 함성을 보내주신 축구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남은 여정에서도 좋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대표팀을 향한 변함없는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달 29일 "북중미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전격적으로 사임 의사를 드러냈다. 과연 한국 축구 대표팀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선관위 '소쿠리 투표' 논란에도 성과급 83억 전액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소쿠리 투표' 사태로 논란을 빚은 2022년 직원 성과급 예산 83억여 원을 거의 전액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은 '2022년 인건비 집행 현황 및 세부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성과상여금 항목 예산 83억479만7천원 가운데 1천원을 제외한 83억479만6천원을 집행했다. 당시 일부 투표소에서는 기표를 마친 투표용지를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소쿠리에 담아 운반하는 장면이 공개되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식 사과했고 노정희 당시 선관위원장도 직접 고개를 숙였다. 선거 관리에 이같은 부실이 있었는데도 선관위는 이해에 업무 실적이 우수한 직원들이 충분히 많다고 보고 성과상여금을 최대한 준 것이다. 중앙선관위가 자체적으로 만든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 수당에 관한 규칙'은 '근무 성적이나 그 밖의 업무 실적 등이 우수한 선관위 공무원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성과상여금을 지급한다'고 돼 있다. 한편, 같은 해 선관위에서 '소쿠리 투표' 논란 관련 징계가 이뤄진 건 시도 선관위 소속 1급, 중앙선관위 소속 2급 공무원 등 2명으로, 각각 정직 3개월과 정직 2개월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천지 전 간부들 영장 청구…'당원 가입 의혹' 수사 본격화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해 신천지 전직 간부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월 6일 합수본 출범 이후 158일 만의 첫 신병확보 시도다.합수본은 13일 신천지의 특정 정당 가입 강요 사건과 관련해 교단 2인자로 꼽힌 고동안 전 총무와 요한지파·시몬지파 전 총무 등 3명에 대해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고 전 총무 등은 2021∼2024년 국민의힘 대선과 총선 경선 등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강제한 혐의를 받는다.정당법 42조는 정당 가입이나 탈당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합수본은 신천지가 지파별로 '필라테스 프로젝트' 등의 이름으로 신도들의 국민의힘 입당을 독려했고 5만명이 넘는 신도가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같은 조직적인 당원 가입행위로 국민의힘의 선거 업무에 지장이 초래됐다고 보고 업무 방해 혐의도 영장에 기재했다.합수본은 지난 1월부터 신천지 총회 본부와 국민의힘 당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신천지 신도 명부와 국민의힘 당원 명부 등을 확보했다. 지난달부터는 고 전 총무를 3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는데 고 전 총무는 조사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 총무 등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합수본은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확보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무인기 尹, 대북송금 李…법정에서 끝장 봐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평양 무인기 투입 관련 외환 사건 1심 유죄 판결을 두고 보수 진영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동시에 불법 대북송금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통령 역시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선고된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언급하며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정엽)는 윤 전 대통령의 일반이적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 했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의 명분을 만들려고 평양에 무인기를 날려 북한의 도발을 유도했다는 것이 1심의 판단"이라고 적었다. 이어 "군 통수권은 국민을 지키라고 준 권한이지, 권좌를 지키라고 준 권한이 아니다"라며 "이것과 결별하지 못하는 보수에게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 사건과 별개로 법 적용의 형평성도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잣대는 일관돼야 한다"며 "적(북한)에게 돈을 보냈다는 의혹을 받는 이 대통령도 법정에서 끝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시절 '방북 사례금' 등의 명목으로 쌍방울 측이 북한에 800만 달러를 주게 한 혐의로 기소돼 있다. 이 대표는 "무인기를 보내든, 달러를 보내든, 월권에 이적 행위"라며 "그런데 지금 여권은 '공소 취소'라는 뒷문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야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국민의힘은 윤석열 앞에서 침묵하고, 민주당은 이재명 앞에서 침묵한다"며 "두 침묵 사이에서 말할 수 있는 정당은 개혁신당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판결을 피해 공소 취소로 도망친다면, 마주할 저항은 지금 짐작하시는 것의 두 배, 세 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권력은 잠시지만, 책임은 끝까지 따라온다'는 교훈이 가장 무섭고 크게 들릴 사람은, 지금 가장 큰 권력을 쥔 사람"이라며 "법 위의 권력이 나라를 어떻게 흔드는지, 우리는 이미 수업료를 냈다. 같은 수업료를 두 번 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국내 경제인들은 13일 새벽 (이하 한국시간) 한국경제인협회(한경련)와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Confindustria)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행사를 준비한 류진 한경련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며 "이곳에서 또 하나의 길 열어가고자 한다. 