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탄핵 가결 땐 3월 헌재 결론, 5월 장미 대선 가능성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될 경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비슷한 일정으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및 (가결 시) 조기대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 자리에 달하는 헌법재판관 공석과 대통령 체포 및 구속 여부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재석의원 299명 중 찬성 234표, 반대 56표로 가결됐다.곧이어 2017년 1월 3일부터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 변론이 진행됐다. 모두 17차례의 공개 변론과 증인 심문이 이뤄졌다. 헌재는 3월 10일 재판관 8명 전원 찬성으로 탄핵을 인용, 파면이 확정됐다.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로부터 꼭 60일 만인 5월 9일을 대선일로 지정, '장미대선'이 확정됐다. 후보자 등록이 4월 15, 16일 양일 동안 이뤄졌고 공식 선거 운동이 이튿날인 4월 17일부터 5월 8일까지 22일 동안 이어졌다.최종적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1.1%의 득표율로 당선, 즉시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다만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더라도 향후 정치 일정이 늦춰지거나 당겨질 수 있는 변수는 남아 있다.우선 거론되는 변수는 헌법재판관 숫자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하고 6인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 결정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현재 헌재는 이종석 전 헌재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전 재판관 퇴임 이후 국회 몫 3명이 공석인 상태로 6인 체제에 불과하다. 헌재는 지난 10월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심판과 관련해 6인 체제의 심리가 가능하다는 결정을 스스로 내렸으나 대통령 탄핵 심판의 무게감은 다를 수 있다.또 '절차적 무결성'을 위해서라도 결론까지 6인으로 내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재판관 수를 맞추기 위해 3인을 국회에서 선출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고, 대통령(권한대행)의 임명이 필요하기에 지연 가능성도 있다.탄핵 심판은 180일 이내 이뤄지도록 정하고 있는데, 검찰 수사 진행으로 인한 헌재의 심리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하거나 비상계엄 수사 과정에서 긴급체포 및 구속될 경우에도 대선 시계는 변할 수 있다.먼저 윤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하면 대통령직은 '궐위' 상태가 된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고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대통령 긴급체포 및 구속 시에는 이를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해석할 지에 대해 두고 법학자 간 의견이 갈린다.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헌법 상 '사고'에 현직 대통령의 구속이 포함되느냐가 논쟁의 핵심이다.대통령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궐위'와 달리 '사고'는 대통령이 존재하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학계에서는 '대통령이 수사로 구속되는 경우 사고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구속 상태를 사고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맞선다.한 헌법학자는 "대통령이 수사로 구속되는 경우는 전례도 없었고, 이를 사고로 규정한다는 명시적 규정도 없다"며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두고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野 단독 감액 예산안 국회 통과…'대왕고래' 차질 불가피
헌정사상 초유의 '야당 단독 처리 감액 예산안'이 현실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4조1천억원 감액 예산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비롯한 정부 주요 사업이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이 민생 예산을 볼모로 두고 정쟁에만 몰두해 정부안에서 단 한 푼의 증액도 없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10일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과의 예산안 협상이 최종 결렬된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했다. 통과된 예산안에 따르면 총수입은 651조8천억원에서 651조6천억원으로 조정됐으며 총지출은 정부안 677조4천억원 중 4조1천억원 감액됐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이 야당 단독 수정을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이 가운데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동해 심해 가스전(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은 무려 98%가량이 삭감됐다. 505억원 중 고작 8억원만 살아남아 사업 추진에 큰 난관이 예상된다. 정부는 포항 영일만 앞 심해에서 국가예산 506억원, 석유공사 500억원을 투입해 1차 시추를 진행할 계획이었다.1공 시추에 약 1천억원가량이 투입될 전망이지만, 야당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자본 잠식상태인 석유공사가 5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이상휘 국민의힘 의원(포항 남구울릉)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497억원 전액 삭감은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라며 "'산유국 대한민국'이라는 꿈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은 포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에너지 자립의 초석이자 2천조원 경제적 가치를 가진 영일만 자원의 잠재력이 날아가게 된 것"이라고 질타했다.앞서 박성택 산업부 1차관도 지난 3일 민주당의 국회 예결위 단독 처리 이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2000년부터 모든 정부에서 유전 개발 출자를 지원해 왔음에도 예산 전액 삭감으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이외에도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82억5천100만원), 검찰 특정업무경비(506억9천100만원)와 특활비(80억900만원), 감사원 특경비(45억원)와 특활비(15억원), 경찰 특활비(31억6천만원) 등도 전액 삭감됐다.산업·민생 분야와 관련해선 혁신성장펀드(2천억원)와 원전산업성장펀드 예산안(400억원)은 각각 238억원, 50억원이 감액됐다. 정부 역점 사업인 군 장병 인건비는 645억원, 돌봄수당은 384억원, 청년도약계좌는 각각 280억원 깎였다. 전공의 지원 예산도 931억원 감액됐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감액한 예산은 청년도약계좌 지원, 대학생 근로장학금, 산업 지원을 위한 산업은행 출자, 원전산업 성장펀드 출자금,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 예산 등 민생·경제·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정부기능을 마비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다시 여·야·정 예산 협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민생안정과 대외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예산 집행 준비에 만전을 다하고 회계연도가 개시되면 최대한 신속히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범계 "특전사령관, 계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증언"
곽종근 전 국군 특수전사령관이 12·3 계엄 당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해 국회 내 인원들을 문을 부수고 들어가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해 곽 전 사령관의 이같은 증언을 전달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국방위가 휴회 중인 동안 박 의원을 찾아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박 의원에 따르면 곽 전 사령관은 또 "12월 1일에 이미 계엄에 대한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공범이 될까봐 여단장들한텐 이야기하진 못했다"고 했다.
'내란주도' 김용현 전 국방장관 구속…"증거 인멸 우려"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10일 구속됐다. 관련자들 가운데 첫 구속 사례로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지 7일만이다.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김 전 장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공모해 국헌 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보고 지난 9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권성동(5선·강원 강릉) 의원과 비윤계 김태호(4선·경남 양산) 의원 간의 2파전으로 치러진다.국민의힘은 10일 원내대표 경선 후보자 등록에서 김·권 두 의원이 접수했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경선은 오는 12일 의원총회에서 치러진다.앞서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원내대표 선출 방식을 표결로 할지, 후보자들 가운데 추대 방식으로 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승선원 7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경북 경주 앞바다 어선-모래 운반선 충돌사고'(매일신문 12월 9일)를 수사 중인 해경이 모래 운반선 당직 항해사를 긴급체포했다.포항해양경찰서는 10일 업무상 과실치사 및 업무상 과실 선박 전복 혐의로 모래운반선 항해사 A(60대 남성) 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포항해경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전 5시 43분쯤 감포읍 감포항 남동쪽 약 6㎞ 지점에서 모래 운반선 태천2호(456톤(t)급)의 당직 항해사이면서도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운항(전방 견시 부주의)하다 어선 금광호(29t급)와 충돌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이 사고로 금광호는 전복돼 승선원 8명 중 7명이 숨지고, 1명은 실종 상태다.