양국 경제계가 함께 개척하는 이 길이 미래와 세계시장으로 힘차게 뻗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이어 류 회장은 "한국과 이탈리아는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다. 이미 견고한 공급망 협력이 이뤄지고 있으며 방산에서도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 중"이라며 "이제 인공지능(AI), 항공우주, 재생에너지, 로보틱스 등 첨단산업으로 확장할 차례"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특히 류 회장은 "바쁜 일정에도 양국 경제인과 뜻깊은 자리를 함께해 준 이 대통령께 감사드린다.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고 미래 협력의 장을 열어주신 것에 경의를 표한다"는 뜻을 밝혔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행사 전 기자들을 만나 '외국에서 한국 제조업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데 체감이 되나'라는 질문에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했다.아울러 이 회장은 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의 인연에 대해 묻자 "저희가 디스플레이 납품을 한다"며 "(엘칸 회장은) 페라리 뿐 아니라 스텔란티스의 회장이기도 한데, 스텔란티스와 삼성 SDI가 배터리 합작 공장도 같이 짓고 있다"고 언급했다.이탈리아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은 "먼 곳에서 방문한 대규모 사절단에 감사드린다. 언제든 한국 기업을 환대하겠다"고 약속했다.이탈리아 경제인연합회 조르조 마르시아이 부회장 역시 "한국의 산업 모델은 장기적 비전과 세대를 넘겨 기업을 이끌고 지켜가는 가족적 가치 위에 세워져 있다"며 "이탈리아 자본주의 역시 가족 기업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양측의 DNA가 같은 것"이라고 공통점을 부각했다.이탈리아 로마에서 유광준 기자
상습 절도범, 출소하자마자 성추행·강도 범행…징역 3년
상습적으로 절도 행각을 벌여온 남성이 출소 직후 성추행과 강도 범행까지 저질러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형사11부(재판장 오창섭)는 강도, 강제추행, 사기, 점유이탈물횡령,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인과 일반 시민을 가리지 않고 절도 범행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12월 말에는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이 잠든 틈을 이용해 신용카드를 가져간 뒤 편의점 등에서 약 200만원 상당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월에는 길에서 습득한 지갑 속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7장을 챙긴 뒤 일부 카드를 이용해 물품을 구매했다. 이후 노래방에서 추가 결제를 시도했으나 카드가 이미 분실 신고된 상태여서 결제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휴대전화를 가로챈 범행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의정부시의 한 공원에서 시민이 112에 신고하는 상황을 발견한 A씨는 위치 설명을 대신하겠다며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뒤 그대로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성범죄와 강도 혐의도 인정됐다. A씨는 같은 해 8월 의정부시의 한 거리에서 60대 여성에게 접근해 음료수를 건네며 말을 건 뒤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따라갔다. 이후 함께 집에 들어가자는 제안을 거절당하자 골목길에서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했고, 이어 금품을 요구하며 위협해 수십만원 상당의 목걸이를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전에도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 여러 번 수감 생활을 했고, 출소 바로 다음 날 성추행과 강도를 저질렀다"며 "다만 절도로 인한 경제적 이득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북한, 日 '난징 대학살' 표현 변경 맹비난…"역사왜곡 책동"
북한이 일본 나가사키시 원폭 자료관이 전시 설명에서 '난징 대학살' 대신 '난징사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자멸을 앞당기는 일본의 역사왜곡책동'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해당 조치를 언급하며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를 지적했다. 통신은 "엄청난 과거 범죄를 평범한 날에 있은 별치 않은 '사건'의 하나인 듯이 어물쩍해보려고 날뛰고 있는 사실은 신군국주의자들의 역사왜곡 책동이 어느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은 최근 운영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전시 해설 개정안에서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난징 대학살과 관련한 설명을 수정했다. 기존의 '난징 대학살'이라는 표현 대신 '다수의 민간인이나 포로를 살해한 난징사건'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와 함께 일본의 역사 교과서 서술 문제도 거론했다.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이 축소·왜곡되고 있다며 일본이 과거 침략 행위를 희석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일본의 역사 수정 움직임이 단순한 과거사 부정에 그치지 않고 군사적 행보와 맞물려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일본의 '자위대' 무력은 해외 침략의 모든 준비를 사실상 완료했으며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고창하며 지역에서 가장 위험한 침략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 일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 세대들을 전쟁의 직접적 담당자·수행자로 철저히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전시관과 교정을 통한 역사관 주입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은 역사왜곡 책동이 악랄해질수록 자멸을 앞당기는 결과만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평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데 이어 노동신문 국제면에도 게재됐다.