포항해경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앞서 해경은 AIS(자동선박식별장치) 항적 및 선원 진술, 선박 사고 흔적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 조사를 진행했다.태천2호의 선수(배 앞부분)와 금광호 좌현 선미(배 왼쪽 뒷부분)에서 충돌 흔적을 발견한 해경은 태천2호가 금광호를 충돌했다는 결론을 내고 항해사를 추궁해 결국 자백을 받아냈다.A씨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서 혼자 운항을 했고, 레이더 등 항해장비를 활용한 전방 견시에 부주의가 있었다"고 해경에 진술했다.포항해경은 금광호 선체를 인양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등 유관기관과 충돌흔 등을 합동감식 할 예정이다.해경은 전복된 금광호가 침몰 위험이 높아 전날부터 예인을 시도했지만 아직 사고 발생 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배가 전복돼 물이 차면 원래 무게의 3배가 늘어나는 데다, 금광호가 저인망 어선이다 보니 그물 무게까지 더해져 작은 규모의 예인선이 움직이기에 역부족이었다.이에 해경은 포항 영일만항에서 상선을 끄는 2천800마력 예인선을 동원했으며, 시속 2~3㎞의 느린 속도로 현재 이동하고 있다.해경은 금광호 안에 실종자가 아직 있을 가능성이 커 이탈방지망으로 둘러싼 뒤 어선 침몰 방지용 리프팅백 3개를 주변에 배치했다.금광호는 감포항으로 예인될 전망이다. 경주 양포항, 포항 영일만항 등으로 예인할 계획도 있었으나 선주가 최종적으로 감포항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포항해경 등 수색당국은 실종 선원이 바다에 표류하고 있을 수도 있어 해상·수중 수색에도 힘을 쏟고 있다.사고 이튿날인 현재 해경은 경비함적 3척, 연안구조정 2척, 헬기 1대를 동원했으며, 해군은 함정 1척과 헬기 1대를 투입했다. 어업관리단 1척, 지자체 1척, 민간해양구조선 18척도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해안가 등에서도 해경 파출소와 해병대1사단 등에서 50명이 투입돼 수색을 벌이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가 폐지되고, 가상자산 과세는 2년 유예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아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75명 중 찬성 204명, 반대 33명, 기권 38명으로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5천만원이 넘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소득에 매기는 금투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일을 2025년 1월 1일에서 2027년 1월 1일로 2년 유예하는 내용이 소득세법 개정안 골자다. 가상자산세는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함으로써 발생하는 연 250만원 초과 소득에 20%(지방세 포함 22%) 세율로 부과된다.기업이 근로자나 그 배우자의 출산 때 자녀가 태어난 이후 2년 이내 최대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하는 급여에 전액 과세하지 않도록 하는 '기업 출산지원금 근로소득 비과세 규정'도 국회를 통과했다. 자녀세액공제 금액은 확대하기로 했다. 양육비 부담 완화를 위해 8세 이상 자녀 및 손자녀에 대한 연간 세액공제 금액이 자녀 1명당 10만원씩 확대된다.상속세·증여세법 개정안은 재석 281명 중 찬성 98명, 반대 180명, 기권 3명으로 부결됐다.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은 현행 최고세율 50%를 적용하는 30억원 초과 과표구간을 삭제하고,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구간에 세율 40%를 적용해 최고세율을 낮추는 내용 등이다.또 ▷10%의 최저세율이 적용되는 과표구간을 1억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확대 ▷상속·증여재산을 평가할 때 최대주주나 최대 출자자 등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평가한 가액에 대한 20% 할증 폐지 ▷자녀공제 현행 1인당 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가업상속공제의 경우 주주환원 및 투자 등 우수기업 요건에 해당하면 '연 매출액 5천억원 이상 중견기업'을 공제 대상에 포함하고, 피상속인의 가업 영위기간에 따른 공제한도를 2배로 상향하려 했다. 현행 가업상속공제는 중소기업 또는 연 매출액 5천억원 미만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가업상속 재산에 대해 최대 600억원 한도로 공제해 주는 제도다.여당은 물가·자산가격 상승 등에 맞춰 오래된 상속세제를 개편하자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와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이 '초부자 감세'라며 반대했다.
'R&D 예타 폐지' 국무회의 의결…국비 지원 빨라진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가 폐지된다. 이에 따라 R&D 분야 예산 반영에 필요한 기간이 2~3년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신 정부는 맞춤형 심사 등을 도입해 예산 누수를 막는다는 방침이다.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과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을 각각 의결했다고 밝혔다. 먼저 국가재정법 개정안에는 '국가연구개발사업'과 '연구개발 수행에 필수적인 건설공사'를 예타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재부와 과기정통부는 공동으로 법 개정안을 마련했으며, 이달 중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기재부는 "내년 상반기에 법 개정안이 국회 심사를 통과할 경우 하반기부터 새로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예타 제도는 미래 수요(편익)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기반으로 타당성을 평가하는 제도지만 R&D는 불확실성이 큰 분야여서 예타 제도로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특히 R&D 예타에 평균 2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돼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국가 차원의 전략적인 투자를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은 R&D 예타 폐지 이후, 보완방안으로맞춤형 심사제도 실시 등을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R&D 예타 폐지에 따른 재정 누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초·원천 연구 등 연구형 R&D 사업은 '사전 기획점검제'를 거쳐 다음 해 예산 요구를 할 수 있게 된다. 대형 가속기 구축과 우주발사체 등 구축형 R&D 사업은 실패 시 매몰 비용이 막대한 점을 고려해 사업 유형과 관리 난이도에 따라 차별화된 심사 절차를 적용하는 맞춤형 심사제도가 도입된다.R&D 요소가 없는 단순한 장비 도입도 신속심사를 적용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관리가 복잡한 대형연구시설구축, 체계개발과 같은 경우는 단계적으로 심사해 사업 성공 가능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또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환경변화 등에 따라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계획변경심사를 통해 유연한 사업 추진이 가능케 할 계획이다.기재부는 "R&D 예타 조사 폐지로 선제적 기술 확보 및 경쟁력 강화를 적기에 집중 지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이를 통해 국가의 혁신을 견인할 AI(인공지능)-반도체·첨단바이오·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 개발 및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등 미래성장동력인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 등을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의원 사무실 "내란 동조" 항의 쪽지 붙인 여고생 경찰 조사
경북 영천에 사는 한 여고생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에 불참한 지역구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 사무실에 이를 비판하는 내용의 쪽지를 붙였다가 경찰 면담 조사를 받았다.10일 영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A(19)양은 윤 대통령 탄핵 표결이 있던 지난 7일 오후 8시쯤 영천시 완산동 이 의원 지역 사무실 출입문 왼쪽 현판에 탄핵 불참을 비판하는 내용의 쪽지를 붙였다.쪽지는 모두 24장으로 "내란 수괴범에 동조한 당신, 국민의 편은 누가 들어줍니까?"로 한장마다 한 글자씩 적혀 있었다고 한다.이후 A양은 9일 영천경찰서로부터 출석 요청 전화를 받고 10일 오후 2시쯤 경찰서 외부에서 부모와 함께 1시간 정도 면담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A양은 "경찰이 국민의힘 영천시당협 관계자 신고를 받고 쪽지 지문을 분석해 (저에게) 연락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범죄자가 된 것 같아 불안하고 불쾌하다"는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국민의힘 영천시당협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이날(7일) 오후 11씨쯤 연락을 받았다"며 "시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정당 사무실 입구에 누군지도 모르는 인사가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신변 위협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보여 다음 날(8일)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이어 "처벌을 원하는 건 아니다. 최소한의 신원을 알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영천경찰서는 "신고가 접수됐으면 (경찰은) 확인을 해야 한다"며 "A양이 기물이나 재물 등을 손괴한 것이 아니어서 불입건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은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김용민 의원 등 170인으로부터 법무부 장관 박성재 탄핵소추안, 경찰청장 조지호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고 보고했다.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비상계엄과 관련, 박 장관과 조 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접수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표결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박 장관과 조 청장의 탄핵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통과된다. 국회 300석 중 야당 의석 수가 192석이어서 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산 캠핑장 시범개방 사실상 무산…예산 전액 삭감 위기