한국-이탈리아, 李대통령 방문 계기 정부 간 MOU 4건 체결
한국과 이탈리아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첨단산업 협력 강화 등 양국 교류 확대를 위한 정부 간 양해각서(MOU) 네 건을 체결했다.먼저 양측은 '첨단 과학기술·ICT 협력 MOU'를 맺고 AI(인공지능) 및 양자기술, 바이오·생명과학, 우주기술 등 미래 전략기술 분야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특히 두 나라는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통해 협력사업 이행을 단계적·실무적으로 점검한다.청와대는 "이는 과학기술 분야를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협력 축으로 만들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양국은 '개발협력 MOU'를 통해 아프리카에서 양국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구체적으로 커피 등 농업분야 사업 발굴과 디지털 교육 사업 등을 우간다, 에티오피아, 이집트, 코트디부아르 등에서 함께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또한 한국과 이탈리아는 '사회연대경제 MOU'를 맺고 사회연대 경제 분야 정책에 대한 공동연구, 사회연대 금융 활성화 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이와 함께 양국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분야 협력 MOU도 체결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정책 대화와 제도교류를 촉진하는 내용이 담겼다.청와대는 "이탈리아의 전통 제조 역량과 장인정신, 한국의 기술 혁신 역량을 연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한편 이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양국 관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수준으로 격상되는 만큼 구체적인 협력 진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2026-2030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에 합의했다.구체적으로 양측은 ▷정례적 고위급 방문 등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고 ▷핵심 원자재 및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 공동조정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첨단기술 산업 협력을 증진한다.더불어 ▷방위산업 간 파트너십 촉진을 위한 공동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초국가 범죄 퇴치를 위한 공동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다.이탈리아 로마에서 유광준 기자
한동훈 "출국금지 연장 유치해…그냥 접으려니 창피한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2일 "종합특검이 자신에 대한 출국 금지를 또다시 연장했다"며 '유치한 기싸움'이라고 비판했다.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출국 금지 여부 조회 결과'와 함께 올린 글에서 "이재명 정권의 정치 특검이 '유치한 기싸움' 하고 있다"며 "오늘 또 아무 사유 없이 아무것도 안 하고 저를 출국 금지 연장했다"고 밝혔다.그는 "이재명 정권의 정치 특검에 묻는다. 한동훈이 세 번이나 출국 금지당해야 할 사유가 뭐냐, 한동훈을 출국 금지해 놓고 그동안 뭐 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이어 "한동훈 낙선시키려 출국금지해 놓고 선거 끝나서 그냥 접으려니 창피하냐"고 지적했다.한 의원이 공개한 '출국 금지 여부 조회 결과'에 따르면, 출국 금지 요청 기관은 종합특검 김치헌 특검보실, 출국 금지 기간은 2026년 4월 13일부터 7월 12일까지로 돼 있다. 사유는 '사건 수사'다.한 의원은 전날에도 자신에 대한 출국 금지가 12일 만료된다며 '특검에서 연락조차 온 적 없는데 특검을 연장해도, 연장하지 않아도 코미디'라고 비판한 바 있다.앞서 종합특검은 지난 4월 13일 '사건 수사'를 이유로 한 의원에 대한 출국 금지를 요청했다. 그에 따라 5월 12일까지 출국이 금지된 상태였다. 특검은 만료일을 앞두고 법무부에 기간 연장을 요청해 한 달간 연장됐는데 이번에 다시 연장된 것이다.한편, 종합특검은 윤석열 정부 당시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등이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특검은 한 의원에게 고발장이 접수돼 출국 금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거하기 위해 조작 수사를 했다'며 한 의원 등을 직권남용, 모해 위증 교사 등의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유재석, 아이유 등 유명 연예인에게 '전국 재선거' 주장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다.전씨는 지난 10일 '개표소 봉쇄 집회'가 진행중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약 500m 떨어진 도로에서 열린 '부정선거 보고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전씨는 현장에서 무대용 트럭에 올라 "오세훈(서울시장)이 부정선거로 당선됐으므로, 당연히 재선거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많은 사람들이 부정선거 이야기만 꺼내면 음모론자다, 극우다, 이상한 정신병자 취급했지만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통계가 조작되고 컴퓨터로 조작되고 사전투표를 조작하는 이런 제도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후 전씨는 유명 연예인들을 하나씩 언급하면서 재선거 주장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전씨는 "아이유와 같은 유명한 가수, BTS(방탄소년단) 같은 월드 스타, 유재석 같은 최고의 (연예인)분들께도 부탁드린다"며 "당신들께서 인기 끌고 돈 벌고 했던 것은 무엇 때문인가. 국민들의 사랑 덕분이었다고 늘 말하지 않았냐. 이제는 국민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전씨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촉발된 직후에는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주도해왔다. 이후 서울 송파구 잠실 7동 제2투표소로 이동했다가, 인파를 따라 개표소 봉쇄 집회 현장으로 넘어왔다.전씨는 현재 현장 인근에서 노숙을 하며 항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전씨는 지난 8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중 "잠실은 '제2의 4·19 혁명 성지'가 될 것이다. 저는 이곳에서 살겠다"고 선언했다.