대구남구청이 지난달 말 위법 논란을 안고도 '앞산 해넘이 캠핑장'의 시범개방·임시 사용승인 계획을 밝힌(매일신문 11월28일) 가운데, 당시 남구청이 제시한 로드맵의 첫 순서인 '시범개방'부터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구의회가 관련 예산 전액 삭감을 추진하면서 개장 계획 전체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지난달 28일 남구청은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건물만 철거한 뒤 오는 12일 시설을 시민들에게 시범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캠핑장에 여전히 관광진흥법 등의 실정법 위반 소지가 남아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 개장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기자회견 당시 남구청은 시범개방 등 밑작업을 거쳐 내년 3월 임시 사용승인을 내겠다고도 예고했다.하지만 10일 남구청과 남구의회 등에 따르면 '12일 시범개방' 계획은 이미 무산된 모양새다. 당초 남구청은 기자회견 직후부터 약 2주간 일부 건물 철거를 진행하고, 시범개방 때 남은 건물의 내·외부를 시민들에게 공개할 방침이었다. 일찌감치 "철거 공사를 위해 예비비 2천200만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정작 철거 공사와 예비비 집행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현재 남구청은 시범개방 자체를 미루는 방안과, 예정대로 오는 12일 개방하되 시민들이 건물 외부만 볼 수 있도록 제한하는 방안 사이에서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기자회견 직후 구청 안팎에서 '위법 논란'이 다시 들끓은 영향이 컸다. 캠핑장 공익감사를 요청했던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기자회견 당일 고발 의사를 밝히는 공문을 남구청 등에 보냈다. 구청 내부에서도 위법성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는 신중론에 다시 힘이 실리면서 철거 공사가 미뤄졌다.한편 남구의회가 캠핑장 사업 관련 예산의 전액 삭감을 추진 중인 것 또한 내년 초 개장 계획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10일 오전 남구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남구청 문화관광과가 제출한 캠핑장 관련 예산의 전액 삭감을 결정했다. 캠핑장 위법 운영에 동조할 수 없다는 뜻에서다.삭감 대상에는 캠핑장 관리·운영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던 세입 예산 5억828만2천원과 세출 예산 6억5천664만8천원이 모두 포함됐다. 건물 철거에 관한 예산은 처음부터 제출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남구청은 내년에 캠핑장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남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관련 예산을 복구해주기를 기대하거나, 남구의회에 직접 예비비 지출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남구의회 예결위는 오는 16일 내년 예산안을 확정할 예정이다.이와 관련 남구청 관계자는 "예산 삭감에 대해선 아직 남구의회로부터 공식적인 자료를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캠핑장은 법적 제한 범위 내에서의 개방을 전제로 관련 부서간 협의를 진행 중이다. 캠핑장을 빠른 시일 내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생수전쟁 난 줄"…영천시 망간 오염 수돗물 사태 후폭풍
"동네 마트나 편의점 가니 생수가 품절이네요. 생수전쟁! 나라도 어수선한데 이게 뭡니까."경북 영천 지역의 망간 오염 수돗물 사태(매일신문 12월 9일 등)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제때, 제대로 알리지 않아 시민 불안감을 가중시킨 영천시의 부실 행정에 대한 불만과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영천시는 영천댐 전도현상 발생으로 지난 7일부터 민원신고가 폭주한 망간 오염 수돗물이 10일 오전 6시를 기해 지역 전역 수돗물에서 수질오염 기준치 이하로 낮아져 음용금지 해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영천시는 앞선 9일 오후 8시18분 '영천배수지에서 수돗물 망간 기준치인 0.05ppm을 초과한 0.053ppm이 발생한 적이 있다'는 내용에 이어, 8시19분엔 '대부분 지역에 정상 수질의 상수도가 공급되고 있다'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그러다가 10일 오전 0시14분에 '완산동, 금노동은 0.056ppm으로 기준치를 초과해 음용금지 바랍니다'란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다시 발송하는 등 시민 불안을 부추기며 문제를 키웠다.특히 시내 지역과 일부 면 지역에서 7일부터 민원 신고가 이어졌음에도 쉬쉬하다 9일 오후부터 각급 학교와 대단위 아파트 등에서 문자와 공지문을 통해 이런 사실이 알려져 영천시의 부실 행정과 안전 불감증을 둘러싼 시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여기에다 9일 오후부터 10일 새벽 시간대까지 동네 마트와 편의점 등에는 생수를 사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이 빚어졌다.또 망간 오염 수치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져 수돗물 공급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각급 학교와 아파트 단지, 일반 가정 등에선 저수조 청소에 따른 단수와 정수기 필터 교체 사태 등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한 시민은 "(10일 새벽에) 재난 문자를 받고 동네 마트와 편의점을 돌았더니 (생수)전쟁이 난 줄 알았다"며 "인구 10만도 안 되는 소도시에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고 했다.이에 대해 영천시는 "2시간 마다 자체 수질검사를 실시해 망간 기준 초과시 시민들에게 즉시 공지하겠다"며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해 원수를 공급하는 한국수자원공사와 망간 농도의 급격한 상승 원인 및 대책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경북 울릉군 주민의 여객선 이용 운임이 최고 3배 이상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포항~울릉 항로에 여객선을 운항하는 한 선사가 울릉도 주민을 위해 자체적으로 부담했던 운임의 20% 할인율을 내년부터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최근 울릉군에 밝힌데 따른 것이다.10일 울릉군 등에 따르면 현재 울릉도 주민의 여객선 편도 이용 요금은 7천원(다인실 기준)이다. 나머지는 6만원대인 정규운임에서 여객선사 할인율 20%를 제외한 금액을 보조금(국비 50, 도비 30, 군비 20%)으로 보전해주는 구조다. 섬 주민에겐 배가 대중교통이란 인식에서, 정부가 섬 주민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마련한 여객선 운임 상한제에 따른 것이다.당시 해양수산부가 도서주민 여객선 운임 상한제를 운영하기 위해 만든 '섬 주민 여객선 운임 지원지침'에는 정규운임의 20%를 내항여객선사가 할인을 적용한다는 내용이 있다. 여객선사와 협의를 거쳐 만들어진 조항이다.하지만 문제는 선사 할인율 20%가 강제조항이 아니라는 점이다.해당 선사 측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동해 항로 여객선의 대형화와 현대화에 따른 경영난이 심화되고, 고객 서비스 품질개선과 안전사고 예방 강화, 경영개선 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설명한다. 울릉 항로에 여객선을 운용하는 또 다른 선사들도 내년부터 주민 할인율을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이럴 경우 기존 선사가 부담했던 부분을 여객선을 이용하는 섬 주민이 부담하거나, 지자체가 보조금으로 대체해야 한다.현재 서해와 남해에서 여객선을 운영하는 선사들은 주민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10% 이하로 줄였는 추세로, 대신 지자체가 해당 금액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이런 이유로 울릉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늘어나는 주민 이동과 여객운임 상승에 따른 '도서운임 지원 사업비' 부족을 해마다 겪고 있는 탓이다. 올해 부족분도 가까스로 추경을 통해 확보했다.울릉군은 이런 이유로 기존 선사 할인분을 당장에 보조금으로 집행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해당 금액은 여객선을 이용하는 울릉군 주민이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기존 7천원에서 선사 할인율 20%인 1만6천원을 주민이 부담하면 2만 3천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울릉군 관계자는 "내년 도서운임 지원 사업과 관련해 필요한 예산은 78억원으로 추정되지만 편성한 예산은 48억원"이라며 "안 그래도 30억원이 부족한데 선사 할인분까지 보조금으로 지급할 경우 추가로 20억원이 더 필요해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 해수부와 경북도, 선사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공중보건의들이 10일 호소문을 통해 의대생들의 잇단 현역 입대로 의료공백의 가능성이 훨씬 더 커졌다며 정부에 결단을 촉구했다.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이날 낸 호소문에서 "현역 입대한 의대생은 8월에 1천명을 넘었고, 의대생 2천469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실시한 설문에서 70.5%는 현역 복무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공중보건의는 대한민국 최남단 가거도와 최서단 백령도에서도, 전국 곳곳의 교도소들과 수십 개의 섬을 지키는 병원선에서도 굳건히 존재하고 있다"며 "그러나 더 이상 대한민국에 공중보건의사는 없을 것이고 전공의 입대가 시작되면 군 의료자원도 없다"고 말했다.교육부에 따르면 9월말 기준으로 전국 37개 의대에서 1천59명이 군 휴학 허가를 받았다.군 휴학 의대생은 2021년(116명), 2022년(138명), 지난해(162명)까지 100명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급증했다. 대부분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고 현역 복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공보의협의회는 "정치와 선거용으로 만들어낸 의료공백이 아니라 실재하는 '진짜 의료공백'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러면서 "이제는 공보의를 지키고자 한다. 전공의를 콕 집어 '처단한다'던 폭압적인 대통령의 의료개혁은 이제 없다"며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 "돌이킬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다.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이들이 말하는 결단이란 의료계 다수가 주장하는 내년도 의대 모집 중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공보의들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 전 이미 청년 공보의들이 정부에 의해 계엄군처럼 다뤄졌다고도 표현했다.협의회는 "공보의들은 어떠한 법적 보호, 업무 지침도 없이 하루 내지 이틀의 교육을 받은 이후 '주 80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다'는 단서 하에 즉각 현장으로 투입됐다"며 "여기에 수당까지 장기간 미지급됐다"고 호소했다.