[커버스토리] 노년 여가의 해법… 문턱 낮추고 관계 넓히고
놀거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노인복지관에는 운동과 취미, 배움의 기회가 마련돼 있다. 다만 공간의 존재만으로 사람을 끌어모을 수는 없다. 현장에서는 처음 방문하는 부담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쉽지 않은 첫 방문"조금 더 느끼하게 발음하셔야 해요!" 얼굴을 잔뜩 찡그린 노인들이 서툴게 연필을 쥐고 알파벳을 따라 그렸다. 완만한 경사로와 손잡이가 설치된 노인복지관에서는 영어부터 우쿨렐레, 스마트폰 교육, 미술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활동이 운영되고 있다.그렇다면 왜 일부 노인들은 복지관 대신 반월당역을 찾을까. 이용자들은 그 이유로 '친구'를 꼽았다. 친구의 권유나 동행 없이 처음 복지관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오랜 기간 운영된 복지관일수록 기존 이용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처음 방문하는 이들의 부담이 더 크다.실제로 지난 2일 수성구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 1층에서는 홀로 방문한 한 어르신이 이용을 망설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는 한동안 이용 방법과 안내문, 주의사항을 꼼꼼히 읽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나 끝내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발길을 돌려 정문으로 회관을 빠져나갔다.이곳에서 바둑을 두던 한 노인은 "친구를 가까이에 두고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로 회관을 이용한다"며 "혼자 처음 찾아오는 건 쉽지 않다. 집 근처에 회관이 있어도 친구를 따라 먼 곳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심리적 장벽만 있는 것은 아니다. 통계가 말해주듯, 복지관 수 자체가 부족해 이용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은 많을 때 하루 900명이 찾는 탓에, 점심시간에는 쉴 자리조차 찾기 어려웠다.◆ 밥심·접근성이 관건노인복지관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심리적·물리적 접근성을 모두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의 인동촌노인복지관은 서구노인복지관의 분관으로, 복지관 규모를 키우기보다 생활권 가까이에 분관을 설치하는 방식을 택했다.하지만 무작정 시설을 늘린다고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개관 초기 이용자는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소규모 시설이다 보니 식당이 없었기 때문이다.복지관은 이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백년식당'을 열었다. 회관에서 걸어서 1분 거리의 작은 식당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텅그렁 식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반가운 인사가 오간다. 하루 평균 130~150명의 노인들이 1천800원짜리 식사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기와 나물, 국으로 구성된 화려하지 않지만 집밥 같은 한 상이다. 시내 보리밥집처럼 풍성하지도, 특별히 맛집으로 알려진 곳도 아니다. 그럼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접근성 덕이다.식사는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지난 4월 문을 연 비산노인복지관은 비교적 짧은 운영 기간에도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공간을 찾는 데 부담을 느끼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다.김보라 비산노인복지관 팀장은 "관할 지자체 주민이라면 누구나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보니 부담 없이 찾는다"며 "밥 한 끼 먹으러 왔다가 프로그램을 둘러보고, 식사 친구와 함께 복지관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역에 머물거나 집에만 있는 노인들은 우울감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회 관계를 맺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복지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도록 심리적 문턱을 낮추는 데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반월당역 지하가 저렴한 식사로 노인들을 불러 모은다면, 복지관은 그 식사를 계기로 관계와 배움·여가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자발성도 핵심부산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노인들이 스스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공간 조성에 나섰다. 노인 전용 복합문화공간인 '하하센터'는 자발적인 모임 활동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지난 8일 방문한 부산 해운대구 재송 하하센터. 이날 오전 1층에서는 보드게임 모임이 한창이었다. 8명의 어르신은 익숙한 모습으로 책상 위에 검은 보를 깔고 자리에 앉았다. 보드게임 '루미큐브'를 할 준비를 마치자마자 교실은 뜨거워졌다. "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데!"라며 게임에 몰입한 목소리가 터졌다.