내란죄 혐의로 고발된 조지호 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조직 내부에서도 거세지고 있다. 비상계엄에 병력을 움직였던 군 지휘부가 잇따라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부대원들을 보호하고 나선 것에 반해 경찰 지휘부는 '면피성 변명'만 일삼는다는 비판이다.비상계엄 당시 국회 출동 임무를 맡았던 김현태 특전사 제707특수임무단 단장은 지난 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707 부대원들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이용당한 피해자"라며 "부대원들은 죄가 없고, 죄가 있다면 무능한 지휘관의 지시를 따른 죄"라고 강조했다.이에 앞서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도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의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내 책임이니 국회에 투입됐던 부하들에게는 책임이 안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반면 조지호 경찰청장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계엄사령관 요청에 국회 통제를 했고 내란은 아니라는 답을 내놓는 것에 그쳤다. 같은 날 목현태 국회경비대장은 국회 출입 통제에 대해 "상명하복에 충실한 경찰관으로서 정당한 지시라 판단했다"면서도 책임을 지고 사직해야 한다는 요구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이 같이 상반되는 군경 지휘부의 모습에 조직 내부에서 여러 비판이 쏟아졌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경찰청 게시판에서 한 경찰은 "경찰 지휘부 중에서 국회에 투입됐던 기동대원들은 죄가 없다고 말해주는 이가 한 명도 없다"며 "군 지휘부가 부대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똑똑히 보라"고 꼬집었다.다른 경찰은 "앞으로 면피성 행정 문화가 당연한 분위기가 되고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커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한순간 청장의 오판으로 인해 경찰 조직이 내란에 동조했다는 오명을 쓰게 돼 허탈하다"며 "경찰은 정치권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앞으로도 발전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비판 여론은 지역에도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구 일선서 직원 A씨는 "경찰 조직은 '상명하복' 문화가 강하지만 공무원행동강령과 경찰법에 따라 부당한 지시는 거부할 수 있다"며 "계엄 당시 급박한 상황이라 해도 국회를 막으라는 지시를 그대로 이행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일선서 직원 B씨는 "대구는 국회 투입 등 직접 동원된 인력이 없어서 젊은 직원 사이에서 큰 동요는 없지만,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경찰 전체가 도매급으로 비난 받는 현실은 안타깝다"며 "조직이 난국에 휩쓸리지 않도록 수장이 적절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현직 경찰이 1인시위에 나선 지역도 있다. 류근창 마산동부경찰서 경비안보계장은 9일 조 청장 사퇴·직위해제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류 계장은 "계급장이 주는 무게는 '잘못하면 자기 부하보다 내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책임감 없는 경찰 지휘부가 너무 뻔뻔하고 창피하다"고 했다.
정부가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품목에 적용되는 15개 핵심기술 개발에 6년간 1천131억원을 투입한다.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2030년까지 총 1천131억원을 투입해 신산업 대응 차세대 공통·핵심 뿌리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한다.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 처리, 열처리 등의 공정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기계 등 다양한 산업의 제품 품질과 경쟁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산업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기계 등 여러 수요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15개 핵심기술과 관련 적용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이번 사업은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 빠르게 적용되고 확산할 수 있도록 수요 기업이 기획에 참여했다. 여기에 개발된 핵심기술을 이전·공유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식도 새롭게 도입됐다. 참여 기관은 이전·공유받은 핵심기술을 활용해 고강도·경량화 등의 성능 향상과 공정 단축, 에너지 절감, 환경 규제 대응이 가능한 공정 효율화 기술을 구현할 방침이다.산업부는 기업이 개별 R&D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기술혁신이 가능하도록 내년에 8개 핵심기술과 관련한 적용 기술들을 개발하는 신규 과제를 공모할 계획이다.나성화 산업부 산업공급망정책관은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인 뿌리산업이 후발국 추격과 산업 생태계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업이 기술혁신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12일 대구 서구 일부 흐린 물 출수 예상…해당 지역은?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매곡정수장 시설개량 공사에 따라 서구 내당4동, 평리3·5·6동, 비산1동 전역을 비롯해 상중이동, 평리1동 일부 지역의 수계조정 작업을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이번 수계조정으로 12일 밤 10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서구 내당4동, 평리3·5·6동, 비산1동 전역 및 상중이동, 평리1동 일부 2만2천세대에 흐린 물이 나올 수 있다.백동현 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수계조정으로 흐린 물 출수가 예상되는 지역의 시민들은 미리 수돗물을 받아두는 등 조치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청춘이 아깝습니다. 사과받고 싶습니다."대구시립희망원 강제수용으로 24년만에 세상에 나온 60대 남성이 국가를 향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장애인 단체는 당시 수용 시설 관리에 책임이 있는 국가가 피해자들의 인권 유린에 관해 공식 사과하고, 진상규명을 통해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10일 오후대구지방법원 앞에서 대구시립희망원 강제수용 피해자 전봉수 씨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이날 전봉수 씨는 "천안역에서 어떤 스님이 국밥 사준 데서 갔다. 눈 떠보니 희망원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독방에 갇히고 나오지 못했다. 20년 동안 가족 못 만났다. 희망원에서 때린 것도 많다. 죽는 것도 많았다"라고 말했다.전봉수 씨는 1964년 8월 충청남도 아산시에서 9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지적장애가 있는 전 씨는 초등학교 2학년 학교를 그만뒀고, 큰누나와 충남 연기군에서 지냈다. 하지만 1998년 11월, 천안역을 방문했던 봉수 씨는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국밥을 사주겠다'고 해 따라갔다가 강제로 승합차에 태워졌다. 이후 그는 영문도 모른 채 대구시립희망원에 입소당했다.봉수 씨는 희망원 안에서 7~8명과 한 방에서 생활했고, 주로 종이가방 만드는 일을 했다. 도망가다 붙잡히면 2~3일간 독방에서 생활하는 벌을 받았다. 2017년 봉수 씨는 희망원에서 도망쳐 천안에 사는 형 집을 찾아간 적도 있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고, 다음 날 희망원에 자진 복귀했다.그동안 가족들은 실종된 봉수 씨를 찾으려고 사회복지시설을 수소문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가족들은 "봉수를 봤다"는 동네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재차 실종 신고했지만, 그때도 찾을 수 없었다. 봉수 씨의 주민등록은 희망원 입소 후 1958년 1월 1일로 새로 만들어졌고, 이 때문에 경찰도 봉수 씨의 정확한 소재지를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2022년 7월, 봉수 씨는 마침내 희망원을 퇴소해 대구지역 장애인단체가 운영하는 장애인자립생활주택에 입주했다. 같은 해 11월 자립주택 담당자는 봉수 씨가 입소 전 고향마을, 부모와 형제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봉수 씨의 본래 제적등본을 발급받아 대구동부경찰서에 가족찾기를 문의했다. 경찰은 전산조회를 통해 실종신고 내역을 파악했고, 바로 다음 날 봉수 씨의 누나를 찾았다. 24년만에 봉수 씨는 그토록 그리웠던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지난 9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대구시립희망원 등 부랑자 시설 4곳에 대해 경찰·공무원 등에 의한 강제수용, 본인 의사에 반하는 '회전문 입소', 폭행 및 가혹행위, 독방감금, 강제노역 등 인권침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가가 특별법 제정 등 종합적 피해 회복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조민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충청도에서 멀쩡히 잘 살던 청년이 중년이 돼서야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며 "국가와 지자체가 운영한 수용시설 때문에 한 사람 인생이 송두리째 뺏기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이는 단순히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가 시설 수용 정책을 유지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국가로부터 반드시 사과와 그 보상을 받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北 이탈 숙모와 조카, 구미 김장축제서 30년 만에 상봉
지난 1일 구미시 도개면 아도모례원의 마당에는 김장 준비로 분주한 손길들이 이어졌다.사단법인 '좋은 벗들'이 주최한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하는 김장축제'에 모인 북한이탈주민 150여 명과 자원 활동가들은 920㎏의 절인 배추와 김치 양념을 앞에 두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김장을 시작했다.한쪽에서는 한 여성 참가자가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며 건너 편에 있는 중년 여성에게 자꾸만 시선이 갔다. "저 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설마 아닐 거야." 그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김치에 집중하려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계속 쓰였다.반면 중년 여성도 그녀를 흘깃거리며 비슷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저 아이, 우리 조카랑 많이 닮았는데…하지만 여기서 만날 리가 없지."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의 마음은 점점 복잡해졌다. 김장이 거의 끝나갈 무렵, 젊은 여성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지금 말을 걸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지도 몰라." 그는 조심스럽게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저기…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그의 떨리는 목소리에 중년 여성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나는 김영순(가명)인데…왜 그러니?" 그 순간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숙모! 저예요, 혜진(가명)이요!" 중년 여성의 얼굴에 놀람과 기쁨이 동시에 떠올랐다. "어머나, 혜진아!"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쏟아냈다. 주변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참가자들은 사연을 듣고 함께 박수를 치며 축하했다.이들은 북한에서 각각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후 서로의 소식을 알지 못했던 조카와 숙모 사이였다. 김장축제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사람은 30년 만에 상봉의 기쁨을 맛보았다."설마 여기서 숙모를 다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말을 걸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나 싶어요." 혜진 씨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이날의 김장축제는 이렇게 감동적인 상봉으로 더욱 특별해졌다. 참가자들은 두 사람의 이야기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포항에서 온 한 북한이탈주민은 "거리가 멀어 오기가 망설여졌지만,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는 걸 보니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아도모례원은 신라에 불교를 최초로 전래한 아도화상이 머물렀던 모례장자의 집터에 세워진 사찰로, 불심 도문 큰스님의 뜻을 이어받은 법륜스님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2019년부터 시작된 김장축제는 아도모례원 김치의 맛이 소문나면서 매년 참가자가 늘어나고 있다.법륜스님은 "오늘 두 분의 재회는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줬다"며 "앞으로도 북한이탈주민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장을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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