자발성을 기반으로 모임은 점차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회원들은 초등학교와 다른 노인 모임을 찾아 보드게임을 가르치는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만난 어르신들이 다시 모임에 합류하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모임에 참여한 권필옥(65) 씨는 "보드게임은 치매 예방이나 기억력에 좋을 거 같다는 생각에 모임이 구성됐다"며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대화도 많아진다. 은퇴 후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노인회관의 주 이용층보다는 젊지만, 은퇴해 노인 반열에 오른 이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며 "자유로운 공간 활용과 자발적인 모임 구성으로 방문의 문턱을 확 낮췄고, 그 덕에 이용자 만족도도 높아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버스토리] 공공장소 향하는 노인들…"갈 곳 없어서"
놀 준비는 돼 있지만 놀 곳은 부족하다. 마땅한 여가 공간을 찾지 못한 노인들은 오늘도 지하철역과 공원으로 향한다.◆ 저렴한 밥에 이끌린 노인반월당역의 지상은 젊은 사람의 공간이지만, 지하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같은 공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진다. 오전부터 어르신들로 붐비고, 형형색색의 옷차림을 한 이들이 의자마다 자리를 채운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앉을 자리도 없이 지하가 복작해진다.점심시간이 되면 지하 2층은 식기 부딪히는 소리로 소란해진다. 이 일대 식당들은 비교적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어르신들을 겨냥해 형성됐다.가격은 저렴하고, 반찬은 넉넉하며, 회전율이 빠른 한식 위주의 가게가 여럿 자리잡았다. 그 중에서도 단연 인기가 높은 건 보리밥이다. 밥 양과 나물의 종류는 자신의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가격은 단돈 5천원. 식사를 마친 후 음료를 사먹기도 부담스럽지 않다보니, 오전 11시부터 2시까지 손님은 끊이질 않는다.이 곳을 방문하는 이들은 대부분 혼자다. 홀로 와 조용히 식사를 담은 뒤, 핸드폰을 보며 묵묵하게 식사를 마친다. 입을 여는 때는 가게를 나설 때 '잘 먹었습니다'고 인사할 때뿐이다.◆ 남은 시간은 '버티기'저렴한 먹거리에 이끌려 반월당역을 찾았지만 식사를 마친 후 놀거리가 마땅한 건 아니다. 결국 노인들은 가게 앞에 놓인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내려, 지하철역 안 의자에 앉아 하릴없이 시간을 보낸다.오랜 시간 지하철역에 머무는 이들이 많다 보니 각자 나름의 방식도 자리 잡았다. 딱딱한 의자 위에 두툼한 박스를 깔고 앉아 불편함을 줄인다. 잠시 일행을 기다리느라 자리에 앉은 이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대화 없이 지나가는 이들을 구경하고 있다.대화할 만한 상대가 없을 때는 유튜브 속 세상으로 빠져든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유튜브 영상을 또렷하게 듣기 위해서 음량을 최대로 높인다.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는 지하 공간에서 적당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무료 지하철에 몸을 싣고 집으로 돌아간다.반월당역은 노인들을 불러 모으는 공간이지만, 관계를 만들거나 새로운 취미를 즐기는 공간은 아니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머무를 뿐,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공간은 아닌 셈이다.◆ 공공장소 쟁탈전문제는 이마저도 안정적인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반월당역과 공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공공간이다. 지금은 노인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용 방식이 바뀌거나 민원이 늘어나면 언제든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노인들의 '성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은 대표적인 사례다. 인기몰이의 비결은 장기였다. 바둑과 장기를 직접 두거나, 두는 이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기원과 달리 돈을 내지 않아도 오락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술도 먹고 근황을 나눴다.이곳은 지난해 7월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노상방뇨나 음주가무, 쓰레기 투기로 골머리를 앓던 종로구청의 결단이었다. 탑골공원에서 장기판 이용을 금지하고 술도 먹지 못하게 했다. 탑골공원이 유일한 오락이던 노인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대신 새로 지은 탑골 어르신 문화놀이터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넓다란 공원과 달리 놀이터 공간은 20평 남짓. 들어가지 못한 노인들은 '젊은 손님이 들어오지 않으니 비켜달라'는 주변 상인들의 눈초리를 피해 숨어든다. 노인들은 줄을 서서 놀이터 입장을 기다리거나, 지하철이나 계단에 몸을 숨기고 무료급식을 기다린다.이 같은 풍경이 대구에서도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경상감영공원과 반월당역, 두류공원 역시 특정 세대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어서다. 지금은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모여들고 있지만, 탑골공원 사례가 보여주듯 공공공간은 노인들의 여가를 책임질 안정적인 기반이 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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